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아카이브>의 학생들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넥슨을 대표하는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를 이끄는 넥슨게임즈 IO본부의 이준호 게임 디렉터는 22일, 일산 KINTEX에서 열린 ‘일러스타+깨쓰콘’ 강연에서 <블루 아카이브>의 캐릭터 설계와 ’모에‘에 대한 개발진의 깊은 고민을 밝혔다.
▶ 넥슨게임즈 IO본부의 이준호 게임 디렉터
# ‘모에’란 무엇인가?
스스로를 ‘오타쿠’로 소개한 이준호 디렉터는 서브컬처 팬들이 단순히 예쁜 캐릭터의 외모에만 만족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신 캐릭터가 살아가는 세계와 고유한 설정, 그리고 캐릭터가 맺고 있는 관계성에서 더 깊은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캐릭터가 가진 ‘모에’ 속성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흔히 ‘귀여움’과 ‘모에’를 혼용하기 쉽지만, 개발자의 시선에서는 그 의미가 명확히 다르다. 귀여움이 단순한 감상의 결과라면, 모에는 그러한 감정을 유발하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속성에 대한 유저의 반응을 뜻한다.
<블루 아카이브>는 서브컬처의 역사와 함께해 온 클래식한 모에 유형을 게임 내에 적극적으로 녹여내고 있다. 겉으로는 차갑지만 알게 모르게 상대를 배려하며 반전 매력을 뽐내는 ‘쿨데레’는 물론, 퉁명스러운 겉모습과 달리 속으로는 깊은 호감을 품고 있는 ‘츤데레’ 캐릭터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왕도적이고 익숙한 매력은 유저들에게 안정적인 재미를 보장하며, 기꺼이 게임을 시작하게 만드는 훌륭한 ‘입덕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 <블루 아카이브>에는 왕도적인 모에 요소를 활용한 캐릭터가 다양하게 등장한다.
# <블루 아카이브> 학생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하지만 이러한 전통적인 매력만으로 유저들이 오랜 시간 게임에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이준호 실장은 유저들이 게임에 계속 남는 핵심 동력이 바로 ‘선생님’이라는 역할을 필연적으로 요구하는 아이들의 존재에 있다고 밝혔다.
완벽한 학생은 동경의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선생님의 도움을 크게 필요로 하진 않는다. 그렇기에 <블루 아카이브>의 캐릭터 설계는 바로 이 ‘의도된 결핍’에서 시작된다. 부족하고 서툴러서 손이 많이 가는 아이들을 보며 유저들은 자신이 없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바로 이 지점에서 학생의 성장을 이끄는 진짜 선생님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러한 선생님의 역할을 가장 필요로 하는 모에 속성 중 하나가 바로 ‘가키(ガキ)’ 속성이다. 문제아 또는 장난꾸러기라는 의미를 지닌 가키 속성은 행동적으로 미숙해 유저들의 손이 가게 만드는 귀여움을 지니고 있으며, 교화와 성장의 여지를 남겨둠으로써 선생님의 개입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대표적인 예시가 ‘무츠키’다. 순수한 장난을 즉흥적으로 실행하는 가키의 표본인 무츠키는 교화와 훈육의 대상이 되며, 이때 유저의 역할은 선생님으로서 아이가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관용적인 보호자가 된다.
▶ 가키 속성도 단순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의도와 방식에 따라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로 풀이된다.
# 결국 모든 길은 ‘선생님’에게로
이러한 치열한 고민을 통해 개발진이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것은 단순히 독특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가 아니다.
이준호 디렉터는 모든 캐릭터 설계의 목표가 선생님이라는 역할에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유저가 학생들의 곁에 서야 할 또 다른 이유를 만들어 주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학생 캐릭터를 설계할 때 의도적으로 결핍을 부여하고 때로는 속을 썩이는 캐릭터를 만드는 이유는, 바로 그 곁에 선생님이 서 있을 자리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아이들의 미숙함을 채워주고 성장을 이끌어주며 마침내 그들이 빛나는 순간을 함께하는 것. 이것이 <블루 아카이브>가 유저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대체 불가능한 경험의 핵심이다.
결론적으로 단순히 매력적인 캐릭터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유저들이 선생님이라는 역할 그 자체에 가장 깊이 몰입하도록 만드는 것이 스튜디오의 가장 큰 목표이자 자부심이라는 설명이다.
강연은 "학생들에게 결핍이 있어 선생님이 필요한 것처럼, 개발진에게도 키보토스의 세계를 함께 사랑해 주고 학생들의 곁을 지켜주는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이야기가 계속될 수 있다"는 진심 어린 감사 인사로 마무리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