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사들의 압박으로 스팀에서 대거 퇴출됐던 성인 게임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주요 결제 인프라 기업들의 금융 배제(Debanking)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FTC 앤드류 퍼거슨 위원장은 지난 3월 26일(현지시간) 마스터카드, 비자, 페이팔, 스트라이프 CEO에게 공식 경고 서한을 발송했다. 퍼거슨 위원장은 서한에서 결제 기업들이 이용약관이나 소비자의 합리적 기대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한할 경우 FTC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조사와 제재가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관련 보도자료를 공유하며 금융 인프라 기업들의 자의적인 서비스 제한 관행에 엄중히 대처하겠다는 뜻을 재차 분명히 했다.

▶ "서비스 약관이나 소비자의 합리적 기대를 위반하여 고객의 은행 계좌를 차단하는 기업에 대해 주저 없이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출처: 앤드류 퍼거슨 X)
이번 서한의 수신 업체들은 2025년 7월 발생한 게임 플랫폼 '성인 게임 대량 삭제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당시 밸브는 스팀의 배포 가이드라인에 '결제 업체 및 금융기관의 규칙을 위반하는 콘텐츠 게시 금지' 조항을 신설하며 성인 게임들을 대거 퇴출했다. 이는 결제 처리 업체와 은행으로부터 "특정 게임들이 표준을 위반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압박을 받은 결과였다.

▶ 작년 7월 신설된 결제 업체 및 금융기관 규칙 위반 관련 가이드라인. (출처: 스팀웍스)
이에 마스터카드는 "특정 게임을 직접 평가하거나 삭제를 요구한 적 없다"라며 공식적으로 개입 여부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동시에 자사 결제망이 불법 구매에 사용되지 않도록 가맹점에 적절한 통제 조치를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마스터카드의 원칙은 플랫폼 입장에서 실질적인 입점 규제로 작용했다. 규약 위반 시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결제 처리 업체들이 플랫폼에 콘텐츠 삭제를 압박하는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인디 게임 유통 플랫폼인 itch.io 역시 페이팔과 스트라이프 등 결제 업체로부터 유사한 사유로 결제 처리를 거절당하며 서비스 제한을 피하지 못했다.
이러한 정황은 금융 인프라 기업들이 결제 권한을 무기로 플랫폼의 가이드라인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 됐다. FTC의 이번 경고 역시 금융을 통한 콘텐츠 통제 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사태 당시 발표한 마스터카드의 입장문.
한편, FTC의 이번 경고를 성인 게임 창작자들을 위한 직접적인 구제 조치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 서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8월 7일 서명한 정치적 이유에 의한 금융 배제 금지 행정명령을 이행하기 위한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해당 행정명령은 1월 6일 사태 이후 "MAGA"나 "트럼프" 등의 키워드가 포함된 거래를 감시 대상으로 삼았던 사례를 주요 배경으로 명시하고 있다.
다만 FTC의 의도와 무관하게 결제 기업들의 성인 콘텐츠 플랫폼 압박 논란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경고 서한이 실질적인 정책 변화와 규제 집행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출처: FT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