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를 처음 시작했다면 '이것'부터 바꾸세요."
서비스 20주년을 넘긴 장수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는 '고인물들의 게임'이라는 편견을 깨고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의 낡고 불편했던 기억 속 <와우>는 잊어도 좋다. 수많은 확장팩을 거치며 진입 장벽은 눈에 띄게 낮아졌고, 플레이의 부담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한밤' 확장팩에서는 필수 요소로 꼽히며 유저들의 진입을 막았던 외부 '애드온' 기능들을 대거 기본 시스템으로 편입시키는 등 편의성 측면에서 대대적인 혁신을 이루어냈다. 그 덕분인지 최근 <와우>에는 반가운 얼굴의 복귀 유저들은 물론, 게임을 난생처음 접하는 신규 유저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와우>는 누군가에겐 여전히 낯설고 복잡한 게임이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기본 설정'이다. 게임이 처음 제공하는 기본값이 우리가 실제로 플레이할 때 필요한 최적의 환경과는 꽤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제 막 아제로스에 첫 발을 들인 '한밤'의 손님들을 위한 맞춤형 세팅 가이드를 말이다. 어떻게 강해지고 어떤 던전을 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심화 과정이 아니다. 그보다는 쾌적하게 게임을 즐기기 위해 가장 먼저, 그리고 반드시 조정해야 할 '기초 필수 세팅'만을 알기 쉽게 정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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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튜토리얼보다 중요하다! 접속 직후 바꿔야 할 세팅 3가지
이번 '한밤' 확장팩에서는 정말 원하는 대로 서버와 진영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예전에는 서버별로 인구 비율이 달라 이른바 '강세 진영'이 있는 서버에서 시작하는 것을 권장했지만,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 경매장과 장비 제작 등 극히 일부 콘텐츠를 제외하면, 사실상 거의 모든 콘텐츠의 서버와 진영 장벽이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취향껏 마음에 드는 종족과 직업을 선택하면 된다(직업의 성능은 매 시즌 달라지며, 종족 간의 성능 차이는 극히 미미하다). 캐릭터 생성 막바지에 이르면 게임을 시작할 지역을 고를 수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추방자의 해안'에서 시작하길 강력히 추천한다. 비교적 최근 추가된 <와우>의 공식 튜토리얼 구간으로, 처음 입문하는 유저가 게임의 기본기를 익히기에 가장 완벽하게 설계된 곳이다.
▶ 동맹 종족과 죽음의 기사 직업을 제외하면 종족별 시작 지역과 추방자의 해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 추방자의 해안에선 퀘스트 진행부터 기초적인 스킬 시스템에 대한 튜토리얼이 제공된다.
캐릭터가 생성되어 아제로스에 첫발을 내디뎠다면, 본격적인 모험에 앞서 가장 먼저 변경해야 할 필수 설정들이 있다.
첫 번째는 이동 단축키 설정이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일명 '게걸음'이라 불리는 좌우 이동을 Q, E 키로 할지 A, D 키로 할지 선택하게 된다. 본인 취향에 맞게 고른 후, '설정 > 단축키 설정 > 이동키' 탭으로 들어가 '왼쪽으로 돌기'와 '오른쪽으로 돌기'에 배정된 키 자체를 해제해 버리자. 키보드로 시점을 회전하는 기능은 실전에서 거의 쓰이지 않을뿐더러, 이렇게 비워둔 단축키는 추후 부족한 스킬 단축키로 알차게 활용할 수 있다.
▶ 최근에는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WASD' 조작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두 번째는 조작 설정이다. '설정 > 조작 설정' 메뉴에서 '자동 전리품 획득'을 활성화하고, 하단의 시점 전환 방식은 '시점 고정'으로 변경해 두자. 자동 획득 기능을 켜두면 적 처치 후 일일이 전리품을 클릭할 필요 없이 한 번에 모든 아이템을 쓸어 담을 수 있어 피로도가 크게 줄어든다. 또한, 캐릭터의 움직임에 따라 시점이 휙휙 돌아가면 멀미를 유발하기 쉬우므로, 마우스 우클릭을 통해 원할 때만 직접 화면을 돌릴 수 있도록 시점을 고정해 두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부분은 적들의 머리 위에 표시되는 체력바, 즉 '이름표' 기능이다. '설정 > 이름표' 탭에서 '항상 이름표 표시'를 활성화해 두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이 옵션이 꺼져 있으면 대상을 직접 클릭해야만 체력이 나타나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상황 파악이 매우 어렵다. 반면 이름표가 항상 켜져 있으면 주변 적들의 남은 체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적의 몸통 대신 이름표를 클릭해 대상을 쉽고 정확하게 지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따라온다.
이 밖의 다른 조작 기능들은 최근 MMORPG 트렌드에 맞게 기본값이 잘 잡혀 있으므로 천천히 입맛에 맞게 다듬어가면 된다. 다만 위에서 짚어본 항목들은 클릭 몇 번만으로도 게임 플레이의 쾌적함이 극명하게 달라지는 핵심 설정인 만큼, 본격적인 퀘스트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적용해 두길 바란다.
▶ 매 캐릭터마다 변경해줘야 하는 자동 전리품 획득 기능.
▶ 항상 이름표 표시 기능을 활성화하면 모든 대상의 체력바를 확인할 수 있다.
# 빠르고 직관적인 조작을 위한 단축키 재배치
현재 <와우>의 기본 설정에서 가장 직관적인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이 단축키다. 기자가 이번 가이드를 준비하게 된 핵심적인 계기이기도 하다.
<와우>의 기본 전투 단축키는 숫자 1번부터 '=' 기호까지 총 12개의 키가 일렬로 배정되어 있다. 한 번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캐릭터를 조작하느라 왼손은 'WASD' 위에, 오른손은 마우스 위에 올려둔 상태에서 숫자 6번 너머의 멀리 있는 키들을 긴박한 전투 중에 대체 어떻게 누를 수 있단 말인가. 빠르고 직관적인 조작을 위해서는 키보드 좌측으로 단축키를 오밀조밀하게 모아두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키 설정은 전적으로 개인 취향의 영역이지만, 가급적이면 이동키인 'WASD' 주변에 위치한 12개의 키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앞서 조작 설정에서 '왼쪽으로 돌기'와 '오른쪽으로 돌기' 기능을 해제했다면, 해당 위치의 빈 키를 포함해 손이 쉽게 닿는 곳들을 모두 스킬 단축키로 돌릴 수 있다. 특히 전문화별 핵심 스킬은 전투 내내 가장 자주, 그리고 빠르게 눌러야 하므로 손가락의 이동 동선이 가장 짧은 곳에 배치해야 한다.
▶ 기자가 현재 사용 중인 키세팅. 초록색 키는 핵심 단축키, 노란색 키는 추가 단축키, 파란색 키는 인터페이스 단축키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기자의 키세팅은 첨부된 이미지와 같다. 우선 초록색으로 칠해진 영역을 전투를 위한 핵심 단축키로 사용한다. 소위 '필러 스킬'이라 불리는 가장 사용 빈도가 높은 기본 공격기들은 Q, E, R 키에 둔다. 이어서 1~5번 키에는 상황에 맞춰 써야 하는 스킬들을, Z, X, C, V 키에는 이동기나 생존기를 배치했다. 이렇게 자신만의 확고한 규칙을 세워두면, 훗날 다른 직업의 부캐릭터를 육성할 때도 동일한 감각으로 금방 적응할 수 있다.
물론 이번 '한밤' 확장팩에서 대대적인 특성 개편이 이루어지며 유저가 직접 눌러야 할 스킬의 가짓수가 제법 줄어들긴 했다. 과거에 비하면 단축키 창이 한결 가벼워졌지만, 그럼에도 12개의 기본 창 하나만으로는 모든 스킬을 담아내기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설정 > 행동 단축바' 탭에서 '추가 행동 단축바' 옵션을 넉넉히 활성화해 스킬 창을 늘려두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렇게 늘어난 추가 단축바에는 두 가지 키를 조합한 단축키를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와우>는 Ctrl, Shift, Alt 키와의 동시 입력을 지원하므로, Shift+Q나 Ctrl+E처럼 기존 키에 조합 키를 더해 단축키를 무한정 확장할 수 있다. 기자의 경우 Shift 키와 초록색 키를 조합해서 활용하고 있고, 전투 중이 아닐 때 종종 사용하는 스킬과 아이템을 노란색 키에 배치해둔다.
여기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숫자 1번 왼쪽에 있는 ` 키의 활용도다. 기자는 이 키에 직업별 '차단' 스킬을 고정으로 배치한다. 적의 치명적인 스킬 시전을 끊는 차단은 <와우>의 모든 던전 및 레이드 공략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시전을 끊을 수 있는 찰나의 순간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려면, 가장 손이 뻗기 편한 위치에 차단기를 두는 것이 현명하다.
▶ 방어, 공격 전담 전문화는 모두 고유의 차단기를 가지고 있다. 중요한 스킬이므로 빠르게 손이 닿을 수 있는 단축키에 두길 권한다.
지금까지 설명한 전투 관련 키들만큼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인터페이스 조작을 위한 단축키도 본인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덮어씌우는 편이 좋다. <와우>는 오늘날의 MMORPG 문법이 완전히 정립되기 전에 출시된 탓에, B키(가방 열기)나 L키(퀘스트 목록) 같은 기본 UI 단축키들이 최신 게임들에 익숙한 유저들의 손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이미지의 파란색 영역은 기자가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의 보편적인 단축키 배열과 비슷하게 조정한 결과물이니, 필요하다면 참고하여 입맛에 맞게 수정해 보길 바란다.
▶ 부캐릭터 육성 중 사용 중인 키세팅. 자신만의 설정 규칙을 둔다면 다른 캐릭터를 플레이 할때도 어렵지 않게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 이것만 켜면 준비 끝! 애드온 부럽지 않은 신규 기능 세팅
앞서 언급했듯 이번 확장팩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거의 모든 유저가 필수로 사용하던 외부 애드온들을 게임의 기본 기능으로 품었다는 점이다. 물론 오랜 기간 애드온에 익숙해진 기존 유저들의 눈높이에는 세밀한 커스터마이징 측면에서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막 아제로스에 도착한 신규 유저라면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기본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모든 엔드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진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신규 편의 기능들을 내 입맛에 맞게 다루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편집 모드'를 열어 화면 레이아웃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ESC > 게임 메뉴 > 편집 모드'로 진입하면 화면 내 모든 UI의 크기와 위치를 드래그하여 자유롭게 옮길 수 있으며, 나에게 필요한 신규 기능 창을 간편하게 켜고 끄는 작업도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 편집 모드를 사용해 편하게 UI를 배치하는 게 좋다.
본격적으로 애드온을 대체하는 알짜배기 기능들은 '설정 > 게임 플레이 개선' 탭에 모여 있다. 이 중에서 신규 유저가 반드시 활성화해야 할 세 가지 핵심 기능은 '피해량 측정기'와 '우두머리 경고', 그리고 '재사용 대기시간 관리자'다.
우선 피해량 측정기는 기존 유저들 사이에서 '미터기'라 불리는 'Details!' 애드온것과 완벽히 동일한 역할을 수행한다. 기본적으로는 전투 중 자신과 파티원들이 입힌 피해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데 쓰이지만, 탭 전환을 통해 아군의 치유량이나 차단 성공 횟수 등 세밀한 전투 기여도까지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 이번 한밤 확장팩에선 미터기 애드온이 기본 기능으로 탑재됐다. 성능이 살짝 애매하지만, 그래도 기존 애드온과 비슷한 기능을 제공한다.
우두머리 경고 기능은 던전과 레이드 공략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던 필수 애드온 'DBM'을 완벽하게 대체한다. 보스 몬스터가 현재 어떤 치명적인 패턴을 시전하는지, 그리고 다음에는 어떤 공격이 이어질지를 타임라인 형태로 미리 경고해 준다.
특히 경고 문구 옆에 표시되는 직관적인 아이콘을 통해 해당 공격이 누구를 노리고 있는지, 피해야 하는지 뭉쳐야 하는지 등의 대처법까지 알려주므로 본격적인 던전 진입 전에 무조건 켜두어야 할 1순위 기능이다.
▶ 기존 'DBM' 류 애드온을 대체하는 우두머리 경고 기능. 노란색은 패턴의 중요도를 알려주는 경고, 빨간색은 패턴의 대처법을 알려주는 아이콘이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재사용 대기시간 관리자는 유저가 설정한 스킬들의 남은 쿨타임과 활성화 상태를 캐릭터 화면 중앙에 직관적으로 띄워주는 기능이다. 가장 핵심적인 스킬을 제때 굴릴 수 있는지 한눈에 파악하게 해주어 전투력을 끌어올리는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다만 어떤 스킬을 화면에 띄워두고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려운 신규 유저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게임 내에서 기본 설정값을 제공하긴 하지만, 실전 전투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 어느 정도의 개인 튜닝이 필수적이다.
▶ 왼쪽이 기본으로 제공되는 초심자 설정, 오른쪽이 기자가 설정한 설정. 큰 차이는 없으나, 실제 플레이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설정이 필요하다.
원활한 세팅을 위해 몇 가지 팁을 덧붙이자면, 우선 '주문' 탭의 핵심 능력 구역에는 본인 역할군의 정체성을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스킬들을 우선 배치하자. 방어 전담의 생존기, 치유 전담의 핵심 힐링기, 공격 전담의 강력한 쿨타임 스킬이 이 자리에 들어가야 한다. 만약 어떤 스킬이 중요한지 도통 모르겠다면, 레벨업 초반 구간에 배우는 스킬이거나 특성창 가장 위쪽에 자리 잡은 스킬일수록 뼈대가 되는 핵심 스킬일 확률이 높다.
반대로 쿨타임 없이 마나나 기력만 있으면 무한정 쓸 수 있는 필러 스킬(예: 마법사의 얼음 화살 등)은 굳이 화면 중앙에 띄워둘 필요가 없다. 이런 스킬들은 드래그하여 '표시 안 됨' 항목으로 과감히 넘겨버리자. 반대로 쿨타임이 길어 한 번 쓸 때 신중해야 하는 스킬들은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배치하고, 아이콘 우클릭을 통해 특유의 소리나 반짝이는 시각 효과를 추가해 두면 스킬이 돌아왔을 때 절대 놓치지 않게 된다.
▶ 중요한 스킬은 소리 또는 시각 효과 경보를 추가해 놓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일정 시간 동안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강화 스킬(버프)은 '강화 효과' 탭의 '추적 중인 막대' 항목으로 빼두는 것이 시인성에 좋다. 아이콘 모서리의 작은 숫자로 남은 시간을 읽는 것보다, 줄어드는 막대 게이지를 통해 직관적으로 지속 시간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정 확률로 발동되는 패시브 효과나 지속 시간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자잘한 버프들은 '추적 중인 강화 효과' 쪽에 몰아넣으면 화면을 한결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
끝으로 이 모든 세팅 과정이 너무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다른 숙련된 유저들의 세팅값을 그대로 복사해 오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와우헤드'를 비롯한 다양한 커뮤니티에서는 직업과 특성별로 최적화된 문자열 코드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마음에 드는 코드를 복사한 뒤, '설정 > 게임 플레이 개선 > 재사용 대기시간 관리자 > 고급 설정' 하단의 '가져오기' 버튼을 눌러 붙여넣기만 하면 단 1초 만에 세팅을 끝마칠 수 있다.
▶ 와우헤드 같은 관련 커뮤니티에서 직업 및 전문화별 세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