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아너 오브 킹즈: 월드(왕자영요세계)>가 4월 정식 출시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개발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올봄 출시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퍼펙트월드의 오픈월드 신작 <이환>이 바로 지난주 중국 서버 정식 출시 일정을 4월 23일로 확정 발표했다. <아너 오브 킹즈: 월드>가 <이환>보다 먼저 문을 열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상황이다.
퍼펙트월드의 전작 <타워 오브 판타지>는 텐센트가 일부 해외 지역 유통을 맡기도 했다. 협력사였던 두 회사가 이제는 오픈월드 시장에서 정면으로 맞붙게 된 셈이다. / 작성= 게임룩, 번역 및 편집= 디스이즈게임
편집자 주 | 중국 게임 시장에서 '공개 테스트(公测)'는 별도의 데이터 초기화 없이 유료 결제를 포함해 사실상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이에 본 기사에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를 '정식 출시'로 번역했습니다.

# 같은 달, 다른 세계: 4월 오픈월드 대격돌
<아너 오브 킹즈: 월드>와 <이환>은 모두 <원신> 이후 촉발된 크로스플랫폼 오픈월드 붐의 산물이다. 그런데 <원신> 출시로부터 5년이 지나서야 텐센트와 퍼펙트월드가 대형 오픈월드를 내놓게 됐다. 미호요가 경쟁사들보다 5년 이상 앞서 달리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4월에 나란히 정식 출시를 앞둔 두 게임은 직접적인 경쟁 관계일까? 같은 오픈월드 시장에 있는 만큼 경쟁 관계가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이환>은 서브컬처 감성의 도시 오픈월드 RPG이고 <아너 오브 킹즈: 월드>는 대형 IP를 앞세운 오픈월드인 만큼, 표면적으로 겹치는 지점은 많지 않다.

▶ 4월 23일 중국 서버 정식 출시를 진행하는 <이환>. 글로벌 정식 출시는 4월 29일이다.
<아너 오브 킹즈: 월드>는 자사 IP인 <아너 오브 킹즈(왕자영요)>의 기존 팬을 끌어오는 것이 목표고, <이환>은 서브컬처 게이머를 겨냥한다. 각자 다른 타깃을 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10주년에 일일 활성 이용자 1억 3,900만 명을 기록한 <아너 오브 킹즈>는 월간 활성 이용자 규모와 침투율이 사실상 중국 게이머 전체와 맞먹는다. <아너 오브 킹즈: 월드>의 최종 성적이 어떻든, 잠재 이용자층 면에서는 다른 게임들이 넘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환>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려면, 결국 <아너 오브 킹즈> 이용자층과 유저가 겹치는 구간이 생길 수밖에 없다. 대중적으로 흥행하려면 <아너 오브 킹즈: 월드>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는 뜻이다.
게임업계에서 20년을 쌓아온 텐센트도 지금 보유한 장수 게임은 14개뿐이다. 연간 1~2개의 장수 게임을 추가하는 것이 현재 텐센트의 최우선 과제인 만큼, 출시 일정을 확정한 <아너 오브 킹즈: 월드>는 텐센트에게 꽤 중요한 타이틀이다.

▶ 4월 정식 출시 예정인 <아너 오브 킹즈: 월드>.
출시 성수기를 지난 텐센트가 올해 보유한 오픈월드 대작은 많지 않다. 산하 게임사 마방이 3월 26일 출시를 확정한 <로코 킹덤: 월드>, 사로아시스 스튜디오의 <리와인딩 케이던스> 정도가 있을 뿐이며, <아너 오브 킹즈: 월드>는 현재 텐센트가 쥔 가장 유력한 패다.
<아너 오브 킹즈: 월드>는 단기간에 대규모 이용자를 흡수하면서 <이환>의 대중적 흥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이환>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사전예약자들을 단단히 붙잡고 4월 안에 먼저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다음 행보는 그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여러 오픈월드 게임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올해 시장은 대대적인 재편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결국 게이머들이 어느 오픈월드에 오래 머물고 싶어 하는지 판가름 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사정이 녹록지 않은 건 서브컬처 게임들도 마찬가지다. 4월은 <붕괴: 스타레일>과 <명조: 워더링 웨이브> 같은 서브컬처 게임들의 N주년 기념 시즌이기도 하다. 그러나 앞서 말한 두 신작이 트래픽을 강하게 빨아들이면서 기존 이용자층이 흔들릴 수 있다.
<명일방주: 엔드필드>부터 <이환>까지, 상반기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벌써 두 차례 빠르게 재편됐다. 여기에 넷이즈의 <무한대>와 잠재적 다크호스인 <아주르 프로말리아>까지 가세하면 올해 안에 두 차례 더 판이 뒤집힐 수 있다.
2026년 한 해 동안 중국 서브컬처 게임사들에게는 결코 편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5년을 기다린 <아너 오브 킹즈> 첫 번째 파생작
<아너 오브 킹즈: 월드>는 꽤 오랜 길을 걸어왔다. 2021년 10월 첫 공개 영상을 내놓으며 업계 안팎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고, 이후 매년 최신 플레이 영상을 공개해 빌리빌리에서 매번 약 4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게임은 줄곧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다. 대규모 공개 테스트도 거의 없었다. 작년 10월 <아너 오브 킹즈> 10주년 행사에서야 처음으로 공식 생방송을 열고, 한 시간 동안 실제 콘텐츠와 게임플레이를 대거 공개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오프라인 시연도 처음 진행했으며, 2026년 봄 출시를 예고했다. 이번 4월 정식 출시 일정 확정과 함께 개발사 측은 "봄의 약속은 변함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전 생방송 내용과 미디어 체험 피드백을 종합하면, <아너 오브 킹즈: 월드>는 이미 오픈월드 장르 최상위권 게임들과 견줄 만한 완성도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캐릭터 묘사, 스토리 연출, 오픈월드 탐험과 퍼즐, 고속 ARPG 전투까지 주요 요소를 두루 갖췄다.

싱글 플레이 중심의 오픈월드 판에서 멀티 협동과 PVP 같은 소셜 콘텐츠까지 품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개발팀은 인터뷰에서 이것이 <아너 오브 킹즈> IP의 핵심 정신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한 명의 왕자가 아니라 팀의 영광이다"라는 말이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하나의 정신처럼 자리잡은 만큼, 함께 플레이하는 경험을 게임의 중심에 두겠다는 것이다.
개발팀이 게이머와 영웅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계를 만들고 싶었던 만큼, <아너 오브 킹즈: 월드>에는 '공명(共鳴)'이라는 독특한 전투 메커니즘이 도입됐다. 게이머가 영웅으로 직접 변신해 그 영웅의 스킬로 싸우는 방식이다.
기존 오픈월드 게임들과 달리 원작 IP와 결합한 독자적인 전투 체계로, 게이머는 전투 유파처럼 공명을 선택하고 연동된 무기를 바꿔가며 싸우는 스타일을 달리할 수 있다.
각 공명이 <아너 오브 킹즈>의 영웅들과 연결돼 있고, 능력도 원작 협곡 내 스킬과 기본적으로 맞아떨어지는 덕분에 기존 팬들의 학습 부담이 확 줄어든다.
▶ '공명' 메커니즘.
출시 일정 발표 당일, <아너 오브 킹즈: 월드>는 출시 로드맵과 향후 업데이트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S1~S4 시즌 동안 매 시즌 두 개의 하위 버전을 업데이트한다. 스토리·공명·지역·게임플레이·외형 등 다방면에서 새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육성 부담 완화도 손봤다. 레벨 체계 통합과 무작위 명문 옵션 제거는 물론, 활용도가 낮은 명문을 삭제하고 여분 장비는 분해 후 재제작할 수 있게 했다.
유옥을 추가로 사용해 원하는 옵션의 장비를 골라 만드는 기능도 새로 도입된다. 전투에는 처형 메커니즘이 추가되고, 공명 밸런스도 더욱 최적화한다.
컨트롤러 전용 최적화와 UI 아트 전면 개선도 이루어진다. 장면 상호작용과 캐릭터 스킨 재질 표현력도 한층 높아지며, 학사·농사·펫·상인·거래·소셜 등 다양한 콘텐츠도 전면 업그레이드된다.

▶ 개선된 표현력을 보여주는 그림자.
<이환>과 달리 <아너 오브 킹즈: 월드>의 이용자층은 서브컬처 커뮤니티에 갇혀 있지 않다. <아너 오브 킹즈>라는 거대한 IP 팬덤이 든든한 뒷배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와 <전략적 팀 전투(TFT)>를 낳았듯, 모바일게임 시장의 거대 IP <아너 오브 킹즈>는 첫 파생작의 흥행만큼은 어느 정도 보장된 셈이다.
다만 <아너 오브 킹즈> IP의 원래 첫 파생작은 사실 따로 있었다. 영웅 액션 모바일 게임 <아너 오브 킹즈: 브레이킹 던>이 그 주인공이었는데, 개발 도중 방향을 거듭 바꾸다가 결국 2024년 말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그렇게 <아너 오브 킹즈: 월드>가 자연스럽게 <아너 오브 킹즈> IP 파생작의 진정한 적장자로 자리를 굳혔다.
# <타워 오브 판타지>의 아쉬움, <이환>은 만회할까
서브컬처 씬에서 '도시 오픈월드'라는 개념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지 어느새 2년이 됐다.
대형 게임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드는 가운데, 4월 23일 중국 정식 출시를 확정한 <이환>은 이 장르에서 가장 먼저 성적표를 내는 실력자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진정한 의미의 완성형 서브컬처 도시 오픈월드를 들고 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환>의 가장 큰 특징은 서브컬처 감성이 짙게 밴 도시 오픈월드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장면 곳곳에 수많은 애니메이션을 재현하고 100여 편의 이스터에그를 심어뒀으며, <쇼생크 탈출>과 <샤이닝> 같은 고전 영화도 오마주했다.
테스트 기간 동안 이미 많은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으로 서브컬처 성지순례를 시작할 만큼, 발견하는 재미가 가득한 세계다.

도시라는 배경을 살려 캐릭터 상호작용도 풍부하게 갖췄다. 캐릭터를 룸메이트로 초대하거나 손을 잡고 걷고 함께 차를 타는 등의 친밀한 소통이 가능하다.
좋아하는 캐릭터에게 스킨을 사주거나 함께 지낼 집과 차를 마련하려면 자금이 필요하다. <이환>은 이 자금을 모으는 과정 자체를 <심즈>와 같은 라이프 시뮬레이션 플레이로 설계했다.
택배 배달, 택시 운전, 상점 경영, 주택 개조, 레이싱 등 다채로운 미니게임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도시 생활의 재미를 극대화했다.

대형 오픈월드 플레이를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이상 현상' 테마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이상 요소는 스토리 설정에 그치지 않고 도시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옥상의 잉어 깃발, 끝없이 증식하는 고층 구조물, 거리의 낙서나 복싱 링 같은 것들이 어느 순간 게이머를 전용 퍼즐 공간으로 끌어들인다.

길을 걷다 우연히 이상 현상을 마주하면, 마치 현실의 뒤편에 숨겨진 기괴한 이면 공간 같은 폐교에 발을 들이게 되기도 한다. 풀이 우거진 교실부터 공간이 계속 뒤바뀌는 도서관, 천장과 바닥이 뒤집힌 교실까지 끊김 없이 넘나드는 구성이다.
이런 돌발적인 이상 요소들은 도시 탐험의 재미를 더한다. 또한 특유의 은근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여타 오픈월드 게임과는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한다.

수익 모델에서도 기존 서브컬처 게임의 틀을 과감히 손봤다.
우선 일정 횟수 뽑기 후 원하는 캐릭터를 직접 고르는 확정 선택권을 도입했다. 또한 장비의 무작위 옵션을 완전히 없애고, 각성 시스템인 '운명의 자리'를 선택형으로 변경했다. 무기 역시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도록 하여 전반적인 뽑기 부담을 눈에 띄게 줄였다.
정식 출시 일정 발표에 맞춰 <이환>은 그간의 피드백을 반영한 최적화 목록을 함께 공개했다.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캐릭터 표현력과 전투 타격감, 스토리 연출을 대폭 개선한다. 동시에 오픈월드 콘텐츠와 상호작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스템 성능과 튜토리얼 등 전반을 업그레이드해 더욱 실감 나는 도시 생활을 구현하고,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도 전력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 겉치레식 로드맵 대신 정식 출시 버전의 완성도를 약속한 <이환>의 향후 개발 계획 공지.
한 가지 흥미로운 대목은, 크로스플랫폼 오픈월드 흐름에 가장 발 빠르게 반응한 대형 게임사가 사실 퍼펙트월드였다는 점이다. <원신> 출시 1년 만에 서브컬처 오픈월드 <타워 오브 판타지>를 내놨다.
초반에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장기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본질적으로 <타워 오브 판타지>는 MMO에 가까운 게임이었고, 싱글 플레이 중심의 주류 오픈월드와는 결이 달랐다.
미호요의 길을 따르는 대신 자신이 잘하는 방식을 택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첫 번째 기회를 아슬아슬하게 놓쳤다는 평가가 남는다.
세 차례 테스트를 거치며 꾸준히 호평이 쌓이고 있는 <이환>을 보면, 퍼펙트월드 산하 핫타 스튜디오가 <타워 오브 판타지>에서 미처 채우지 못한 아쉬움을 이번에는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아너 오브 킹즈: 월드>라는 강력한 경쟁자 앞에서 <이환>이 '서브컬처 도시 오픈월드'의 가능성을 당당히 증명해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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