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에 드리운 증오의 그림자가 서울 한복판에 상륙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디아블로 4>의 대규모 확장팩 '증오의 군주' 출시를 기념해 서울 반포동 데블스도어 센트럴시티점에서 특별한 오프라인 이벤트 '키친 디아블로'를 개최했다. <디아블로> 특유의 어둡고 강렬한 분위기와 미식이 결합된 이번 행사는 출시를 고대하는 팬들에게 성역을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이번 행사가 더욱 뜻깊었던 이유는 <디아블로> 팀의 자벤 하로투니안(Zaven Haroutunian) 어소시에이트 게임 디렉터가 직접 현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자벤 하로투니안 디렉터는 이번 확장팩을 통해 선보일 신규 직업 '악마술사'의 독특한 메커니즘은 물론, 스킬 트리 대격변과 새로운 엔드 콘텐츠인 '전쟁 계획' 등 <디아블로 4>가 맞이할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직접 소개했다.
과연 ‘증오의 군주’는 성역에 어떤 새로운 전율을 몰고 올까. 자벤 하로투니안 디렉터와의 심도 있는 인터뷰를 통해 신규 직업과 시스템 개편, 그리고 새롭게 추가될 콘텐츠의 모든 것을 자세히 정리해 보았다.
▶ 자벤 하로투니안(Zaven Haroutunian) <디아블로 4> 어소시에이트 게임 디렉터
# 넓어지는 성역의 무대, 그리고 '악마술사'의 합류
Q. 지난 확장팩에 비해 스토리나 연출 등이 많이 발전했는데 이번에 기획하면서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 있으면 설명을 부탁한다.
A. 자벤 하로투니안: 스토리나 연출에 있어서 여러 가지 코어 테마에 집중했다. 특히 천국과 지옥의 대립, 대악마와 호라드림의 대립, 그리고 플레이어와 릴리트 간의 관계를 중점적인 코어 테마로 삼았다. 또한 이번 작품이 <디아블로> 시리즈의 네 번째 게임이자 두 번째 확장팩인 만큼, 이야기와 성역이라는 무대를 의미 있는 방식으로 발전시키고 확장하기 위해 노력했다.
Q. 아마존의 고향 '스코보스'가 스토리에 등장했으나 아마존이 플레이어블로 등장하지는 않았는데 혹시 관련된 계획은 있는가?
A. 자벤 하로투니안: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발표할 계획이 없다. 스코보스가 무대임에도 아마존이 나오지 않아서 영영 등장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유저들의 우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게임에 적합하고 말이 되는 방향이라면 어떤 것이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Q. 악마술사의 경우 다른 시리즈를 통틀어 설정상 가장 나중에 모습을 드러낸 만큼 역대 가장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기존에 묘사된 악마술사와 다른 방향성을 보여주기에 어떤 부분을 고민했는지 궁금하다.
A. 자벤 하로투니안: 과거부터 존재했던 성기사의 경우 자연스러운 진화 과정을 거쳤지만, 악마술사는 여러 <디아블로> 게임에서 거의 동일한 시기에 출시되었기 때문에 개발팀 내에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각 타이틀 개발팀과 조율하여 악마술사라는 직업의 공통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되, <디아블로 4>에서는 각 게임에 맞는 방식으로 특화시키고 진화된 모습을 선보일 수 있도록 개발했다.
Q. 신직업 악마술사의 스킬이 강력해서 다른 직업들이 묻히지 않을지 걱정이다. 다른 직업들의 밸런스 개편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자벤 하로투니안: 과거 혼령사가 매우 강력했던 사례를 기억하며 우려하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번 증오의 군주 확장팩은 단순히 두 개의 직업이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모든 직업의 스킬 트리가 전면 개편되었기 때문에 마치 8개의 신규 직업이 추가된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모든 직업의 아이템 세팅과 고유 아이템 업데이트가 함께 이루어졌으므로, 악마술사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군이 비슷한 수준의 파워 레벨에서 강세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이전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악마술사'
# 장비 의존도 줄었다고? "파밍할 거리는 오히려 늘었다"
Q. 스킬 트리 기조가 변하면서 장비 의존도가 줄었다는 느낌인데 파밍을 위한 원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자벤 하로투니안: 장비 의존도가 줄어들었다기보다는 그 중심이 '이동'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고유 아이템과 신화 고유 아이템은 여전히 빌드의 중심점이 될 만큼 매우 강력하며, 전설 위상 역시 빌드를 크게 강화시킨다. 또한 7개의 신규 슬롯을 제공하는 '영물'과 '부적', 그리고 다양한 아이템 제작 및 강화를 돕는 '호라드림의 함'이 추가되어 파밍해야 할 아이템은 오히려 늘어났다. 빌드를 구성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서의 진입장벽은 낮아졌지만, 빌드를 완성하고 강화해 나가는 파밍의 원동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Q. 스킬트리 변경으로 인해 던전 보상으로 위상을 주던 요소가 사라지고 스킬 트리에 편입되거나 아이템 획득으로 변경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와 스킬 트리에 위상을 편입한 기준은 무엇인가?
A. 자벤 하로투니안: 전설 위상은 그동안 빌드를 강화하는 역할과 특정 빌드로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해 왔다. 커스터마이징의 핵심이자 빌드 접근성에 필수적인 위상들을 스킬 트리로 편입하여, 레벨업과 스킬 선택만으로 원하는 빌드를 확정적으로 세팅할 수 있게 만들었다. 나머지 위상들은 순수한 패시브 파워나 강화 요소로 남겼다. 이렇게 함으로써 플레이어는 위상 잠금 해제만을 위해 특정 던전을 억지로 플레이해야 하는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던전은 본연의 유니크한 경험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 일부 전설 위상은 정복자 노드로 이전됐다.
Q. 고유 아이템 또한 '담금질'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렇게 변화시킨 이유는 무엇인가?
A. 자벤 하로투니안: 플레이어와 커뮤니티의 피드백이 가장 큰 결정 요인이었다. 개발팀은 주기적으로 게임을 돌아보며 플레이어 피드백을 검토하는데, 고유 아이템 담금질을 허용하는 것이 전반적인 아이템 개편 방향과 잘 맞아떨어지며 플레이어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올바른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Q. 11 시즌 콘텐츠였던 '축성'이 호라드림의 함을 통해 '변성'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편입됐다. 여러 시즌의 콘텐츠 중 축성을 메인 콘텐츠로 도입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자벤 하로투니안: 당시 축성 시스템은 유저와 개발팀 모두가 아주 좋아했던 콘텐츠였으며, 호라드림의 함을 통한 엔드 게임의 아이템 제작/강화 확장이라는 측면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는 밸런스를 고려해 다른 시스템과 잘 어울리도록 조절했다.
아울러 축성뿐만 아니라 모든 과거 시즌을 돌아보고 있다. 시즌 10의 '혼돈' 시스템은 영물과 부적에 영향을 주었고, 전쟁 계획을 통해 시즌 2의 '흡혈귀의 힘', 시즌 3의 '피조물' 등 과거의 훌륭한 시스템들을 지속적으로 편입시키고 융합하고 있다.
Q. 영물 내부 세트 부적의 효과가 지나치게 강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각 직업별 세트 부적 효과를 어떠한 의도에서 설계했는가?
A. 자벤 하로투니안: 세트 부적이 플레이어의 빌드를 고착화시키고 커스터마이징을 해치지 않도록, 특정 부분에 치우치기보다 다방면으로 혜택을 주도록 설계했다. 예를 들어 드루이드의 세트 부적은 단순히 숫자가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동료 곰을 소환하게 하는 등 시각적이고 메커니즘적인 변화를 제공한다.
너무 강력하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번에 고행 난이도가 12단계까지 확장되고 '전쟁 계획'을 통해 난이도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으므로 높아진 파워를 시험할 충분한 도전 거리가 제공된다. 아울러 '고유 부적'을 호라드림의 함을 통해 만들어 활용하면 세트 부적과는 또 다른 강력한 커스터마이징 유연성을 즐길 수 있다.
▶ 캐릭터 빌드의 성능을 한 층 더 위로 끌어올리는 세트 부적
# 새로운 시즌의 든든한 토대 '전쟁 계획'
Q. 증오의 군주 출시 이후 시즌 방향성이 궁금하다. 지금까지의 시즌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가 있을지, 이번에는 몇 개의 시즌을 구상 중인지 궁금하다.
A. 자벤 하로투니안: 증오의 군주 확장팩이 출시되면서 아이템 및 엔드 게임 등 상당히 많은 콘텐츠가 추가되었다. 플레이어들이 이를 소화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판단하여, 확장팩의 첫 시즌에 한해서만 거대한 별도 시즌 콘텐츠를 넣기보다는 확장팩 자체 콘텐츠를 풍요롭게 즐길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시즌 볼륨을 조정했다. 향후 시즌부터는 기존과 동일하게 시즌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준비 중인 시즌의 개수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새롭게 도입된 '전쟁 계획'이 향후 시즌과 엔드 콘텐츠를 아우르는 핵심적인 기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신규 콘텐츠 '전쟁 계획'의 추가로 다양한 엔드 콘텐츠를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이용할 수 있다.
Q. 전쟁 계획으로 앤드 콘텐츠의 정리 정돈이 이루어졌는데 전쟁 계획이 이후로 콘텐츠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되는지 묻고 싶다.
A. 자벤 하로투니안: 그렇다. 전쟁 계획을 게임의 미래를 위한 훌륭한 토대이자 엔드 콘텐츠의 기반으로 보고 있다. 당장 세부적으로 공유할 사항은 없지만, 시즌이 진행됨에 따라서도 전쟁 계획의 중요도가 낮아지지 않을 것이며 향후 시즌 콘텐츠에서도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물론 모든 새로운 시즌 콘텐츠가 전쟁 계획에 완벽하게 일대일로 결합하지는 않을 수 있고, 전쟁 계획 자체에 편입될지 별도의 신규 노드로 추가될지는 개별 케이스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되겠지만, 모든 것이 하나의 깔끔한 틀 안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할 계획이다.
Q. 신규 콘텐츠인 '메아리치는 증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한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A. 자벤 하로투니안: 메아리치는 증오는 성역 어디에서나 드롭될 수 있는 매우 희귀한 입장권(거래 불가)이 있어야 접근할 수 있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콘텐츠다. 스테이지 중앙의 오브젝트를 클릭하면 곧바로 몬스터 웨이브가 시작되며 쉴 틈 없이 난이도가 상승한다.
맵 가장자리에 있는 4개의 일회용 신단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몬스터를 제때 처치하지 못해 스테이지가 가득 차거나 캐릭터가 사망할 때까지 무한으로 진행된다. 하드코어 유저라면 죽을 위험에 처했을 때 몬스터를 피해서 도망 다니면 자연스럽게 종료되므로 이 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겠다.
▶ 밀려오는 강력한 적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신규 콘텐츠 '메아리치는 증오'
# '카우방'은 없...나?
Q. 여러 신규 콘텐츠가 추가됐지만 다른 콘텐츠에 비해 낚시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 의도에 대해서 듣고 싶다.
A. 자벤 하로투니안: 낚시는 순수하게 재미를 위해, 그리고 아이템 수집 및 거래라는 <디아블로>의 특성과 잘 어울려 추가했다. 친구의 접속을 기다리거나 월드 보스 스폰을 기다리는 등 유저들이 게임 내에서 기다려야 하는 자투리 시간에 언제 어디서든 긴장을 풀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스트레스 없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했다. 더 깊은 숨겨진 비밀 같은 것은 없다.
Q. 이전 개발자 라이브 영상에서 티셔츠에 소가 그려진 옷을 입고 나왔는데 '카우방'과 관련 있는 것인가?
A. 자벤 하로투니안: 해당 티셔츠의 그림은 소가 아니라 바다 괴물이다. 고대 중세 지도에서 볼 수 있는 신화 속 괴물들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스코보스 제도 곳곳에 있는 많은 전설과 세계관을 반영한 것일 뿐 그 이상의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 지난 24일 공개된 라이브 영상에서 개발진들의 티셔츠 그림이 화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시리즈의 오랜 전통인 '카우방'의 등장을 예고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