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Delightworks / Type-Moon
<페이트/그랜드 오더> 등 일본 유명 게임들의 익숙한 글씨체가 뜻밖의 교체 위기를 맞았다. 일본 개발사들이 애용하던 폰트 서비스의 라이선스 비용이 하루 아침에 50배 넘게 폭등했기 때문이다.
게임메이커스와 게임스파크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폰트웍스는 지난 11월 28일부로 자사의 주력 라이선스 플랜인 'LETS'의 신규 및 갱신 지원을 중단했다.
기존 LETS 플랜은 연간 약 6만 엔(한화 약 54만 원)만 내면 게임 내에 일본어 폰트 파일을 직접 탑재할 수 있어 개발사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아틀러스의 <페르소나 5>, 캡콤의 <몬스터 헌터 3G>, 타입문의 <페이트/그랜드 오더> 등이 해당 폰트를 사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문제는 폰트웍스를 인수한 미국 기업 모노타입이 제시한 새로운 요금제다. 현재 모노타입 사이트에 공개된 표준 연간 플랜의 가격은 약 320만 엔(한화 약 2,900만 원)에 달한다. 기존 가격 대비 약 54배가 폭등한 셈이다.
단순히 가격만 오른 것이 아니다. 라이선스 제약 조건도 대폭 강화됐다. 비싼 요금을 내더라도 해당 플랜은 최대 5개의 애플리케이션에만 적용할 수 있으며, 각 앱의 등록 유저 수는 '2만 5천 명'으로 제한된다. 사실상 대규모 상업용 게임에는 적용이 불가능한 조건이다.
<진격의 거인 VR: 언브레이커블>, <소울 커버넌트> 등에 참여한 UI/UX 디자이너 야마나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폰트 회사를 변경할 경우 통합 작업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며, 이는 필연적으로 QA(품질 보증) 테스트와 재배포 과정으로 이어지는 지난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자이너 야마나카의 X 멘션(번역)
외신 게임디벨로퍼는 이를 인용해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직면할 위기를 분석했다. 특히 10년 넘게 서비스 중인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예로 들었다. 장기간 서비스를 이어온 게임의 경우, 폰트 교체는 단순 작업을 넘어 브랜딩 전반을 수정해야 하는 '대공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서비스 교체를 결정한 사례도 확인됐다. 개발 스튜디오 '인디 어스 게임즈'의 알웨이 대표는 라이선스 갱신 견적을 확인한 후, 결국 비용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경쟁사인 '다이나폰트'로 서비스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덜 알려졌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막대한 비용과 재작업 부담에도 불구하고, 시장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LETS의 대안으로는 '모지모 게임' 서비스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법인이 아닌 개인 개발자에게만 제공되며, 이마저도 폰트웍스가 관리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언제든 서비스 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남아있다.
한편, 모노타입은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폰트 기업이다. 지난 2023년 9월 일본 게임 업계 내 최대 규모 폰트 회사 중 하나인 폰트웍스를 인수했다. 이번 라이선스 정책 변경은 인수 후 약 2년 만에 단행된 것으로, 기존 구독자들을 모노타입 자체 폰트 서비스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적용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