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내가 살았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펜 하나로 시대와 맞서야 했던 언론인의 삶을 다룬 게임이 있다. 바로 다이빙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역사 내러티브 어드벤처, <그날의 신문>이다.
금일(2일) 개최된 ‘인디게임 쇼케이스 2025’ 공개질의 세션에서 이 화제작의 개발을 이끌고 있는 다이빙 스튜디오의 정찬영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그날의 신문>은 1920년대부터 194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플레이어가 신문사의 편집장 또는 기자가 되어 격동의 시대를 기록해 나가는 게임이다.
이미 텀블벅 펀딩에서 목표액의 329%를 달성하며 게이머들의 뜨거운 기대를 입증한 바 있는 이 게임은, 단순한 역사 체험을 넘어선다. 플레이어의 보도 결정에 따라 신문사가 폐간되거나 동료가 목숨을 잃는 등, 묵직한 책임감이 따르는 서사가 준비되어 있다.
검열과 탄압, 그리고 생존의 위협 속에서 진실과 타협 사이를 줄타기해야 하는 언론인의 고뇌. 다이빙 스튜디오가 그려낼 ‘가장 평범하지만 위대한 이야기’에 대해 정찬영 대표와 나눈 진솔한 이야기를 전한다.
► 다이빙 스튜디오 정찬영 대표
Q. <그날의 신문>은 어떤 게임인가?
A. 정찬영 대표: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일제강점기에 내가 살았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질문을 던지는 게임이다. 일제강점기 시기에 있었던 사건들을 다루는 것을 넘어, 일제의 감시와 개인의 도덕적 양심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으며 신문사를 운영하는 과정을 다루는 게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다.
Q. 아이디어는 정말 참신한데,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플레이어를 확 잡아끄는 엣지가 필요할 것 같다. <그날의 신문>만의 독특한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선택에 따른 확실한 피드백이 게임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신문사가 폐간되거나 동료 기자가 사망하는 등 극단적인 상실을 경험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선택의 무게와 책임을 플레이어가 체감하게 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
Q. 기사를 쓰기 위한 취재의 내용과 성공 여부는 주사위 시스템으로 결정된다. 선택에 따르는 책임을 강조했지만, 오히려 운에 따라 나오는 결과에 책임을 묻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설계한 의도가 궁금한데.
A. 처음에는 단순하게 능력치에 기반해 결과가 나오는 방향도 고려했었지만 막상 게임을 만들고 보니 재미가 없었다. 이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더라. 좀 더 재밌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지금의 방법을 선택하게 됐다.
살면서 정말 많은 선택의 기회를 만났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짊어져 봤지만, 아무리 열심히 설계해도 결국은 운이 미치는 영향이 너무도 크더라. 이런 생각을 표현하고 싶었다.
다만 운이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지면 그것도 문제다. 그래서 취재의 내용을 오전과 오후로 나누고 운의 영향을 크게 받는 오전 취재의 영향을 많이 줄였다. 오전 취재는 주사위 판정으로 진행되지만, 실패하더라도 오후 취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신 메인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오후 취재는 미니 게임을 통해 플레이어가 직접 컨트롤하여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변경했다.
► 취재의 내용과 성공 여부는 주사위 시스템으로 결정된다.
Q. 앞서 공개된 데모 빌드에는 감시자들의 시선을 피해 잠입하는 미니 게임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새로운 미니 게임도 준비 중인지?
A.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상을 반영해서 전화선을 연결해 전화 내용을 도청하는 미니 게임과 정보원을 미행하는 QTE 형식의 미니 게임도 준비 중이다. 총 5종의 미니 게임을 구상하고 있고, 추가로 적절한 형식의 미니 게임이 있다면 추가할 계획이다.
► 감시관들의 눈을 피해 잠입하며 단서를 모으는 미니 게임
Q. 생성형 AI를 게임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A.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대한민국 신문 아카이브’에 저장된 발행 신문 데이터를 학습시켜 당시 신문 기사의 문체를 재현하거나 사실적인 보도 기사를 생성하고자 한다. 다음으로는 플레이어가 작성한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당대의 지식인과 시장 상인 등 다양한 페르소나가 각자의 기준으로 기사의 내용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추가하고자 한다.
Q. 역사적 사건 속에서 개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고 밝혔다. 당시를 경험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A. 노력했지만 접근하기가 쉽지 않더라. 복지관 등을 방문해 직접적인 증언을 들어보려고 시도했지만, 당시를 기억하는 분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관련 논문이나 인터뷰 자료 등을 많이 참고했다. 다행히 당시 신문 기사들이 의외로 치정 사건이나 살인 사건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매우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어,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역사적 사건 속 개인의 서사를 풀어내려 노력했다.
► 당대 있었던 사건과 이야기들을 종합해 신문을 발행하는 것이 게임의 골자다.
Q. 이번 공개 질의에 참여해서 다양한 피드백을 받았다. 실제로 도움이 좀 됐나?
A. 어디라도 한 번 더 얼굴을 비출 기회를 얻고 싶어 참가했는데, 좋은 말씀을 정말 많이 들었다. 모진 말도 많이 들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감사할 따름이다. 보내주신 피드백을 참고해서 대표로서 회사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게임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특히 게임의 핵심인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이 크다.
Q. 해외 시장 진출 및 향후 계획도 궁금한데.
A. 글로벌 출시는 현재 고민 중이다. 번역 비용 문제가 커서 AI 번역도 고려하고 있다. 일본에 게임을 출시하면 많은 비판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렇게 비판받으면 노이즈 마케팅 효과도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을 수익성보다는 포트폴리오 확보와 차기작을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다. 현재는 차기작으로 가짜 뉴스를 만들어 돈을 버는 블랙 코미디 장르의 게임을 구상하고 있다.
Q. 끝으로 게임을 기대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