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게임 사업 쪽에서 조금 색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미취학 아동들을 위한 게이밍 앱 '넷플릭스 놀이터'(플레이그라운드)를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이번 도전은 넷플릭스 게임즈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강점을 다른 트랙으로 확장 적용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코어 게이머들의 관심이나 게임과 연결 짓기 좋은 IP를 통한 유입에 기반을 두고 있던 기존 넷플릭스 게임 사업 방향에서, 아이들도 '과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것이다.
흥행 가능성에 대해선 더 긴 시간 이 사업 방향성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꽤 의미 있는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몇 가지 결정적인 이유들이 있기 때문이다./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 올해 안에 이 아동용 게이밍 앱에 추가할 예정이라 밝힌 IP 중엔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있다.
# 왜 아동용 게임을?
지난 몇 년간 넷플릭스는, 영상 시청을 하는 기존 구독 계정만 있으면 '광고 및 추가 결제가 없는' 형태의 게임 서비스를 다양한 타이틀로 제공해왔다. (기존 구독 요금에 게임 서비스 비용도 포함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게이머들에겐 Xbox 게임 패스와 유사한 형태라고 설명하는 게, 이해가 빠를 것 같다.
<하데스>, <브레이드>, <모뉴먼트 밸리> 등 명작 인디게임도 있었고(서비스 타이틀은 계약 기간 등에 따라 교체되기도 했다), <기묘한 이야기>나 <오징어 게임>처럼 넷플릭스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도 있었다.
100개 이상의 타이틀을 선보인 가운데, 압도적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게임은 역시 <GTA 트릴로지>였다.
▲ 넷플릭스 게임즈 버전의 <하데스>
▲ 꽤 괜찮은 게임성을 보여줬던 <기묘한 이야기: 1984>
▲ 가장 좋은 성과를 낸 타이틀은 <GTA 트릴로지>였다.
넷플릭스 게임즈가 그동안 집중해온 방향성에선, 크게 3가지 맥락을 집중할 만하다.
▶ 성인 코어 게이머들을 타깃으로 한 타이틀이 많았고
▶ (인수한 자회사의 자체 개발 타이틀이나, 스팀에도 나온 타이틀이 드물게 있었지만) 처음부터 모바일로 개발된 게임 또는 모바일 포팅 버전을 선보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 기존 구독 계정으로 '과금과 광고가 없는' 게임 플레이를 제공했다.

기존 구독 외에 추가 비용 부담이 전혀 없다는 것은 엄청난 강점이지만, 냉정하게 말해 게임 씬에서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못했었다.
당장 위에 언급한 대표 타이틀들만 봐도 알 수 있다. 모바일로 "할 수 있다"는 것과 "해야만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GTA 트릴로지>는 <GTA> 시리즈의 인기의 힘 덕에 흥행에 성공한 것이라 봐야 한다. AAA 게임이나 큰 규모의 게임을 모바일로 잘 포팅한 사례는, 넷플릭스 게임즈 서비스 목록 안에서도, 게임 씬 전체에서도 드문 사례인 것도 한몫을 했다.
그러나 <하데스> 같은 명작 인디 타이틀은 어떠한가. 당장 기자만 해도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주로 즐기는 편이다. 또한 <브레이드> 같은 게임은 코어 게이머라면 이미 과거에 즐겼을 가능성이 높은 타이틀이다.
다시 말해 성인 코어 게이머는 모바일 접근성 또는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 하나만으로는, 아주 강한 매력을 느끼지는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더 중요한 건 퀄리티나 재미니까 말이다.

넷플릭스 자체 IP를 활용한 사례는 어땠을까. 앞서 소개한 <기묘한 이야기> 게임의 경우 희망편이었지만, 그렇지 못한 사례도 많았다.
<오징어 게임> 흥행 당시 나온 게임 <오징어 게임: 언리쉬드>가, 영상 매체에서의 인기에 비해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도, 게이머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정도의 결과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반면,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에선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복잡하거나 규모가 큰 게임에 굳이 집착할 이유도 없어지고, 이전에 흥행한 인기 게임과의 계약에 의존할 이유도 없다.
넷플릭스 게임즈가 기존에 가진 강점인 ▶ '보유하고 있는 IP가 많다'는 점 ▶ '추가 비용 부담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굉장히 큰 매력이 되는 고객층이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모바일게임을 쥐어주기 어려운 수많은 이유 중 하나가, '아이가 금전 감각 없이 결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이번 '넷플릭스 놀이터'는 확실한 안전장치 하나는 달아두고 시작하는 셈이다.
# <케데헌> 등장 시점을 지켜봐야 한다
'넷플릭스 놀이터' 앱은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필리핀, 뉴질랜드에서 이용 가능한 상태로, 오는 4월 28일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 구글플레이 스토어 검색 기준 현재는 이렇게 안내가 되고 있지만, 곧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토어 페이지는 이미 마련된 상황이다.
글로벌 출시 시점에서 선보일 IP들은 <닥터 수스의 빨간 물고기, 파란 물고기>, <닥터 수스의 호튼!>, <우당탕탕 공룡들>, <세서미 스트리트>, <페파 피그> 등이다.
어른들 입장에서야 큰 흥미가 생기지 않을 수 있어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미취학 아동들 기준으로는 꽤 영향력이 있는 IP들이다.


기자가 이 앱을 소개하는 기사를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지점은, 2026년 연내에 추가될 것이라 예고된 IP들 때문이다.
<개비의 인형의 집>, <파자마 삼총사> 등도 있지만, 핵심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마이 리틀 포니> 쪽이다.
넷플릭스 게임즈가 <케데헌> 게임을 언젠가 낼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아동용 게이밍 앱을 선보이며 그 안에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케데헌>이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들에게 그리고 성인들에게까지도 얼마나 많은 인기를 끌었는지에 대해선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오징어 게임> 공식 게임 때 다소 아쉬움이 남았던 경험과 달리, 이번 <케이팝 데몬 헌터스> 공식 게임에선 IP 팬들도 (대상이 어린 아이들일지라도) 게이머들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주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