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에서 사운드의 역할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결국 '몰입' 이라는 한 단어로 수렴된다"
시프트업에서 <승리의 여신: 니케> 사운드 디렉터로 활약하고 있는 주종현(Cosmograph) 사운드 디렉터는 22일, 일산 KINTEX에서 개최된 '일러스타+깨쓰콘' 강연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주종현 디렉터는 "유저들이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는 것은 결국 '몰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사운드가 역할을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서 그는 "이번 강연에서는 '피드백'(Feedback)과 '플로우'(Flow)라는 두 측면에서 <승리의 여신: 니케>가 어떻게 유저들을 몰입하게 했는지 설명하겠다"며 본격적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주종현 사운드 디렉터

# 유저들에게 '성취감'을 주는 피드백(Feedback)
게임 사운드에서 '피드백' 이란 유저들의 행위에 대한 즉각적인 보상을 말한다. 특히 <승리의 여신: 니케>는 직접적으로 유저들이 캐릭터를 조작해 다양한 적들과 싸워야 하는 슈팅 장르의 게임인 만큼 '성취감'과도 직결된다.
그래서 주종현 디렉터는 캐릭터 별로, 그리고 각 캐릭터들이 사용하는 무기 별로 신경 써서 차별화를 꾀하고 유저들에게 확실한 성취감을 줄 수 있도록 효과음을 배치했다.

가령 게임의 인기 캐릭터인 '레드후드'는 사용하는 총 자체가 크고 무거우며, 강력하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기본적인 한 발 한 발의 타격감이 매우 묵직하다. 하지만 '궁극기'(버스트) 이후로는 더 강력한 한 방의 사운드가 '연사'로 나가는 연출이 더해지면서 유저들이 몰입하도록 했다.
심지어 '코어 히트'와 코어 히트를 하지 않을 때의 사운드를 구별하고, 무기를 차징 완료했을 때의 사운드도 별도로 디자인했다. 재장전 때는 무기의 무게감에 걸맞는 '찰캉' 거리는 효과음까지 넣어서 유저들이 시각을 넘어 청각으로도 캐릭터의 매력을 느끼고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아래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자.
이밖에 '모더니아'의 경우에도, 사용하는 무기인 '머신건'(MG) 특유의 갈리는 속도를 살리고, 예열을 거쳐 연사속도가 빨라지면서 탄착군이 모이는 특성을 사운드에도 극대화했다. 이를 통해 유저들이 사용했을 때의 쾌감을 살리도록 디자인했다.
또 전투 중에 발생하는 여러 'UI 사운드' 또한 유저들의 몰입을 돕는 중요한 장치이기에 신경써서 디자인했다. 가령 '솔린'의 무기는 공격 전에 적들을 '타게팅' 하는데, SF 영화에서나 볼법한 효과음을 통해 유저들에게 확실히 '자신의 행동'이 반영되었음 알려준다. 이런 사운드 요소들이 전투에 몰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투 내 '모든 행위'에 피드백을 넣은 것은 아니다.
주종현 디렉터는 "<승리의 여신: 니케>는 다른 FPS 게임들과 다르게 굉장히 '밀도 있게' 전투가 펼쳐지는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명중에 피드백을 입히면 청각적 피로도가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일반 명중음을 생략하고 '코어 히트' 시의 피드백을 더욱 강조하는 선택을 했다"고 덧붙였다. 피드백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편 전투 외에 UI 조작에서는 '미니멀함&세련됨'을 강조했다. 메뉴 하나하나가 넘어가는 것에도 각 메뉴의 '역할'과 '이유'를 생각해 각각 다르게 디자인했다.
가령 '캐릭터 일람' 화면에서는 화면을 넘길 때마다 '사진을 찍는다'는 느낌을 주기위해 셔터음을 넣었다. '주크 박스' 화면에 진입할 때는 마치 실제로 주크박스를 조작하는 것처럼 처음에 볼륨이 튀는 연출을 넣었다. 기타 지휘관실 각각의 메뉴는 모두 '이 장소에서는 어떤 소리가 나야 할까'에 맞춰서 다르게 디자인했다.
이러한 면들이 사소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입장에서는 '몰입도'를 높이는 포인트로 작동했다고 주종현 디렉터는 설명했다.

# 게임 접속부터 중요 스토리 감상까지 모두 하나의 'Flow'로 연결
<승리의 여신: 니케>의 사운드 디자인에서 주종현 디렉터가 가장 중요하게 본 것 중에 하나가 바로 BGM의 '플로우'(Flow)다. '피드백'이 유저들의 개별 행동에 대한 보상이라면, 플로우. 즉 '흐름'은 플레이어의 '리듬'과 '감정선'을 끊기지 않게 만드는, 게임의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주종현 디렉터는 게임의 첫 시작부터 이후 진행. 콘텐츠 업데이트와 스토리 업데이트에 이르기까지 BGM의 거대한 '흐름'을 디자인했다. 개별적인 장면 장면의 BGM '퀄리티'가 물론 좋아야 하지만, 거대한 흐름을 설계하는 것이 유저들의 몰입에는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위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승리의 여신: 니케>의 타이틀 음악은 모바일 게임 치고 꽤나 무겁고 진지한 느낌을 준다. 이는 이 게임이 가진 스토리의 시리어스한 분위기와 '깊이'를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또 동시에 이 게임에서 향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언젠간 '큰 서사'가 풀릴 때 '진지한 멜로디'가 콘솔 게임과 같은 깊은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을 미리 감안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승리의 여신: 니케> 3주년 이벤트에서 보여준 게임의 시나리오와 연결되어서 게임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었다.
니케의 첫 시작부터 튜토리얼 진행까지 설계된 '플로우'
이러한 '흐름'의 설계의 예시로 주종현 디렉터가 또 하나 예시로 든 것이 바로 '튜토리얼' 장면이다.
<승리의 여신: 니케>에서 플레이어는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마리안'을 만나 적들이 득실득실한 절망적인 상황에 마주친다. 이 상황에서 BGM은 굉장히 '위기가 느껴지는' 진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하지만 이후 '아니스'와 '라피'를 만나게 되고, 유저들은 게임의 여러 시스템을 통해 적들을 물리치면서 '생각보다 쉽게 돌파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에 맞춰서 BGM 또한 다소 희망찬 분위기를 연출하게 된다. 바로 아래 BGM이 그 주인공이니 들어보자.
그런데 이런 희망적인 분위기는 갑자기 '마리안'이 '블랙스미스'에게 납치되면서 급격하게 반전된다. 이에 맞춰 BGM 또한 희망찬 분위기가 아니라 '동료를 허망하게 잃을 수 있다'는 절망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반전한다. 많은 유저들에게 트라우마가 된(?) 해당 BGM은 바로 아래 영상을 통해 확인해보자.
여기에 최종적인 튜토리얼 스토리 결말에 이르기까지 <승리의 여신: 니케>는 BGM을 통해서도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이미지를 유저들에게 각인시키고, 또 몰입할 수 있도록 돕게 설계했다.
# '라이트모티프' 를 통해 유저들에게 청각적으로 각인시킨다.
또 하나 <승리의 여신: 니케>가 신경을 쓴 것이 바로 '라이트모티프'(Leitmotif) 기법이다. 라이트모티프는 간단하게 말해서 '특정 배경', '상황',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반복되는 짧은 멜로디나 리듬을 통해 청각적인 각인을 남기는 기법이다.

실제로 <승리의 여신: 니케>는 튜토리얼에서부터 특정 인물이나 상황에 따른 '공통적인' 멜로디를 의도적으로 삽입했으며, 이는 이후 나중에 무언가의 단서가 될 수도 있고, 향후 전개를 암시하기도 한다. 실제로 튜토리얼에 등장한 '마리안'의 라이트모티프는 이후로도 시나리오 전개에 따라 계속해서 등장해서 유저들에게 청각적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또 0.5주년 이벤트 '오버존'에 극 초입부에 등장했던 '릴리바이스'의 라이트모티프도 이후 3주년 이벤트인 '가디스폴'까지 연결되는 흐름을 보인다. '레드애쉬' 때 등장했던 아나키오르의 라이트모티프도 이후 '올드테일즈' 때 유저들에게 강렬한 인상으로 돌아온다.
이런 식으로 <승리의 여신: 니케>는 '음악'이 캐릭성과 서사를 뒤에서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치밀하게 설계되었다.
실제로 주종현 디렉터가 예시로 든 <승리의 여신: 니케> BGM의 연계와 흐름을 설계한 표의 예시
'오버존'의 음악은 수년이 지나서 '갓데스 폴'로 연결된다.
# 흐름도 '변화'가 중요하다.
하지만 사운드 설계의 '흐름'도 때때로 변주가 필요하며, 상황에 따른 변화가 필요하다. 가령 <승리의 여신: 니케>는 게임 초반에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세계 자체를 유저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배경에 맞는' BGM을 배치했다.
스토리 초반에는 '폐허가 된 도시', '잔뜩 쌓인 눈', '사막' 같이 배경에 맞춰서 BGM이 연출되었다는 것. 하지만 라이브 서비스가 오래되면서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표방하는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무뎌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배경' 보다는 시나리오에서 집중 조명되는 '인물', '캐릭터'에 맞춰 BGM을 디자인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주종현 디렉터는 시나리오를 총괄하는 정재성 디렉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서 상황에 맞는 BGM을 디자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또 전투 음악의 경우에도 '한 스테이지' 내에서도 다양한 변화와 변주를 가함으로서 유저들의 지루함을 덜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가령 한 사람이 전투 음악의 A 버전을 만들면, 다른 사람이 B 버전을 만들고. 이 두 가지 음악을 리믹스한다는 식이다. 실제로 <승리의 여신: 니케>에서는 이런 식으로 다수의 작업자가 만든 결과물에 변주를 가한 작업이 많았다고 주종현 디렉터는 설명했다.
챕터 36의 전투 음악인 'Mind Over'의 경우, NieN 님이 작곡한 오리지널 OST를 주종현 사운드 디렉터가 리믹스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여러 작업자'들의 결과를 리믹스하는 식으로도 변주와 변화를 꾀했다고. 실제 음악이 어떤지는 아래 영상을 통해 확인하자.
한편 <승리의 여신: 니케>는 굉장히 '다양한' 음악적인 확장을 시도함으로서 유저들에게 굉장히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일단 기본적인 '메인 시나리오'의 경우에는 '메탈'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댄스' 및 '락'을 결합하는 느낌으로 디자인했다. 하지만 이후 진행한 다양한 '시나리오 이벤트' 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BGM을 설계했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매번 이벤트 때 마다 다른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종현 디렉터는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겪어왔던 게임들이, 지금의 '코스모그래프'가 가진 작품관을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한다. <승리의 여신: 니케> 또한 누군가에게는 그런 작품으로 남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좋은 사운드를 만들어나가고 싶다"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