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법정 공방의 이면에서 모종의 거래가 오간 정황이 포착됐다. 반독점 소송을 벌이고 있는 구글과 에픽게임즈가 8억 달러 규모의 비공개 파트너십을 체결한 사실이 미 법정 심리에서 드러났다.
구글과 에픽게임즈의 법정 공방은 2020년 인앱 결제 수수료 정책에 대한 반발로 시작되어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양 사는 지난 2025년 11월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법원이 공익 훼손과 대가성 의혹을 이유로 승인을 보류하면서 최종 종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23일 외신 더 버지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의 제임스 도나토 판사는 에픽과 구글이 맺은 대규모 신규 계약 사실을 공개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기밀로 분류되어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계약에는 에픽게임즈의 안드로이드 마케팅 지원과 구글의 언리얼 엔진 활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나토 판사는 이번 파트너십이 구글을 압박하던 에픽의 공세를 누그러뜨리는 대가성 거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사가 사업적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파트너가 되면, 모든 개발자를 위한 공정한 시장을 만들겠다던 소송의 당초 명분보다 자사의 이익을 우선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지적에 대해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이번 협력이 메타버스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지출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에픽게임즈가 향후 6년간 8억 달러(약 1조 1,527억 원)를 들여 구글의 기술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구조라는 점도 강조했다. 구글로부터 대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대가성 의혹은 성립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날 심리에서 양측 변호인은 추가 서류를 준비하기 위해 3월 초까지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도나토 판사는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법원 명령이 그대로 이행되는 한"이라는 전제와 함께 허락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합의안을 검토하는 일과 구글이 기존 시정 명령을 제대로 지키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