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의 주요 노동조합인 CWA 캐나다가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일렉트로닉 아츠(EA)의 550억 달러 규모 인수합병에 대해 정부 차원의 정밀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배틀필드>, <EA 스포츠 FC> 등 세계적인 IP를 보유한 EA의 인수를 추진 중인 주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사모펀드 실버 레이크,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설립한 어피니티 파트너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EA는 현재 퀘벡, 밴쿠버, 토론토 등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 여러 개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사우디의 감시 및 정보 남용 우려… 캐나다 가치와 충돌"
CWA 캐나다의 카멜 스미스 회장은 지난 2026년 5월 5일, 멜라니 졸리 산업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이번 인수합병이 국가 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매체 <게임 디벨로퍼>가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스미스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글로벌 게임 허브' 전략을 수행하는 외국 국부펀드가 전 세계 수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북미 최대 게임 퍼블리셔를 인수하려는 계획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스미스 회장은 이번 거래로 EA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사실상 단독 통제하에 놓이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 "개인의 자율성과 사생활을 존중하는 캐나다의 가치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인물"이라며, "감시와 정보 남용 등 심각한 인권 침해 기록을 가진 국가의 통치자에게 EA의 통제권이 넘어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 단체들은 빈 살만 통치하의 사우디아라비아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LGBTQ+ 및 여성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또한 빈 살만은 2018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어 왔으며, 최근까지도 관련 의혹에 대한 국제적인 질문을 받고 있다.
개인 데이터 유출 및 인공지능(AI) 기술 유출 경고
노조 측은 이번 인수가 캐나다 국민의 민감한 개인 정보 안전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미스 회장은 "사우디 정권이 수백만 캐나다인의 데이터를 대규모 감시나 선전 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이는 캐나다 투자법(ICA)이 규정하는 국가 안보 위험 요소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EA가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인 인공지능(AI) 기술이 외국으로 유출될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민감한 첨단 기술이 타국 정부의 영향력 아래 들어가는 것 역시 안보 차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규모 부채로 인한 정리해고 불가피할 것"… 고용 불안 확산
고용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번 인수는 약 200억 달러의 부채를 통해 자금이 조달되는데, 전문가들은 이 막대한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사측이 대대적인 비용 절감과 정리해고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록 EA 측은 인수 후 '즉각적인 일자리 감축은 없을 것'이라며 창의적인 기업 문화를 약속했으나, 이미 <배틀필드> 스튜디오 등에서 인력 감축이 진행된 바 있어 노동자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사우디 자본의 EA 인수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미국의 리처드 블루먼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도 국가 안보 위험과 비상장 전환에 따른 투명성 저하를 우려해 왔으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도 면밀한 검토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스미스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가 EA의 게임을 국가 홍보 수단이나 감시 도구로 악용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며 캐나다 정부가 이번 거래를 최종 승인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본 기사는 게임 디벨로퍼와의 전문게재 계약에 따라 제공됩니다. (원문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