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확장이 가속화되면서 빠른 접근이 가능한 DRAM 메모리와 장기 저장용 NAND 스토리지에 대한 수요가 새로운 호황 주기를 맞이하고 있다. 메모리와 스토리지 가격 상승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을 포함한 게임 산업의 여러 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작성= 게임디벨로퍼, 번역 및 편집= 디스이즈게임

# 메모리 가격 급등, 콘솔·PC 하드웨어 직격
옴디아의 메모리 및 스토리지 연구팀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주류 사양 기준 PC DRAM 가격은 평균 약 100%, SSD는 40% 가까이 올랐다. 이 흐름은 계약 가격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2026년 1분기에는 DRAM이 추가로 60%, NAND 메모리는 70%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와 스토리지는 게임 콘솔 같은 전용 게임 하드웨어의 핵심 부품이다. 옴디아는 2025년 2분기 기준으로 기본형 PS5에 탑재된 메모리가 콘솔 전체 부품 원가의 최소 20%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제조사들이 기존 재고를 다 소진하고 나면, 이후 생산되는 기기에는 높아진 계약 가격으로 조달한 메모리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PS5용 GDDR6, PS5 프로용 DDR5, 스위치 2용 LPDDR5까지 콘솔 시장 전반에 해당하는 얘기다.

▶ (출처: 플레이스테이션)
콘솔 하드웨어의 마진은 여전히 박하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는 2026년 2월, 2025년 4분기 연말 시즌에 PS5 하드웨어를 대폭 할인 판매한 결과 하드웨어 부문 손실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콘솔 제조사들이 속수무책인 것은 아니다. 소프트웨어, 서비스, 주변기기 판매라는 카드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임 콘솔 플랫폼에서 소비자 지출의 대부분은 하드웨어가 아닌 콘텐츠와 서비스에서 나온다.

▶ 2025년 게임 콘솔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 지출의 70%를 차지한 콘텐츠 및 서비스 부문. (출처: 옴디아)
대표적인 예가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 구독료 인상이다. 2026년 중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옴디아 추산에 따르면 2021년 말부터 2025년까지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 전 등급의 평균 가격 인상률은 8%에 그쳤다.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의 40%, Xbox 게임 패스의 72%와 비교하면 확연히 낮은 수치다.
큰 그림에서 보면 앞으로 자사 콘텐츠, 구독 서비스, 주변기기 전반에 걸쳐 가격 재조정이 이뤄질 것이다. 2026년 연말 시즌 출시가 예정된 〈GTA 6〉도 변수다. 2025년처럼 PS5 하드웨어를 대폭 할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플랫폼 수요를 떠받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PS5와 Xbox 시리즈 X/S는 출시 7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이미 탄탄한 사용자 기반을 갖추고 있다. 반면 가장 큰 변화의 한가운데 있는 것은 닌텐도 플랫폼이다. 주요 신작과 향후 출시 예정인 자사·서드파티 타이틀 대부분이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스위치 2로 무게중심을 옮겼기 때문이다.
보급형 하드웨어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구세대 콘솔은 그동안 플랫폼 생태계에 부담 없이 발을 들일 수 있는 입구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닌텐도 스위치 같은 보급형 제품의 가격도 미국의 수입 관세 도입을 계기로 북미에서 먼저 오른 뒤 전 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등 주요 콘솔 시장에서 중산층 가구의 구매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는 지금, 플랫폼 생태계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 다음 세대 열성 게이머 층을 키우는 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출처: Xbox)
# 업그레이드 연기와 카트리지 비용 딜레마
주요 PC 하드웨어 업체들은 스팀 같은 PC 게임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직접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하드웨어 수익성이 훨씬 더 중요한 과제가 된다. 부품 가격 상승분은 결국 PC 완제품과 개별 부품의 판매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그 여파는 업그레이드 주기에도 미칠 것이다. PC 게이머들은 풀 업그레이드를 미룰 수 있고, 데스크톱 조립 수요도 위축될 수 있다.
신흥 카테고리인 휴대용 게이밍 PC는 여전히 하이엔드 마니아층에 머무는 제품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서는 공급이 빡빡한 상황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PC 업체들이 고급형 모델 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ROG Xbox Ally X. (출처: Xbox)
다만 개발자 입장에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위치 2, 스팀 덱, Xbox 시리즈 S 등 저전력 기기 최적화 작업이 이미 상당 부분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한편 게임 퍼블리셔들이 아직 주목하지 않은 시장도 있다. 바로 게임 구동이 가능한 노트북의 늘어나는 사용자층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내장 그래픽 성능이 크게 향상되면서 스팀 덱을 웃도는 수준에 이르렀고, 고급형은 Xbox 시리즈 S를 넘어서기도 한다.
옴디아의 PC 호라이즌 서비스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게임 구동이 가능한 노트북이 9천만 대 이상 팔렸다. 퍼블리셔들은 노트북으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
▶ (출처: LG전자)
PC 게임 콘텐츠의 판매량과 매출은 큰 타격 없이 유지될 전망이다. 이미 방대한 규모의 PC 게임 구매층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옴디아는 2025년 스팀의 연간 활성 사용자 수를 3억 2,100만 명으로 추산한다.
1980년대에도 칩 부족으로 패미컴 카트리지 제조 원가가 오르자, 닌텐도는 전용 플로피 디스크 방식의 패미컴 디스크 시스템을 선보이며 돌파구를 찾았다.
지금 스위치 2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표준 게임 카드 가격이 너무 높아져 퍼블리셔들의 가격 전략을 맞추기 어려워진 것이다.
스위치 2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디지털보다 실물 패키지 판매 비중이 높은 플랫폼이다. 번들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면, 2025년 스위치 2 게임 판매의 57%가 오프라인 소매점에서 이뤄진 것으로 옴디아는 추정한다.
▶ (출처: 닌텐도)
2026년에는 대량 유통을 목표로 하는 퍼블리셔들이 마진을 지키고 소매 가격을 낮추기 위해 데이터가 담기지 않은 게임키 카드를 계속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출시 시점은 물론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다만 예외는 있다. 수집가 성향의 열성 팬층을 대상으로 하는 마니아 타이틀은 가격 민감도가 낮기 때문에, 게임 데이터를 온전히 담은 카드를 더 높은 가격에 내놓는 전략도 검토해볼 만하다.
게임키 카드 전략에는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 스위치 2의 내부 저장 용량은 230GB에 불과해 현세대 콘솔 가운데 가장 적다.
스위치 2 전용 microSD Express 카드 가격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워지지 않고 계속 남아있는 게임들이 용량을 채우다 보면 신규 소프트웨어 구매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 닌텐도 스위치 2의 게임키 카드. (출처: 유튜브 한국닌텐도 공식 채널)
# 게임 스튜디오의 새 과제, 치솟는 서버 인프라 비용
옴디아의 보고서 '2026년 주목할 트렌드: 게임 기술'에서 짚었듯, AI 업계의 데이터 센터 확보 경쟁은 2026년 게임 스튜디오 CTO들의 최대 고민을 인프라 비용으로 만들 것이다.
게임사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게임 서버 투자를 빠르게 늘려왔고, 앞으로는 클라우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물리 서버 단독 임대(베어메탈)와 클라우드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실험하는 스튜디오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압박 속에서 영리한 인프라 전략이 필수가 되고 있다. 물리 서버 임대 업체와 서버 관리 솔루션이 늘어나고, AWS·구글·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도 더 합리적인 가격의 솔루션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개발자들의 선택지는 어느 때보다 넓어졌다.
메모리 제조사들은 앞으로도 기업용 시장에 공급을 집중할 것이고, 소비자용 제품은 뒷순위로 밀릴 것이라는 게 옴디아 메모리·스토리지 팀의 전망이다.
가격 상승 속도는 2026년 2분기부터 다소 꺾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협상 주도권은 여전히 공급업체 쪽에 있다. 올해 안에 흐름이 뒤바뀌기는 어렵다.
장기 공급 물량을 미리 확보했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가격이 언제 어떻게 튈지 모르는 상황은 2026년 출시를 앞둔 스팀 머신, 스팀 프레임 같은 신제품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부품 가격의 등락은 게임 업계가 전에도 겪어온 일이다. 다만 그때는 지금보다 성장 여건이 좋아 충격을 흡수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 스팀 머신. (출처: 밸브)
2026년, 게임 업계에서 주목해야 할 변화는 세 가지다.
플랫폼 보유자들의 자사 콘텐츠·구독 서비스·주변기기 가격 인상, PC 게임 하드웨어 업체들의 하이엔드 모델 중심 전략 전환, 그리고 게임 서버에 대한 개발자 지출 증가다.
게임 디벨로퍼와 옴디아는 인포마 산하의 자매 조직이다.
본 기사는 게임 디벨로퍼와의 전문게재 계약에 따라 제공됩니다. (원문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