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게임즈와 넥슨을 대표하는 IP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블루 아카이브>.
이 게임은 서비스 4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도 일본과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서브컬처 게임 중 하나로,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게임의 개발을 총괄한 '디렉터' 입장에서 <블루 아카이브>의 개발 과정을 돌이켜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넥슨게임즈에서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블루 아카이브>의 디렉터를 역임한 차민서 PD.
그는 NDC 26 '블루 아카이브 포스트 모템 - 게임 디렉터의 관점에서' 강연에서 <블루 아카이브>의 개발부터 라이브 서비스가 약 1년 정도 진행된 시점까지의 개발 과정을 돌아보고, '잘한 점'과 '못한 점'을 정리해봤다.
넥슨게임즈 차민서 PD
# 잘한 점 1 - 비전 빌드를 명확하게 만들었다.
차민서 PD는 <블루 아카이브>의 개발 과정을 돌이켜보며 다른 무엇보다도 '비전 빌드'를 명확하게 만든 것을 잘한 점 첫 번째로 꼽았다. '비전 빌드'란 개발 초기 마일스톤을 통해 실제로 '돌아가는' 게임을 만들어서, 게임의 명확한 비전을 개발 팀원들과 공유하는 빌드를 말한다.

이를 위해 실제 오픈 버전과 유사하게 실행부터 전투까지 약 5분동안 '실제로 플레이가 가능한' 빌드를 만들었다. 물론 모든 요소가 완성된 것은 아니고, '영상'으로 떼운다는 식의 구현을 최소화하긴 했다.
하지만 실제로 개발자들 입장에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멋진 아트'를 확인할 수 있었고, 나아가 개발자 각자가 어떻게 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분명 '잘한 일' 이었다는 것이다.

차민서 PD는 당시 디렉터로서 AD 및 시나리오 리드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했다. 그리고 비전 빌드를 만들어 개발자들과 공유한 덕분에 이후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각자 확실하게 알게 됐다.
덕분에, 개발은 탄력을 받아서 진행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게임 완성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최저선을 합의하고, 스케줄 협의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 잘한 점 2 - 일정을 잘 지켰다.
차민서 PD는 <블루 아카이브>의 개발에서 잘한 것 중에 하나로 '일정을 잘 지킨 것'도 꼽았다. 실제로 <블루 아카이브>는 당초 2020년 11월 말 론칭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었는데, 여기에서 3개월 정도 늦어진 2021년 2월 4일에 일본에서 처음으로 출시에 성공했다.

3개월 정도 지연되기는 했지만 프로젝트 시작 시점 기준으로 3년만에 출시한 것으로, 최근 여러 게임 프로젝트들에 비하면 굉장히 준수하게 일정을 지킨 축에 속한다. 만약 이 게임이 조금만 더 출시가 지연되었으면 일본에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와 출시 시점이 거의 동일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일정을 잘 지킬 수 있었던 것일까? 차민서 PD는 개발 과정에서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단기적인 목표'를 계속 제시한 것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FGT 때는 2시간 플레이가 가능한 분량을, CBT 때는 20시간 플레이 가능한 분량을, 오픈 때는 한달 및 3개월 라이브 스케줄에 대응하는 분량을 목표로 제시한다는 식이다.

또한 개발 기간 동안에는 '이렇게 만들어도 되나?' 같은 사고보다는 '일단 완성하고 피드백 받아보자' 같은 마인드로 개발자들이 중간에 헤매지 않게, 그리고 일단 완성 후에 피드백을 받고 수정안을 정하면 다음 버전에 반영하는 식으로 개발을 진행했다. 그 덕분에 빠르게 <블루 아카이브>의 개발이 진행될 수 있었다.


# 장한 점 3 - 장기 서비스 초안을 확실하게 만들었다.
<블루 아카이브>는 론칭하면 끝이 아니라, 이후로도 장기적으로 '라이브 서비스'를 진행해야 하는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은 초기부터 '장기 서비스'를 목표로 게임 안에 여러 장치들을 많이 만들었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상성' 이다. 캐릭터 하나로 모든 콘텐츠를 다 클리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속성의 캐릭터가 다수 있어야 콘텐츠를 수월하게 클리어할 수 있는 기반을 미리 만들었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PVE 경쟁 콘텐츠를 준비했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총력전' 이다. 차민서 PD는 이러한 기반을 미리 만들어둔 것이 <블루 아카이브>의 장기 리텐션 유지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 못한 점 1 - 빌드 안정성
<블루 아카이브>는 사실 일본 론칭 초반만 해도 '게임의 안정성' 자체에 큰 문제가 지적되던 게임이었다. 대표적으로 2021년 5월 13일에는 36시간 점검이 진행되었고, 2021년 8월 26일에는 50시간 점검이 진행되었다. 모두 많은 유저들에게 비판받은 '초장기' 점검들이었다.

이에 대해 차민서 PD는 변명일 수는 있지만 당시 넥슨게임즈는 넥슨과의 협력 및 내부 QA에 익숙했던 반면, 외부 퍼블리셔와의 협업에는 익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게임이 예상 이상의 흥행을 기록, 최초의 목표보다 500% 이상 많은 DAU(일일 액티브 유저수)를 기록한 것도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도쿄에서 AWS 센터에 화제가 발생했다거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퍼블리셔 관계자들과 실제로 대면한 것이 1주년 이후였다는 등. 외부 요인도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 못한 점 2 - 일상 콘텐츠 부족
근본적으로 <블루 아카이브>는 다양한 미소녀 캐릭터들과 유저들이 '교감'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다양한 '미연시' 콘텐츠를 선보여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초창기 <블루 아카이브>는 이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대해 차민서 PD는 UI 및 아트 연출, 그리고 시나리오 비용은 모두 개발에서 가장 '비싼' 자원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게임 개발자들 중 미소녀 게임 개발자도 당시에는 거의 없었고, 그 가운데 '일상 콘텐츠'를 개발한 경험자도 거의 없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막혔다는 것이다.

# 못한 점 3 - '없데이트' 이슈
마지막으로 차민서 PD가 꼽은 <블루 아카이브> 개발 초기의 '못한 점'은 바로 '없데이트' 이슈다. <블루 아카이브>가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은 게임의 메인 시나리오 '에덴 조약'이 업데이트된 이후였다.
하지만 이는 출시후 한참 지난 후에야 업데이트되었으며, 그 이전까지만 해도 '업데이트가 적은 게임' 이라며 악평을 받았다.

이에 대해 차민서 PD는 당초 <블루 아카이브>는 오픈 기준으로 '3개월치 업데이트 분량'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서비스해보니 3개월이 아니라 6개월치 이상을 준비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차민서 PD는 이번 강연에 대해 "프로젝트를 이동할 때마다 이런 식으로 잘한 점과 못한 점을 정리하고, 이후에는 잘한 점을 더욱 더 잘할 수 있게, 반대로 못한 점은 최대한 줄여가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 저는 넥슨게임즈 IO본부의 차기작인 <프로젝트 RX>의 PD로 활동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넥슨게임즈 IO본부와 <블루 아카이브>, 그리고 <프로젝트 RX>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