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 레이더스>와 <이스케이프 프롬 덕코프>(이하 덕코프). 익스트랙션 장르 중 드물게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두 개 작품이다. 장르의 시초 격인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스팀에 진출하며 저변 확대를 노렸지만 결국 실패했다. 숨은 강자 <헌트: 쇼다운>은 정식 출시 후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는 사람만 아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아크 레이더스>와 <덕코프> 두 작품을 가만히 살펴보면 한 가지 묘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둘 다 장르의 핵심 문법을 교묘히 우회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다른 유저와의 전투에서 장비를 뺏고 뺏기며 느끼는 스트레스와 만족은 이 장르의 본질로 통한다. 그러나 <아크 레이더스>는 '자발적 코옵 유도', 그리고 <덕코프>는 'PvP 완전 배제'라는 방식으로 이 본질을 무마시키고 있다.
장르 내 최대 성공작들이 사실은 장르의 코어에서 한 발 빗겨난 '변종'이라는 사실은 어떤 의구심을 들게 한다. 어쩌면 익스트랙션은 애초에 그 자체로서는 대중성을 획득하기 어려운 장르인 것이 아닐까?
이런 가운데 장르 본연의 DNA를 꼿꼿하게 추종하는 신작 <마라톤>의 출현은 충분히 주의를 기울일 만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출시 한 달이 지난 지금, <마라톤>은 지속적 유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십 시간의 플레이를 통해 나름대로 파악해 본 원인을 공유하고자 한다.

# 아트가 문제?
유저들의 <마라톤> 후기에서 일차적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특유의 미감이다. 선명한 원색 투성이의 컬러 스킴(color scheme), 그리고 인간과 기계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 '의체'(플레이어들이 조종해야 하는 사이보그)들의 기기괴괴한 외형 등이 지나치게 낯설고, 또 눈을 피곤하게 만든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800년 후라는 시간적 배경, 그리고 12광년 거리의 항성계라는 공간적 배경이 주는 아득한 거리감을 얼마나 잘 표현하고 있는지에 관점을 맞춘다면, <마라톤>의 아트에는 분명 탁월한 측면이 있다.
마라톤은 실존하는 인근(?) 항성계 '타우 세티'에 인류가 진출을 시도한 미래 이야기를 다룬다. 지구 통합 정부인 UESC는 '마라톤' 함선을 보내 '타우 세티 IV' 행성의 식민지화를 시도했으나, 탐사대와 정착민 모두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죽음을 당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의식을 '의체'에 심어 행성 표면을 탐사하는 '러너'로 활동하게 된다. NPC인 UESC 보안 로봇들과 다른 러너를 해치우며 값어치 있는 물자를 획득하고, 행성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 게임의 주된 골자다.
▶ 다양한 인게임 로그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흥미롭게도 이번 작품의 전신인 클래식 <마라톤>은 이런 방식의 스토리텔링을 선도적으로 시도했던 FPS로 알려져 있다.
타우 세티 IV 표면의 시설과 물품들은 우리가 실생활에서 보는 것들과 비교해 월등히 인공적인 양산품의 느낌을 준다. 정육면체를 여러 개 붙여 대강 만든 듯 투박한 디자인, 그리고 제품 곳곳에 남아 있는 인쇄 마크(Printer's mark) 등 요소가 자아내는 분위기다. 사용자 편의가 아닌 제작 편의만을 생각한 듯한 이들 제품은 게임이 상상한 인류의 미래를 독특하게 그려낸다.(다만 번지가 해당 아트 스타일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개인 아티스트의 작품을 무단 도용했던 사실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번지는 공식 사과했으며, 이후에 피해자와 합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런 비주얼 방향성이 장르와 충돌하며 생기는 게임플레이적 난점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얘기다. 게임 속 여러 아이템(특히 소모품과 부착물)은 앞서 말한 양산품 느낌을 줄 목적으로 디자인적 통일성이 강한데, 이것이 서로를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안긴다. 무수한 아이템 중 중요한 것만 빠르게 챙겨야 하는 핵심적 게임성에 영 어울리지 않는 요소다.
▶ 특히 '주입물' 끼리의 구분이 어렵다. 마우스를 올려봐야만 스펙을 확인할 수 있다.
# 짧고 굵은 전투
<마라톤>의 전투는 익스트랙션 슈터의 스릴과 팀 슈터의 전략성을 균형감 있게 조화시킨다. 두 장르의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전투적 깊이와 템포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적 디테일을 동원하고 있다.
우선 <마라톤>의 한 라운드 지속 시간은 최대 30분으로 길지 않고, 맵은 경쟁 게임들에 비해 다소 좁다. 그 안에서 많으면 3번 이상 교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플레이 밀도 상, 한 번의 교전이 너무 오래 걸리면 제삼자 팀이 난입해 어부지리를 취하는 상황이 펼쳐지기 쉽고 정작 파밍 시간은 부족해진다. 익스트랙션 슈터에서는 유쾌하지 못할 경험이다.
이를 고려해 개발진은 TTK(캐릭터 하나를 처치하는 데 드는 평균적 시간)를 너무 길지 않게 설정했다. <마라톤>의 TTK는 선제공격을 당할 경우, 어떤 식으로든 즉각 반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수준으로 꽤 '아슬아슬'하다. 초기 대응에서 무언가 실수한다면, 제대로 된 반격 기회 없이 죽을 확률이 높다(UESC 로봇들 때문에 도주도 쉽지 않다).
교전 시간을 되도록 짧게 하겠다는 디자인 의도는 회복 아이템 사용 방식에서도 확인된다. <마라톤>의 체력은 실드 체력과 본체 체력으로 나뉜다. 실드 복구 아이템은 사용이 빠르지만 실제 회복이 완료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본체 체력 복구 아이템은 사용 애니메이션부터 이미 긴 편이다.
▶ 실드 충전은 애니메이션이 빠를 뿐 즉시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선공만으로 즉시 승패가 갈리는 구조는 물론 아니다. 잠깐 숨을 돌릴 틈은 있기에 반격을 도모하면 된다. 이때 의체별 고유 스킬, 보유 중인 장비 및 소모성 아이템, 다양한 맵 기믹 등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여러 가지여서 그 패턴이 일률적이지도 않다. 곳곳에 은 엄폐 지형과 우회로가 배치된 맵 구조 역시 이러한 구도를 만들어 주는 필수 요소다.
사망 시 패널티와 심적 타격이 유독 큰 익스트랙션 장르에서, 적 공격에 대응할 틈도 없이 무력하게 사망하고 마는 상황은 플레이 동기를 대폭 깎아버리는 요소로 통한다. 설령 죽더라도 대응할 여지가 충분한 <마라톤>의 전투는 그런 치명적 사기 저하를 막아 주는 좋은 장치다.
전투 템포를 조절하는 TTK 외의 추가적 요소들에 대해서도 언급할 만하다. <마라톤>의 의체는 달리거나 근접 공격을 가할 때 열이 발생하며, 이 열이 한계치까지 오르면 행동이 크게 둔해진다. 따라서 맵 반대편에서 교전을 벌이고 있는 다른 팀을 설령 인지하더라도 아주 빠르게 접근할 수는 없어, 앞서 언급했던 '제3자 개입' 상황이 상당히 억제된다.
발열 개념은 근접 전투에서도 일종의 억제기로 작용한다. PvP 슈터에서 화려한 움직임으로 적을 피하고 교란하는 '무빙' 개념은 양날의 검이다. 없으면 교전의 재미가 떨어지지만, 너무 과하면 무빙에 통달한 유저들이 게임의 다른 여러 요소를 무의미하게 할 정도로 강력한 우위를 점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발열 시스템은 이런 현상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다.
맵을 가득 채우는 UESC 로봇들도 게임의 전략성을 키우는 숨은 공신이다. 꽤 위협적인 지능, 화력, 체력으로 무장한 이들 로봇은 무시하기엔 너무 강하고, 그렇다고 적극적 교전을 벌이기에는 자원 소모와 위치 발각 가능성이 너무 크다. 이들 때문에도 유저들은 무작정 맵을 가로지를 수 없으며, 더 치밀한 동선을 짜게 된다.
▶ 로봇들은 그냥 생긴 것부터 무섭다.
# 만족감 높은 성장
잘 알려진 것처럼, 번지는 <마라톤> 이전에 루트 슈터 장르의 대표작인 <데스티니>를 오랜 기간 개발 및 운영했다. 루트 슈터와 비슷하게 RPG적 성장 요소가 두드러지는 익스트랙션은 처음부터 개발진의 기존 경험을 녹여낼 여지가 더 많은 장르였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마라톤>은 루트 슈터의 그것과 유사하게 촘촘하고 폭넓은 성장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한 계단씩 오를 때마다 눈에 띄는 변화와 개선을 통해 확실한 성장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가령 '열용량'을 업그레이드하면 전투에서 유저의 선택지가 큰 폭으로 늘어난다. 이런 만족감은 장르적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견인해 주는 강력한 플레이 동기가 되어준다.
다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마라톤>의 성장 시스템이 경쟁작들에 비해 아주 특이한 구조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반영구적 업그레이드와 고급 아이템 획득으로 조금씩 강해지고, 강해진 만큼 더 상위 맵에 도전하는 기본 구조는 다른 익스트랙션 작품들과 거의 유사하다.
▶ 퀘스트를 통한 성장은 게임플레이를 유의미하게 개선해 준다.
하지만 디테일한 성장 내용에서는 RPG적 재미를 선사한다는 것이 <마라톤>의 매력이다. 이것은 <마라톤>이 '히어로 슈터'의 문법을 차용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게임에는 탐색, 치료, 보호, 파괴, 정찰 역할이 구분되는 의체(클래스)들이 존재한다. 그 조합에 따라 스쿼드의 전력과 플레이가 전혀 달라질 정도로 중요한 시스템이다.
이러한 역할 구분 개념이 익스트랙션의 아이템 체계를 만나면서, 유저 각자의 게임플레이 스타일을 확장 및 강화할 수 있는 RPG적 토대가 마련된다. 예를 들어, 연막 발생 및 은신 스킬셋을 지닌 암살자는, 연막 안에서 특별한 효과를 발휘하는 '주입물', 강력한 한 방이 있는 무기 등을 갖춤으로써 암살자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런 재미는 클래스별 전용 '코어' 아이템에서 더욱더 두드러진다. 코어는 클래스 특성에 어울리는 새로운 패시브를 부여함으로써 게임플레이 자체를 바꿔주는 역할이다. 예를 들어, 가만히 있는 동안 은신이 유지되는 코어(암살자), 아군에게 치유 드론을 붙여주면 아군의 상태이상이 전부 사라지는 코어(응급구조사) 등을 착용하면 역할 수행에 새로운 층위가 열리게 된다.
▶ 응급구조사는 원거리에서 아군을 부활시킬 수 있다.
# 그런데 왜 더 많이 하지 않을까
이렇듯 <마라톤>은 스릴 넘치면서도 전략적인 전투, 자기만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는 RPG적 성장 요소를 통해 꽤 중독적인 게임플레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중독성은 익스트랙션 장르의 고질적 '의욕 상실' 문제를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요소다. 그렇다면 왜 정작 <마라톤>은 현재 지속적인 유저 하락에 고전 중인 것일까?
가장 직관적으로 인지되는 첫 번째 문제는 다름 아닌 게임의 난해함이다. <마라톤>에는 익숙한 듯하면서도 독창적인 요소가 많이 차용되었기에, 장르 팬이라 하더라도 낯설게 느낄 만한 지점이 많다. 문제는 이것 대부분이 게임을 온전히 즐기는 데 있어 상당히 필수적 지식인 반면, 인게임 UI나 UX 상에서 잘 안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임의 무기 등급 시스템이 대표적 예시다. 대부분의 익스트랙션(혹은 루트 슈터) 게임에서 무기의 등급은 그 자체적 성능이나 유형에 따라 나뉜다. 그러나 <마라톤>의 무기 등급은 무기에 부착된 부착물의 가치에 따라 가변적이다. 예를 들어, '강화' 등급이었던 무기에서 부착물을 모두 떼면 등급이 '표준'으로 떨어진다는 얘기다.
▶ 총기의 등급은 부착물에 의해 결정된다.
이 시스템은 인게임 파밍의 효율은 물론 로드아웃을 꾸리는 데 있어 몰라서는 안 될 아주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지식이다. 그러나 게임플레이만으로는 잘 학습되지 않는다. 물론 무기에 부착물을 붙이거나 떼는 시도를 하다 보면 무난히 깨달을 수는 있다. 그러나 가뜩이나 익힐 것이 많아서 그만큼 스트레스도 높은 '초기 게임플레이' 경험을 훼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기 힘들다.
익스트랙션의 복잡한 장르 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가 현재로서는 더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비록 <아크 레이더스>와 같은 흥행 사례가 최근 발생하기는 했으나, 아직 익스트랙션은(이제는 짧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장르라고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다.
이렇게 난해함, 불친절, 장르적 난이도와 같은 요소들이 서로 맞물리면서, 초보 유저의 이탈이 발생하는 중이다. 온라인상에서는 게임을 같이 플레이할 친구들을 구하거나, 이미 진입한 친구들을 붙잡기가 어렵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물론 혼자 플레이하는 것이 불가능한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 '희망편' 엔딩은 잘 나오지 않는다.
# 친구 없으면 하지 마?
<마라톤>의 전투 디자인은 팀워크를 상정하고 있으며, 익스트랙션의 효율, 게임 난이도, 재미 등 핵심 요소에서 팀플레이의 경험이 솔로 플레이에 비해 월등하다는 것이 유저들의 여론이다. 그래서 대다수 유저들이 팀플레이를 더 많이 즐기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랜덤 매칭된 팀과 사전에 형성된 팀 사이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팀워크 격차를 회피하거나 완화하는 시스템이 없다는 사실은 동일 장르, 인접 장르 경쟁작들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편집자 주: 솔로 플레이 모드 매칭과 관련해 잘못된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부득이하게 일부 내용을 정정했습니다.)
'사전 형성 팀'과 '랜덤 매칭 팀' 간의 불균형 문제는 사실 PvP 슈터 전반의 오래된 고민이다. 사전 형성된 팀은 디스코드 등을 사용해 보이스 협동이 가능한 경우가 많을뿐더러 기존에 합을 맞추던 사이인 경우가 많아 팀워크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그래서 많은 팀 단위 PvP 게임들이 두 유형의 스쿼드를 확률적, 혹은 절대적으로 분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뒀다.
▶ 다같이 쓰러지면, 일단 매칭 시스템을 탓하고 본다. 사실은 근본적 실력 문제일 때도 많다.
그러나 <마라톤>에는 현재 이런 구분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랜덤 매칭 팀은 게임 투입 전 팀원들과 조합을 협의할 수도 없는 구조다. 매칭을 시작하기 전 캐릭터를 미리 선택하는 시스템이기 때문. 결과적으로 같은 캐릭터 2~3명으로 구성된 팀에서 플레이하게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잦다. 조합을 갖춰 들어오는 사전 형성 팀과는 출발선부터 달라지는 셈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달 말 공개된 엔드 콘텐츠 '냉동 보관소'는 현재로서 게임의 인기를 부스트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듯하다. 냉동 보관소는 장비 구성의 가치가 최소 5,000 크레딧을 넘겨야 할 정도로 높은 스펙을 요구하며, 그 안에서 강력한 UESC 로봇 및 고스펙으로 무장한 다른 팀과 싸우는 최상위 콘텐츠다. 주말에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주중에 준비를 미리 해둔 뒤 주말에 도전하게 된다.
UESC 로봇을 쓰러뜨려 다음 보안 단계로 가는 키를 얻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3단계부터 탈출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높은 확률로 다른 팀과 교전하게 되는 구조다. 고급 장비로 무장한 베테랑끼리의 전투이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팀워크의 중요도가 높다. 스쿼드 간 격차가 더 아프게 다가올 수 있는 지점이다.
▶ 계속 하고 싶은 게임이 될 수 있을까?
# 조금만 더 친절했더라면
<마라톤>은 높은 스트레스와 허탈감이라는 익스트랙션 장르의 최대 약점을, 잘 짜인 협동 전투와 역할 강화의 쾌감으로 상쇄하는 작품이다. 오랜 기간 슈터를 만들면서 갈고 닦아온 개발진의 노련함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실천하기 어려웠을 만한 방식이다.
다만 조금 더 유저들의 입장에서 플레이 경험을 생각하는 '한끝'의 디테일은 조금 부족했던 듯하다. 유저들이 마찰 없이 게임에 진입하여 잔류할 수 있도록 돕는 배려의 장치들이 함께 갖춰졌더라면, 게임의 인기 역시 지금과는 다른 추이를 보였을지도 모른다. 게임에 들어간 노력과 높은 잠재력을 생각할 때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번지가 유저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6일에 시작될 시즌2에서는 시즌1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했던 듀오 모드를 다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듀오 모드의 경우 랜덤 매칭이 불가능해 유저 반응이 엇갈렸던 바 있다.
영미권에서는 게임플레이 방법을 세세히 알려주지 않는 하드코어 게임을 두고 흔히 '유저의 손을 잡아주지 않는다'고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많은 유저들이 이런 게임 디자인에 호의적이다. 그러나 유저 풀의 크기가 곧 게임플레이의 품질에 직결되는 온라인 슈터에서라면, 장기적 생존을 위해서 아무래도 유저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 필요가 있을 듯하다.
가마괴 (리뷰어)
가마괴는 까마귀의 옛말입니다. 반짝이는 걸 좋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