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이 자사 노동조합 지회장에게 2년치 임금 인상분 및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은 사건을 둘러싼 노사 간 법적 공방이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마무리됐다.
대법원은 사측의 조치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사건의 발단은 단체협약 해석 차이에서 비롯됐다.
2021년 단체협약과 2022년 임금협약 체결 당시, 노사는 단체협약 제11조 제3항을 통해 근로시간면제자인 노조 전임자에 대한 인센티브와 연봉 인상액을 전체 조합원 평균으로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웹젠은 정확한 임금 인상분 산정을 위해 전체 조합원 명단 제출을 노조 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 2021년 단체협약을 체결한 웹젠과 웹젠 노조
그러나 당시 노사 관계는 크게 경색된 상태였다. 노조 수석부지회장이 해고되는 등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조합원들은 노조 가입 사실이 회사에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체크오프(조합비 일괄공제) 동의를 주저했다.
이에 노조는 개인정보 보호와 안정적인 노조 활동 보장을 이유로 전체 조합원 명부를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교착 상태가 지속되자 노조는 ▲전 직원 평균 적용 ▲동일 근속·직종 평균 적용 ▲노동조합 실태조사 결과 기준 적용 등 세 가지 산정 대안을 서면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체크오프에 동의한 조합원 24명의 명단을 별도로 제출하며, 이를 기준으로 우선 임금을 지급해 줄 것을 요구했다. 반면 웹젠은 단체협약 조항의 엄격한 해석을 내세워 노조의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사측은 '조합원 전체 평균'이란 체크오프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조합원 전원의 평균을 의미하므로, 전체 명단 없이 다른 산정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단체협약 위반이라고 맞섰다.
아울러 노동위원회 유권해석 의뢰, 제3자 조사관 입회하 명단 확인, 단체협약 개정 등을 역제안하며 부당노동행위 고의가 없었음을 항변했다.
그러나 사법부의 판단은 달랐다. 1심 서울행정법원은 사측이 실현하기 어려운 전체 명단 제출만을 고집하며 1년 넘게 임금을 미지급한 행위가 사실상 지급 거부로서 불이익 취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노조가 제시한 세 가지 대안이 합리적인 방안임에도 이를 거부한 것은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충분히 추정된다고 보았다.
2심 서울고등법원도 1심 판단을 유지하며 사측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23조에 따라 노조 가입 정보는 민감정보에 해당하므로, 노조가 개별 조합원 동의 없이 명단을 일괄 제공하는 것은 오히려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검찰의 무혐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기준이 행정절차보다 엄격한 데 따른 것일 뿐 행정재판이 수사기관 판단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웹젠이 상고했으나 대법원 제3부는 지난 4월 30일 원심에 법리 오해나 중대한 법령 위반이 없다고 보고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최종 기각했다.

노영호 웹젠지회장은 "이번 판결은 단체협약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정당한 노조 활동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위법하다는 점을 사법부가 확인해 준 것"이라며, "3년이 넘는 법정 다툼 동안 김태영 대표와 직접 소통이 없었던 점이 아쉽고, 앞으로 웹젠의 발전을 위해 진심으로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웹젠 측은 "대법원 판단을 존중하며 판결 취지에 따라 구체적인 사항을 확인하고 이행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