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리뷰는 어느 정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무거운 조작감과 무자비한 난이도, 그리고 단 하나의 코인으로 단 한 번의 실수 없이 게임을 클리어해야 한다는 무시무시한 압박감. 게이머의 끈기와 피지컬을 극한까지 발휘해야 하는 <마계촌>은 어느덧 하드코어한 횡스크롤 액션 플랫포머 장르의 교과서와도 같은 게임이 되었다.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마계촌>이라는 게임이 정립한 횡스크롤 플랫포머의 기본적인 형태는 오랫동안 유지되었고, 그 형태를 바탕으로 제작된 새로운 게임도 이제는 셀 수조차 없을 만큼 많아졌다.
그리고 여기 고전적이고 투박한 <마계촌> 베이스에 로그라이크라는 현대적인 양념을 입힌 신작 플랫포머 게임, <다크 스크롤즈>가 디볼버 디지털의 퍼블리싱을 통해 새롭게 모습을 드러냈다. 과연 <다크 스크롤즈>는 <마계촌> 특유의 고전적인 감성과 더불어 로그라이크라는 새로운 감각의 게임 플레이를 잘 버무려낼 수 있을까./작성=쿠타르크(블로거), 편집=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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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트로 플랫포머의 정석적인 매운맛
<다크 스크롤즈>는 <가토 로보토>, <건브렐라> 등을 개발한 도잉크소프트(Doinksoft)의 신작으로, 레트로 풍의 아케이드풍 횡스크롤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다.
개발사 특유의 개성이라 할 수 있는 레트로 풍의 픽셀 그래픽과 16비트 사운드는 이번 작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하며, 강제로 화면이 서서히 넘어가는 오토 스크롤 방식과 주기적으로 마주치는 적을 쓰러뜨리며 최종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런앤건 스타일의 게임 플레이는 오락실 게임과도 같은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다.
▶ 픽셀 그래픽을 주력으로 삼는 개발사답게 비주얼은 꽤나 볼맛이 나는 편
여기에 반복 플레이를 통해 기존의 캐릭터를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캐릭터나 특성을 해금하는 게임 시스템은 분명 로그라이크의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전반적인 게임성은 <마계촌> 스타일의 횡스크롤 액션 플랫포머의 정석을 잘 따라간다.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며 다가오는 적들을 처치하고, 상점에 들러 무작위로 제시되는 특성을 구매하며, 최종 목적지에서 기다리고 있는 보스 몬스터를 상대한다.
각 스테이지를 마친 뒤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 다른 분기를 거치며 다른 스테이지에 진입하기도 하고, 이에 따라 게임의 흐름도 조금씩 달라진다. 각 캐릭터마다 공격 범위나 공격력 등 능력치가 조금씩 다르고, 게임을 수차례 반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되기도 한다. 덕분에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하며 매번 다른 분기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재미는 분명히 있다.
▶ 마계촌 시리즈 생각나는 지도 화면. 특히 첫 스테이지가 참 많이 닮아있다.
1990년대 레트로 성향을 강하게 풍기는 게임답게 난이도 역시 높은 편이다. 반응이 반 박자 밀리는 듯한 조작감으로 인해 캐릭터를 컨트롤하기가 까다롭고, 적들의 움직임도 생각보다 골치가 아프다. 일부 스테이지에는 낭떠러지가 존재하는데, 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면 그대로 게임 오버 처리라 부담이 상당하다.
게임의 큰 흐름은 언제나 동일하나 매 판 지형지물의 구조가 조금씩 바뀌다 보니 게임의 구조를 외워서 플레이하는 것도 힘들다. 그나마 각 스테이지 끝자락에 있는 보스들은 대체로 패턴이 단순한 편이라 보스전 하나만큼은 수월하게 풀린다. 여러모로 <마계촌> 시리즈의 영향력이 강하게 드러나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 <마계촌>과 유사한 게임이라고 은근히 하드코어한 게임성까지 비슷하다.
▶ 누가 봐도 힘들어 보이는 걸 참 깜찍하게도 말한다. 실제 게임상에서도 꽤 많은 과정을 거쳐야 가능하기도 하고.
# 불협화음의 멀티플레이, 부족한 '한 방'
2인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인데, 이 멀티 플레이가 싱글 플레이와는 살짝 다른 양상으로 진행된다. 다소 부정적인 방향의 양상이라는 점이 유감스럽지만 말이다.
일단 멀티 플레이로 진행해도 적들이 더 많이 등장하거나 적들의 체력이 더 증가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싱글 플레이든 멀티 플레이든 게임의 난이도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아군 플레이어끼리 충돌 판정이 존재한다는 게 문제가 된다. 두 플레이어가 서로 부딪히면 반대 방향으로 튕겨 나가게 되는데, 이 때문에 의도치 않은 실수 상황이 생각보다 자주 벌어진다.
더군다나 캐릭터의 크기가 큰 편인 데다가 조작감이 딱히 좋은 게임도 아니라 이런 충돌 판정이 더욱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뜻밖의 트롤링을 통한 색다른 재미를 의도했을 수도 있겠으나, 그만큼 멀티 플레이의 쾌적함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 플레이어끼리 부딪히면 서로 튕긴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멀티 플레이가 매우 빡세진다.
그렇다고 멀티 플레이만을 위한 편의성이 잘 갖추어져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멀티 플레이 도중 한 플레이어가 사망하더라도 해당 스테이지 내에서 부활시킬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사망한 플레이어는 유령이 되어 남은 플레이어를 졸졸 따라가게 되는데, 그냥 유령으로 존재하기만 할 뿐 게임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오히려 골드와 하트를 빼앗을 수 있어 남은 플레이어에게 방해가 되는 수준이다. 그나마 해당 스테이지를 마치고 나면 사망한 플레이어가 부활하긴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시스템이 멀티 플레이의 재미를 향상시키진 못한다.
그 밖에 멀티 플레이만의 특별한 시스템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멀티 플레이의 재미나 가치가 그리 높다고 보긴 어렵다.
▶ 유령이 되면 뭘 할 수 있는가? 살아남은 아군의 플레이를 구경할 수 있지!
비단 멀티 플레이뿐만 아니라 게임 자체만으로도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우선 지속적인 반복 플레이를 통해 추가 콘텐츠를 해금해야 한다는 점이 다소 아쉽게 다가온다.
총 9종의 캐릭터와 다양한 특성이 존재하는데, 막상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3종의 캐릭터만 사용할 수 있는 데다가 고를 수 있는 특성도 많지 않아 게임을 수차례 반복하며 해금을 해야 한다.
캐릭터와 특성의 해금 조건이 단순한 것도 아니고 게임 자체의 난이도 역시 만만치 않아, 어느 정도 만족스러울 만큼 해금을 하려면 수십 차례 게임을 반복해야 한다. 결국은 모든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해금을 반복해야 하니 반복 플레이가 반강제되는 형국이 되어버린다. 그야말로 게임의 앞뒤가 뒤바뀐 꼴이라 할 수 있다.
▶ 이래저래 반복해서 게임을 즐길 만한 동기 부여가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한편으로는 특출나거나 두각을 드러낸다고 할 만한 요소가 조금은 부족한 게임이기도 하다. 레트로 풍 플랫포머 게임으로서 기본기는 꽤나 탄탄한 편이지만, 그 이상의 특별한 무언가가 딱히 보이진 않는다.
플레이어가 조종할 수 있는 캐릭터나 적으로 나오는 보스 몬스터, 그리고 전반적인 게임의 구성에 있어서도 그저 평이한 수준에서 머무르기만 한다. 그렇다고 스케일이 큰 게임도 아닌지라 어느 정도 게임을 플레이한 이후에는 게임의 힘이 급격히 떨어져 버린다.
어차피 가볍게 즐기고 빠르게 끝낼 게임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특별하게 다가올 만한 요소를 집어넣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과감하게 각종 밈이나 오마주를 마구 심어두었어도 괜찮았을 듯하고, 아예 모든 캐릭터를 사기 수준으로 강하게 만들었더라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 그래도 용 머리 세 친구는 밈 생각도 나고 재밌었다. 이런게 좀 더 많았더라면 좋았을텐데...
# 특출나진 않아도 충실한 장르적 재미
<다크 스크롤즈>는 가벼운 마음으로 적당히 즐기기 좋은 무난한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다.
1990년대 레트로 감성을 한껏 드러내는 비주얼과 사운드, 살짝 하드코어한 면이 있으면서도 과하게 어렵지 않은 도전적인 난이도, 그리고 해금에 따른 다양한 캐릭터 및 여러 분기 등, 나름의 강점은 충분히 지닌 게임이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메트로배니아 계열 게임에 충실했던 개발사가 로그라이크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들인 결과물이기도 하고, 그 결과물이 어느 정도 성과를 달성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무난함 이상의 특출난 면모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게 다가올 만하다.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나 멀티 플레이만의 색다른 재미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고, 해금 요소가 풍부하긴 하나 그 해금 과정이 흥미롭다거나 해금을 통해 게임의 양상이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게임의 스케일이 큰 것도 아니라 어느 정도 반복 플레이를 통한 해금을 진행한 이후에는 게임에 대한 흥미가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
그래도 특별히 돋보이는 점이 부족하더라도 액션 플랫포머 장르의 기본기는 상당히 탄탄한 게임이니만큼, <마계촌> 스타일의 횡스크롤 게임을 선호하는 이들이라면 분명히 재밌게 즐길 여지는 충분히 있다. 적당히 도전적인 난이도를 바탕으로 무난히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찾는 이들에게 가볍게 추천할 만한 게임이다.

✍️ 쿠타르크 (블로거)
2014년부터 10년째 인디게임 리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1,000건이 넘는 게임 리뷰를 작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