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캐주얼 장르가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의 핵심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업계를 놀라게 한 인수합병 소식이 전해졌다. 사우디 국부펀드 PIF 산하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스코플리가 터키 개발사 룸 게임즈의 과반수 지분을 인수한 것이다.
룸 게임즈는 지난해 8월 캐주얼 퍼즐 모바일게임 <픽셀 플로우>를 출시한 뒤 단 4개월 만에 월 매출 2억 위안(약 427억 원)을 달성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은 곳이다. 인수 기업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 4,772억 원)를 훌쩍 넘겼다.
캐주얼 게임은 그동안 게임 업계의 비주류로 여겨져 왔다. 많은 개발팀들이 캐주얼 게임으로는 개발력을 입증할 수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시장 성과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캐주얼 게임 시장의 존재감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 작성= 게임룩, 번역 및 편집= 디스이즈게임

# <블록 블라스트> 점 찍은 텐센트, 캐주얼 영토 확장
지난 2월 26일, 블룸버그는 텐센트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캐주얼 게임 시장을 강타한 <블록 블라스트>의 개발사 헝그리 스튜디오 소수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드파티 데이터 플랫폼에 따르면 <블록 블라스트>의 일일 활성 사용자는 7,000만 명, 월간 활성 사용자는 3억 명에 달한다. 지난 12개월간 추정 다운로드 수는 2억 6,000만 건으로, 2025년 글로벌 모바일게임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텐센트가 캐주얼 게임사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다소 뜬금없어 보일 수도 있다. 텐센트는 장수 게임(스테디셀러) 전략을 제시한 이후 공개 석상에서 줄곧 고품질 크로스플랫폼 대작을 강조해왔고, 최근 몇 년간 해외 주요 투자처에도 다수의 AAA 싱글 게임 팀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캐주얼 게임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숨겨진 판이다. 텐센트는 캐주얼 게임에 대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내세우지 않았을 뿐, 사실 오래전부터 이 시장에 조용히 포석을 깔아왔다. 이번 <블록 블라스트> 투자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신시대 <테트리스>, 캐주얼 게임의 기적을 쓰다
<블록 블라스트>는 이미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게임이다.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신시대의 <테트리스>'다. 게임 플레이 자체는 <테트리스>와 유사하다. 플레이어는 블록의 위치와 방향을 조합해 줄을 소거해야 한다.
여기서 <블록 블라스트>가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가볍고 스트레스 없는 경험'이다. 기존 <테트리스>의 무한 생존 모드와 후반부 블록 낙하 속도 가속이 주는 압박감 대신, 스테이지 제도를 도입해 플레이어에게 단계별 즉각적인 성취감을 제공한다.
블록이 떨어지는 시간 제한 방식도 퍼즐 형식으로 바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최적의 배치를 생각할 수 있게 했다.

클래식 모드 외에 스토리 어드벤처 모드도 제공한다. 각 스테이지마다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게임 설계 자체는 꽤 보수적이다. 복잡한 신규 메커니즘을 계속 추가해 난이도를 높이는 대신, 핵심인 블록 소거 플레이를 유지하면서 블록에 보석을 넣고 "이 보석을 N개 소거하라"는 식의 단순한 목표를 제시하는 데 집중한다. 복잡하게 만들지 않되, 매 스테이지마다 작은 변주를 주는 방식이다.

게임의 수익 모델은 순수 광고 기반 수익화 방식이며, 광고 형식도 비교적 부담이 없다. 크게 두 가지다. 한 판이 끝났을 때 광고를 보면 게임을 이어갈 수 있는 옵션과, 게임 플레이 중 화면 하단에 노출되는 배너 광고다.
플레이 설계만큼이나 주목받는 것이 <블록 블라스트>의 유저 잔존율이다. 같은 장르는 물론, 전체 모바일게임을 통틀어도 무시무시한 수치다. 2024년 말, 개발사 헝그리 스튜디오는 일일 활성 사용자 4,000만 명, 월간 활성 사용자 1억 5,000만 명 돌파를 공식 발표했다.

서드파티 데이터 플랫폼 기준으로 2022년 출시 이후 2024년 말까지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는 3억 건을 넘겼다. 단순 계산으로, 게임을 다운로드한 유저 가운데 절반가량이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26년, 일일 활성 사용자는 7,000만 명, 월간 활성 사용자는 3억 명으로 늘었고, 지난 1년간 신규 다운로드는 2억 6,000만 건을 기록했다. 연간 유저 잔존율이 다시 50%에 육박한다는 의미다.
캐주얼 모바일게임이 50% 가까운 연간 잔존율을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일까.
서드파티 데이터 플랫폼에 따르면, 글로벌 캐주얼 게임 상위 25% 제품의 평균 익일 잔존율은 28%, 7일 잔존율은 6.7%, 28일 잔존율은 2.1%다. 중위권으로 내려가면 각각 20%, 3.5%, 0.7%까지 떨어진다.
이런 맥락에서 <블록 블라스트>의 잔존율은 사실상 일반 게임의 범주를 벗어났다. 도구형·플랫폼형 앱에 가까운 수준으로, 한 번 설치하면 지우지 않는 게임이 된 것이다.
이 정도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게임이라면, 중국판 <캔디 크러쉬 사가>로 불리는 <개심소소락> 같은 초장기 클래식 제품이나 텐센트 해외 자회사 미니클립이 인수한 사이보게임즈의 <서브웨이 서퍼>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 <서브웨이 서퍼>의 후속작 <서브웨이 서퍼 시티>.
수익 규모도 따져볼 만하다. 서드파티 데이터 기준으로 캐주얼 게임 사용자 1인당 유저 획득 비용은 약 0.2달러다.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블록 블라스트>의 월간 마케팅 지출은 5,000만 위안 이상이다.
게임은 인앱 결제 없이 전적으로 광고 수익에 의존한다. 이 중 광고 단가가 높은 유럽·미국 1등 시장의 다운로드 비중은 전체의 약 20%, 미국만 따지면 10% 수준이다.
하이퍼 캐주얼 게임의 평균 ARPDAU를 대입해 계산하면, 미국 시장 광고 매출만으로도 월 1억 5,000만-2억 위안(약 320억-427억 원)에 달할 수 있다. 여기에 유럽 주요국과 동남아시아 등 나머지 시장 수익까지 더하면 실제 수익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결국 <블록 블라스트> 한 타이틀만으로 연간 이익이 10억 위안을 넘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시장에서 캐주얼 게임사에 적용되는 통상적인 주가수익비율을 고려하면, 헝그리 스튜디오의 기업가치는 100억 위안(약 2조 1,345억 원) 이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장기 성장 전망을 보면, 지난해 폭발적인 유저 성장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나 사용자 규모의 성장에는 결국 천장이 있다. 전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블록 소거류 플레이에 관심 있는 캐주얼 유저가 무한히 늘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유저 성장이 전부는 아니다. 수익 성장 측면에서는 여전히 넓은 여지가 남아 있다. 압도적인 일일 활성 사용자와 높은 잔존율은 아직 손대지 않은 금광이나 다름없다.
현재 <블록 블라스트>의 상업화 모델은 상당히 절제된 편이다. 만약 적절한 시점에 인앱 결제를 도입한다면 상당한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는 스킨 아이템만 도입해도 충분하다.
# 텐센트의 장수 게임 전략, 캐주얼도 품는다
그렇다면 텐센트는 왜 캐주얼 게임 시장에 공을 들이고, 그 목표 중 하나로 <블록 블라스트>를 선택했을까. 텐센트 고위 임원 마샤오이의 장수 게임 전략 관련 발언만 봐서는, 텐센트가 크로스플랫폼 대작 제품을 더 중시하는 인상을 준다.
실제로 마샤오이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텐센트의 장수 게임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은 약 70개이며, 텐센트 내부 14개, 외부 투자사 8개가 해당된다"라고 밝혔다.
2024년 한 해 동안 이 기준을 통과한 신작은 <젠레스 존 제로>, <명조: 워더링 웨이브>, <러브 앤 딥스페이스>, <헬다이버즈 2>, <검은 신화: 오공>, <델타 포스> 단 6개에 그쳤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모바일게임 매출 상위권에 캐주얼 게임이 여럿 포진해 있다는 것은 업계 관계자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텐센트는 왜 캐주얼 게임을 공개적으로 거의 언급하지 않을까.
이는 텐센트 주요 개발 스튜디오들의 특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들은 대형 조직을 움직여 게임 산업의 기술력과 제작 수준을 직접 보여줄 수 있는 고품질 대작을 만드는 데 익숙하다. 반면 캐주얼 게임은 팀의 개발력을 직관적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장르다.
하지만 텐센트에는 글로벌 캐주얼 게임 시장을 전담하는 조직이 따로 있다. 2015년 해외 캐주얼 게임 대형사 미니클립을 인수한 텐센트는 이후 미니클립을 전진 기지 삼아 글로벌 캐주얼 시장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넓혀왔다.
대표적인 인수 사례만 봐도, 2024년 이지브레인을 12억 달러에 완전 인수했다. 같은 해 <파워워시 시뮬레이터> 개발사 퓨처랩을 품었으며, 2022년에는 <서브웨이 서퍼>의 개발사 사이보게임즈를 인수했다.
2024년 미니클립 CEO 인터뷰에 따르면, 텐센트 인수 당시 2개에 불과했던 산하 스튜디오 수가 2024년에는 17개로 늘었다.

▶ 텐센트 자회사 미니클립의 CEO 사드 초드리.
이 외에도 텐센트는 2020년 하이퍼캐주얼 게임의 제왕으로 불리는 프랑스 개발사 부두에 투자했다. 텐센트가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캐주얼 게임 시장을 주시해 왔으며, 해외 시장에 상당한 포석을 깔아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중국 내 공식 석상에서 이러한 행보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을 뿐이다.
텐센트의 캐주얼 게임 투자 패턴을 분석해 보면 일정한 기준이 보인다. 일정 규모 이상의 수익, 장기적인 안정성, 높은 장기 유저 잔존율, 그리고 가급적 대규모 일일 활성 사용자를 갖춘 제품을 선호한다.
사이보게임즈의 <서브웨이 서퍼>, 미니클립의 <8 볼 풀>, 이번 <블록 블라스트>가 모두 이 기준에 들어맞는다. 이 게임들의 공통 특징은 플레이가 클래식하면서도 게임 성과가 매우 안정적이며, 경쟁작의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장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인앱 결제 기반의 캐주얼 게임에는 텐센트가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유저 유입을 마케팅에 크게 의존하고 자연 유입 비중이 낮은 데다, 같은 장르 내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점이 바로 텐센트가 순수 광고 수익화 모델에, 출시 3년이 지난 지금도 유저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블록 블라스트>에 주목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본 기사는 게임룩과의 전문게재 계약에 따라 제공됩니다. (원문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