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大로그라이크 시대다. <뱀서>, <하데스>, <슬더스>, <발라트로> 등 메가히트 게임들이 일종의 '원형'(origin)의 역할을 하면서,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이 쏟아지는 현상을 긴 시간 목격해왔다.
하지만 이 장르엔 강렬한 재미가 있는 동시에, 어떤 허망한 감정도 함께 공존한다. '런'(도전)을 성공하거나 깬다고 해서 뭔가가 굉장히 달라지는 일은 잘 벌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히 로그라이'크'냐 '트'냐, 누적성장의 여부만 놓고 하는 말이 아니다. 다음 런을 이어가야 할 동기부여가 있긴 해도 약한 게임들이 많기 때문에, 특정 빌드의 고점을 보고 나면 그 게임을 떠나게 되는 일이 잦다.

그런 의미에서, 출시 전에 미리 만나본 <드래곤 퀘스트 스매시 그로우>는 조금 독특한 혼합물이라 느껴졌다.
스테이지 형태의 짧은 '로그라이크' 도전들이, 일본 모바일게임 특유의 꽤 긴 호흡의 성장과 연결됐다. "이 장비 조금만 더, 이 캐릭터 세팅만 조금 더" 하다 보면 어느새 다음 목표를 또 바라보고 있다.
만약 당신이 오래 즐기기 좋은 로그라이트 RPG를 찾고 있다면, <드래곤 퀘스트 스매시 그로우>를 한 번 맛보시라 권하고 싶다. 이 게임이 입맛에 맞는 분도 분명 계실 것이다./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 정식 출시 직전의 빌드를 공유 받아 쓴 기사입니다. 재화 지급량, BM, 일부 콘텐츠 접근 권한 등이 정식 출시 버전과 다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확실한 <드퀘>의 향취
일단, 게임을 켜면 가장 먼저 플레이어를 맞이해주는 건, <드래곤 퀘스트> 특유의 그림체와 음악이다.
<드퀘>가 좋아서 이 게임은 어떤지 한 번 와보신 분들도, <드퀘> 넘버링 타이틀을 안 해보신 분들도, 이게 <드퀘> 맛이지 하는 건 바로 느끼실 수 있을 정도다.
이번 <스매시 그로우>는 턴제 배틀 요소가 전혀 없는 로그라이크 액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음악 때문에 넘버링 타이틀을 즐기던 때의 기억이 떠오를 정도였으니 말이다.
▲ 입장 대기 화면만 봐도 느껴지듯 <드퀘> 맛을 내려고 노력한 게 많이 보인다. 왼손, 오른손 모드를 구분해 제공해준 배려도 좋았다.
▲ 메인 플레이어블 캐릭터의 외모와 음성을 디테일하게 정하고 시작한다. '메인'이라고 말하는 것에서 눈치채셨을 텐데, 게임 진행 과정에서 플레이 가능한 동료도 늘어나는 구조다.
▲ 스토리 진행 역시 <드퀘> 스타일이다. '여신'의 도움과 함께 여러 마을을 돌며 위기에 빠진 세계를 구해야 한다는 맥락은 동일하다.
이번 작품의 특징이라고 하면, 사진 좌측에 보이는 고대기술로 만들어진 로봇 '동글'이 주인공 옆에서 함께 한다는 것, '유물'이나 정보를 모아 여신의 서를 채워나간다는 것이 있겠다.
# 로그라이크 그리고 원하는 방향으로의 성장


전투의 진행은 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직관적이다.
플레이어가 이동을 잠시 멈춘 동안에 공격 범위 안에 적이 있으면 자동으로 기본 공격이 나가는 방식이며, 게이지가 채워지면 필살기도 사용한다.
이때 필살기로 적을 '처치'하면 스매시가 발동하며, 더 많은 경험치를 떨어트리는 구조다. 쉽게 말해 더 빠르게 다음 로그라이크 선택지를 만날 수 있게 된다.
불을 던지는 '메라 돌팔매'나 플레이어 주변에 맴도는 공격 등 일부 로그라이크 스킬은 '멈춰 있지 않은' 동안에도 공격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준다.
▲ <궁수의 전설 2>
개인적으로 이번 <드퀘 스매시 그로우>를 하면서, 가장 많이 떠올랐던 작품은 <궁수의 전설 2>였다. 보스까지 나아가는 구조의 스테이지 구성, 그 안에서 스킬을 선택하는 방식 등 큰 '틀' 자체가 비슷한 편이기 때문이다.
다만, <드퀘 스매시 그로우> 쪽은 몇 가지 '확정' 요소들로 전투를 통제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무기'와 '직업'이다.
위에 보이는 장면은 화염 속성의 검을 쓸 때의 필살기 연출이다. '무기'마다 필살기나 기본 공격이 다른 것을 먼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검, 클로, 부메랑, 창, 채찍, 지팡이 등의 무기가 있고, 각각 기본 공격의 범위나 모션도 다르다.
재밌는 점은 2성 이상의 '무기'에는 '깜짝 모험 스킬'이라는 '스킬'이 부여되어 있는데, 쉽게 말해 로그라이크 선택지를 만나기 전에, 도전의 시작부터 특정 스킬을 들고 갈 수 있게 해주는 요소다.
2성 무기는 '메라 돌팔매'(원거리 자동 파이어볼)나 '바기 볼'(주변을 도는 바람 구체)처럼 로그라이크 선지로 보던 스킬이 있다면, 3성 무기엔 무기 고유의 스킬이 있다는 차이가 있다.(조합이나 활용에 따라선 2성이 더 나을 때도 있다)

<드퀘 스매시 그로우>는 총 3명의 캐릭터를 데리고 나가, 전투 중 언제든 교체하며 싸울 수 있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한 캐릭터가 사망해도 이어갈 수 있으니, 목숨이 3개가 있다고 봐도 좋다.
앞서 설명한, 도전이 시작될 때 들고 가는 '무기 스킬'은 캐릭터 3개에 모두 적용된다. 바꿔 말하면 총 3개의 스킬은 쥐고 시작하는 꼴이다.
여기에 '전직'이라는 요소까지 더해지면서, 성장 방향성까지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직업 특성 및 패널 강화로도 스탯을 올리게 되며, 전투에서 꽤 유용하게 적용되는 특성들도 있기 때문에, 전략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기자가 플레이한 사전 빌드 기준, 직업은 전사, 마법사, 승려, 무투가, 도적 5가지가 존재했다. 체력 회복이 포함된 '승려'가 특히 활용도가 높다는 인상이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 '메모리'다. 적을 쓰러트리면서 도전을 완료하면 얻는 '메모리 디스크'가 있는데, 한 캐릭터에 최대 3개까지 코스트에 맞춰 장착할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을 길게 소개하는 이유는, '장기적인 성장 목표'가 뚜렷한 게임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무기와 장비를 강화해나가고, 직업 레벨을 올리며 패널도 찍고, 메모리를 모으고 합성하며 더 '강한 파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스토리가 포함된 일반 도전 외에도 각종 이벤트 모드들도 함께 있는데, 특정 모드에서 몇 점을 달성해야 다음 메인 스테이지가 해금되는 등의 조건도 마주하게 되어 있어, 성장 빌드를 고민하며 깎아나가는 과정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 앞으로 어떤 점을 주목해야 할까
위의 영상은 티저 공개 당시의 모습이라서, 현재의 게임 속 모습과 조금 다른 지점들이 있다는 것만 알아주시길 부탁드린다.
세상에 완벽한 게임은 없기 때문에, <드퀘 스매시 그로우>도 장점만 있진 않았다. 가령 UI/UX는 일부 개선이 필요해보이는 지점들이 있었던 편이다.
그래도 고무적인 점은, 라이브 서비스 과정에서 충분히 개선 가능한 정도의 인터페이스 및 경험이라는 것이다.
한편, 눈썰미가 좋은 분들은 앞서 첨부한 여러 스크린샷 중에 하단에 'AUTO'가 있는 것도 보셨을 텐데, 이 게임은 '자동 전투'도 함께 지원한다.
장기적인 성장 호흡이 꽤 길게 주어지는 만큼, 유저 피로감을 덜어주기 위해선 꼭 필요한 '자동 전투'였다고 본다. 실제로 플레이 과정에서 꽤 유용하게 쓰인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손이 꽤 바빠지는' 모드나 스테이지도 있다.
일단 적이 쏘는 탄막이나, 공격 패턴을 피하는 것 자체는 '자동 전투'가 오히려 더 세밀하게 챙겨주는 측면도 있으나, 언제 어떻게 딜을 넣는 게 더 유리할 것인지 설계하는 것은 플레이어가 하는 쪽이 더 나을 때도 가끔씩 있기 때문이다.
모드를 특정해 말할 수는 없지만, 보스가 넓은 범위의 폭발을 예고하는 모션을 보여주고 이때 일정량 이상 딜을 넣어서 패턴을 무효화 시켜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자동 전투로 대응하면 예고 동작 이후 피하기만 할 때도 있었다.
이런 특수한 경우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스테이지는, 파티 및 캐릭터를 얼마나 잘 성장시켜왔고 로그라이크 선택지가 얼마나 해당 스테이지 공략에 맞게 잘 나와줬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게 됐다.

<드래곤 퀘스트 스매시 그로우>는 일본 모바일게임 특유의 긴 호흡의 성장과 최근 로그라이크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짧은 단위의 변수 창출 경험을 잘 섞은 게임이다.
아무래도 무기, 장비, 전직 패널, 메모리 획등 등 '성장'으로 모든 요소들이 정렬되어 있는 만큼, 라이브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도 이 장기적인 성장 경험을 얼마나 잘 조절해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드퀘>를 좋아했던 분이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장비, 캐릭터, 파티를 하나씩 채워나가는 경험을 하고 싶은 분이라면, <드래곤 퀘스트 스매시 그로우>를 한 번 해보셔도 좋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