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택티컬 커맨더스>, <에버플래닛>, <일랜시아> 등 클래식 IP를 REPLAY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파트너사들과 함께 협업해 새로운 모습으로 연내에 선보일 것이라는 소식을 최근 전해드린 적이 있다.
단순한 부활의 차원이 아니라, 넥슨이 자사 IP를 여러 파트너사에게 개방해, 개방형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자유로운 2차 창작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흐름과는 결이 다른 지점들이 있다.
NDC(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26의 마지막날인 18일, 연단에 선 넥슨코리아 오픈라이선스사업팀 오세형 리더는 이 REPLAY 프로젝트를 왜 시작하게 됐고, 어떤 시행착오를 거쳐 왔으며, 현재 어느 단계까지 와있는지를 공유했다./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 넥슨코리아 오픈라이선스사업팀 오세형 리더

# IP는 잠들어 있지만, 팬덤은 여전히 살아 있다

오세형 리더는, 리플레이 프로젝트가 "20년 전 게임이 여전히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고 운을 띄웠다.
십수년 동안 팬덤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고, 그러한 기억 위에서 다시 성장할 수 있는 IP의 가능성을 봤다는 것이다. IP는 잠들어 있었을지 몰라도, 팬덤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예전 플레이 경험을 여전히 언급하며 다시 하고 싶다는 분들도 많았고, 비공식 팬 게임을 만들며 팬심을 이어가는 분들도 있었다고 한다. 힙합 랩 가사로 이를 풀어내며 팬심을 드러낸 분도, 365일 빠짐없이 해당 게임들을 언급하며 추억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세형 리더는 IP는 팬덤이 전부라고 생각한다며, 팬이 없으면 IP도 없다고 강조했다. 넥슨에는 이러한 팬덤이 있는 IP들이 많이 있고, 거기에 기회도 있다고 봤다는 설명이다.

팬들의 오랜 기억을 새로운 창작으로 이어지게 하는 프로젝트가 리플레이였다. 이러한 연결이 가능하다면 단순한 아카이브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자산이 되어줄 것이라 믿었다고 한다.
사실 과거에도 이러한 IP 부활에 대한 의지는 있었지만, 오래된 코드를 다 뜯어보는 과정엔 숙련된 개발자들의 너무나도 많은 리소스 투입이 필요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도 과거엔 너무 컸다.
하지만 현재는 AI가 파일을 분류하고 분석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동시에 시장에서 게임을 즐기는 방식도 UGC가 대중화되면서 여러 콘텐츠가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이제는 할 만해진 상황이 온 것이다.
유저들이 다시 플레이하고,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려면 코어 콘텐츠가 먼저 다시 구축되어야 했다. 그 뒤에서야 프랜차이즈로서의 성장이나, 굿즈, 영상 등 여러 확장이 가능한 에버그린 단계를 논할 수 있었다.

결국 어떤 파트너 코어 콘텐츠를 만들 것인지, 그리고 어떤 IP를 먼저 공개할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
IP 선정 기준은 크게 세 가지였다고 한다.
해당 IP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편인지, 코드 및 리소스, 문서 등이 충분히 남아 있는지, 그리고 운영상 법적 리스크가 없는지 세 가지 기준이 우선적으로 검토됐다.

그렇게 리플레이 프로젝트를 통해 먼저 선보이게 될 IP는 <일랜시아>, <아스가르드>, <어둠의 전설>, <에버플래닛>, <택티컬 커맨더스>까지 총 5개 IP로 결정됐다.
사실 5개 IP는 각자의 상황이 조금씩 다르다.
여전히 서비스 중이거나 코어가 이미 있는 게임들은, 기존 경험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확장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했다.
서비스가 끝났던 게임들은, 팬은 남아 있지만 다시 플레이할 중심 경험이 끊긴 상황이기 때문에, 팬들의 감각을 다시 잘 살릴 코어 파트너가 필요했다.

# 생각보다 많았던 시행착오

오세형 리더는 옛 리소스나 코드를 파트너사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꽤 놀랐다고 한다.
문서나 파일 안에는 외부에 공유되면 안 되는 계약서, 개발자 이력서, 개인정보가 담긴 워크샵 사진 등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보안 및 운영 박식, 인증 로직, 운영 툴 등을 포함해 단순 로그 자료 안에도 검증 없이 공개하면 안 되는 자료들이 너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리플레이 클리어런스 시스템이라는 것을 만들었다고 한다.
오래된 원본 문서 및 파일들을 AI가 읽어 쓸 수 있는 후보들을 알려주고, 보안 키, 치트키, 어드민, 운영 흔적 파일, 계약서, 개인자료 등을 걸러 문제의 소지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었다.

외부 파트너사에게 제공한 코드 사례도 소개됐다. 원본 코드 그대로 제공하면 과거 넥슨 서비스의 운영 및 보안과 관련된 사안들까지도 모두 알려주는 꼴이 되기 때문에, 넥슨과 파트너사에게 모두 곤란한 상황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AI로 코드의 로직을 분석해 로직 목적성만 남기고, 어떤 흐름으로 진행되는 코드였는지, 삭제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면 어떤 목적의 코드가 있던 자리인지 의도를 남기는 가이드를 모두 남겼다.

원본 코드 로직을 읽고 이해해서, 동일한 로직의 흐름으로 새로 짠 코드를 만들어 파트너사에 전달한 사례도 있었다. 역시나 오래된 코드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읽는 상대에게도 힘든 작업이고, 보안상의 위험도 있었기 때문이다.
코드 안에서 제거하거나 비워둔 채 공유해야 할 부분은 꽤 있었다. 상용/오픈소스 미들웨어 등 재배포 불가 요소도 있고, 라이선스가 만료된 사안들도 있다.
이런 경우 해당 부분이 무엇을 위한 기능이었는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최신 라이선스에선 어떤 기능이 이를 대신해줄 수 있는지 제안하는 것까지를 모두 포함해 전달했다고 한다.

# 단순히 애셋, 코드, 권한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세션에서 계속해서 강조됐던 건, 단순히 IP와 관련된 파일의 묶음과 권한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파트너사들이 제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까지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는 내용이었다.
그런 지원책 중 하나는 어드밴스드 RAG 서버로, 소스코드와 기획서를 기반으로 RAG 서버를 만들고 AI와 연동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쉽게 말해 검수된 자료외 외부 제공용 설명을 바탕으로, AI에게 질문을 하며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RAG 서버를 통해 제공한 셈이다.

아트 또한 제로 베이스에서 특정 화풍을 따라가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미지 학습 모델인 LoRA를 통해, 완벽하진 않더라도 원작의 스타일을 참고해 보조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됐다.
<일랜시아>를 LoRA에 적용한 사례가 세션에서 소개됐는데, 참고로 LoRA의 성능이 곧바로 이 결과물을 최종 애셋으로 활용할 정도는 되지 않기 때문에, 가이드를 돕는 도구로 활용했다고 한다.

클래식 게임들을 Web 브라우저에서 플레이할 수 있게 포팅해 파트너사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소개됐다. 사진은 <택티컬 커맨더스>와 <일랜시아>를 웹으로 플레이하는 장면의 사례다.
아무래도 문서나 이미지로만 게임이 이런저런 구조라고 설명하는 것보다는, 정확히 어떤 경험이 중심에 있었는지 직접 해보는 쪽이 이해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웹 어셈블리로 컴파일을 거쳐 웹에서 플레이할 수 있게 옮긴 버전을 제공했고, 이를 통해 내부 검토 설명을 줄인 동시에, 온보딩도 도울 있었다고 한다.
# 현재 그리고 앞으로

클래식 IP를 부활해 생태계를 만드는 리플레이 프로젝트에, 네 자리 수 이상의 지원서가 왔고, 현재 두 자리 수의 파트너사와 검토 중이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파트너사들은 원작 팬들이 납득할 만한 해석 해내야 하고, 운영으로도 증명해야 할 단계를 앞두고 있다. 넥슨 또한 단순히 IP를 공개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여러 지원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늘 세션의 말을 보면, 현재 공개된 다섯 개 IP의 사례들 외에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IP를 찾고 검수해서 패키지화를 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이 첫 사례를 만드는 과정이지만, 동시에 다음에 다른 파트너가 합류해도 곧바로 실행할 수 있게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