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어떻게 게임 산업을 지원할 수 있을까?
연방이든 지역이든, 이 질문은 서구 게임 산업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지금까지 나온 답은 대체로 세금 공제와 예술 분야 정부 보조금, 이 두 가지였다.
산업이 스스로 성장하고 투자를 유치하며 인재를 키워내던 시절에는 이 정도 지원으로도 충분했다. 2010년대 대부분이 그런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2026년이다. 기존 주요 개발 지역들의 게임 제작 비용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업계는 분명히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정부 지원을 끌어내는 일 자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현재의 미국 정부를 상대로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업계가 실질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지원은 무엇일까?
그 답은 브라질에 있을지도 모른다. 브라질에는 약 1,100개의 게임 스튜디오와 1만 3,000명의 업계 종사자가 있으며, 이는 프랑스처럼 역사가 긴 나라와 비슷한 규모다.
현지 게임 개발 커뮤니티는 지난 10년간 조직적으로 연방·지방 정부에 로비를 펼쳐왔고, 그 결과 외부 개발·공동 개발·아웃소싱 분야의 대형 스튜디오와 재정적 안정 속에서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다양한 인디 개발사를 아우르는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최근 게임스컴 라탐에서 아브라게임즈 회장 테라 로드리고와 상무 파트리시아 사토스를 만났다. 사토스는 게임 수출 지원 사업 브라질 게임즈를 총괄하고 있다.
두 사람은 브라질 정부 지원의 현황을 설명하며, 인프라 중심의 접근 방식이 단순한 세금 공제나 보조금보다 왜 더 효과적인지를 이야기했다. / 작성= 게임디벨로퍼, 번역 및 편집= 디스이즈게임

▶ (출처: Aleks Taurus 어도비 스톡)
# 브라질이 노리는 것: 수출 경제 육성
사토스의 직함과 브라질 게임즈, 아브라게임즈의 관계가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그럴 만하다. 브라질 게임즈는 브라질 정부가 아펙스브라질을 통해 재원을 대는 수출 지원 사업이다.
아펙스브라질은 게임을 포함한 브라질의 수출 진흥과 해외 투자 유치를 담당하는 국가 기관이며, 아브라게임즈는 개발자들이 직접 운영하며 브라질 게임즈의 관리를 맡고 있는 단체다.
사토스는 "설명하기 쉽지 않아요. 브라질 사람들한테도 설명하기 어려우니까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아펙스브라질에는 제 상사 표현대로 '콩에서 로켓까지' 다루는 수출 사업이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핵심은 브라질이 게임을 '수출 산업'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게임을 예술로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정부가 순수하게 국민의 예술적 표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투자해주길 바라겠지만, 브라질이 이를 수출 산업으로 정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타당한 선택이다.
게임은 탁월한 수출 상품이다. 주로 인력으로 만들어지며 인터넷 덕분에 어디서든 제작할 수 있다. 공장이나 설비, 인프라 같은 대규모 자본 투자도 필요 없다.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국경을 넘어 손쉽게 판매되기도 한다.
이 점은 어느 나라에나 해당된다. 하지만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 시장은 여기에 하나의 경제적 변수를 더 가지고 있다. 바로 환율이다.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으로 1달러는 5헤알이다. 유로나 캐나다 달러, 영국 파운드도 마찬가지로, 브라질 기업에 지출된 돈은 다른 지역에서 쓸 때보다 훨씬 큰 효과를 낸다.

▶ 게임스컴 라탐에서 열린 BIG 페스티벌 어워드에서 '최고의 브라질 게임' 상을 수상한 공포 게임 <A.I.L.A> (출처: 펄사트릭스 스튜디오)
브라질의 기존 게임 세제 혜택은 로드리고가 말하는 '산업 생태계의 토대'를 쌓는 역할을 한다. 로드리고는 "기업 소득세의 최대 16%를 환급받아 문화 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어요. 2024년부터 브라질에서 게임은 공식적으로 문화 사업입니다. 그 세금으로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죠"라고 말했다.
아브라게임즈 소속 스튜디오들은 현재 소득세와 로열티 납부를 연계한 추가 인센티브 도입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로드리고는 "여기서 게임을 장려할 수 있는 중요한 세제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세제 혜택만으로는 부족하다. 로드리고는 "세금 혜택은 기업을 유치할 때 쓰는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캐나다, 영국은 스튜디오에 관대한 세금 공제를 제공해왔지만,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시장 환경에서 게임 업계의 '중간층'이 무너지자 이들 국가도 다시 원점에서 재투자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주요 스튜디오 상당수가 다른 나라 대기업에 인수된 상황이니 문제는 더 복잡하다.
브라질 게임 개발자들에게 다음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세수를 기반으로 게임 개발 자금을 조성하는 '공공 펀드 메커니즘'이다. 이 펀드는 은행 등 금융 기관의 투자도 받아들이고, 지분 교환 방식으로 기업에 투자하거나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지원할 수 있다.
어떤 업계 단체에도 쉽지 않은 도전이며, 하룻밤 사이에 이뤄진 일도 아니다. 아브라게임즈의 홍보를 맡고 있는 홈런 PR 대표 다미앙 사라쟁(Damien Sarrazin)은 8년간 직접 지켜본 조직의 성장을 전했다.
사라쟁은 "브라질 게임 산업을 세계 무대에 올리기 위한 이 조직의 헌신과 열정, 장기적인 비전을 직접 목격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브라게임즈가 정부 로비와 BIG 페스티벌 같은 행사를 지원하는 동시에 신진 인재를 육성하고 서비스 스튜디오와 위탁 개발사들을 후원해왔다고 밝혔다. BIG 페스티벌은 이후 게임스컴 라탐으로 발전했다.
이런 유형의 개발사들이 브라질 게임 산업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다만 과제도 있다. 이들은 업계 전반으로부터 착취당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 브라질 게임 주요 수출품: 인디 게임과 위탁 개발
게임스컴 라탐 소비자 전시장은 브라질 게임 산업의 현주소를 잘 보여줬다. 로블록스, 스카이바운드, 워너 브라더스 게임즈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큰 부스를 차지했다.
반면 벤 스튜디오 등 현지 인디 게임 수십 편을 소개하는 전용 공간 세 곳은 때로 이들 대형 해외 기업의 부스보다도 더 붐볐다. 소비자 전시장에서 브라질 AAA 스튜디오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한편 행사의 비즈니스 구역에서는 다수의 공동 개발, 외부 개발, 외주 스튜디오들이 미팅을 주선하고 클라이언트를 유치하기 위해 분주히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매드 미믹 같은 일부 스튜디오는 외주 작업과 자체 개발을 병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형 게임 회사들이 이 지역을 찾는 목적은 외주이며, 앞서 언급한 환율 차이와 임금 압박 덕분에 이곳에 작업을 맡기는 비용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한 Xbox 외주 전문가 패널은 외부 파트너에게 바라는 점을 설명하는 시간만큼이나 청중석의 예비 개발자들에게 이러한 현지 외주사에서 일자리를 찾아보라고 권유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그것이 업계에 들어서는 좋은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부 개발 중심의 생태계에는 약점도 있다. 파트너사가 프로젝트를 갑자기 취소하면 스튜디오가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 많은 스튜디오가 이런 상황을 겪었고, 안정적이라 믿었던 일자리가 한꺼번에 사라지기도 했다.
로드리고는 최근 연이은 해고와 프로젝트 취소 초기에 이런 사태가 실제로 있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저예산 게임 생산을 위해 브라질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늘면서 피해가 어느 정도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 비해 낮은 브라질의 임금 수준과 환율 격차가 저예산 제작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이 구조는 브라질 개발자들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환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로드리고는 "10년 전에는 분명히 착취였어요. 지금은 달라요. 단순히 싼 노동력이 아니라 인재 자체의 가치를 보고 오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도가 브라질보다 인건비가 낮음에도 외부 인재를 찾는 기업들이 브라질을 계속 선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로그 레인즈>.(출처: 벤 스튜디오)
아브라게임즈는 회원사들이 받는 해외 계약의 성격 변화를 통해 이를 측정한다. 로드리고는 이제 스튜디오들이 단순한 에셋 제작이 아니라, 그의 표현대로 '프로젝트 전체'를 맡는 방식으로 고용된다고 말했다.
사토스는 조직 차원에서 외부 개발 교류회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 외주 개발사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 이들이 비즈니스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마련된 자리다.
사토스는 "여기 있는 PlayStation, Xbox, 닌텐도 같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왜 왔느냐고 물어보면, 단순히 서비스를 사려는 게 아니에요. 새로운 게임을 원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인디 개발자들도 착취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독창적인 게임을 만드는 데는 능하지만, 퍼블리싱 계약에서 수익을 어떻게 회수하는지 그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토스는 이를 외부 개발 시장의 문제와 같은 맥락으로 보며 "몇 년째 이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순진한 개발자들이 있어요. 저도 그런 편이라 잘 알거든요"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브라질 게임즈는 게임 개발의 예술적·사업적 측면을 함께 교육하는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현지 개발사들이 불공정한 계약 관계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환율과 임금 격차는 브라질 개발사와 해외 업체 사이의 모든 계약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겉으로는 공정해 보이는 계약도, 다른 지역 개발사였다면 받았을 금액보다 적은 보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부 투자 유입이 꼭 불리하게만 작용하는 건 아니다. 브라질로 유입된 외부 투자는 의도치 않게 현지 개발자들의 실력을 키우는 발판이 됐다.
외주를 통해 경험을 쌓은 개발자들은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 게임이 언젠가 흥행한다면, 이번엔 그들이 외부 개발사에 일을 맡기는 쪽이 될 수도 있다.
게임 디벨로퍼는 행사 파트너인 아브라게임즈의 초청으로 게임즈컴 라탐에 참석했으며, 항공료와 숙소를 지원받았다.
본 기사는 게임 디벨로퍼와의 전문게재 계약에 따라 제공됩니다. (원문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