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데드락이 업데이트했다!"
지난 1월 23일, 밸브가 개발 중인 PvP 게임 <데드락>이 새로운 대형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면밀하게 말하면 작년 8월에 진행한 업데이트 이후 시간상의 문제로 적용하지 못해 아쉬웠던 콘텐츠들을 일부 다듬어 12월에 업데이트하려 했다가 1달이 연기된 지금에야 업데이트된 것이지만.
그럼에도 이번 업데이트 역시 "밸브답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좋은 퀄리티로 나와 유저를―출시 전 게임이기에 아시아에서는 극소수지만―열광시키고 있다. 특히, 이번 1월 업데이트 전에는 "1월 말"에 업데이트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유저들이 "Valve, Give me update"와 같은 문구를 공식 디스코드에 도배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이외로 <데드락>은 개발진이 공식 디스코드를 통해 유저와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이번 업데이트를 앞두고 과도한 도배에 밸브의 디스코드 봇이 도배 제한을 제재하자 온갖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업데이트를 달라는 문구를 적을 정도였다.

참고로 <데드락>은 현재 출시 전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게임임에도 불구 '테스트 서버의 테스트 서버'가 비공개로 별도 존재하며, "게임 개발이 느리다"는 밸브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업데이트 직전 테스트 서버에서는 개발진이 야근을 불사하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활발한 패치가 이루어졌다.
이번 업데이트의 주요 내용은 '패트론 디자인 변경', 신규 캐릭터 6종 추가 (외형 공개 후 유저의 투표를 통해 순차 출시된다), 4vs4로 한 라인에서만 교전하는 신규 모드 '길거리 난투'의 추가다. 허나, <데드락>은 아직 미완성 게임이다. 현재 게임은 베타 테스트 단계이며, 이마저도 '밸브의 자의'가 아닌 타의적인 사건으로 인해 비공개를 빙자한 사실상의 공개 테스트 서버만이 열려 있는 상태다.
정확한 출시 시점도 예정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추정했을 때 빨라야 올해 하반기, 아니면 내년 이후라는 필자의 개인적이고 근거 없는 예측만이 있을 뿐이다. 맵이나 캐릭터 모델링을 보면 확실하게 아직 미완성이라고 판단되는 부분도 많다.
그럼에도 이 출시되지 않은 게임이 정식 출시만을 기다리며 게임을 수백 시간 이상 플레이하는 하드코어 팬층을 가진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현재 '쉬었음 청년'이다. 그리고 이 '쉬었음'의 권한을 이용해 <데드락>을 현재 약 800시간 이상 플레이했다. 나름 아시아 서버 기준 순위표 200위권 이내에 들어 봤으니 어느 정도 게임을 해 봤다는 이야기는 당당하게 할 수 있다.
<데드락>은 PvP 게임이 너도나도 실패하며 많은 개발사가 외면하거나 꺼리고 있는 현재, 과감하게 도전해 밸브다운 퀄리티와 놀라운 기획을 두고 있는 '가능성 높은' 게임이다. 그 이유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 <데드락>에 관한 개요
<데드락>은 히어로 슈팅과 MOBA의 장르적 특징을 결합한 밸브의 게임이다. 3인칭 백뷰 요소를 활용한 히어로 슈팅과 MOBA가 결합한 것이 특징으로, 플레이어는 두 개의 팀으로 나뉘며, 일정 시간마다 양 진영에서는 ‘미니언’(여기서는 ‘트루퍼’)가 생성되어 상대의 기지로 전진한다.
트루퍼 혹은 상대 영웅을 처치하면 ‘소울’이라는 자원을 받으며, 소울을 얻을수록 레벨이 올라 캐릭터가 강화되고, 상점에서 아이템을 구매해 강해질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상대방의 최종 건물(패트론)을 파괴하면 게임에서 승리한다.
<데드락>은 초대를 통한 비공개 테스트를 시작한 후 스팀에서만 최대 18만 명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에는 최대 3만 명 정도의 동시 접속자를 유지하며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2026년 1월에는 업데이트 후 많은 관심을 받아 최대 동시 접속자가 9만까지 늘어났다.
<데드락>은 출시일이 정해지지 않은 개발 단계의 게임이다. 그럼에도 최대 18만 명의 동시 접속자를 끌어모았다가 내려앉았기에 혹자는 게임이 인기가 하락해 ‘실패’했다는 근거로 삼기도 하나, <데드락>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잘못된 분석이라고 본다.
플레이어 이탈의 주요 요인은 아직 ‘미완성’ 게임이기에 게임을 간단히 체험만 한 후 정식 출시 혹은 오픈 베타를 기다리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다. 오히려, 완성까지 많은 시간이 남은 게임이 밸브의 네임밸류를 감안하더라도 최대 18만 명의 동시 접속자를 끌어모으고 업데이트 때마다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은, 정식 출시 후의 높은 흥행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필자는 바라보고 있다.

# 왜 재미있는가 ① - MOBA와 히어로 슈팅의 창의적 결합
<팀 포트리스 2>가 기반을 다지고 <오버워치>가 대중적 흥행을 이끈 ‘히어로 슈팅’이라는 장르는 고유한 능력이나 외형, 무기를 가진 ‘영웅’ 캐릭터를 플레이어가 선택하고 조합해 팀원과 협력해 승리하는 것을 골자로 다루고 있다.
많은 히어로 슈팅 게임은 대칭적으로 만들어진 맵에서 플레이어가 히어로를 플레이해 경쟁해 승리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데드락>은 여기에 타워, 미니언, 오브젝트 등이 결합된 MOBA적 요소를 결합했다.
영웅을 선택하고, 각 영웅이 가진 고유한 스킬을 잘 활용해 싸움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점은 같지만, 일정 시간마다 스폰되는 트루퍼를 처치해 자원을 모으고 캐릭터를 성장시켜야 한다는 MOBA 장르의 개념이 합쳐져 있다.

특히, 이 슈팅과 MOBA의 결합을 통해 ‘고유한 재미’를 창출해 내는 것에 성공했다는 점이 <데드락>이 이뤄낸 가장 강력한 성취이자 차별화 포인트다. 대표적인 예시가 라인전이다. <데드락>에서는 일정 시간마다 스폰되는 트루퍼를 처치하면 소울을 받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트루퍼가 사망하면 머리 위로 ‘소울’이 떠오르는데, 이 소울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거나 총으로 사격해 성공적으로 파괴해야 트루퍼 한 마리가 제공하는 소울을 온전히 얻어낼 수 있다. 그 전에 먼저 상대가 사격해 소울을 파괴하면 ‘상대’가 오히려 소울을 얻어간다.
보통 MOBA에서는 미니언과 같은 몬스터를 ‘마지막으로 타격’해야 온전히 자원을 얻는데, 이를 비튼 것이다. 얼핏 보면 에임이 나쁜 사람에게 불리한 시스템으로 보일 수 있으나, 얻어가는 쪽에게 시간 어드밴티지를 강력하게 주기에 정말로 엉뚱하게 쏘거나 완전히 늦게 쏘는 쪽이 아니라면, 얻어가는 쪽이 유리하기도 하다.

트루퍼가 사망한 후 떠오르는 소울을 정확히 사격해야 온전한 자원을 얻을 수 있다.
대부분의 MOBA는 ‘라인을 미는 쪽’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데드락>에는 <리그 오브 레전>의 ‘정글러’의 포지션이 없으므로, 초반에 라인을 밀었다고 해서 정글러의 습격(갱킹)의 위협에 노출되는 일은 없기에 더욱 그렇다.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는 트루퍼를 먼저 처치하고 이후 라인을 받는 적을 견제하는 방식으로 초반 싸움을 유리하게 끌려 하는 경향성을 띠게 된다.
덕분에,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드는 ‘반복적인 행위’가 <데드락>의 라인전에서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라인전에서부터 ‘상대를 견제’함과 동시에 가능하면 상대의 트루퍼가 먼저 처치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트루퍼가 사망할 때마다 떠오르는 소울을 제때 처치하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 반대로 아군의 트루퍼가 처치되면 떠오른 소울을 상대보다 먼저 처치해 디나이를 하기 위해서도 집중해야 한다.
‘탄창 관리’도 중요한 요소다. 독특한 기믹을 가진 한 캐릭터를 제외하면 각 캐릭터의 재장전 시간은 거의 비슷하고, 재장전에 걸리는 시간이 짧지 않다. 덕분에 탄창 안의 탄환을 어떻게 분배하는지가 상당히 중요하다.
적을 먼저 사격할 것인가 아니면 일단 트루퍼를 처치하는 데 먼저 사용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고, 적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탄환을 이리저리 낭비하면 트루퍼도 처치하지 못하고, 적도 별로 타격하지 못한 채로 재장전하게 되기에 큰 손해를 보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 컨트롤적인 재미를 더했다. <데드락>에는 가속도의 개념이 존재하고, 캐릭터의 속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거나, 경사로에 있을 경우 앉기 버튼을 누르면 캐릭터가 미끄러지며 슬라이딩한다. 이 슬라이딩을 할 때는 ‘탄창의 탄환을 소모하지 않는’다.
이를 잘 응용하면 12발의 탄창을 가지고 있더라도, 재장전하지 않고 30발 정도를 발사할 수 있다. 물론, 슬라이딩을 사용하면 제자리에 있을 수 없고, 경사로에서 미끄러진다는 것은 엄폐물에서 나와 적에게 노출됐다는 것이기도 하며, 캐릭터가 순간적으로 빠르게 이동해 움직일 수 있는 ‘스태미나’를 소모하기에 그만큼의 리스크를 수반한다.

MOBA의 기본 라인전 기믹과, 소울을 정확히 사격하는 슈팅 장르의 재미 그리고 빠른 판단의 필요성이 결합되어 초반 라인전에서부터 집중력이 필요하고, 계속해서 주어지는 상황에 능동적으로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끊임없이 생각하며 숨 가쁘게 플레이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액션 게임의 트렌드를 PvP 슈팅 게임의 구조임에도 도입한 것이 흥미롭다. <데드락>에는 '근접 공격'이 있으며, 근접 공격 버튼을 꾹 누르면 캐릭터가 힘을 모은 후 강력한 근접 공격을 사용한다. 반대로, 이 근접 공격을 막을 수 있는 '패링'이 존재하며, 근접 공격이 패링되면 해당 캐릭터는 2초라는 긴 스턴에 빠짐과 동시에 받는 피해가 증가한다.
근접 공격이 캐릭터의 핵심 기믹인 캐릭터가 있고, 전체적으로 총기의 재장전 시간이 길며, 근접 공격은 어느 정도의 대미지가 반드시 보장될 만큼 강력하기에 근접 공격과 패링을 두고 다투는 심리 싸움은 게임에서 상당히 빈번하게 발생한다.
Z축을 게임 디자인에 적극 적용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보통 MOBA류 PvP 게임에서 Z축의 존재는 지양하는 편이다. 그 사유는, Z축까지 염두에 두어야 하는 전투 시스템을 채택할 경우 게임이 크게 복잡해지고 이로 인한 신규 유입의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드락>은 과감하게 상당히 높은 Z축을 포함한 전투를 내세웠다. 맵 곳곳에 고지대가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적의 위치를 정찰하거나, 고지대에서 사격하는 행위 등이 가능하기도 하다. 총 쏘는 게임의 불변의 법칙―'고지대를 먹으면 유리하다'라는 것이 <데드락>에서도 정확히 적용된다.


# 왜 재미있는가 ② - 게임의 속도감을 증대시킨 ‘하이퍼루프’ 시스템
<데드락>의 핵심 시스템 중 하나는 ‘하이퍼루프’(집라인)다. 플레이어는 리스폰하는 장소에서 양 팀의 트루퍼가 맞붙는 라인의 최전선까지, 하이퍼루프에 탑승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덕분에, <데드락>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스펠을 통한 순간이동 시스템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맵의 크기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플레이어가 맵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하이퍼루프는 플레이어에게 일종의 ‘영토를 정복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첫 번째 타워인 ‘가디언’을 파괴하면, 플레이어가 타고 갈 수 있는 하이퍼루프의 길이는 아군의 트루퍼가 얼마나 전진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상황이 유리해 아군의 트루퍼가 적진 깊숙하게 전진했다면, 그만큼 아군의 트루퍼가 전진한 위치까지 리스폰 포인트에서 하이퍼루프를 타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롤>로 따지면 모든 캐릭터가 사실상 직선으로 이동할 수 있는 ‘텔레포트’를 들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셈이다.

또한, 하이퍼루프는 기획적인 부분에서 더욱 빛나는데, 하이퍼루프는 게임 맵 기준 오로지 ‘위와 아래’로만 움직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맵의 ‘좌측과 우측’으로는 하이퍼루프를 타고 이동할 수 없다. 즉, 위와 아래로의 이동은 빠르지만, 좌와 우측으로의 이동에는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덕분에 하이퍼루프가 있다고 해서 MOBA 장르의 핵심인 ‘라인 관리’나 '먼저 합류하는 행위의 중요성'이라는 요소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맵 변경 이전에는 맵의 양 끝에 라인을 오갈 수 있는 텔레포트가 존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를 맵 개선 패치에서 삭제함으로써, 라인 관리와 스플릿 푸시라는 MOBA 특유의 전략이 의미를 가지도록 만들기도 했다.
# 왜 재미있는가 ③ - 뻔하지 않은 아이템 시스템
<데드락>에서 소울을 모아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은 상당히 다채로운 효과를 가지고 있다. 밸브의 전작 <도타 2>가 생각나는 부분이다. 단순히 능력치의 증가보단 강력한 액티브 스킬이나(액티브 스킬을 가진 아이템은 최대 4개까지 장착 가능) 효과를 가진 경우가 많다.
아이템은 일반 공격에 영향을 미치는 노란 카테고리, 체력과 저항력에 영향을 주는 초록 카테고리, 스킬 대미지 등에 영향을 주는 보라색의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다. 초기에는 카테고리별로 4개의 장비만 구매 가능하고, 적의 건물을 파괴할수록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는 장비칸이 하나씩 늘어나 최개 4개가 추가로 부여되는 구조였는데, 2025년의 대규모 업데이트 후 카테고리의 제한 없이 장비 칸만 확보된다면 원하는 아이템을 몰아서도 장착시킬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

또한, 카테고리별 아이템을 갖출수록 플레이어의 기본 스펙이 증가하기도 한다. 가령 베이지색의 카테고리 아이템을 구매할수록 플레이어 캐릭터의 탄창이나 총기 대미지가 늘어난다.
따라서 <데드락>에서는 단순한 캐릭터의 강화보단 '필요에 의해' 아이템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에 이동 기술을 가진 캐릭터가 많다면, 일정 시간 동안 상대를 지정해 이동 기술의 사용을 봉쇄하는 '둔화 주술' 아이템이 유용해지는 식이다.
둔화 주술은 스탯적인 부분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긴 하지만, 해당 카테고리의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만으로 별도로 플레이어 캐릭터의 스탯이 올라가는 시스템이 있기에 이런 아이템을 구매했다고 해서 반드시 팀적인 희생이 되는 것도 아니다. 몇몇 액티브 아이템의 효과는 상당히 강력하기에 스탯을 중요시하는 캐리형 캐릭터라도 상황에 맞춘 적절한 액티브 아이템의 채용이 중요하다.

# 왜 재미있는가 ④ - 복잡한 맵에서 이루어지는 유기적인 동선 설정과 산발적인 교전
가장 이야기하고 싶었던 <데드락>의 코어 재미다. <데드락>의 핵심은 의도적으로 복잡하게 구성된 맵과 여기서 발생하는 산발적인 교전에 있다. <데드락>은 이러한 PvP 게임에 보통 사용되는 대칭적이거나 이해가 쉬운 맵 구조를 채용하지 않고, ‘뉴욕’이 무대 배경인 만큼 여러 골목길이 존재하는 복잡한 미로 형식으로 맵이 디자인되어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맵의 곳곳의 포인트는 마치 ‘외딴 섬’처럼 존재케 함으로써 하나의 교전 유도 수단이자 투기장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가 ‘희생 자판기’다. 희생 자판기는 캐릭터의 근접 공격으로 공격하면 소울을 제공하며, 타이밍에 맞춰 파괴하면 ‘랜덤한 기본 능력치 향상’이라는 버프를 주기에 후반부 게임으로 감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나, 자판기는 공격하면 체력이 크게 감소하며, ‘주위에 크게 소리가 난’다. 한 건물에는 소울 자판기가 2개 존재하는데,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상당히 좁아 들어가거나 나가기가 쉽지 않다. 안쪽의 공간도 협소하다. 이에 상대의 자판기 공격 소리를 듣고 팀원을 모아 기습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기습당하면 비좁은 장소에서 기습당하는 만큼 탈출이 쉽지 않다.
5분마다 맵에 스폰되는 ‘룬’ 역시 흥미로운 오브젝트다. 룬은 획득할 경우 크나큰 능력치 버프를 일정 시간 동안 제공하는데, 본래는 양 사이드 라인 사이 가운데의 다리에 위치해 있어 달려가서 획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맵 개편 이후에는 레펠을 타고 올라가거나 일정 거리를 날려 보내 주는 ‘환풍구’를 통해 갈 수 있는 고지대에 존재하며, 반드시 강공격을 통해 파괴해야 한다. 이런 지형적 특성 덕분에 룬을 획득하는 과정에서도 교전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도달이 쉽지 않은 만큼, 상대와 룬을 두고 마주치면 누군가는 죽는 싸움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유도한 대표적인 시스템이 하나 더 존재한다. 바로 ‘나무 상자’다. <데드락>의 여러 이동 동선에는 나무 상자가 배치되어 있는데, 상자를 무기나 슬라이딩을 통해 파괴할 경우에는 일정 확률로 소울을 얻을 수 있다. 당연히, 라인에서 계속해서 밀려오는 트루퍼를 처치하는 것보다는 소울 획득의 효율이 나쁘지만, 맵을 계속해서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소울을 수급할 수 있도록 해 로밍 플레이의 이점을 살린 것이다.
그 이유는, 게임에서 보통 로밍 플레이는 성공하지 못했을 때의 리스크가 있다. 로밍을 시도했는데, 실패하고 역으로 상대방과의 교전에서 사망까지 할 경우에는 큰 손해를 보게 된다. 하지만, 로밍을 실패하거나, 로밍을 통한 기습을 노렸는데 눈치챈 상대방이 빠르게 후퇴해 이득을 보지 못한 경우라도, 이동하면서 파괴한 상자를 통해 어느 정도의 소울을 얻을 수 있다.
상자가 없어 로밍이 실패할 경우 그동안 소울을 버는 것이 아예 불가능했다면, 유저들은 로밍을 ‘열위 전략’으로 분석하고 ‘계속해서 싸우는 것’을 유도하는 <데드락>의 모토에 반하는 플레이를 우위 전략으로 삼아버릴 가능성이 있다. PvP 게임에 교전이 잘 발생하지 않는 것은 게임의 핵심 재미 유도에 있어 치명적일 수 있다. 얼핏 보면 상자는 단순한 ‘보너스’의 개념 같지만, 그 뒤에는 이러한 기획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오브젝트인 ‘소울 항아리’에서 기획적인 의도가 드러나는 편이다. 보통 MOBA류의 오브젝트는 고정된 위치에 생성되며, 생성된 몬스터를 처치하면 버프를 주는 방식으로 디자인된다. 하지만 항아리는 맵의 좌측 혹은 우측 끝에 생성되며, 좌측 끝에 생성된 항아리를 얻으면 우측 끝까지 배달해야 하고, 배달에 성공할 경우 팀원 전체에게 다량의 소울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항아리를 들고 배달하는 캐릭터는 항아리를 들고 있는 동안 적을 공격하거나 스킬을 사용할 수 없으며, 맵에 실시간으로 위치가 표기되기도 한다. 덕분에 항아리의 배달을 두고 맵을 가르지르며 발생하는 서로 간의 견제나 항아리를 집어넣는 위치에서의 교전이 자주 발생한다.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미드 보스'에서도 교전의 재미를 유도한 장치가 있다. 미드 보스는 맵 한가운데 존재하며, 처치할 경우 일정 시간 이후 최대 세 번까지 강력한 근접 공격을 통해 파괴할 수 있는 크리스탈을 생성하고, 공격에 성공할 때마다 전체 팀에게 사망 시 부활 가능한 버프를 제공한다. 본래는 한 번 공격해서 모든 팀의 구성원이 한 번씩 부활 가능한 구조였지만, 지난 8월의 패치 이후 세 번 공격해 팀 전체가 공유하는 3번의 부활 버프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중요한 것은 이 버프는 '반드시 근접 차징 공격'으로 획득해야 한다. 단순히 오브젝트에 '마지막 일격'을 꽂아 넣어야 버프를 획득하는 기존 MOBA의 공식과는 다르다. 버프도 강력한 만큼 이 덕분에 미드 보스 교전에서는 모두가 이 버프를 획득하기 위해 달려들고, 상대의 획득을 막기 위해 크리스탈에 꼭 붙어서 '패링'을 사용하거나, 강력한 CC기를 가진 궁극기를 아껴 뒀다가 사용하는 등 크리스탈이 떨어지는 순간 다양한 전략, 전술의 양상(을 빙자한 아사리판)이 일거에 발생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데드락>에서는 MOBA에서의 ‘와드’의 개념이 없다. 이 게임에서 시야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은 오직 하나, ‘캐릭터가 직접 보는 것’이다. 아니면 소리를 듣거나, 심리를 통해 적의 위치를 예측해야 한다. 덕분에 기습이 쉽고, 시야 아이템을 기반으로 수비적으로 일관하며 적의 공격을 회피하고 파밍 및 성장 위주의 전략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밸브의 전작인 <도타 2>에서도 시야를 획득할 수 있는 수단이 상당히 제한적이었고, <리그 오브 레전드>가 시즌 2 이후 시야 획득을 제한에 온 것을 생각하면,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PvP에서 너무나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게임을 루즈하게 만들 수 있다) 복잡한 맵을 가지고 있다는 게임의 시스템과 적절히 섞어낸 것이다.
그 외에도 교전을 유도한 장치는 많다. <데드락>에서 아이템을 장착할 수 있는 장비 칸은 상대의 건물을 파괴할수록 늘어난다. 적의 공격에 수세적으로만 대응하면 건물을 파괴하지 못해, 충분한 소울을 모으더라도 장비를 추가로 구매할 칸이 없어 캐릭터의 성장이 제한된다. 방어 건물을 파괴하지 못해 맵에서 돌아다닐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된다는 것은 MOBA의 기본이니 말할 것도 없다.
이처럼 <데드락>은 게임의 여러 장치를 통해 복잡한 맵이 당위성을 가지고, 플레이어가 이러한 맵을 계속해서 이동하며 싸우고 순간적인 판단과 전략을 펼치도록 유도해 유니크한 재미를 구축해 냈다. <데드락>에서 플레이어는 끝없이 맵을 로밍하며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MOBA에 TPS 요소를 결합한 전투와 합쳐져 끝없는 재미를 창출해 낸다.


# 왜 재미있는가 ⑤ - 다양한 시스템을 통한 다채로운 무브먼트
<데드락>에서는 벽을 차 도움닫기 해 점프하거나, 스태미나를 소모해 빠르게 회피하거나, 가속도를 받아 슬라이딩하거나 하는 등 소스2 엔진 특유의 다양한 무빙(움직임) 관련 시스템이 존재한다.
겉으로 보기에 이는 원활한 게임플레이를 위해 다양한 무빙 기술을 익해야 함으로써 마치 숙련 유저는 '버니합'과 같은 여러 기술을 사용하며 이동하고, 초심자는 그렇게 하기가 어려워 큰 진입 장벽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회피와 가속도를 통해 적의 스킬을 피하거나, 도주할 때 예측 불가능한 무빙을 통해 불가능해 보이는 도주를 성공시키거나 하는 등 타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스피디한 움직임을 통해 전투의 재미를 더해 주는 편이다.
유튜브 등지에 업로드되어 있는 각종 움직임 관련 기술이나, 벽 점프를 응용해 높은 고지대에 쉽게 올라가거나, 말도 안 되는 속도의 맵 이동을 보여주는 등의 어려운 기술들은 사실 실전성이 적다. 필자도 고급 무브먼트 테크닉은 잘 쓸 줄 모른다. 그럼에도 랭크를 높이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러한 것들은 '알아두면 좋은 것'이지 '게임을 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
개인적인 팁을 남기자면 신규 유저가 필수적으로 익혀야 할 (게임에서 알려주지 않아 별도로 익혀야 하는) 무브먼트 테크닉은 단 두 개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스페이스바를 통해 오브젝트에 파쿠르로 올라서며 즉시 앉기 버튼을 누르면 캐릭터가 가속력을 받아 슬라이딩하는데, 맵을 오가거나 적을 쫓아가거나 도주하는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필요한 조작은 지극히 단순하다. 파쿠르를 사용하면 즉시 앉기 버튼을 누르는 것. 소스2 엔진의 버그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2026년 1월 기준으로도 별도의 픽스가 적용되지는 않은 상태다. 그리고 두 번쨰 테크닉은 하이퍼루프를 타고 내릴 때 점프 버튼이 아닌 앉기 버튼을 사용하면 가속력을 받아 더 멀리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 또한 루프에서 내릴 때 앉기 버튼으로 내려가는 것을 습관화하면 된다. 이런 단순한 조작 테크닉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나름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고인물'처럼 행세함과 동시에 실제 게임플레이에서도 확실하게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나머지 테크닉들은 게임을 플레이하고 숙련됨에 따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될 때마다 차근차근 익히면 그만이다.
오히려 이런 조작을 통한 다채로운 움직임이 <데드락>의 차별화 포인트이자 하나의 재미다. 스킬이 나에게 대놓고 날아오는데 캐릭터의 이동 속도가 느리고 대쉬 기능도 없어 눈 뜨고 맞아야 한다면 그것이 무슨 재미겠는가? 피하는 재미도 있고, 이동기가 없는 서포터라도 이런 무빙을 활용해 습격해 오는 상대에게 최대한 저항할 수 있다. 오히려 배워 둔 무빙 테크닉이나 도망 경로를 통해 생존에 성공한다면 학습의 재미를 느낄 수 있기도 하다.

# 왜 재미있는가 ⑥ - 개발 과정에서의 적절한 피드백 적용
초기 <데드락>은 라인이 4개였기에, 한 라인에서 다른 라인으로 건너가 개입하기가 쉬웠다. 그러나 초대 테스트를 진행한 지 1년경 이후 진행된 맵 비주얼 패치에서는 3라인 구조로 바뀌었다.
이유는 두 가지로 추정된다. 첫째는 라인에서 다른 라인으로 건너가 개입하기가 상당히 쉬웠기 때문이다. 3라인으로의 변화 이후에는 라인전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다른 라인으로 건너가 개입하는 것이 상당한 리스크를 가지도록 바뀌었다.
이전에는 적절히 플레이할 경우, 라인 사이의 길이가 짧아 먼저 라인을 밀고 다른 라인으로 건너가 개입해 킬이나 딜 교환을 만들어낸 후, 다시 라인으로 돌아와 트루퍼를 받음으로써 이득을 크게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존재했다. 그러나, 현재는 다른 라인의 개입은 자신 라인의 손해를 반드시 담보하게 되어 확실한 리스크를 지도록 바뀌었다. (다른 라인에 개입하면 대부분 아군 라인 쪽 가디언[1차 타워]가 파괴된다)
둘째는, <데드락>은 6인 게임이다. 라인이 4개였기에 초기에는 1-2-2-1의 구조로 솔로 라인과 듀오 라인이 혼재했다. 그러나, 히어로 슈팅 게임 특성 상 캐릭터마다 라인전의 상성 차이가 명확했기에, 운이 나쁘면 라인전이 약한 캐릭터가 솔로 라인에서 상대방에게 당할 수밖에 없는 그림이 자주 나오곤 했다.
게임 시작 직후 플레이어의 동의를 통해 가능한 ‘스왑’이라는 해결책이 있긴 했지만, 드래프트 픽 방식이 아닌 랜덤 픽 방식을 취한 <데드락>에서는 완벽한 해결책이 아니었다. 이에 라인이 2-2-2형식으로 바뀜으로써 상성 문제와 솔로 라인에서의 불쾌감 문제가 일부 해소됐다.
이처럼 테스트 단계에서의 여러 피드백에 따라 <데드락>의 완성도는 확실하게 높아져 가고 있다. 필자는 <데드락>이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플레이했고, 이후 반년 이상 게임을 쉬다가 지난 8월의 업데이트 이후 복귀했는데, 이런 부분의 맵 변화와 달라진 게임 양상을 보고 상당히 놀랐다.

최근 인상적이었던 시스템 변경은 또 하나 더 존재한다. <데드락>에서 트루퍼가 올 때는 항상 '치유 트루퍼'를 동반하고 온다. 이 치유 트루퍼는 본래 일정 시간마다 주위의 트루퍼나 캐릭터의 체력을 회복해 주는 기믹을 가지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힐 트루퍼가 처치됐을 때 주위의 캐릭터들을 잃은 체력에 비례한 회복 효과를 뿌려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특히, 캐릭터가 잃은 체력이 많을수록 주는 힐량이 크게 늘어난다.
여기에, 트루퍼를 처치할 경우 위로 떠오르는 소울 외에도, 사망 시 바닥에 별도로 소울을 떨어트리도록 바뀌었는데, 이는 반드시 가까이 가야만 획득할 수 있다. 멀리서 웨이브마다 힐 트루퍼가 일정 시간마다 제공하는 회복 효과를 받으며, 소울 마지막 타격만 노려 수비적으로 일관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 패치 이후 라인전에서 플레이어들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멀리 있는 트루퍼가 죽을 경우에는 가까이 다가가 소울을 획득해야 하기 때문. 덕분에 적과 자연스럽게 근접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필연적인 딜교환을 동반한다.)

그리고 힐 트루퍼의 힐은 잃은 체력에 비례하는 만큼 캐릭터의 체력이 극소량일 경우에는 주는 힐량이 크게 늘어나기에 라인전을 버티는 입장에서도 상당히 유효해졌다. 이전에는 열세한 라인의 경우, 힐 트루퍼가 라인에 도착했을 때 한 번 정도밖에 힐을 받을 수밖에 없었기에, 한 번 치명적인 딜 교환 실수를 할 경우 라인전 구도를 뒤집기 어려웠는데 이를 간단한 변경을 통해 해결한 셈이다.
라인전 이후에도 힐 트루퍼가 제공하는 힐이 상당하기에, 싸움 이후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본진으로 복귀해야 하는 경우가 줄어들어 게임 템포와 재미 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이처럼 업데이트를 통해 <데드락>의 완성도는 계속해서 높아져 가는 모양새다.
# 왜 재미있는가 ⑦ - ‘고점을 만들고 깎아내는 식’의 밸런스 조정의 적절한 채용
<데드락>은 아직 개발 중인 게임이기에, 게임의 여러 수치적인 밸런스나 시스템 면에서 많은 변화를 필요로 한다. 개발진은 이를 위해 ‘고점을 처음부터 높게’ 잡고 피드백 및 수치적인 통계 자료 조사를 통해 이를 덜어내는 식으로 게임을 완성해 오고 있다.
가령, <오버워치>의 ‘리퍼’와 유사한 궁극기를 가지고 있는 ‘헤이즈’는 잘 성장할 경우 궁극기 하나로 적을 쓸어 담고 싸움을 쉽게 승리할 정도의 모습을 뽐냈다. 그러나 현재는, 궁극기가 2명 이상의 캐릭터에게 적중할 경우 대미지가 크게 하락하도록 바꿈으로써 ‘암살자’라는 콘셉트에 더 적절하도록 캐릭터가 바뀌었다.
이처럼, <데드락>은 초기 캐릭터를 강하게 설정한 후, 1년 동안 담금질을 반복하며 이를 계속해서 깎아내, 캐릭터가 이점과 리스크가 확실하게 혼재하도록 함으로써 콘셉트를 게임플레이로 살려내고, 협력이 필요한 히어로 슈팅의 재미를 잡아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잘 성장한다면 예전과 같은 모습을 엇비슷하게 보여줄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헤이즈가 잘 성장하면 답이 없는가? 하면은 또 아니다. <데드락>에는 '강철 피부'라는 액티브 아이템이 있다. 사용할 경우에는 일정 시간 동안 총탄에 무적이 되기에 헤이즈에게 있어 '쥐약' 같은 아이템이다. 3번 문단에서 이야기한 것을 재차 강조한 셈이지만, 이 게임은 아이템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변수가 무궁무진하다. 아이템은 단순한 스탯 증가용이 아니다.

# 왜 재미있는가 ⑧ - 1940년대의 미국 문화와 ‘오컬트’와의 조합.
<데드락>의 독특함을 더해준 요소는 콘셉트다. <데드락>은 이러한 게임에 흔히 채용되는 근미래 배경이나 판타지풍의 배경을 선택하지 않았다. 오히려 게임에서 잘 채용하지 않는 1940년대의 분위기에, 미스테리하고 초자연적인 요소를 더한 ‘오컬트’를 합친 레트로-퓨처리즘을 기반으로 외관에서부터 다른 게임과 차별화되는 느낌을 주는 데 성공했다. 해외 커뮤니티에서 이러한 콘셉트 선택에 대한 호평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본래 <데드락>은 <네온 프라임>이라는 이름으로 ‘근미래’와 ‘사이버펑크’ 풍의 콘셉트를 가진 게임이었으나, 콘셉트를 뒤엎는다는 결정을 한 이후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유저에게 상당히 호평을 받는 부분으로 만약 <데드락>이 <네온 프라임> 시절의 사이버펑크 콘셉트를 유지했다면 현재의 인기를 얻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유니크한 콘셉트를 선택한 것뿐만 아니라, 이를 게임적으로도 적절히 활용하기도 했다. 특히, 배경 면에서의 선택이 돋보인다. <데드락>은 ‘밤’을 배경으로 한 맵에 대부분의 오브젝트는 노란색과 주황색으로 이루어져 있어 가시성 면에서 좋다. 당대의 면을 고증하면서도, 이 덕택에 인게임적인 면에서도 성과를 얻어낸 것이다.
콘셉트가 독특하더라도 이것이 게임플레이에 잘 융화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게임의 약점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데드락>은 이를 적절하게 피해 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이 제대로 발휘된 것이 지난 8월의 업데이트와 올해 1월의 업데이트다. 게임의 다양한 부분에 '확실한 개성'을 뽐내는 OST가 다수 추가되었고, 본진 역할을 맡은 패트론이 임시 디자인에서 거의 완성된 외형으로 바뀌어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도록 바뀌었다. 이전에는 맵의 디자인이 전반적인 분위기만 가지고 있었을 뿐, 회색으로 덧칠한 미완성 텍스처가 많았는데 이를 업데이트를 통해 하나하나 채워가는 중이다.
참고로 <데드락>의 핵심 스토리는 '패트론'에 있다. 두 신적인 존재가 의식을 통해 현실에 강림하기 위해 대립하고 있으며, 캐릭터들은 각자의 목적을 위해 패트론에게 협력하고 있다. 그렇기에 두 팀으로 나누어 싸우는 것이다. 게임이 시작하면 패트론들은 주인공에게 약속을 속삭이며 의식을 완수하라고 명령하며, 게임 내에서 아나운서의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
업데이트를 통해 캐릭터 선택창 OST나 게임 시작 OST가 추가되기도 했는데 당대의 분위기와 엇박의 드럼 비트를 적절히 섞어 "밸브는 OST에서는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별개로, OST 외에도 사운드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데드락>은 상당히 훌륭한 편이다.
패링을 시도했을 때나 성공할 때의 사운드, 캐릭터가 궁극기나 스킬을 사용했을 때의 사운드가 상당히 직관적이면서도 잘 만들어져 "직관적으로 듣고 반응하기" 상당히 좋게 이루어져 있다. PvP 게임에 있어 모범적인 사운드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
# 왜 재미있는가 ⑨ - 유니크한 캐릭터 디자인과 디테일
<팀 포트리스 2>나 <도타 2>에서 밸브가 잘 해왔던 ‘캐릭터의 대사’ 설정에 있어서도 능함이 엿보인다. <데드락>은 미완성 캐릭터 기준으로도 음성의 분량이 30분이 넘어간다. 그만큼 수많은 상황에 캐릭터의 대사가 설정되어 있으며, 이는 플레이어의 흥미도 상승 및 게임플레이에 대한 직관성에 도움을 준다.
가령, <데드락>은 게임이 시작하면 같은 라인에 배치된 캐릭터끼리 짧은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성격을 유추할 수 있으며, 캐릭터끼리의 관계성에 대해서도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흥미를 가지게 된다. 아군 캐릭터가 사망하더라도 그 캐릭터와 설정상 사이가 나쁜 특정 캐릭터는 오히려 기쁘다는 대사를 내보내기도 한다.
게임적인 면에서는, 다양한 상황에 적용되는 캐릭터의 대사가 준비되어 있어 ‘음성’을 통해서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 스킬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때, 팀원이 전멸하고 혼자 남았을 때, 상대방이 오브젝트를 처치했을 때, 상점에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등 수많은 상황에 대한 상호작용 대사가 존재한다.

캐릭터의 디자인도 상당히 호평받는 부분이다. 1940년대 뉴욕의 감성을 살리면서도 여기에 오컬트를 결합한다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눈에 확 들어오는(잘 기억되는) 캐릭터의 개성을 살림과 동시에 실제 인 게임 플레이와도 맞닿아 있도록 잘 구축했다.
캐릭터 디자인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혹은 개발 규모의 한계로 신경 쓰기 어려운) 게임의 경우 마치 '할당제'처럼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경향이 있음을 생각하면(근육 남자 캐릭터 한 명, 섹시한 여자 캐릭터 한 명, 작은 캐릭터 한 명...과 같은 식으로) <데드락>의 캐릭터 디자인은 게임적으로나, 미적으로나 상당히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다. 최근 패치로 등장한 캐릭터들은 기존 밸브의 경향성에서 벗어난 모습도 일부 보여 흥미롭다는 반응도 존재하는 편이다.

# 왜 재미있는가 ⑩ - 이 모든 것이 합쳐져 오는 <데드락>의 유니크한 재미
결론적으로, 이 모든 것이 합쳐져 <데드락>은 유니크한 재미를 뽐내고 있다.
MOBA와 FPS, 슈팅이 혼재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맵을 돌아다니며 '트라이'를 하며 이득을 얻고, 상황에 맞는 장비를 구매하며 스노우볼을 굴리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무브먼트 컨트롤과 아이템 채용, 전략으로 승리를 쟁취해 내는 게임이 <데드락>이다. (요즘은 맵을 넓게 주고 유기적으로 판단하며 싸우도록 만드는 것이 PvP 게임의 트렌드지 않나 싶다) 여기에 레트로 퓨처리즘이 혼합된 유니크한 콘셉트가 덧붙여졌다. 좋은 게임은 흔히 "대체재가 없다"고들 이야기하는데, <데드락>이 정확히 여기 해당한다.
한때 <롤>이나 <도타 2> 위시로 다양한 MOBA 장르 신작들이 출시됐지만, 유행이 사그라들고, PvP 게임은 만들기가 어렵다는 문제 덕분에(<파라곤>과 같은 게임의 결말을 생각해 보자) 신작이 거의 없어진 상황이다. <데드락>은 오래간만에 나오는 게임이고, 과거 여러 게임들이 시도했던 시스템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와 콘셉트를 합쳐 유니크한 재미를 완성해 가고 있다. PvP 게임을 연구하고 있다면 정말 분석해 볼 만한 게임이고, 실제로 입사 테스트에서 <데드락>과 관련한 질문을 던지는 게임 개발사도 존재한다.
게다가 출시한 게임은 대부분 성공시켰고, 과거 PvP 분야에서도 <팀 포트리스 2>와 <도타 2>를 통해 크게 앞서나갔던 밸브의 게임이란 점도 강점이 된다.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데드락>은 정말로 "잘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그렇기에 정식 출시를 기다리는 사람이 수많고, 출시 직후부터 프로팀이 미리 생겨났다가 생각보다 먼 출시 일정을 깨닫고 사라지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나이트 시프트'라는 이름으로 정기 아마추어 대회가 진행되고 있으며, <데드락> 스트리머로 전업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필자도 <데드락>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게임이라고 보고 있으며, 그러한 분석 이전에 <데드락>이 보여준 방향성과 콘셉트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정식 출시만을 기다리며 지금까지 플레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데드락>은 밸브의 신진 개발자가 참여한 게임이기도 하다. 이전에 기자 시절 <리스크 오브 레인>의 개발자가 밸브에 합류했다는 소식을 디스이즈게임을 통해 전한 바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라고 알려졌고 보도 역시 그러했는데, 놀랍게도 다른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 아니었다. <리스크 오브 레인>의 개발자 '후푸'(Hopoo)는 현재 <데드락> 프로젝트에 참여해 다양한 캐릭터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공식 디스코드에도 상주하고 있으며, 종종 농담을 던지고 갑자기 사라지곤 한다.
게임의 얼굴마담격 개발자로 여겨지고 있는 인물은 '요시'라는 닉네임을 사용한다. <데드락> 유저가 갑자기 요시를 욕한다면, 닌텐도의 캐릭터 이야기가 아니라 핵심 개발자를 말하는 것이다.

# 10 - 그래서 1월 업데이트는 뭔가요?
혹시 <데드락>에 관심이 생겼거나 복귀를 생각하는 독자를 위해 1월 업데이트에 대해 설명하면 대략 이렇다. 기존 임시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었던 패트론의 정식 디자인이 추가됐으며, 비교적 단순하고 회색의 텍스쳐로만 덧칠되어 있었던 각 진영의 거점이 크게 바뀌었다.
4명의 팀으로 나누어 랜덤으로 주어지는 아이템을 선택해 최대 5라운드까지 한 라인을 정해 오직 교전의 재미만을 느낄 수 있는 '길거리 난투' 모드가 신설되기도 했으며, 그 외에도 캐릭터의 상황에 따라 상단의 이미지가 변화하는 등 UI 부분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신규 캐릭터는 6종이 공개됐으며, 플레이어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투표권을 받아 먼저 나올 캐릭터를 투표할 수 있다. 1등은 27일 기준으로 게임에 추가됐는데, <롤>의 유미를 생각나게 하는 스킬셋을 가진 '렘'이다. 정말로 유미와 같은 캐릭터는 아니지만 말이다.
캐릭터가 투표를 통해 추가되는 만큼, 게임을 플레이하며 벽에 장식할 수 있는 포스터 스프레이가 추가되기도 했다. 포스터는 근접 공격을 통해 찢을 수도 있는데, 포스터를 찢으면 캐릭터가 째려보거나 실망하는 표정으로 바뀌는 것이 백미다.
게임과 연계한 이런 소소한 재미도 <데드락>이 가진 유니크한 재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PvP 게임을 좋아한다면, 이전에 <데드락>을 플레이하다 가약 없는 업데이트에 지쳐 삭제했다면, 지금 한 번 복귀해 체험해 보시길 바란다. <데드락>은 PvP 장르의 미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