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 불황이 길어지면서 글로벌 게임 엔진 기업 유니티의 한국 지사가 조용히 인력을 줄이고 있다. 방식은 해고가 아니다. 업무에서 배제하고, 임금을 깎아 스스로 나가게 만드는 구조다.
유니티 본사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전 세계 인력의 절반인 4,000여 명을 감원하고 있다. 유니티코리아도 예외가 아니다. 한때 230명대였던 인력은 현재 120명 수준으로 줄었다. 노조는 이를 두고 편법 구조조정이라며 4월 16일 서울 역삼동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는 것은 감원 과정에서 드러난 형평성 문제다. 대규모 인력 감축이 진행되는 동안 경영진의 보수는 오히려 크게 올랐다.
수천 명의 감원이 이뤄진 직후인 2024년 5월 취임한 매튜 브롬버그 CEO는 연봉 80만 달러에 더해 약 27억 원 규모의 사인온 보너스와 거액의 주식 보상을 약속받았다. 이전 경영진 5명에게 총 2,000억 원에 달하는 보상이 지급됐다는 사실도 업계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2025년에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직원을 내보내는 상황에서도 CEO 등 핵심 경영진이 9~12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직원들에게는 임금 삭감과 퇴사 압박을 가하면서, 경영진에게는 수십억 원대 보너스와 거액의 퇴직금이 돌아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니티코리아가 택한 감원 방식도 논란이다. 지난해 말부터 일부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한 뒤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고, 이후 휴업 처리를 통해 임금을 기존의 70% 수준으로 삭감했다. 이를 두고, 노동계는 "직접 해고가 어려운 국내 노동법 환경을 고려한 꼼수"라고 비판한다. IT 업계에서 무기한 업무 배제는 역량 저하와 경력 단절로 이어지는 만큼, 사실상 스스로 나가도록 압박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유니티코리아는 신규 채용을 진행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해당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실시했다. 감원을 진행하면서도 채용을 병행하다 다시 내보낸 셈이다.
이에 대해 유니티코리아 측은 "모든 인사 조치는 한국 노동법이 정한 절차를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전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