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6개국 게임 산업 노동조합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 강요와 고용 불안에 맞서 국경을 초월한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
지난 9일(현지 시각) 영국 게임노조(IWGB), 프랑스 게임노조(STJV) 등 유럽 6개국 게임 노조 연합은 '하나의 산업, 하나의 투쟁(ONE INDUSTRY, ONE FIGHT)'이라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다국적 게임 기업들의 경영 횡포에 맞서 연대 전선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6개국 노조가 뭉친 결정적 이유는 생존권 위협이다. 이들은 9일 배포한 공동 성명에서 "전 세계 게임 노동자들이 고용 불안과 발언권 무시라는 공통된 위기에 처했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노동 조건을 악화시키는 무분별한 AI 도구 도입과 강압적인 사무실 복귀 정책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나아가 "정리해고와 자동화 강요로부터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제시한 해법은 국경 없는 연대다. 다국적 기업이 이미 국경을 넘어 세계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노조만 각자도생해서는 거대 자본에 맞설 수 없다는 논리다.
공동 선언문의 일부
이번 연대 결성의 실질적인 도화선은 인기 게임 'GTA' 시리즈로 유명한 락스타 게임즈의 모회사, 테이크투 인터랙티브와의 갈등이었다.
이 갈등은 지난 10월 말, 영국 노조 조합원들이 정리해고 통보를 받으며 시작됐다. 당시 사측은 "직원·노조 전용 디스코드에서 사내 메시지를 공유해 보안을 위반했다"라며 징계의 칼날을 빼 들었다.
이에 맞서 영국 노조 측은 지난달 13일 성명을 통해 이를 "노조를 결성할 법적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자행된 부당 해고"라고 규정하며 팽팽히 맞서왔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서유럽 노조들은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 집결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이들은 파리 회동에서 해고된 락스타 게임즈 동료들을 지지하는 대규모 공동 시위를 벌였으며, 지식 공유와 전략 논의를 거쳐 이번 '서유럽 연합 전선'을 구체화한 것으로 확인된다.
한편, 스콧 올스워스 영국 노조 홍보 담당관은 이번 연대를 "게임 산업의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수년간 업계에 만연했던 고립감과 공포를 깨고, 국경을 초월한 노동자들이 거대 기업에 맞서 하나로 뭉친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파리에 집결한 노조 연합(이미지 출처 IWGB Game Work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