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팀원들의 졸업과 취업으로 공중분해 될 뻔했던 인디 게임 개발팀이 있다. 홀로 남은 대표가 묵묵히 스팀에 출시한 전작 <레버넌트>는 별다른 홍보 없이도 95%의 긍정적 평가와 일본 시장 다운로드 점유율 35%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이 지표는 흩어졌던 팀원들을 다시 한 자리에 모으는 계기가 되었다.
‘타협 없는 개발, 액션의 새 시대'를 슬로건으로 내건 개발사 '메이플라이'의 이야기다. 이들이 영화 <존 윅>의 처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2D 도트 그래픽으로 옮겨낸 신작, <프로젝트 레버넌트>로 돌아왔다. 2023 BIC 어워드 후보 선정, 2024 인디크래프트 2위 수상 등 평단과 유저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메이플라이의 유환진 대표를 만나, 그들의 치열한 '액션 철학'과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 메이플라이 유환진 대표
Q. <프로젝트 레버넌트>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유환진 대표: <프로젝트 레버넌트>는 영화 <존 윅>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횡스크롤 슈팅 게임으로, 정밀 조준 시스템을 핵심으로 한다.
Q. 전작인 <레버넌트>와 이번 프로젝트는 어떤 관계인가?
A. 앞서 2023년 2월에 전작인 <레버넌트>를 스팀에 출시했으나, 당시 팀원들의 졸업, 입대, 취업 등 개인사정으로 팀이 해체됐다. 아쉬움이 남아 혼자서라도 마무리를 짓고자 번역과 출시를 진행했는데, 뜻밖에 일본에서 다운로드 비율이 35%를 넘기며 좋은 반응이 나왔다. 이 지표를 바탕으로 팀을 다시 설득해 추가 개발을 시작한 것이 지금의 <프로젝트 레버넌트>다.
전작은 <메탈 기어 솔리드> 같은 잠입 액션 게임에 가까웠고 템포가 느렸으나, 유저들이 단순히 총 쏘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점을 파악해 슈팅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개편했다. 후속작이자 리메이크지만 사실상 다른 게임으로 봐도 무방하다.
► 전작인 <레버넌트>. 지금과는 분위기와 게임플레이가 사뭇 다르다.
Q. 영화 <존 윅>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녹여냈나?
A. 팀 내에 밀리터리 마니아들이 있어 <존 윅> 특유의 택티컬한 액션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영화 속 존 윅처럼 권총 하나로 여러 명의 적들을 제압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싶어 무기는 권총 하나로 제한했다.
프로레슬링을 보면 기술을 시전하는 사람만큼 기술을 접수하는 사람도 중요하지 않은가. 화려한 액션을 위해서는 피격되는 적들의 애니메이션도 화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를 구현하는 데도 많은 공을 들였다.
Q. 이번 공개 질의에서 게임의 특징인 정밀 조준 시스템의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A. 현재 전시 빌드에서 스테이지를 압축해서 보여주다 보니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실제 게임 도입부에는 게임의 시스템을 숙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분량의 튜토리얼 전용 스테이지를 따로 마련할 계획이다. 내러티브를 놓치고 싶지 않기에, 이 구간에서 스토리와 함께 조작법과 기믹을 자연스럽게 학습시켜 이후에는 혼란이 없도록 설계하고 있다.
► 게임의 핵심 요소인 정밀 조준 시스템. 기존 런앤건 슈팅 게임과 달리 크로스헤어로 조준된 적만 공격 가능하다.
Q. 게임의 전반적인 서사는 어떻게 진행되나?
A. 주인공 ‘베타’는 정부 소속 ‘레버넌트’ 부대 요원이며, 신입 저격수 ‘파이’와 함께 반란군을 소탕하는 임무를 맡는다. 단순한 소탕 작전을 넘어 진행 과정에서 주인공의 정체와 관련된 내막이 서서히 밝혀지는 구조다. 다만 현재는 스토리가 너무 설정 위주이거나 개발진만 아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는 피드백이 있어, 플레이어를 끌어당길 수 있는 후킹 포인트를 보완하려고 노력 중이다.
Q. 전투 시스템에서 적의 피격 리액션이나 전략적 요소는 어떻게 구현되나?
A.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정밀 조준 기능의 의미와 매력을 체감할 수 있게끔 게임을 디자인할 계획이다. 첫 번째 스테이지에선 정밀 조준이 왜 필요한지를 알려준다면, 이후에는 단순히 쏘는 것이 아니라 방패병의 다리를 쏘거나 헬멧 쓴 적의 머리를 맞춰 가면을 벗기는 등 부위 파괴와 약점 공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무작정 적을 향해 총을 쏘는 것이 아닌, 조준 기능으로 전략적으로 적을 사격하는 우리 게임만의 재미를 선보일 계획이다.
Q. 보스전이나 기믹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준비되어 있나?
A. 보스전 역시 부위 파괴와 약점 공략이 적용되며, 거대 로봇 같은 보스도 준비 중이다. 보스가 그로기 상태일 때 데미지가 더 들어가는 등 RPG 요소도 차용했다. 특히 정밀 조준을 역으로 이용하는 기믹도 있다. 예를 들어 보스가 섬광탄을 던질 때 그쪽을 정밀 조준하면 시야가 좁아지므로, 오히려 시선을 돌려야 하는 식의 퍼즐 같은 패턴을 구상하고 있다.

Q. DLC 출시 계획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형태인가?
A. 정확히는 DLC가 아니라 상편과 하편으로 나뉘는 2부작 구성이다. 내러티브 구조상 상편과 하편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IP를 브랜드화하여 향후 PvE 협동 게임 등으로 확장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상편의 결과가 좋지 않으면 하편 판매가 어려울 수 있다는 리스크와 부담감이 있지만, 상편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열린 결말이 되도록 공을 들이고 있다.
Q. 게임의 코어 타깃 유저는 누구이며 난이도는 어떠한가?
A. 캐주얼 게이머보다는 인디 게임을 즐기거나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가 타깃이다. 난이도는 총 4단계로 세분화되어 있는데, 가장 쉬운 모드에서는 플레이어가 한 방에 죽지 않도록 보호막 시스템을 제공하여 누구나 엔딩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무작정 어렵게 만들어 불쾌감을 주는 것은 지양한다.
Q. 연출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 같다.
A. <산나비>나 <블라스퍼머스>처럼 사이드뷰 게임에서도 압도적인 연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스가 쓰러질 때의 비장함이나 마음을 울리는 ‘미장센’을 구현하기 위해 사운드와 조명 활용 등을 연구하고 있다.

Q. 이번 행사에서 공개 질의를 받으며 느낀 점이 있다면?
A. 패널분들의 질문이 생각보다 훨씬 날카로워서 놀랐다. 직관성 문제나 내러티브의 동기 부여 부족 같은 핵심적인 약점을 정확히 짚어주었다. 행사 복귀 후 팀원들과 공유하여 튜토리얼 스테이지 제작을 통한 직관성 해결과 스토리텔링 보완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다.
Q. 개발 일정과 퍼블리싱 논의 현황은?
A. 2024년 2월부터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해 현재 1년 반 정도 지났고, 내년 12월까지 개발을 완료하는 3개년 계획을 목표로 하고 있다. 퍼블리싱은 국내와 일본 지역 퍼블리셔와 한창 논의 중이다.
Q. 마지막으로 기다려주는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 전작 <레버넌트>를 플레이하고 기다려주시는 분들이라면 거의 3년째 기다리는 셈이라 죄송한 마음이 크다. 오래 기다리신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재미있는 결과물로 보답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