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케미스트>는 다른 게임과 좀 달라요. 저희는 실시간 1인 협동 게임이라 부르고 있어요."
메트로배니아 장르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하실 겁니다. '아, 뻔한 길찾기랑 너무 예상 가능한 단계적 해금 말고 좀 신선한 기믹 좀 있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죠. 그런 의미에서 손 모양의 골렘 '핸도'와 연금술사 소녀 '메르쿠리'를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동시에 활용하는 <할케미스트>는 조금 새로운 플레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생긴 모양처럼 무언가를 쥐는 것부터, 때리는 것도 가능하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손 '핸도'. 그리고 책으로 상대를 때리는 방식을 사용하곤 있지만 영혼을 모아 연금술을 하는 '메르쿠리'. <할케미스트>는 두 캐릭터를 교체하며 퍼즐도 풀고 전투도 하는, 팀 플라스크 서경덕 대표의 소개처럼 말 그대로 "실시간 1인 협동 게임"입니다.
<할케미스트>는 오늘(2일) 판교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인디게임 지원사업을 통해 개발한 국내 인디게임들을 소개한 행사 '코리아 인디게임 쇼케이스 2025'에 나온 타이틀 중 하나입니다. 2인 개발로 만들고 있는 게임이며, 특히 아트는 서경덕 대표가 하나하나 도트로 찍은(심지어 마우스로 찍었다네요) 집요함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할케미스트>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Q. 싱글 협동 게임이라는 슬로건을 내거셨던데 <할케미스트>는 어떤 게임이라 소개할 수 있을까요.
A. 서경덕 대표: 저희는 실시간 1인 협동 게임이라 부르고 있어요. 다른 플랫포머 메트로배니아와 달리, 캐릭터 두 명이 거의 동등한 비중을 가지고 있어요. 한 화면 안에서 두 캐릭터를 오가며 액션과 퍼즐을 모두 즐기는데요, 다른 게임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구성입니다.
▲ 핸도와 메르쿠리가 함께 다닙니다.


▲ 핸도의 쓰임새가 꽤나 많은 게 특징이죠.
Q. 데모를 저도 조금 플레이해봤어요. 핸도와 메르쿠리를 오가며, 때로는 같이 플레이하는 부분들이 매력적이기도 했고, 핸도를 포함해서 캐릭터 디자인도 개성 있는 것 같아요. 두 캐릭터의 조합이 재밌고 멋진 이유를 소개해주신다면.
A. 서경덕 대표: 퍼즐부터 말씀을 드리면요, 메르쿠리는 중력 영향을 받고 핸도는 공중을 날아다니거든요. 메르쿠리의 손이 안 닿는 곳들이 있는데, 궁금하지만 못 가보는 곳을 핸도로 답사를 하기도 하고요. 핸도로 길을 터주는 스위치나 기믹 등 재밌는 요소들도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전투에서도, 보통은 플레이어블 캐릭터 하나에 적들의 공격이 쏠리는 게임들으 많은데, <할케미스트>에서는 캐릭터를 교체하면서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어서, 전투 속도가 빠른 중에도 실시간으로 지능적인 전투를 유도할 수 있어요.

Q. 데모를 해보면서 저는 조작이 아직 손에 안 익어서 그런지, 두 캐릭터를 오가며 하는 플레이가 약간 어렵다고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게임을 시작할 때 난이도 조절을 굉장히 세분화해서 선택할 수 있게 해두셨던 배려가 더더욱 반가웠는데요.
이런 세밀한 난이도 선택을 할 수 있게 구성하신 이유도 궁금하고, 적응에 도움이 될 만한 팁을 좀 주신다면.
A. 서경덕 대표: 최근에 게이머들이 편의성 요소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저희가 인지를 하고 있었어요. <페르시아의 왕자> 신작에서도 난이도 선택을 세밀하게 할 수 있는 기능도 있었고, 스크린샷으로 맵에 기록을 남기는 기능도 있었는데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팁이라고 하면, 캐릭터를 변경하면 대기 중인 캐릭터 쪽이 무적이 되는데, 이걸 잘 활용하시면 전투 상황 등에서 유용할 거예요.

▲ 이런 식으로 요소마다 난이도 레벨을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2인 개발 게임에 이런 배려가 있다니 놀랍지 않나요.
Q. 방금 말씀도 해주셨지만, <페르시아의 왕자: 잃어버린 왕관>에도 있던 사진을 찍어서 맵에 마킹을 하는 방식이 <할케미스트>에도 있더라고요.
이런 방식이 아직 흔하게 보편화된 기능은 아니라서 구현할 때의 어려움도 조금 있었을 것 같고, 이렇게 기억하기 좋게 배려해두는 건 다르게 말하면 기억해야 할 만큼 복잡한 맵 구조나 구성도 등장한다는 얘긴데, 중후반부의 메트로배니아 난도는 어느 정도로 잡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서경덕 대표: 메트로배니아 난도는 그렇게 높게 잡은 편은 아녜요. 다른 게임들에 비하면 맵이 꼬여있진 않고요, 공간 안에서의 여러 기믹에 좀 더 집중했어요. 한 번 플레이해도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스크린샷으로 맵에 기록을 남기는 방식은 개발 자체는 어렵지 않았어요. 다만 스크린샷을 무한정 남기게 하는 건 조금 그래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횟수에 약간의 제한이 있긴 합니다.
▲ 이런 배려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Q. 저는 똥손이라 그렇게 빠른 플레이를 잘 하진 못했는데, 플레이 영상을 올리신 걸 보니까 전환하며 액션을 진행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더라고요. 여기서 파생되는, 또는 의도된 재미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서경덕 대표: 개발 초기엔 쿨타임이 길었는데요. 유저분들도 저희도 플레이를 하면서 캐릭터가 빨리 바뀌며 플레이하길 원하게 되더라고요. 빠른 전환 안에서 입체적인 액션을 할 수 있는 게 강점입니다.
또 사실 원래는 메르쿠리와 핸도 둘이 하나의 캐릭터였어요. 초기 버전에선 핸도가 뒤에서 따라다니면서 돌을 던져주는 정도의 역할만 했었는데, 핸도의 디자인이나 개성을 좋게 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사이드킥으로만 두기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처럼 두 캐릭터의 비중이 비슷한 형태까지 오게 됐습니다.
Q. 도트 기반 횡스크롤 게임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선입견들이 있어요. “매우 어려운 게임들이 많더라”, “만든 사람들이 게임 개발 장인이거나 초보거나 극단적이더라” 같은 것들이죠. 이런 선입견에 대해 <할케미스트>는 어떤 돌파를 하실 수 있을까요?
A. 서경덕 대표: 개발자인 본인이 게임을 그리 잘 하는 편이 아닙니다.(웃음) 난이도 설정을 세분화해서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하기도 했고요, 엄청난 실력자가 아닌 손이어도 잘 플레이해주시는 사례도 적잖게 봤었어요.
캐릭터 전환 기믹에 적응만 하시면, 오히려 다른 메트로배니아 게임들보다 쉽게 파훼가 가능한 지점들도 있을 겁니다.

Q. 가볍게 웃자고 드리는 질문이긴 한데, 책으로 때리면 특수폭행죄가 아니라는 그런 법학과 개그도 있어요.(물론, 실제 판례론 책도 위협적 무기에 준한다고 본 경우들도 있습니다) '메르쿠리'가 책으로 싸운다는 설정을 넣으신 이유가 궁금해요.
A. 서경덕 대표: <할케미스트> 세계관에서 책이라는 아이템이 손만큼이나 중요하게 등장하는데요. 에테르를 책 안에만 담을 수 있거든요.
이 세계관에선 영혼이 물질화되어 있거든요. 메르쿠리와 핸도는 하나의 영혼을 공유하고 있어서, 두 캐릭터가 동시에 움직이진 못한다는 설정이에요.
영혼이 강력한 '하델'이라는 인물은 영혼이 조각나서 흩어지는 모습도 게임에 나옵니다.


Q. 이미 앞서 많은 게임쇼에서 수상을 하셨잖아요. 가장 많이 거론된 매력이 무엇이었나요?
A. 서경덕 대표: 아트에 대해 좋은 피드백이 많이 있었어요. 게임쇼에선 다시 하러 오신 분들이 많았던 게 기억이 나요. 전환 기믹을 사용하며 보스를 클리어하는 재미가 있다는 평도 많았습니다.
Q. 올해 12월에 얼리 액세스, 정식 출시는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계시잖아요. 유저분들이 이 게임을 어떻게 봐주셨으면 하는지, 어떤 기대를 하고 계신가요.
A. 서경덕 대표: 첫인상만으론 기믹이 독특해서 게임이 어려운 게 아닌가 겁을 먹는 분들도 계실 수 있는데요. 적응하는 시간만 잠시 가지면 금세 잘 하실 수 있거든요. 플랫포머 좋아하시는 분들이 이 게임을 다른 게임보다 더 쉽게 하시는 것도 많이 봤고요. 편하게 많이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