"선수들의 3연패 자부심과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현대적인 판타지로 재현했다."
라이엇 게임즈가 지난 18일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월즈)에서 우승한 T1의 우승 스킨 제작 비화를 공개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월즈에서 우승한 팀을 대상으로 매년 멤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기념 스킨을 제작해 오고 있다. 특히 이번 스킨은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T1이 서울, 런던, 청두에 이르기까지 3개 지역을 휩쓸며 달성한 역사적인 월즈 3연패를 기념하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압도적인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는 T1의 서사와 멤버들의 확고한 디자인 취향이 결합된 이번 스킨.
과연 어떤 개발 비하인드가 숨겨져 있을까. 라이엇 게임즈 스킨 개발진이 전하는 2025 T1 우승 스킨의 콘셉트 아트와 최종 결과물 제작 비화를 정리했다.

# 3연패 자부심 담은 '승천한 전사들'
이번 우승 스킨의 상위 콘셉트는 '승천한 전사들'로, 치열한 전장을 넘어 신화적인 존재가 된 전사들의 모습을 빛나는 색채와 정교한 디테일로 표현했다.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과 월즈 3연패의 자부심을 현대적인 판타지로 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디자인 톤은 빛나고 의미 있으며, 기념비적이고 권위 있는 동시에 자신감 넘치고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설정됐다.
세부 디자인은 세 가지 하위 콘셉트를 주축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축인 '유산 쟁취'는 승리라는 유산을 거머쥔 T1의 상징성을 반영하기 위해 로고와 팀 마스코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붉은색의 비중을 높였다.
두 번째 축인 '고귀한 승리'는 T1 특유의 날카로운 엣지는 유지하면서도 위계가 느껴지는 품격 있고 우아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마지막 '자연스러운 멋'은 차분하게 경기를 이끄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압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여유와 시크함을 과시적이지 않게 담아냈다.
핵심 색상은 T1의 아이덴티티와 승리를 상징하는 금색과 붉은색이다. 밝은 T1 골드는 갑옷과 금속 등 디자인 포인트에 사용되었고, 밝은 T1 레드는 무기와 힘의 근원 등의 요소를 표현하는 데 쓰였다.
날개 등 신적인 느낌을 주는 요소에는 일반 골드가 활용되었으며, 블랙과 화이트는 이러한 밝은 요소들을 보조해 주는 중립적 색상으로 균형을 잡았다.
콘셉트 아트 단계에서부터 중요하게 다뤄진 T1 로고는 VFX를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개발진은 각종 투사체와 파티클 효과, 하이라이트 순간에 날개 실루엣과 붉은 기운을 배치하여 '승천'이라는 테마를 입체적으로 연출했다.
▶ T1의 2025 월즈 우승 스킨 인게임 모델 이미지
도란 - 암베사
이번 2025 월즈를 통해 생애 첫 우승 스킨을 제작하게 된 도란 선수는 첫 우승 스킨인 만큼 남다른 열정을 보이며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 도란 선수가 요구한 핵심 모티브는 강력하고 단단한 운동선수의 느낌이었다.
특히 도란 선수는 특유의 강인한 매력을 살리기 위해 암베사의 피부색을 기존보다 조금 더 진하게 표현해 달라는 구체적인 피드백을 전달하기도 했다.
디테일 측면에서도 도란 선수의 요청사항이 반영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요소는 사자의 갈기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헤어스타일로, 도란 선수가 초안을 확인한 뒤 흡족해한 부분이다.
무기 외형에는 선수의 요청에 따라 강렬하고 밝은 레드 컬러가 사용되어 시각적 중심을 잡았다. 또한 판타지 요소를 더하기 위해 암베사의 어깨에 신비로운 날개를 적용했다.

이로 인해 달라진 실루엣에 맞춰 인게임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전용 애니메이션을 새롭게 작업했다. 도란 선수의 아이디어가 돋보인 부분은 귀환 모션이다. 선수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탄탄했던 만큼 개발진은 이를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귀환이 시작되면 암베사는 우승 트로피 속에서 닉네임의 모티브가 된 아이템인 '도란의 검', '도란의 방패', '도란의 반지'를 차례로 꺼내 든 뒤 전장으로 달려가고, 선수를 대표하는 밈인 '돌거북'이 그를 지켜보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처럼 재치있는 밈을 포함하면서도 마지막 순간에는 영웅적인 전사의 포즈를 취하게 하여 암베사 특유의 강인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 T1 암베사 스킨의 귀환 모션
오너 - 신 짜오
오너의 신 짜오 스킨은 선수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녹여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 오너는 무기에 강렬한 레드 색상을 반영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자신의 상징인 '유니폼 재킷을 걸쳐 입는 모습'을 망토 형태로 추가해달라고 주문했다.
개발진은 선수의 독특한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 구체적인 실루엣과 이동 애니메이션을 전면 재작업했다.

특히 재킷의 크기가 너무 크면 판테온처럼 보이고, 너무 작으면 멋이 살지 않아 적절한 사이즈를 찾는 데 집중했으며, 망토 끝단에는 신비로운 특수 소재를 적용해 역동적인 움직임을 강조했다.
귀환 모션 역시 오너의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귀환이 시작되면 오너의 상징인 호랑이 머리 토템이 뒤편에서 짧게 번쩍이며 나타난다.
이어 신 짜오가 과거 월즈 무대에서 오너가 사용했던 대표적인 챔피언들인 '리 신', '뽀삐', '판테온'의 상징적인 동작과 함께 그가 들어올린 우승 트로피들이 등장한다.
마지막 순간에 T1 재킷이 한 번 더 강조되는 디테일은 제작 후반 오너 선수의 추가 요청으로 반영된 요소다.
▶ T1 신 짜오 스킨의 귀환 모션
페이커 - 갈리오
페이커의 갈리오 스킨은 챔피언과 그가 함께 쌓아온 역사, 그리고 완벽을 기하는 그의 장인 정신을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페이커는 골드 색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갈리오의 날개부터 꼬리까지 시각적으로 흥미롭거나 상징적인 요소를 추가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개발진은 기존 갈리오 스킨의 분절된 날개 구조에서 벗어나, T1 로고를 연상시키는 독창적인 형태의 날개를 새롭게 디자인했다. 모든 각도에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갈리오의 모든 움직임에 전용 애니메이션을 새로 적용하는 공을 들였다.

귀환 모션은 페이커의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그의 월즈 6회 우승 역사를 시각화했다. 귀환이 시작되면 갈리오가 날개를 펼친 채 밝은 빛을 내며 날아오른다.
이때 날아오르면서 배경이 완전히 우주 공간으로 바뀌고, 지구가 점점 작아지는 연출이 펼쳐진다.
우주 공간 속에서는 과거 우승을 상징하는 13, 15, 16 월즈 우승 별이 먼저 등장한 이후, 최근 달성한 23, 24, 25 월즈 별이 차례로 나타나 총 6개의 별이 갈리오 주변을 맴돌게 된다.
모션이 종료되면서 지면에 내려앉을 때는 궁극기처럼 지면에 균열을 일으키고 T1 로고가 등장한다.
개발진은 페이커의 스킨 작업 방식이 마치 경기를 치르는 모습과 똑같았다며, 완벽해질 때까지 멈추지 않고 시각 효과와 날개 움직임의 강화를 요청하는 등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소통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 T1 갈리오 스킨의 귀환 모션
구마유시 - 유나라
구마유시의 유나라 스킨은 챔피언 고유의 근본적인 체형과 헤어스타일, 표정을 유지하면서도 자유롭고 야성적인 콘셉트를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구마유시는 스타일리시한 양갈래 형태의 헤어스타일을 요청했고, 이는 기존 유나라 스킨들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실루엣을 완성했다.
유나라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개발진이 구마유시가 플레이해 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던 일화에 구마유시가 호응하듯 유나라를 이번 스킨의 주인공으로 선택하면서, 개발진 역시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개발에 임할 수 있었다.

스킨의 핵심 무기로는 T1의 마스코트인 '아티'가 활용되었다. 실루엣이 단정해 날개 요소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기 어려웠던 유나라의 특성을 고려해, 개발진은 의상과 패턴 디자인에 T1의 상징을 녹여내는 한편 아티를 배치했다.
단순히 마스코트를 반영한 것에 그치지 않고, 무기에 포함된 새 한 마리 한 마리마다 화난 표정, 재미있는 표정, 무서운 표정 등 각기 다른 표정을 정교하게 구현해 유쾌한 디테일을 더했다.
귀환 모션은 다른 스킨들의 분위기와 차별화되는 서정적인 아이디어가 반영되었다. 귀환이 시작되면 유나라가 승리를 염원하며 고요하게 명상을 시작한다. 이내 귀환을 방해하는 혼란스러운 고난이 찾아오고 유나라가 힘들어하며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곧이어 날아온 나비를 보며 평온을 되찾는 드라마틱한 연출을 통해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시각화했다.
▶ T1 유나라 스킨의 귀환 모션
케리아 - 세라핀
케리아의 세라핀 스킨은 본인의 취향을 반영해 귀엽고 소녀 같은 감성을 적극적으로 구현했다. 스킨 곳곳에 구미호를 연상시키는 요소를 더해 판타지적 매력을 살렸다.
챔피언의 볼에는 케리아를 상징하는 'K' 자 모양의 문신을 새겨넣어 특별한 디테일을 더했다. 인게임 모델에서는 특히 헤어스타일이 만족스럽게 완성되었으며, 등에 달린 날개들이 움직일 때마다 역동적으로 반응하도록 설계해 신비로움을 극대화했다.

귀환 모션은 대형 무대 위의 퍼포먼스를 테마로 삼아 화려하게 연출했다. 세라핀이 하늘로 손을 뻗으면 뒤편에 대형 홀로그램 LED 스크린이 나타나며 무대가 시작된다.
세라핀은 T1 유니폼 재킷을 입은 채 준비된 안무를 소화하며, 이때 스크린에는 세라핀의 모습이 클로즈업되어 송출된다. 이 클로즈업 장면은 월즈 8강 당시 화제를 모았던 케리아의 역동적인 리액션을 그대로 오마주한 것이다.
마지막 순간에는 케리아의 시그니처 동작인 유니폼 재킷을 벗어던지는 퍼포먼스를 세라핀과 화면 속 이미지가 동시에 선보이며 마무리된다.
라이엇 개발진은 짧은 귀환 시간 안에 이처럼 많은 요소를 고품질로 담아내기 위해, 콘셉트 아티스트들이 12개에서 16개에 달하는 애니메이션을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그려내는 정성을 들였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 T1 세라핀 스킨의 귀환 모션
프레스티지 스킨 - 미스 포츈
MVP를 차지한 구마유시는 미스 포츈의 상징적인 팔을 교차하는 포즈를 비롯해 이 스킨만의 고유한 개성을 요구했다.
개발진은 시각 효과의 임팩트를 강조해 달라는 요청에 맞춰 화려한 연출을 적용했으며, 머리카락을 다소 어둡게 표현하면서도 단색의 느낌을 피하도록 질감을 정교하게 다듬었다.
특히 궁극기를 사용할 때는 바람에 휘날리는 전용 헤어스타일과 함께, T1이 과거 우승했던 2023년과 2024년 우승 스킨의 무기가 신비로운 에너지 형태로 등장하며 스킬을 쓸 때마다 무기가 교체되는 차별화된 요소가 도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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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게임 스킬 효과와 모션 전반에는 구마유시의 여정을 기념하는 소소한 볼거리들이 이스터에그 형태로 숨겨져 있다.
대표적으로 특정 애니메이션 연출 중에는 구마유시의 극적인 바론 스틸을 상징하는 '바론 인형'이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단독 스플래시 아트 역시 전세를 뒤집는 독립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미스 포츈의 모습을 압도적인 에너지로 표현해 내어 경외감을 자아내도록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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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모션은 구마유시가 그동안 마주했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을 증명해 나가는 고군분투의 과정을 담았다. 모션이 시작되면 미스 포츈은 과거 결정적인 경기들에서 맞섰던 상대 챔피언들의 위협을 하나씩 격추하고 뛰어넘으며 전진한다.
이 치열한 과정을 거쳐 획득한 세 개의 월즈 우승 트로피가 차례로 나타나고, 마지막 순간에는 결승전 MVP 트로피를 힘차게 거머쥐며 마침내 자신을 완벽하게 증명해 내는 미스 포츈의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 T1 미스 포츈 프레스티지 스킨의 귀환 모션
# 협곡에 새겨진 6회 우승의 기록
챔피언 스킨 외에도 T1의 우승을 기념하는 장식 요소들도 추가되었다. 먼저 소환사의 협곡에서 사용 가능한 T1 전용 넥서스 파괴 시각 효과는 최근 우승을 포함해 T1의 통산 6회 우승 기록을 모두 보여주도록 디자인되었다.
마지막 승리의 순간 왕관과 별, 보석이 반짝이는 연출에 군중의 환호성을 사운드 이펙트로 결합해 T1의 우승 순간을 재현했다. 와드 스킨은 팀의 승리를 이끈 '톰' 임재현 감독을 기리기 위해 제작되었다.

개발진은 톰 감독을 '전략가 마법 고양이' 콘셉트로 재해석하고, 실제 감독의 헤어스타일과 헤드셋 착용 모습을 반영했다.
해당 스킨에는 톰 감독이 오너에게 문도 박사를 플레이하라고 지시했던 하이라이트 장면을 레퍼런스로 삼아, 고양이가 든 마법책에 문도 박사의 얼굴이 보이는 이스터에그도 숨겨져 있다.
모든 챔피언이 한데 모인 단체 스플래시 아트는 T1이 정상의 자리를 넘어 신화적인 존재가 되었다는 의미를 담아 이전과는 다르게 팬들이 챔피언들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구도를 취했다. 개발진은 인물의 배치와 조명뿐 아니라 눈빛의 반짝임 같은 세부 디테일까지 마지막까지 수정하며 완성도를 높였다고 전했다.

# "우리도 T1의 열렬한 팬"… 개발진이 직접 밝힌 스킨 제작 비화
미디어 브리핑을 마치고 스킨 제작을 담당한 개발진과의 Q&A 세션이 진행됐다. 이번 세션에는 라이엇 게임즈의 1. 사라 카모디(Sarah Carmody) 크리에이티브 디렉션 선임 매니저, 유이 응우옌(Duy Nguyen) 아트 디렉션 선임 매니저, 제프리 첸(Jeffrey Chen) 콘셉트 아트 리드, 제시 밴딘(Jesse Bandeen) 프로덕트 매니저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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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유나라 스킨에서 아티로 표현된 무기 염주는 유나라의 기본 공격 및 일반 스킬과 상호작용하며 다양한 이펙트로 표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스킬별로 각기 다른 이펙트를 구현하는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나?
A. 질문한 내용대로 꽤 까다로운 작업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티 캐릭터 자체가 기본적으로 동글동글한 외형을 가지고 있고, 유나라의 염주알 역시 둥근 형태였기 때문에 기존의 시각적 형태를 그대로 잘 활용하여 녹여낼 수 있었다.
Q. 도란은 2025년에 T1에 합류했기에 개발팀에서도 우승 스킨 관련으로는 첫 협업이 됐을 것 같다. 앞서 암베사 스킨 제작 과정에서 도란의 요청사항이 일부 언급됐는데, 작업 도중 도란과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었는가?
A. 도란과 협업하는 과정은 매우 즐거웠다. 생애 첫 번째 우승 스킨을 만드는 만큼 스킨 제작에 임하는 도란의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원하는 구체적인 요구 사항들을 초기에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다소 까다로운 부분도 있었지만, 여러 차례 스케치 작업을 거듭하며 선수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해 나갔다.
도란은 초반 콘셉트 단계부터 사자의 갈기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헤어스타일을 마음에 들어 했고, 의상 디자인뿐만 아니라 암베사 특유의 강인하고 사나운 매력을 살리기 위해 피부색을 기존보다 조금 더 진하게 표현해 달라고 요청했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
Q. 한 팀에서 세 번의 우승을 차지하면서 각각의 콘셉트를 달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세 번의 T1 우승 스킨을 작업하며 각각 어떤 차별점을 두려고 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우승 스킨을 디자인하는 과정의 변화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A. 매번 독특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작업이면서도 동시에 매우 흥미로운 과정이었다.
다행히 T1 측에서도 매년 새로운 콘셉트를 창출하는 것이 쉽지 않은 도전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기에, 협업 과정에서 유니크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많이 제안해 주었다.
테마의 차별화를 위해 매년 다른 방향성을 설정했다. 과거 우승 스킨들에선 '다크나이트'처럼 무거운 느낌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승천하는 전사와 신이라는 테마를 정립해 시각적 요소를 마련했다.
우승 스킨을 디자인하는 프로세스 자체의 변화를 보면, 보다 광범위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이를 정교하게 발전시켜 최종 결과물을 도출하는 근본적인 방식에는 과거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
▶ 이번 스킨의 초기 콘셉트 아트
Q. 도란의 돌거북, 오너의 재킷처럼 선수가 가진 시그니처 요소가 드러나는 점에서 개발진의 센스가 돋보였다. 개발진이 우승 스킨을 제작할 때 최대한 선수의 요청 사항을 모두 반영하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스킨 제작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요청 사항을 반영하지 못했던 사안이 있었을까?
A. 이번 우승 스킨 제작에서는 선수들이 제안한 요청 사항을 거의 대부분 완벽하게 반영했다. 다만 물리적인 제약이나 게임의 원칙 때문에 부득이하게 수용하지 못한 사안이 두 가지 존재한다.
첫째는 페이커의 요청이었는데, 갈리오가 귀환하며 하늘로 상승할 때 배경의 우주와 하늘 공간이 화면 전체를 훨씬 더 크게 덮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우주 배경을 너무 크게 연출하면 실제 인게임 플레이 시 시야를 가리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시인성을 고려해 적절한 사이즈로 타협해야 했다.
둘째는 도란의 요청으로, 작업 극초반에 암베사 캐릭터를 기존보다 훨씬 젊은 외모로 만들어 줄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 그러나 <리그 오브 레전드> 내 챔피언 고유의 서사와 정체성은 엄격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라이엇의 기본 원칙이 있었기에 이 부분은 변경할 수 없었다.
Q. 이전 스킨들에 비해 이번 스킨은 색감이 꽤 복잡하게 디자인됐다. 테마 색상이 여러 개로 설정되게 된 이유와 T1 스킨의 종류가 이미 많은 상황에서 색상 선택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A. 디자인 작업 과정에서 확인해 보니 전반적인 취향 면에서는 선수들이 비슷한 지향점을 가지고 있었으나, 세부적인 개별 선호도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어떤 멤버는 훨씬 밝은 톤의 색감을 선호한 반면, 또 다른 멤버는 묵직하고 어두운 톤을 원했다. 개발진은 이러한 개개인의 요구 사항을 모두 존중하면서도 하나의 우승 스킨 라인으로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결과적으로 각각의 스킨에 어울리는 색상 배분에 유연성을 두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미스 포츈 스킨에는 흰색이 대거 사용되었고 암베사 스킨에는 블랙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하지만 전체 챔피언 스킨을 한곳에 모아놓고 보았을 때는 하나의 테마 안에서 위화감 없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도록 구현해 낼 수 있었다.
Q. 지난 T1 우승 스킨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스킨은 무엇인가? 또한 가장 좋아하는 작업 스킨은 무엇이었는지 이유와 함께 궁금하다.
A. 사실 2023년에는 장식 요소 부문 소속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난 두 해 동안의 우승 스킨 제작 프로젝트에만 참여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고 개인적으로도 애착이 가는 스킨은 단연 MVP 스킨 라인이다.
이전 작업에서는 페이커의 사일러스 MVP 스킨이 가장 좋았는데, 처음으로 MVP 스킨 프로젝트를 담당하면서 페이커 및 T1 팀과 직접 긴밀하게 소통하며 결과물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이번 우승 스킨 중에서는 구마유시의 미스 포츈 MVP 스킨을 꼽고 싶다. 다른 일반 우승 스킨들과 확실한 시각적 차별성을 확보해야 하는 동시에, T1 스킨 라인이라는 전체적인 통일감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정교한 균형점을 찾아내는 창의적인 작업 과정이 무척 즐거웠다.
▶ 프레스티지 T1 미스 포츈 스킨의 스플래시 아트.
Q. 톰 감독 와드 스킨은 코칭스태프를 모델로 한 스킨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고양이 형상으로 제작된 것은 톰 감독의 요청이었는가, 아니면 개발진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것인가?
A. 앞서 '꼬마' 감독의 와드 스킨은 귀여운 햄스터 마스코트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스킨이었다. 이번 톰 와드 스킨 역시 이 같은 제작 기조를 이어받아 전략가 마법 고양이 콘셉트로 방향을 잡았다.
톰 감독 특유의 헤어스타일과 헤드셋을 착용하고 있는 실제 외모의 특징들을 고스란히 반영하여 독창적인 고양이 와드 스킨을 만들 수 있었다.
Q. 월즈 우승 스킨 작업의 스케일이 해가 갈수록 점차 커지는 느낌이다. 제작 인원이나 시간 등 여러 측면에서 일반 스킨 제작 과정보다 특별한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스킨의 스케일이 점차 커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평가는 개발진 입장에서 매우 기분 좋은 칭찬이다. 하지만 실제로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제작 인원이나 개발 시간 등의 물리적인 스케일은 기존 라이엇의 표준적인 기준을 엄격하게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의 경우 T1의 월즈 3연패라는 기념비적인 대기록을 기념해야 했기 때문에 대대적인 역사적 서사를 담은 특별한 추가 요소들이 인게임에 대거 포함되기는 했다.
일반적인 스킨 제작과 비교했을 때 가장 차별화되는 특별한 지점은 규모의 확대가 아니라, 우승을 차지한 프로 팀 및 선수들과 초기 단계부터 최종 마무리까지 지속적이고 긴밀하게 소통하며 협업을 진행한다는 사실 그 자체다.
Q. 끝으로 이번 스킨 출시를 기다리는 한국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우리 역시 개발자이기에 앞서 <리그 오브 레전드>와 T1의 열렬한 팬이다. 그렇기에 정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스킨 곳곳에 재미있는 이스터에그를 숨겨두었다.
플레이어들이 인게임에서 직접 플레이하며 이러한 요소들을 하나하나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다양한 이야기와 피드백을 남겨주길 바란다.
우승 스킨을 구매하는 것은 좋아하는 팀과 선수들을 직접 지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팬들이 이 스킨을 실제로 협곡에서 사용할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처럼 거대한 팬덤을 가진 뜻깊은 프로젝트에 참여해 기여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특별하고 기쁜 경험이었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팬이 이번 T1 우승 스킨을 마음껏 즐겨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