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후원을 넘어 플레이어가 게임 프로젝트의 실질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플랫폼이 유럽에서 등장했다.
지난 2월 25일, 게임 전문 크라우드 투자 플랫폼 게임베스터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이 플랫폼은 PC·콘솔 게임 프로젝트에 한정해 운영되며, 플레이어가 개발 중인 게임에 직접 자금을 투자하고 향후 판매 수익의 일부를 돌려받는 구조다. 투자 상품을 취급하는 만큼 프랑스 금융시장청(AMF) 승인을 받아 운영된다.
외국의 킥스타터나 국내의 텀블벅 등 기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은 후원자가 자금을 제공하는 대신 완성된 게임 사본이나 관련 굿즈를 받는 선구매 형태에 가까웠다. 게임베스터는 투자자가 금융 상품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상업적으로 성공할 경우 약정된 비율에 따라 판매 수익을 배분받는다. 다만 게임 자체는 투자자에게 제공되지 않으므로 원할 경우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최초 배당은 게임 첫 판매 후 3개월 시점부터 시작되며, 이후 3개월 단위로 지급된다. 수익 회수 후 18개월까지 분배가 이어지고, 계약 기간은 프로젝트 개시일로부터 최장 10년이다. 최소 투자금은 100유로(약 17만 원)부터이며, 플랫폼이 제시한 예상 수익률은 투자금의 1.5~2배 수준이다.
현재 플랫폼에는 유럽 인디 스튜디오 3곳의 프로젝트가 등록돼 있다. 이 중 2개 타이틀은 현재 투자 모집 중이며, 나머지 1개는 모집 예정이다. 목표 펀딩액은 프로젝트별로 12만 유로(약 2억 원)에서 180만 유로(약 30억 원)까지다.
투자 모집 중인 타이틀 중 <블랙 원 블러드 브라더스(Black One Blood Brothers)>는 스팀 얼리액세스를 통해 이미 플레이 가능하다.

▶ 현재 게임베스터에 등록된 프로젝트.(출처: 게임베스터)
두 공동창업자 중 이반 마르샹 대표는 아마존·구글·EA 출신이며, 아서 반 클랩은 유비소프트와 세가 산하 앰플리튜드 스튜디오에서 11년간 개발 경력을 쌓았다. 두 사람 모두 직접 스튜디오 설립을 시도하다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에서 플랫폼 창업의 동기를 찾았다고 밝혔다.
한편, 수익 공유형 모델은 2015년 미국의 Fig이 먼저 시도한 바 있으나 2023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게임베스터가 같은 모델을 통해 업계의 대안적 자금 조달 방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