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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니다. 이미 경쟁이 치열한 격전지로 변모했다.
이미지 출처 센서타워 리포트 '2025년 한국 게임 시장 인사이트'
센서타워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 시장 내 애니메이션 풍 모바일 게임의 수익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올해 출시된 <세븐나이츠 리버스>와 <마비노기 모바일> 등 대형 신작들의 견인차 역할에 힘입어,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12개월간 해당 장르 수익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대비 41% 증가한 약 14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치로, 서브컬처를 소재로 한 게임이 한국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지녔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성장의 이면에는 가혹한 점유율 경쟁이 존재한다. 활성 사용자 측면에서 보면 <원신>, <붕괴: 스타레일>, <승리의 여신: 니케>가 이미 한국 시장 내 ‘3강 구도’를 확고히 굳혔다.
이들 사이에서 입지를 다진 한국산 서브컬처 게임은 냉정히 말해 시프트업의 <니케>,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 프로젝트문의 <림버스 컴퍼니>,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 등 네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여기에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같은 강력한 애니메이션 IP 기반 작품들이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앞에는 거대 기업들이 자리 잡고 뒤에는 추격자들이 끊임없이 밀려드는 압박 속에서, 상위권 게임사들의 위기감과 선견지명은 전례 없이 자극받고 있다. 이제 ‘차세대 라인업 구축’은 생존과 직결된 필수 과제가 되었다.
시프트업은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차기 플래그십 IP인 <프로젝트 스피릿> 개발을 공식화했으며, <스텔라 블레이드>의 후속작 역시 더 큰 세계관 확장을 목표로 일찌감치 궤도에 올렸다.
<에픽세븐>의 개발사 슈퍼크리에이티브 또한 로그라이크를 결합한 차세대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를 해외에 출시하고 국내 테스트를 시작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차세대 레이스에서는 아무도 뒤처지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넥슨게임즈는 <블루 아카이브> 개발팀의 신작 <프로젝트 RX>의 첫 예고 영상을 공개했다. 세간의 관심은 뜨거웠다. 지난 1년간 <블루 아카이브> 프로젝트와 그 개발진이 겪은 풍파가 웬만한 게임 스토리보다 더 파란만장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블루 아카이브>의 핵심 멤버들이 퇴사 후 설립한 ‘다이나미스 원’은 불과 4개월 만에 신작 <프로젝트 KV>를 공개했다. 하지만 공개된 PV 속 설정과 화풍이 <블루 아카이브>와 지나치게 유사해 유저 커뮤니티, 특히 한국 서버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거센 비판과 ‘배신’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 소동은 정점만큼이나 종말도 빨랐다. PV 공개 단 8일 만에 프로젝트 중단 및 홍보 자료 삭제라는 보기 드문 최단명 사례 중 하나가 되며 끝이 났다. 이 소동은 결과적으로 시장의 시선을 <블루 아카이브>의 ‘정통’ 개발팀으로 더욱 집중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베일을 벗은 <프로젝트 RX>는 넥슨게임즈 내부 IO 본부 산하 RX 스튜디오가 개발을 맡았으며, 언리얼 엔진 5를 채택했다. 1분 내외의 영상은 여전히 <블루 아카이브> 특유의 색채를 띠고 있다. 따뜻한 일본풍 장면, 선명한 캐릭터 디자인, 그리고 일상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캐릭터와 함께 생활하는 듯한 몰입감을 강조한다.

한편, 영상 말미에 스쳐 지나가는 무장한 캐릭터와 판타지적 효과는 일상 속에 숨겨진 긴장감 넘치는 전투를 암시한다. 구체적인 플레이 방식은 미정이지만, 3D 제작 품질은 이미 수준급이다.
게임룩은 <프로젝트 RX>가 선택한 경로가 현재 업계에서 더욱 대표성을 띨 수 있다고 본다. 이는 물리적인 오픈 월드 규모를 맹목적으로 추구하기보다, ‘이세계 몰입감’이라는 핵심 가치를 단단히 붙잡았기 때문이다.
언리얼 엔진 5의 고품질 렌더링을 활용해 캐릭터와 같은 공간에 있는 듯한 현장감을 강화하고, 일상 시뮬레이션과 전투의 융합을 탐색하는 방식은 <블루 아카이브> 팀만이 가진 확실한 장기다. 이는 거대한 서사보다 소소한 일상 상호작용을 선호하는 유저들에게 더 강력한 대입감을 선사하며, 팀의 기존 경험과 자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영리한 선택으로 보인다.
넥슨은 이 야심 찬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이미 IO 본부의 개발팀 규모를 두 배로 확대했고 여전히 지속적으로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인터뷰 영상에서 개발자들은 어려운 일이 아직 많다고 솔직히 밝히면서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만큼 플레이어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업데이트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 시장 매출 1위를 기록하며 한국 서브컬처 업계에 거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었지만, 수익 정점은 이미 지났으며 하락세를 반전시킬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약 100여 명 규모의 개발팀은 넥슨 체제 내에서 그리 크다고 볼 수 없으며, 차세대 제품인 <프로젝트 RX> 역시 <니케>나 <프로젝트 스피릿> 같은 ‘초거대 플래그십’을 지향하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떡 그림을 그리기는 쉬워도 떡을 굽기는 어렵다”라는 말은 현재 한국 서브컬처 개발사들이 직면한 현실을 관통한다.
텐센트의 강력한 지원을 업고 글로벌 시장에서 호요버스 같은 거물과 겨루기를 택한 시프트업을 제외하면, 대다수 한국 기업은 초합대형 프로젝트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중국처럼 거대하고 안정적인 내수 시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한·일·미) 성과에만 의존해야 하는 한국 기업에 수억 달러 규모의 ‘도박’은 자칫 뼈아픈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로젝트 RX>처럼 성공한 IP와 숙련된 팀의 기반 위에서 안정적인 세대교체를 노리는 전략은 현재 한국 업계 생태계에 가장 부합하는 선택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 서브컬처 게임의 판은 다시 짜이고 있으며, 기존 강자들은 속속 ‘2세대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외부의 거센 풍파를 겪고 등장한 <프로젝트 RX>는 <블루 아카이브>가 축적한 감정과 기대를 계승하면서도, 중형급 트랙에서 한국 서브컬처가 가질 수 있는 전형적인 야심과 신중함을 동시에 짊어지고 있다. 이 패가 과연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발휘할지는 넥슨게임즈와 유저들의 공동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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