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들이 마녀의 오븐에서 탈출하며 시작됐던 <쿠키런> 세계관의 핵심 테마인 '용기와 꿈'이 격동의 시대였던 역사 속 모습들과도 닮았다고 느꼈어요. 단순히 과거 유산을 재밌게 풀어낸다는 걸 넘어,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고 미래 세대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주제들을 익숙한 IP로 전하고 싶었습니다."
내일 12월 9일은 '국가유산의 날'입니다. 국가유산청과 <쿠키런>의 데브시스터즈가 긴 협업 끝에, 2025년 12월 9일부터 2026년 3월 1일까지 덕수궁 돈덕전에서 [쿠키런: 사라진 국가유산읠 찾아서]라는 전시를 개최하는 것도 바로 이 국가유산의 날을 기리기 위함입니다.
일반 관람객들에게 공개되기 하루 전인 12월 8일, 그 현장을 직접 찾아가 전시의 구성도 살펴보고, 전하고자 했던 의의도 들어봤습니다. 기자는 평상시에도 이런 박물관, 미술관 전시를 많이 다니는 편인데, 빈 말이 아니라 정말 굉장히 준비를 잘 해뒀다는 인상을 크게 받았습니다.
덕수궁의 궁 입장료만 내면, 전시 자체는 무료로 보실 수 있으니 이번 겨울 많은 분들이 이곳에 방문해보셨으면 합니다. 단순히 쿠키들을 전면에 내세웠다거나, 국가 유산을 복원하는 데 힘썼다는 선에 그치지 않고, 이를 바라보는 관점도 새롭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냥 흘겨보고 지나갈 수 있는 전시도, <월리를 찾아라>처럼 숨은 쿠키를 찾는 과정에서 유물과 그 설명을 다시 보게 만드는 큰 힘이 있었는데요. /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 덕수궁 돈덕전 전경입니다. 이곳 안팎에서부터 쿠키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 국가유산의 날인 12월 9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전시가 진행됩니다.
▲ 그림만 봐도 눈치를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대한제국'과 '고종', '대한국새' 등의 이번 전시에서 소개될 핵심 키워드들이 담겨 있습니다.
▲ 바람궁수 쿠키, 용감한 쿠키, 옥춘맛 쿠키, 천년나무 쿠키 4명의 쿠키가 이번 전시에서 자주 보일 것입니다. 4명의 캐릭터를 기억해주세요.
▲ 1층에는 미디어 월을 포함한 애니메이션 연출이 담긴 액자들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먼저 액자들을 살펴보면.
▲ 우리에게 익숙한 서울의 공간을 쿠키들과 함께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뒤로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가 보이죠?
▲ 1층에는 무려 27m 규모의 LED 패널로 미디어 아트를 구현해놓았습니다. 서울 4대문과 주요 유산들이 모두 온전히 남아 있었다면, 과거 역사적 순간에 꿈과 희망을 더 펼칠 수 있었다면-이라는 상상력과 함께, 현재와 미래의 서울의 모습도 함께 담긴 것이 특징입니다. 일종의 대체 역사물인 셈이죠.
▲ 2층에서부터 본격적인 전시가 이어지는데
▲ 앞서 1층에서 미디어 아트로 봤던 그림의 전체 풍경입니다. 이건 밤의 서울의 모습이고요.
▲ 이건 낮이죠. 큰 맥락에서 보면 산들이 둘러싸고, 한강이 가로지르는 서울의 특징적인 지형부터, 실제로도 그렇지만 중앙에 궁이 있는 구조, 주변에 현대적 건축물이 함께 있는 모습을 그림에 담아냈다고 합니다.
▲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숨겨진 작은 쿠키들이 보이시나요? 서울의 곳곳을 데브시스터즈와 국가유산청이 재해석했습니다.
▲ 궁에도 쿠키들이 가득해요.
▲ 이런 거대한 미디어 아트를 비롯해 전체 협업을 위해 데브시스터즈의 아트 가용 인력의 1/4에 해당하는 20명 이상이 4개월 넘게 투입됐다고 합니다. 무료 전시인데도 데브시스터즈가 얼마나 이번 전시에 진심이었는지 보이는 대목이기도 하죠.
▲ 용쿠와 호랑이도 보이고요.
▲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들도 보입니다. 이런 고증을 위해 투입된 데브시스터즈의 아티스트들이 서울 곳곳을 답사를 다니기도 했었다고 하네요.
▲ 본격적인 전시 소개에 앞서, 앞으로 가까이 가면 활성화되는 유물과 쿠키의 조합을 보여주는 미디어 아트도 있습니다. 이건 바람궁수 쿠키와 선자(부채)고요.
▲ 옥춘맛 쿠키와 매듭.
▲ 용감한 쿠키와 편경.
▲ 천년나무 쿠키와 윤도(나침반)입니다.
▲ 2층 전시 공간 입구에선 앞서 소개한 4명의 쿠키들이 어떤 세계관 속에서 국가유산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떠나는지 소개하는 애니메이션이 나옵니다.
▲ 이건 도슨트(해설)로 이어지는 QR 코드들인데요. 소개된 캐릭터들의 실제 성우들이 캐릭터 보이스와 성격 톤 앤 매너에 맞춰 전시 구성을 소개해주는 도슨트도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전체 내용을 꼼꼼히 들으면 50분 분량이라고 하네요. 그만큼 전시도 알차게 많은 편인데요.
▲ 대한제국 시기에 대한 그림, 유물, 상상화 등이 함께 전시되고 있는데, 이렇게 누가 봐도 쿠키들이 가득한 그림도 있고, 유물 그 자체로 전시된 것들도 있습니다.
▲ 그러다 보니 어떤 쿠키가 어디에 있나, 또는 이 유물엔 쿠키가 없네, 하면서 보게 되어서 일반 전시보다 더 집중해서 꼼꼼하게 보게 된 경향이 있었어요.
▲ 정말 깨알 같이 들어간 쿠키들도 많으니 <월리를 찾아라>처럼 찾아보시는 것도 재미 요소가 되어줄 겁니다.
▲ 이 선자(부채) 위에 그려진 바람궁수 쿠키는 데브시스터즈 이은지 CIPO가 직접 수묵화로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도슨트까지 들어보면 과거에 있었던 대화재를 바람궁수 쿠키가 막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단순히 특정 유물을 있는 그대로 복원해 전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과 의미를 또 담아볼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유실된 유물, 안타까운 역사들이 많았던 시기인 터라, 아픈 기억으로만 남게 되기 쉬운데 '꿈과 희망'으로 이를 다시 연결하는 게 재밌죠.
▲ 천년나무 쿠키와 윤도(나침반)입니다. 우측에 자세히 보시면 천년나무 쿠키가 새겨진 게 보입니다.
▲ 편경 위에 그려진 용감한 쿠키입니다.
▲ 왕이 행차할 때 소나무 가지가 길을 가리자, 소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들어 길을 터주었다고 해서 정2품의 관직을 하사 받은 정2품송에 대한 이야기도 이런 식으로 미디어 아트로 재해석됐습니다.
▲ 공간 안쪽에서는 천년나무 쿠키가 정2품송에 내려오는 모습을 그려낸 영상이 나오기도 합니다.
▲ 이번 전시에서 빼놓고 가선 안 되는 대한국새 복원품입니다. 1911년 일제에 의해 반출되었다가, 1946년 반환되었으나, 한국전쟁 중 행방이 묘연해져 실물이 남아있지 않은 대한국새인데요.
도설과 제작 규정은 남아있어, 이를 토대로 데브시스터즈의 도움과 함께 국가유산청이 대한국새를 복원했다고 합니다. 조선의 국새는 거북이 모양 손잡이인 것과 달리, 대한제국의 국새는 황제국이었기 때문에 용 모양 손잡이를 볼 수 있습니다.
▲ 사진에 다 담진 않았지만 여러 구성으로 이뤄진 전시를 모두 보고 나면 그 뒤엔 굿즈를 구경하고 간단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 대한국새가 중요한 복원 유물로 전시에 소개된 만큼 굿즈 중에도 이렇게 용쿠와 국새가 함께 있는 것도 있고요.


▲ 쿠키들을 좋아하던 분들이라면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구성들이 꽤 있습니다.
▲ 여러 대의 태블릿과 함께, 특별히 마련된 게임도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이 게임은 라이브서비스 버전에선 만나볼 수 없고, 이 돈덕전에서만 보실 수 있는 게임입니다.
▲ 4개의 캐릭터 중 하나를 고르는 식이에요. 저는 바람궁수 쿠키를 골라봤습니다.
▲ 열심히 달리면
▲ 국가유산의 의지를 잇는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습니다.
▲ 데브시스터즈 조길현 대표는, 포켓몬, 디즈니처럼 강력한 IP가 가진 힘을 특히 강조했습니다.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사랑 받는 가치가 국가유산을 조명하는 것처럼 좋은 일에 쓰일 때 사람들도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시너지도 난다는 취지였습니다.
참고로 <쿠키런>은 국가무형유산 전승자들과 함께 아트 콜라보 시리즈를 계속해서 이어오고, DDP에서 이를 전시했을 때도 한 달 만에 11만 명이 방문하는 등 전통 문화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은 IP고, 실질적으로 이를 기반으로 IP 전개에서도 긍적적 효과를 보고 있는 중입니다.
조길현 대표는, 지금은 예전의 문화로만 볼 수 있지만, 과거 그 당시엔 가장 중요하고 뜨거웠던 문화와 순간들이 살아남아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라며, 지금 시점에 우리가 즐기고 향유하는 문화도 마찬가지기에, 오랫동안 사랑 받은 가치가 연결되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 곽희원 학예연구사는 딱딱한 유물 전시에서 벗어나서, 국가유산을 새롭게 향유할 수 있게 하는 데 힘썼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게임 IP와 국가유산이 이어져 이 정도 규모의 전시를 한 전례가 거의 없다 보니, 처음엔 어려움도 있었다고 하지만, 공동 협업 과정에서 좋은 시너지도 많아서, 전시가 풍성해질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