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3년 만에 '300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조용하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 곳이 있다. 바로 산리오의 글로벌 IP '헬로키티'를 활용한 <헬로키티 마이 드림 스토어>로 캐주얼 게임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ACT게임즈다.
이 회사의 성공 뒤에는 조금 독특한 이력의 리더가 있다. 게임 업계인 출신이 대다수인 업계 관행과 달리, ACT게임즈의 정세진 대표는 지난 30년간 에너지, 교통, 방송, 금융 등 산업 현장에서 구조조정과 M&A를 전담해온 '전문 경영인'이다. 그는 게임 산업을 "30년 전 케이블 TV 태동기와 같은 혼란과 기회의 시기"라고 정의하면서, 직원에게는 일본 견학의 기회는 물론 "회식비 아끼지 말라" 지시하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적자였던 회사를 데이터 기반의 탄탄한 조직으로 탈바꿈시킨 ACT게임즈의 정세진 대표와 실무진을 만나, 그들의 독특한 경영철학부터 에어브릿지(Airbridge)를 활용한 정교한 마케팅 전략까지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왼쪽부터 장효식(총괄PD) / 정세진(대표) / 소대섭 사업실장
Q. 게임 업계 출신이 아니다. 어떻게 게임사 대표를 맡게 되었나?
A. 정세진 대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처음에는 투자자로서 회사를 지켜보다가,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직접 뛰어든 케이스다. 지난 30년간 도시가스, 방송국, 제약, 금융 인프라 등 다양한 실물 산업에서 수차례 구조조정과 M&A를 진행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경험을 쌓아왔다.
외부인의 시각에서 본 게임 업계는 마치 30년 전 케이블 TV 시장의 태동기와 흡사했다. 당시 방송국 허가는 남발되는데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았던 것처럼, 게임 업계도 비슷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비게임 출신이라는 점이 경영에는 큰 강점이 되었다. 업계의 관성에 젖지 않고 철저하게 경영학적 관점, 특히 제조업의 '원가 분석' 개념을 도입해 회사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Q. 회사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A. 가장 먼저 단행한 것은 조직 재정비였다. 핵심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느슨해졌던 회사의 실행력을 회복시켰다. 이렇게 내부 체계를 단단히 다진 시점에 출시한 <헬로키티 마이 드림 스토어>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초기 데이터 지표부터 성공 가능성이 명확했고, 이를 기반으로 회사가 앞으로 집중해야 할 방향성과 성장 전략 역시 한층 더 명확해졌다.
Q. ACT게임즈만의 특별한 조직 문화가 있다면?
A. ACT게임즈는 '작지만 강한 팀'을 지향한다. 경영진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책임은 직원이 "회사에 오는 것이 기대된다"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는 아주 구체적인 원칙을 가지고 있다. 직원들이 회의나 출장, 회식을 할 때 비용 때문에 눈치보며 위축되는 문화를 원치 않는다. 회사가 나를 존중하고 제대로 대우해준다는 감각이 있을 때 비로소 진짜 로열티가 생기고, 그 에너지가 결국 회사의 성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성원들이 함께 식사할 때는 마음 놓고 웃으며 맛있게 먹고, 회의를 할 때는 부담 없이 의견을 나누고 즐겁게 토론하며 공감대를 쌓을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한다.
실제로 직원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전 직원을 일본의 '산리오 퓨로랜드'로 견학을 보내기도 한다. 단순히 놀러 가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누가 지갑을 여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오라는 취지다. 이런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 덕분에 직원들이 회사와 프로젝트에 깊은 애착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이직률도 낮아졌다.

Q. 최근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가별 접근 전략은 어떻게 다른가?
A. 우리는 헬로키티라는 IP의 팬덤 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일본, 북미, 동남아 순으로 시장 우선순위를 설정했다. 먼저 IP의 본고장인 일본 시장에서는 높은 충성도를 고려해 원작의 감성을 살린 콘텐츠와 데코레이션 요소에 집중하는 현지화 전략을 폈다. 반면 북미 시장에서는 직관적인 플레이 경험과 목표 달성 중심의 UI/UX 최적화에 공을 들였다. 동남아 시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CPI(설치당 단가)를 활용해 다양한 마케팅 소재(크리에이티브)를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다.
Q. 글로벌 IP를 다루다 보면 현지화가 쉽지 않을 것 같다.
A. 맞다. 헬로키티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IP이지만, 국가별로 선호하는 감성이나 소비 패턴은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우리는 단순히 언어만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각 시장에 맞는 '마이크로 로컬라이징'을 수행한다. 각 국가 유저들의 플레이 성향과 과금 구조에 맞춰 이벤트 방식부터 패키지 구성, 게임 내 메타 구조까지 세밀하게 조정하여 IP의 감성은 유지하되 현지 유저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운영하고 있다.

Q. 헬로키티 IP를 쓰는 게임은 여럿 있었다. ACT게임즈만의 차별점은?
A. 헬로키티 IP로 만든 게임이 과거에도 없었던 건 아니다. 한국에서도 굵직한 회사들이 헬로키티 IP로 게임을 만들었지만, 뚜렷한 성공 사례는 많지 않았다.
ACT게임즈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산리오 IP에 대한 이해도와 애정의 깊이다. 우리 팀은 헬로키티와 산리오캐릭터즈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신제품 한정 굿즈가 나오면, 근무시간에 “갔다 오라”고 보낼 정도다. 그 정도로 캐릭터 하나하나의 디테일과 세계관에 집착한다.
또 회사 차원에서도 산리오코리아를 단순 라이선스 파트너가 아니라 함께 브랜드를 키우는 파트너로 대한다. 산리오코리아와 물리적으로도 가깝기에 자주 찾아가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는 편이다. 대면 미팅을 통해 싱크를 맞춰나가며, 산리오 IP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더 깊어졌다.
둘째, 게임성과 IP 표현의 균형이다. 산리오캐릭터즈가 게임 화면에 계속 튀어나오면 귀엽기는 하지만, 정작 게임의 코어 재미는 흐트러질 수 있다. ACT게임즈는 “머지 게임은 머지에 집중해서 재밌게 만들고, 그 결과물로 산리오캐릭터즈를 ‘보면서 힐링’하게 하자”는 설계를 했다.
그래서 게임 구조를 크게 두 파트로 나눴다. 머지에 완전히 몰입하는 구간, 그 결과로 완성한 공간을 산리오캐릭터즈가 돌아다니는 힐링 구간으로 말이다. 가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힐링 게임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이다. 산리오캐릭터즈는 자주 등장하지만, “보는 재미”를 위해 과하게 전면에 밀어붙이지는 않는다. 이 미묘한 밸런스가 헬로키티 팬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트 측면에서도 파스텔톤 그래픽으로 실물 굿즈와 거의 비슷한 톤을 구현했다. 일본 유저들 사이에서는 “실제 산리오 굿즈와 가장 비슷한 느낌”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Q. 유저 획득(UA) 채널 운영과 예산 최적화 기준이 궁금하다.
A. 일본과 아시아권에서는 메타(Meta), 몰로코(Moloco), 애피어(Appier), 미스트플레이(Mistplay) 등을 주력으로 운영 중이며, 북미 지역에서는 틱톡과 구글 등으로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예산 집행에 있어서는 단순히 설치 단가(CPI)가 낮은 채널을 선호하지 않는다. 유입된 유저의 품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가별 LTV(유저 생애 가치)와 7일 및 30일 기준의 ROAS(광고비 회수율)를 매일 점검하며 가장 효율이 높은 곳으로 예산을 재배분하는 최적화 작업을 거친다.
Q. 게임 내 유저 여정 중 가장 중요하게 관리하는 단계는 어디인가?
A. 유저 획득 이후 '초기 온보딩(튜토리얼)'부터 '코어 루프(Core Loop)'를 체험하는 구간을 가장 중요한 승부처로 보고 있다. 우리 게임의 특성상 유저가 진입 후 초반 15~20분 안에 '머지-꾸미기-보상'으로 이어지는 핵심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이탈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튜토리얼 단계별 전환율과 이탈 구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튜토리얼 길이를 단축하거나 보상 구조를 개선하는 등, 유저가 게임의 재미를 최대한 빨리 느낄 수 있도록 지속적인 튜닝을 하고 있다.

Q. 마케팅 성과 분석 툴로 에어브릿지(AB180)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기존에 사용하던 글로벌 MMP(모바일 측정 파트너)들은 비용 대비 효율성이나 기술 지원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반면 에어브릿지는 합리적인 비용 구조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깊이 있는 로그 분석(Deep Log)과 정교한 퍼널 측정이 가능하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ACT게임즈의 운영 철학에 가장 부합하는 솔루션이라고 판단했다.
Q. 광고 성과를 측정할 때 기여 기준은 어떻게 잡고 있나?
A.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보다는 국가별, 매체별 특성을 반영해 클릭 기반과 뷰 기반의 어트리뷰션 윈도우를 유연하게 설정하고 있다. 이때 설정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는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7일 차 ROAS, 리텐션(잔존율), 그리고 장기적인 LTV 곡선의 흐름이다.
Q. 마케팅팀 외에 다른 부서에서도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는가?
A. 물론이다. 에어브릿지는 ACT게임즈 내에서 일종의 '전사 데이터 허브' 역할을 한다. 마케팅팀뿐만 아니라 기획팀, 개발팀, 경영진까지 모두 동일한 데이터 지표를 보며 회의를 진행한다. 예를 들어 개발팀은 유저 이탈 로그를 분석해 튜토리얼을 개선하고, 경영진은 국가별 성과 지표를 토대로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식이다. 전 부서가 같은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
Q. 앞으로의 성장 전략이 궁금하다.
A.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우수한 외부 IP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 검증이 완료된 글로벌 IP와의 협업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동시에 서비스 운영·라이브 관리·데이터 기반 퍼포먼스 역량을 고도화하여 장기적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또한, 단일 시장이나 단일 타이틀에 의존하지 않는 멀티 포트폴리오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구축하고, 향후 다양한 지역·플랫폼에서 확장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입니다.
Q. 신작 개발 및 재무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A.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캐주얼 퍼즐 전문 스튜디오’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단순히 게임만 만드는 개발사가 아니라, IP의 가치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를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 헬로키티 IP뿐만 아니라 향후 다양한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나아가 자체 IP까지 더해 지속 가능한 팬덤과 비즈니스 구조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재무적으로도 단순히 매출 규모만 큰 회사가 아니라, 실질적인 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를 지향한다. 앞으로도 ‘데이터 경영’과 ‘직원 존중’이라는 두 가지 축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증명해 보이겠다. 내년에도 두고 보면 재밌을 것이다.

이 인터뷰는 디스이즈게임과 AB180이 함께 제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