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 저녁 8시경,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이 열렸다. 약 2,600명의 정재계 주요 인사와 유명인들이 모인 이 자리에는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도 참석 중이었다.
만찬이 시작되고 약 30분이 지난 저녁 8시 30분경, 갑작스러운 소음이 행사장 안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깨뜨렸다. 31세의 콜 토마스 앨런이 산탄총과 권총, 그리고 여러 자루의 칼을 소지한 채 호텔 보안 구역으로 돌진하며 총을 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 등은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긴급 대피했고, 현장의 기자들은 테이블 아래로 몸을 숨기며 만찬장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앨런은 곧바로 현장에서 제압되어 체포되었다. 앨런의 배경은 일반적인 사회 부적응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또래들이 부러워할 만한 엘리트 이력을 지니고 있었다.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출신인 앨런은 세계적인 이공계 명문 대학인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에서 2017년 기계공학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2025년에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도밍게즈 힐스에서 컴퓨터 과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2014년부터 미국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한 행성 지도 제작 등 고도의 연구 작업에 참여했다. 대학 시절에는 로봇 팀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2016년 로봇 차량 설계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더 어린 시절에는 장애인의 안전을 위한 휠체어 비상 제동 장치를 개발해 지역 뉴스에 보도되는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젊은 발명가로 주목받았다.
일상생활에서도 그는 사회와 단절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의 유명 입시 교육 기관인 C2 에듀케이션에서 6년 동안 파트타임 강사로 일했다. 학생들에게 그는 어려운 문제를 척척 해결해 주는 명석한 이과 전공 강사였으며, 2024년 12월에는 '이달의 우수 강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에게 지도를 받았던 한 학생은 앨런이 매우 똑똑하고 약간 특이한 면은 있었지만, 이런 끔찍한 계획을 세우고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앨런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그가 링크드인에 자신을 7년 8개월 경력의 인디 게임 개발자로 소개했기 때문이다. 이는 그의 강사 경력보다 긴 시간이다.
그가 스팀 플랫폼에 출시한 유일한 게임은 <보어덤>이라는 작품이다. 1.99달러에 판매된 이 게임은 화학 모델에서 영감을 받은 비폭력 비대칭 격투 게임으로 설명되어 있다. 최대 4인 분할 화면 대전과 최대 13명이 참여할 수 있는 모드를 지원한다.
제품 설명에는 고급 2D 탄성 충돌 물리 엔진 작성, 사용자 정의 충돌 감지 기능 등 난해한 기술 용어가 가득하다. 앨런은 이 게임을 탄막 슈팅과 레이싱이 결합된 형태라고 설명하며, 물리나 화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설명을 통해 앨런이 물리 엔진과 복잡한 시스템 설계에 깊이 몰입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링크드인에 C++를 기반으로 게임을 구축했으며, 독창적인 음악과 750개 이상의 그래픽 소재를 직접 제작했다고 기록했다. 또한 <퍼스트 로>라는 코드네임의 차기작을 개발 중이라는 사실도 언급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방대한 기술적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통계에 따르면 총기 난사 사건 이전까지 이 게임의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2명에 불과했으며, 총 판매량은 100장도 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 발생 후 앨런의 게임은 역설적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초기에는 사용자 리뷰가 단 2개뿐이었으나, 그가 인디 게임 개발자라는 사실이 보도되자 반나절 만에 리뷰가 200개를 넘어섰다. 대부분은 게임 플레이 경험이 없는 장난성 댓글이었다. 동시 접속자 수 또한 평소 2~3명 수준에서 일시적으로 22명까지 급증했다.
그의 개인 링크드인 계정에도 수많은 네티즌의 댓글이 달리며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스팀 측은 즉각 해당 게임의 구매 및 다운로드 기능을 차단했다. 앨런의 유일한 출시작은 황당한 방식으로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으며, 미완성작인 차기작 역시 세상에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게임룩과의 전문게재 계약에 따라 제공됩니다. (원문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