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도 나오길 잘했네, 진짜 예쁘다", "엄마, 저거 봤어요? 잉어킹하고 갸라도스가 있어요!"
2025년 겨울, 서울에서 가장 핫한 공간 중 하나를 꼽으라면 '서울빛초롱축제'가 열리고 있는 청계천 일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긴 구간에 걸쳐 여러 조형물이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반응이 쏟아진 곳은 'I LOVE 잉어킹' 프로젝트가 진행된 곳이었는데요.
광교에서 장통교까지 무려 73m 구간에 걸쳐 100여 마리의 잉어킹과 거대 갸라도스, 피카츄가 청계천을 빛내주고 있었습니다. 기자도 일요일(14일) 저녁 이 현장에 방문했었는데요. 날씨가 많이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빛나는 잉어킹들을 보며 친구, 연인,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소원을 빌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갸라도스로 진화해 강해지고 싶다"는 잉어킹들의 소망을 주제로 한 이벤트였기 때문에, 이를 바라보며 각자의 바라던 바를 떠올려보는 것도 어색하지 않은 풍경이었습니다.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동시에, 포켓몬 팬들에게 '잉어킹'은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번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 사진에서도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정말 많은 분들이 청계천 서울빛초롱축제 중에서도 I LOVE 잉어킹 행사 쪽에 모였습니다.
▲ 빛나는 잉어킹과 갸라도스, 피카츄까지 있어서 볼거리도 풍성했고 분위기도 정말 뜨거웠는데요. 잉어킹들은 지느러미를 움직이기도 합니다.
▲ 만듦새도 좋습니다. 보는 재미가 있어요.
▲ 100여 마리의 잉어킹들은 각기 생김새나 표정이 조금씩 다른데, 메타몽이 변신한 모습도 있다고 하니 현장에서 찾아보시길 추천합니다.
▲ 색이 다른 황금 잉어킹도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찾기 쉬운 편이었어요.
▲ 피카츄가 "가즈아!!"라고 외치는 것만 같죠.
▲ 갸라도스가 되고 싶은 잉어킹들의 소망이 청계천에 모인 모습이라니, 요즘처럼 세상 살기 팍팍한 시대에 스쳐가는 생각이 많아지는 대목입니다.

▲ 잉어킹들이 향해 가는 방향인 우측 끝에 폭포처럼 생긴 조형물도 보이실 겁니다. 잘 알려져 있듯, 잉어킹과 갸라도스의 모티프는 폭포를 거슬러오른 잉어가 용이 된다는 '등용문' 설화에서 따온 것이기 때문에 저런 연출을 해둔 것입니다.
▲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정말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 왔습니다. 이벤트가 있다는 걸 알고 찾아오신 분들도 많았고, 청계천 근처를 지나다 사람이 많아서 뭔가 있나봐 하고 들르신 분들도 많았죠.

▲ 갸라도스가 되고 싶던 잉어킹들의 소망처럼,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의 소중한 소원들도 빛나고 있었습니다.
▲ 이벤트가 진행된 청계천 일대에선 <포켓몬 GO> 게임에 잉어킹과 갸라도스가 더 자주 출몰하는 이벤트도 진행돼서, 많은 분들이 휴대폰을 켜고 잉어킹 잡이에 열중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이 <포켓몬 GO> 연계 이벤트는 12월 17일까지만 진행됩니다.
▲ 이렇게 등이 켜지는 건 2025년 12월 12일부터 2026년 1월 4일까지 청계천 일대에서 저녁마다 계속 이어지는 행사고요.
▲ 이 '잉어킹 상점'은 주말 저녁에만 열리는 이벤트 공간입니다. 기자가 평일 저녁에 들르지 않고 주말에 간 이유도 이 잉어킹 상점을 보기 위해서였죠.
▲ 잉어킹 모자를 쓴 직원분들이 맞이해주십니다. 돌리는 뽑기도 있고요.
▲ 잉어킹빵도 있어요.
▲ 저도 한 마리 받아봤는데요. "약해도 괜찮아"라는 멘트를 보고 잠시 울컥했더랍니다.
▲ 잉어킹에겐 미안하지만 너 너무 맛있더라. 안쪽은 슈크림맛이었어요.
▲ 많은 분들이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간 공간이었습니다.
# "노래가 너무 킹받는데(?) 웃겨"
사실 청계천에 잉어킹 떼가 출몰하기 전부터, 잉어킹 관련된 무언가 "큰 게 온다"는 예견이 포덕들 사이에 있었는데요.
포켓몬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I LOVE 잉어킹>이라는 동명의 노래를 재업로드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어 가사로도 녹음된 이 노래는 8년 전에도 공식 채널에 올라와 216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인기 영상이었습니다.
▲ 무려 8년 전에 올라왔던 잉어킹 노래가, 아래 첨부한 영상처럼 2025년 11월 10일에 다시 올라왔습니다. 모두 "포켓몬코리아가 잉어킹으로 뭔가를 하려나봐"하는 예상만 했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청계천에 잉어킹 100여 마리가 등장할 거라곤 생각도 못했죠.
재밌는 점은, 청계천에 잉어킹들이 깔린 공간에서도 '이 노래'가 계속 울려퍼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노래 제목은 <I LOVE 잉어킹>이지만 3분 50초 내내 약해빠진 잉어킹이라고 손가락질만 하는 곡이라는 아이러니가 포인트인데요. 청계천에서 이 노래를 유심히 듣던 사람들도 "가사가 킹받아(?)"라는 반응을 정말 많이 보였습니다. 아래는 가사 중 일부입니다.
도움도 안 되고 한심하지
너무도 유명해 너무 약해서
먼 옛날에는 엄청 강했대
그런 소문도 있다지만
지금은 너무나 약하단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약하단다
(후렴)약한 포켓몬 잉어킹
세상에서 제일 약한 녀석
약한 포켓몬 잉어킹 너무나 약해서 쇼-킹(중략)
번쩍번쩍 호화로운 황금 잉어킹
알맹이는 전혀 다를 게 없지
갸라도스로 진화하면 엄청 강해져
거기까지 가는 길 너무 힘들어
아저씨가 팔았었지 500원에
환불은 안해주는 해프닝
(후렴)한심한 포켓몬 잉어킹
다른 사람에게 줘도 야유세례
한심한 포켓몬 잉어킹 신경 쓴 적 없는 랭-킹(후략)
물론 노래 앞에선 이렇게 병(?)을 잔뜩 줘도 맨 끝에 가서는 약(?)을 주기는 합니다. "나는 변함없이 키울 거야"라거나, 6마리 파티 모두 잉어킹으로 데려가겠다거나, 모두가 사랑하는 잉어킹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고 말해주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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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에 가루가 되도록 비난을 해서 병 주고 약 주고 느낌이긴 하지만...어쨌든 해피엔딩인 거겠죠?
# 잉어킹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포켓몬> 본가 및 외전 게임들을 많이 하신 분들이라면, 아무런 효과도 없는 '튀어오르기' 기술로 대표되는 잉어킹의 무능함을 잘 아실 겁니다. 사실 배틀에선 처참한 수준의 취급을 받고 있죠.
하지만 이런 잉어킹도 주목 받는 주인공이 된 때가 있었습니다. 포켓몬 공식 모바일 캐주얼 게임으로 출시됐던 <튀어올라라! 잉어킹>이 대표적인 예시인데요.
▲ 일종의 클리커 게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먹이를 많이 먹고 훈련을 하면서 CP를 올리고 더 높이 튀어오르는 경쟁으로 트레이너들을 격파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죠.
▲ 출시된 지 꽤 된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의 전체 호흡이 긴 편이긴 합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리그를 진행하면서 점점 더 높이 뛰다가 맨 마지막에는 무려 '우주'까지 튀어오릅니다.
오랜 수련 끝에, 아무 쓸모도 없는 것 같던 잉어킹이 모두를 압도하는 점프력을 보여주는 순간이 왔을 때 오는 희열이 정말 굉장한 게임입니다. 어떤 의미에선 갸라도스가 되는 것 이상으로 더 대단하게 보이는 순간이죠.
갸라도스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폭포를 향해 거슬러오르는 잉어킹. 세상에서 가장 높이 튀어오르는 포켓몬이 되고 싶다는 잉어킹. 개인적으로 두 잉어킹 모두 아름다운 도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세상이 팍팍해서 힘든 학생, 청년, 중년분들이 참 많죠. 열심히 튀어오르는 잉어킹처럼 각자의 삶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작은 위로를 가슴에 품어 봅니다.
"약해도 괜찮아"
이 기사를 보신 분들이라도 작지만 따뜻한 위로를 받아가셨으면 좋겠네요. 시간이 되신다면 청계천을 지나가며 빛나는 잉어킹 앞에서 여러분들의 소원을 빌어보셔도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