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PG(일본식 롤플레잉 게임)의 살아있는 전설,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의 아버지 호리이 유지(堀井 雄二)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에서의 첫 강연을 부산에서 성공적으로 마치며 한국 팬들의 뜨거운 열기를 실감했다고 밝혔다. <드래곤 퀘스트>외에 어드벤처 게임이나 보드 게임 등을 제작하며, 40년 가까이 현역 크리에이터의 최전선에 서 있는 그는, 게임계의 거장으로서 자신의 오랜 창작 철학을 공유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호리이 유지는 최근 수여받은 욱일소수장(旭日小綬章, 일본의 산업, 문화,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공적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되는 훈장)에 대한 소회부터 <드래곤 퀘스트 12>가 성인 유저를 타깃으로 하는 이유, 그리고 <젤다의 전설>로 촉발된 오픈 월드 장르에 대한 자신의 견해까지 폭넓은 주제에 대해 답했다. 또한, 게임을 '모니터 너머의 사람'을 향해 만든다는 따뜻한 시선과, 플레이어를 놀라게 하는 '장난기' 어린 장치들에 대한 즐거움도 숨기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 인터뷰는 <드래곤 퀘스트>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온 동료, 고(故) 토리야마 아키라 화백과 스기야마 코이치 작곡가에 대한 그의 깊은 그리움과 그들의 유산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담고 있다. 나아가 최근 화두가 된 'JRPG 3.0'의 개념을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하며, "게임의 추억이 현실의 추억과 동등해지는 것"이라는 JRPG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이하는 호리이 유지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40년 현역의 창작 철학, "게임은 사람을 향한 것"
Q: 먼저, 한국에서의 첫 강연, 정말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이번 강연 이후에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도 아마 많이 계실 것 같은데요, 이 강연을 (한국) 부산에서 하신 소감에 대해 먼저 부탁드립니다.
호리이 유지: 정말로, 유저분들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음. 그리고 <드래곤 퀘스트>를 플레이해 본 분이 꽤 많았고, 게다가 사인회를 개최하는데 꽤 옛날 작품을 가져오신 분도 많아서 정말 기뻤습니다. 지스타는 올해 몇주년을 맞이 하나요? (TIG: 21주년을 맞이합니다.) 아마 20년 전에 왔던게 처음이었던 거 같고 이번에는 그 이후의 방문이 되었네요. 그 때와 비교하면 규모가 굉장히 커졌고, 부산 거리와 바닷가를 걸어봤는데 매우 멋졌습니다.
Q: 이번에 훈장(旭日小綬章)을 받으신 것 축하드립니다. 정말 개인적으로도 선생님께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게임'이라는 하나의 장르가 문화 예술로서, 그리고 사회적으로 깊이 인정받았다는 상징처럼 느껴집니다. 이 훈장이 선생님께, 그리고 게임 산업 전체에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시나요?
호리이 유지: 글쎄요. 예전에는 게임이 '해로운 놀이'라고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게임을 하면 머리가 나빠진다거나, 여러 가지 말을 들었는데, 그것이 문화로서 인정받고. 이번에 상을 받게 되어, 앞으로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 기쁘네요. 그런 상상이죠.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유튜버나 코스플레이어분들도 훈장을 받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웃음)

Q: 게임 디자인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창의력'과 '견디는 힘', '용기'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중에서도 '버리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어떤 경험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시게 된 건가요?
호리이 유지: 아이디어는 끝없이 나오지만, 전부 다 넣으려고 하면 완성을 못 하니까요. 실제로 만들어 보고 재미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는 용기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순서대로 말하자면, 필요한 첫 번째는 발상력, 두 번째는 그 발상을 형태로 만드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완성된 것을 보고 재미없으면 버리는, '용기'가 3대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호리이 유지 선생님의 게임을 보면, 항상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녹아 있음을 실감합니다. 삭막하고 강압적인 현대 사회에서, <드래곤 퀘스트>가 우리에게 어떤 형태의 힐링, 휴식처, 그리고 모험의 장이 되기를 원하시고 계실까요?
호리이 유지: 그렇네요, 만들 때는 상대가 컴퓨터이긴 하지만, 저는 모니터 너머에 있는 '사람'을 보고 만들고 있습니다. 그 사람의 반응이라든가, '이렇게 하면 이렇게 생각해 주겠지' 하는, 뭐랄까요, 그런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로 이렇게 대단한 걸 할 수 있으니 해보자, 어때, 내가 대단하지'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어디까지나 유저의 시선에서 모니터 너머의 '인간'을 상대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Q: 오래전 일이지만, (저널리스트로서) 정말 날카로운 비평을 하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그 후, 본인이 직접 만드신 게임을 세상에 선보였을 때, 부담감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어떠셨나요? 당시에는 어떤 심경이셨는지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호리이 유지: 확실히 당시 '주간 소년 점프'라는 일본의 만화 잡지에서, '패미컴 신권'(ファミコン神拳. 북두신권 패러디)이라는 게임 코너를 담당했었죠. 그걸 왜 했냐면, 게임은 사기 전까지는 재미있는지 어떤지 알 수 없으니까, 아이들이 큰돈을 내고 샀는데 재미없으면 불쌍하다고 생각해서 정확하게 '이 게임은 이렇다'라고 채점을 했던 겁니다.
그때는 완전히 플레이어로서 플레이하고 그 재미를 채점했는데요, 그 감각으로 게임을 만들었기 때문에, <드래곤 퀘스트>는 '무조건 재미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그때 점프에서 기사를 담당했던 것이 큰 이점이었는데, '소년 점프'에서 롤플레잉 게임이 어떤 게임이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 게임이 나오기 전에 여러 가지를 쓰게 해주셨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드래곤 퀘스트>는 지난 30년간 '플레이어가 곧 주인공'이라는 원칙을 고수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영화 같은 연출이 가능해진 시대가 됐습니다. 요즘 플레이어의 상상력과 시각적인 구체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계실 것 같은데요, 선생님께서 가장 신경 쓰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호리이 유지: 어려운 점은, 요컨대 '플레이어 = 주인공'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플레이어의 의사와 다르게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너무 철저하게 지키면, 어떤 상황에서도 주인공이 움직이지 않아서 오히려 좀 멍청해 보이는 부분이 생길 수 있어요. 어느 정도 허용 범위 안에서, 주인공이 사건에 반응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Q: <러브매치 테니스>, <포토피아 연속살인사건>으로 상업 게임의 막을 여셨던 20대의 호리이 선생님. 그리고 70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게임 개발을 하고 계십니다. 과거의 게임 개발이 주었던 즐거움과, 지금 또 선생님께 여러 영감을 주는 즐거움은 약간 다를 것 같습니다. 옛날에 즐기셨던 부분과 비교해서, 지금 게임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즐거운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호리이 유지: 옛날에는 정말, 만드는 것 자체에 빠져버려서, 코드를 외우고... 모니터 안의 예를 들어 캐릭터가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저는 기뻤어요. 프라모델을 만드는 듯한 느낌으로 즐거웠죠. 그렇게 만드는 즐거움이 더욱 커져서, 여러분이 플레이하게 되었을 때, 그 완성된 것을 플레이하고 그 반응이 오는 것이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또한 부담감(프레셔)이기도 하고요.
Q. <드래곤 퀘스트 1~3> 리메이크를 모두 클리어했고, 최근에는 <드래곤 퀘스트 7>도 플레이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야사카 마사아키 프로듀서, 이치카와 켄 프로듀서와도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모든 작품에서 호리이 선생님의 '체크'가 들어간다고 들었습니다. 호리이 선생님이 체크(검수)하실 때 특히 중요하게 보시는 기준은 정확히 무엇인가요?
호리이 유지: '두근거림'과 '알기 쉬움'입니다. 어쨌든 (플레이어가) 이해하지 못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 가장 괴롭다고 생각해서요. '이것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하게 되고, 뭐랄까, '다음엔 어떻게 될까?'라고 생각하게 만들면 계속하게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 "JRPG는 풀코스 요리" - <드래곤 퀘스트>와 장르의 본질
Q: 최근 쇼츠(Short-form) 콘텐츠나 모바일게임처럼, 정말 짧고 빠른 호흡을 즐길 수 있는 영상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긴 호흡을 가진 JRPG라는 장르가 여전히 유저들에게 계속 사랑받는, 대체 불가능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매력은 정확히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호리이 유지: 역시 '이야기' 아닐까요. 이야기의 매력은 단순히 그 자리에서 즐기는 것도 좋지만, 드라마는 아니더라도 역시 즐겁잖아요. 음, (이야기를) 체험한다는 것, '다음엔 어떻게 될까?'라고 생각하는 것이 두근거리게 만들죠.
요리로 비유하자면, 패스트 푸드처럼 가볍게 먹고 싶을 때도 있고, 음, 진한 풀코스를 먹고 싶을 때도 있다고 생각해요. 음, 그런 의미에서 (JRPG는) '풀코스'라고 생각합니다.

Q: 강연에서도 말씀하셨듯이,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즐기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그 영향 때문인지, <드래곤 퀘스트 11> 개발 당시에 오픈 월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포켓몬스터> 같은 작품조차 오픈 월드로 등장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는데, 언젠가 <드래곤 퀘스트>로 오픈 월드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느끼신 적이 있으신가요?
호리이 유지: 뭐랄까, 오픈 월드... 어디까지, 무엇을 '오픈 월드'라고 하느냐의 문제인데요,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드래곤 퀘스트 8>도 오픈 월드거든요.(웃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은, 반대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불안감도 생긴다고 생각해요. 음음. 어느 정도 할 것을 좁혀서 알기 쉽게 하는 것이 오히려 친절하다고 생각해서요. 그런 이유로 <드래곤 퀘스트>는 오픈 월드일지라도 어느 정도 레일(길)을 깔아두려고 합니다.
Q: 최근 한국에서 발매된 <드래곤 퀘스트 1-3> HD-2D 리메이크는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심의등급을 받았습니다. 오랫동안 전연령 작품을 만들어 오셨는데, <드래곤 퀘스트 12>는 보다 성인층을 대상으로 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번에 메인 타깃을 바꾸기로 판단하신 이유에 대해 들을 수 있을까요?
호리이 유지: 글쎄요, <드래곤 퀘스트 12>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웃음). 초창기 <드래곤 퀘스트>는 일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지만, '세계'를 상대로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역시 세계적으로는 성인 유저도 많고요. <드래곤 퀘스트 12>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어서, 다른 기회에 더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지난해 TGS에서 사카구치 히로노부 님(파이널 판타지 개발자)을 만났을 때, 신작 <판타지안>에 보이스를 넣을지 여부에 대해 퍼블리셔인 스퀘어 에닉스 측과 작은 의견 차이, 충돌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카구치 선생님은 사람마다 글을 읽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보이스가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도 풀 보이스를 그다지 채용하지 않고 있는데, 호리이 선생님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호리이 유지: 글쎄요, 메인 부분은 보이스가 들어가 있지만, 마을 사람까지 전부 보이스를 넣으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니까요. 그래서 역시 보이스가 들어가는 것은, 그 캐릭터의 성격을 확실히 알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해요.
Q: 선생님꼐서는 어릴 적부터 장난기(いたずらな部分)가 있으셔서, 플레이어에게 트릭를 심어놓고 즐거워하신다고 하신바 있습니다. 게임으로 구현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완성된 모습이나 팬분들이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시면서 '이건 해냈다'고 생각하셨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호리이 유지: 여러 가지 장치를 해뒀죠. '(어떤 장소)'에 들어갔더니 '어둠의 (무엇)'을 받는다거나 등의 깜짝 놀랄 만한 것들을 많이 심어뒀죠. 그렇게 (팬들이) 당해주면, 역시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드래곤 퀘스트 3>에 피라미드가 있어요. 피라미드 지하에 보물이 있는데, 그 보물을 챙기면 (미라가) 일어나서 '나를 깨운 것이 너냐?'고 물어요. 보통은 '예'라고 답을 하겠죠. 그런데 만약 '아니오'라고 하면, 미라가 '아, 미안했네'라며 순순히 인정하고 사과해버려요. 그렇게 의표를 찌르는 장치였었죠.

Q: <백 투 더 퓨처>라든가. '데즈카 오사무의 <이상한 소년> , 그리고 SF 작가의 소설을 좋아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판타지 작품을 좋아하시는 것이 작품 활동을 전개하시는 데 있어서 어떤 영감을 주거나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을까요?
호리이 유지: 역시 즐겼던 부분에서, 그 사람이 '무엇을 즐거워했는지', '무엇을 재미있어했는지'에 대한 경험은 도움이 됩니다. 제가 드라마를 꽤 좋아해서, 아까도 말했지만 한국 드라마를 꽤 많이 봅니다.
<펜트하우스>, <오징어 게임>이라든지, <내 남편과 결혼해줘>라든지, <악의 꽃> 등 많은 한국 드라마를 봤습니다.꽤 재미있는 드라마가 많아요. 최근에는 <폭군의 셰프>도 봤습니다.(웃음) 생각해보니까 저는 타임슬립을 하는 그런 소재를 매우 마음에 들어하는 거 같네요.
# "현실의 추억과 동등해질 것"
Q: 최근 게임 개발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되는 환경으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창작자로서, 기술 발전이 스토리텔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우리가 경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호리이 유지: AI가 정말 발전했습니다. 예를 들어 세 개의 단어를 주고 이야기를 만들라고 하면 만들어내더라고요. 그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역시 뭐랄까요... AI는 지금까지 축적된 것, 즉 '기존에 있던 이야기'를 (조합해서) 만들어내는 거죠
'엉뚱한 발상'은 역시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역시 AI와 인간의 차이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AI는) 어디까지나 도구일 뿐, 새로운 발상을 통한 창작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은퇴는 아직 생각해 본 적 없고, 항상 게임 디자이너로서 활약하고 싶다'고 말씀하신 것이 인상깊게 남아있습니다. 활발하게 현역으로 게임 개발을 계속하고 계신데요 . 선생님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정확히 무엇인가요?
호리이 유지: 게임 자체가 즐겁다는 것, 좋아했던 것이 있기도 하고. 예를 들어 이번에 훈장을 받은 일도 그렇고요. 작곡을 하셨던 스기야마 코이치는 90세까지 일을 이어갔었습니다. 저는 50주년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웃음)
Q: <드래곤 퀘스트>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오신 토리야마 아키라 화백과 스기야마 코이치 작곡가의 부재는 많은 팬들에게도 큰 슬픔이었습니다. 이 두 분이 남기신 유산이, 앞으로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에 어떤 방식으로 계승되어 기억되기를 원하시나요?
호리이 유지 토리야마 아키라의 그림과 화풍이라던가, 스기야마 코이치의 곡의 느낌이라던가... 정말 많이 만들어 주셨습니다. 두분 모두 정말 많은 음악과 그림을 남겨주셨습니다. 예를 들어, 오래된 예시지만 <도라에몽>이나 <치비마루코> 같은 작품이 있죠. 이건 작가 선생님이 돌아가셔도 계속 이어지고 있잖아요. 그런 형태로 계속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평생 <드래곤 퀘스트> 제작자로, 혹은 평생 <드래곤 퀘스트>의 플레이어(유저)로서 즐기는 인생,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하실 건가요?
호리이 유지: 글쎄요. 유저로서 즐기는 것도 꽤 괜찮을 것 같아요. 그건 그것대로 즐거우니까요. 50주년이 지나면 그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웃음)
Q. 어제 지콘(G-CON)에서. 아틀라스의 프로듀서 강연을 들어보면서 그 안에서 'JRPG 3.0'이라는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초기 JRPG를 1.0, 현대의 JRPG를 2.0이라고 표현한다면, 이제까지의 틀을 넘어 다음 단계를 목표로 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였습니다. JRPG를 대표하시는 호리이 선생님은, JRPG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호리이 유지: 미래... JRPG는 '이야기'가 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다 현실 세계처럼, 주인공이 되어서 게임의 세계에 몰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랄까요. 게임에서의 체험이 현실에서의 체험한 것같은 몰입감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게임에서의 경험이 현실 사회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 "이 게임을 해서 좋았다"라는 경험. 그리고 몇 년이 지나도, '아, 그때 좋았지'라고 떠올릴 수 있는 느낌.
이미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뭐랄까, 그, 현실 세계에서 산을 등반했던 것이 추억이 되는 것처럼, '그때 그 동물(몬스터) 때문에 고생했지'라는 것을 나이 들어서도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면, 현실의 추억과 게임의 추억이 거의 동등해진다고 생각합니다.
Q: 40년 가까이 현역 크리에이터로서 최전선에 서 계신데요. 무엇이 호리이 선생님에게 크리에이터로서 계속 모험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한국 팬들에게도 해주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마디 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호리이 유지: 역시 게임의 '즐거움'이겠죠. 음, 뭐랄까요. 괴로운 현실을 잊게 해준다거나. 음. 그리고 현실에도 제대로 맞서 나갈 수 있게 한다거나. 게임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도 꽤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한국 게임도 유명한 타이틀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드라마도 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본다면 한국의 게임도 좋은 평가를 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