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하나로 시선이 달라지는 게임들이 더러 있다. 국내에선 MMORPG가 특히 그렇지 않나 싶다.
너무 많은 비교군들이 있으니 그래픽이나 사운드, 스토리 및 전투를 잘 만들었다는 말을 듣기도 참 어려운 장르고, 이제는 일종의 문법처럼 자리 잡은 '부담스러움'을 얼마나 덜어내느냐도 관건이 됐다.
엔픽셀이 개발 중이고, 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할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은 "라이트한(가벼운) MMORPG"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전면에 내세워 강조하고 있는 타이틀이다.
2026년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기에 유저들이 느끼기에도 정말 가벼울 것인지는 아직 알 수는 없겠지만, 기자라는 입장에서 먼저 알아볼 수 있기에 약간의 궁금증은 생겼다.
아직 트레일러 외엔 공개된 소식이 별로 없는 상태라 모두에게 생경한 타이틀이지만, 뭐가 얼마나 다르고 가볍다는 것일까? 그래서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을 개발하고 있는 이상문 PD, 김동혁 리드 아티스트를 만나,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엔픽셀에서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을 개발 중인 이상문 PD, 김동혁 리드 아티스트

# 신과 인간 그리고 주인공 '세라하'의 이야기...거기에 일식(이클립스)을 곁들인...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기자는 MMORPG식 '성장'을 위해 시간을 많이 들일 심산이라면, 어떤 세계관 안에서 왜 싸우는지 정도의 대의명분이 설득력있게 제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다.
그래서 개발진을 만났을 때도,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이 게임에서 '일식'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상문 PD는 "자유 의지를 빼앗겼던 세상"과 "자유 의지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세라하'의 이야기"라고 운을 띄웠다.
▲ 주인공 '세라하'
김동혁 리드 아티스트는, "여기서의 태양은 단순한 태양이라기보다는, 신이 인간들을 바라보는 신의 시선"이며 "이클립스에 가려지는 것과 순간은, 신을 반(反)하는 불완전한 존재들의 시선들"이라 덧붙였다.
게임 속 세계의 인간들은 "처음에는 이클립스를 이상 현상 정도로만 받아들였는데, 사실 이클립스가 일어나면 날수록 불안정하고 부정적인 감정들, 폭력성이 쌓여왔고, 인간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주인공 '세라하'는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는 존재였기 때문에, 관련된 문제를 완화시키려 하지만, 오히려 신에게 외면 당한 상황이다. 이를 다시 신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새로운 시작을 해보려는 것이 게임의 배경이다.
▲ 갇혀 있던 공간 '성소'의 문을 열기 위해 힘을 쓰는 '세라하'
이상문 PD는 "여러 작품들에 이미 신의 존재나 천상의 개념 같은 게 있긴 하지만, 저희는 이 '신'까지도 어떻게 탄생했는지 기획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네마틱에서는 좀비 또는 미이라처럼 보이는 존재들이 '성소' 안에서 '세라하'의 빛에 놀라며 반응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게임의 론칭 시점에 등장할 플레이어블 캐릭터(클래스) 4종은 모두 '인간' 형태가 될 것이고, '성소' 또한 인간계에 존재하는 공간은 맞지만, 이 좀비 같은 생명체들은 인간은 아니라고 한다. 김동혁 리드 아티스트는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신을 모시고, 인간들에게 신의 역할과 의견을 전해주는 대사 같은 친구들인데, 그 공간이 버려지게 되면서, 누군가 그 문을 다시 열어줄 순간을 기다려왔던 거예요. 당연히 신이 그곳을 열어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신이 아니라 한 여자가 문을 열게 되니 놀라는 모습이 나온 거죠."



이 정도 맥락을 알고 보면, '세라하'가 누군가에게는 구원자나 신처럼 보이는 포지션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반동 인물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그림이 보이게 된다.

# '성소'를 중심으로 한 "라이트한 MMORPG"
큰 틀에서는 익숙한 MMORPG 경험을 남기되, 접속하지 않는 시간에도 성장이 이어지는 방치·누적형 성장 시스템을 결합한 것이 <이클립스>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한다.
<이클립스>가 핵심 콘텐츠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성소' 또한 그러한 예시 중 하나다. 일정 시간마다 보상을 얻는 공간의 역할도 하는데, 캐릭터 단위가 아닌 플레이어의 계정 단위로 활용하게 되는 공간(부캐에도 같은 성소가 적용된다는 뜻)이라고 한다.
엔픽셀 내부에서는 이 "라이트한 MMORPG"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개발에 힘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
▲성소 배경
▲다른 분위기의 공간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문 PD는 "MMORPG를 부담스러워 하시거나, 많이 접해보지 않은 분들은, 성장의 재미에 대해선 좋게 보실 수 있어도, 부담스러운 허들 같은 걸 느끼는 분들이 있다. 방치·누적형 성장을 결합하면서, 지속적으로 보상과 편의를 제공해서, 좀 더 다양한 성향의 유저분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방치·누적형 성장 시스템이 정확히 어떤 구조로 어느 정도의 부담 완화를 해주는 것인지, "라이트하다"는 것의 의미가 어디까지 적용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디테일이 공유되진 않았다.
MMORPG 장르 특성상 성장, 전투 시스템 등에 대한 정보를, 개발 중인 현재 시점에서 너무 빠르게 공언하긴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 앞서 소개한 '세라하' 외에 다른 등장인물들에 대해선 아직 많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상문 PD는 "엔픽셀에서 새롭게 선보일 작품인 동시에, 시대 흐름에 맞게 라이트함을 추구한 MMORPG다. 확실히 부담이 많이 줄었고 여러 시도를 했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게 노력했다. 장기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 앞으로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준비를 해서, 이야기를 드리고 들을 준비도 되어 있다. 론칭이 아주 먼 시점이 아닐 텐데, 기대해주시고 관심을 이어가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 이상문 PD
김동혁 리드 아티스트는 "이름만 다른 똑같은 게임 나왔네-하는 느낌보다는, 전부 다 새로울 수는 없겠지만, 저희만의 고민과 변화를 담은 <이클립스>를 계속 준비하고 있고, 그 안엔 라이트함과 편의 기능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편의성 안에서, <이클립스>가 갖고 있는 무드와 세계관, 담아내고자하는 아트에 대해서도 더 많이 감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유저 모두가 다 그런 디테일에 관심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누군가는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런 한 분 한 분의 호기심들이 모여, 게임에 대한 호기심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 밝혔다.
▲ 김동혁 리드 아티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