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가장 먼저 하는 실수 중 하나는 게임을 모르는 파트너를 고르는 것이다.
MCN도 있고, 일반 광고 에이전시도 있고, 탤런트 에이전시도 있다. 모두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게임 회사가 실제로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 곳은 많지 않다.
게임사는 단순히 유명한 크리에이터를 원하지 않는다. 이 게임에 맞는 크리에이터가 누구인지, 어떤 형식이 이 장르에 맞는지, 얼마를 쓰면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 캠페인이 끝난 뒤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한다.
게임 마케팅은 게임을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디스이즈게임 시몬(임상훈 기자)
기존 MCN과 일반 에이전시가 게임사를 실망시킨 이유
GameInfluencer가 출발할 당시 인플루언서 협업의 주류 모델은 단순했다. 정해진 가격이 있고, 받아들이든가 포기하든가였다. 돈을 냈을 때 실제로 무엇을 얻게 되는지 명확히 설명해주는 곳은 드물었다. 본질적으로 믿고 맡기는 베팅에 가까웠다.
하지만 게임 회사들은 그런 방식으로 일하지 않는다. 게임 산업은 극도로 수치 중심적이고 결과 지향적이다. 구매하기 전에 무엇을 사는지, 어떤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MCN과 탤런트 에이전시에는 또 다른 구조적 한계가 있다. 이들은 보통 자사 소속 크리에이터를 판매한다. 게임에 가장 잘 맞는 크리에이터를 찾기보다, 이미 보유한 크리에이터 중에서 제안하는 방식이 되기 쉽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최적의 선택이 아닐 수 있다. 게임에 맞는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에이전시가 팔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먼저 오기 때문이다.
게임 전문 파트너는 무엇이 다른가
게임 전문 파트너의 역할은 단순 섭외가 아니다.
어떤 장르가 어떤 크리에이터 유형과 맞는지, 출시 전과 출시 시점과 운영 단계에서 어떤 콘텐츠 형식이 필요한지, PC와 모바일에서 어떤 지표를 봐야 하는지, 서구 시장에서 어떤 수익화가 반발을 부를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게임을 안다는 것은 게임을 좋아한다는 뜻만이 아니다. 게임사의 사고방식을 이해한다는 뜻이다. 성과를 측정하고, 코호트를 보고, ROAS와 유지율을 따지고, 실패한 캠페인에서 다음 실험의 근거를 찾는 방식에 익숙해야 한다.

그래서 GameInfluencer는 처음부터 성과 기반 마케팅을 핵심 원칙으로 삼았다. 기대할 수 있는 성과를 사전에 설명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크리에이터와 형식을 찾고, 캠페인 이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다.
투명성과 책임감. 게임사가 원하는 것은 결국 이 두 가지다.
GameInfluencer는 왜 한국에 다시 집중하나
GameInfluencer와 한국의 인연은 오래됐다. 첫 고객이 컴투스였고, 이후에도 여러 한국 게임사와 협업했다. 게오르크에게 한국은 단순한 해외 시장이 아니었다. 그는 2000년대 초부터 한국 온라인 게임을 유럽보다 앞서 있는 모델로 봤고, 한국 게임사들이 미래의 사업을 먼저 하고 있다고 느꼈다.
오랫동안 한국 거점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직접 한국으로 이주해 사무소를 열겠다는 생각까지 했지만, 가족 때문에 유럽을 떠나기 어려웠고 현지에서 믿고 맡길 사람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부산 G-Star에서 조현선 대표를 만났다. 한국 게임과 디지털 업계를 모두 이해하는 파트너였다. 게오르크는 이를 “수년간 빠져 있던 퍼즐 조각을 마침내 완성한 것 같은 순간”으로 표현했다.
한국 게임사들이 점점 더 미국과 유럽 시장을 바라보는 지금, GameInfluencer는 한국 현지 거점을 통해 다시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 게임사가 좋은 게임을 만들고, 현지 파트너가 서구 크리에이터와 커뮤니티의 문법을 연결하는 구조다.
숏폼과 롱폼, 선택이 아니라 조합이다
앞으로의 게임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하나의 형식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짧은 콘텐츠는 더 짧아지고 있다. 10초 안팎의 브랜디드 클립은 빠르게 시선을 붙잡고, 넓은 도달 범위를 만들고, 출시 전 수요를 만드는 데 강하다. 모바일 게임, 사전 인지도 확보, 짧은 CTA에는 특히 효과적이다.

반면 롱폼 콘텐츠는 여전히 강력하다. 장편 유튜브 영상, 몇 시간짜리 스트리밍, 심층 분석 콘텐츠는 게임의 깊이와 세계관을 보여준다. PC·콘솔 게임, 소울라이크, 메트로바니아, 서브컬처 RPG처럼 팬덤과 몰입이 중요한 장르에서는 긴 호흡의 콘텐츠가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준다.
중요한 것은 숏폼이냐 롱폼이냐가 아니다. 언제 무엇을 쓸지다. 출시 전에는 짧은 콘텐츠로 훅을 만들고, 출시 시점에는 긴 콘텐츠로 몰입을 만들며, 운영 단계에서는 검증된 형식을 효율적으로 조합해야 한다.
AI와 데이터가 바꾸는 것
2026년 이후 더 크게 달라질 부분은 타겟팅과 리서치의 정밀도다.
과거에는 크리에이터를 고를 때 팔로워 수, 평균 조회수, 장르 적합도 정도를 봤다. 앞으로는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 어떤 시장에서, 어떤 장르의 게임이, 어떤 라이프사이클 단계에서, 어떤 크리에이터와 어떤 콘텐츠 형식으로 성과를 냈는지를 봐야 한다.

GameInfluencer는 10년 동안 쌓은 캠페인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더 빠르고 깊이 있는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단순히 “이 크리에이터가 유명하다”가 아니라 “이 게임의 이 단계에서 이 시장을 공략하려면 어떤 조합이 맞는가”를 찾는 방향이다.
결국 다음 세대의 게임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감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게임을 이해하는 사람의 판단, 현지 시장에 대한 접근성, 축적된 캠페인 데이터, 그리고 AI 기반 분석이 결합될 것이다.
파트너를 고를 때 물어야 할 질문
게임 마케팅에서 파트너를 고를 때 물어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당신은 게임을 아는가?”
게임을 안다는 것은 크리에이터 명단을 많이 갖고 있다는 뜻이 아니다. 게임의 장르를 이해하고, 플랫폼의 차이를 알고, 커뮤니티의 반응을 읽고, 수익화에 대한 문화적 민감도를 알고, 캠페인 데이터를 다음 전략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게임사는 좋은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서구 시장의 크리에이터와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일은 그 시장을 아는 파트너와 함께해야 한다.
한국 게임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다음 과제는 그 게임을 서구 관객에게 올바른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편집자 주] 이 시리즈는 GameInfluencer 창립자 Georg Broxtermann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 한국 게임사에게 보내는 메시지

게오르크는 한국 게임사를 향해 “계속 혁신하라”고 말한다. 한국은 오래전부터 글로벌 게임 산업의 중요한 원동력이었고, 전 세계 게이머들은 한국식 장인정신과 집요함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미국만 보지 말고 유럽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유럽은 복잡하지만 가치 있는 시장이고, 한국 게임을 좋아하는 충성도 높은 게이머층이 있다.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시대다. 그 게임을 어떤 시장에서, 어떤 크리에이터를 통해, 어떤 형식으로, 어떤 순서로 보여줄지까지 설계해야 한다. 한국 게임의 다음 글로벌 도전은 바로 그 지점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