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 로마나'는 약 200년 동안 지속된 '로마의 평화'를 의미한다. 기원전 27년부터 서기 180년까지, 로마 제국은 막강한 군사력과 행정력을 바탕으로 지중해 세계의 패권국으로 자리잡았다. 유비소프트의 새 시티 빌더 <아노 117: 팍스 로마나>(이하 부제 생략)는 바로 이 시기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다.
그간 로마를 배경으로 한 게임은 셀 수 없이 많았지만, '아노'가 로마 시대를 겨냥했다는 것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유비소프트의 '아노'는 27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시뮬레이션 프랜차이즈이기 때문이다.
<아노 1602>(1998)을 시작으로, <1503>, <1701>, <1404> 등 다양한 시대를 넘나들며 시대상에 걸맞은 건설과 무역을 기반으로 한 경제 시스템으로 적잖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유비소프트는 <2070>과 <2205>를 경유해 미래 서사를 선보인 바 있고, 6년 전에는 산업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게임(1800)을 내놓았다.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시대적 스펙트럼을 넓혀온 아노 시리즈지만, 본격적으로 고대 문명을 다루는 것은 <아노 117>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작품은 여러 면에서 기존과 차별화를 시도한다. 플레이어는 더 이상 신대륙의 개척자나 지배자의 입장이 아니라 제국의 지방 행정관이 되어 속주를 관리한다.
플레이어는 철저히 '중간에 낀' 행정가의 입장에서 황제의 명령과 시민들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속주에 로마 법과 문화를 강제할지 지역 전통을 지킬지 같은 정치적 결정도 내려야 한다.
게임은 그간 시리즈를 경유하며 쌓아낸 시티 빌더로서의 노하우를 십분 발휘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동맹을 맺고 지상전·해전을 통해 반란을 진압하는 등, 이전보다 강화된 내정 및 군사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시민들의 욕구 체계에도 변화가 생겨, 종교적 요소가 새롭게 도입되었다. 주민들이 어떤 신을 숭배하느냐에 따라 도시의 능력치와 만족도가 달라지는 식으로 작동해 전략적 고민거리를 제공한다.
<아노 117>은 전작의 탄탄한 기반 위에 세워졌다. 도시 운영은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팍스 로마나? 빡세 로마나
<아노 117>은 로마 제국의 황제 아래 비교적 평화로운 시기를 배경으로 하지만, 속주의 총독인 플레이어에게는 여전히 크고 작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게임은 캠페인 모드를 통해 서사적인 진행을 제공하는데,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선택에 따른 분기와 대립이 부각된다. 시작 시 플레이어는 두 개의 상이한 지역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하나는 제국의 심장부인 이탈리아 라티움(Latium) 지역이고, 다른 하나는 멀리 북쪽 변방의 켈트족 속주 알비온(Albion)이다. 라티움에서는 전형적인 로마 도시 건설을 체험할 수 있는 반면, 알비온을 철저히 로마의 식민지로 삼을지, 켈트족과의 공존의 길을 모색할지 선택하게 된다.
<아노 117>은 로마와 켈트 사이에서 선을 타는 게임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상류계층인 기사 계층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도시에 '치즈'가 공급되어야 한다. 그러나 당대의 이탈리아 북부인들에게는 낙농업의 기술이 없다. 이 기술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알비온에서 낙농업의 노하우를 익혀와야 한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하며 어떤 방식의 답을 찾을지 고르면 된다. 북부의 알비온의 개발 방식은 로마식으로 땅을 말리고 도시를 확장할지, 아니면 켈트족의 생활방식을 보존하며 늪지 자원을 활용할 것인지 결정해야만 한다.
빵과 와인처럼 로마 사람들이 좋아하는 식료품 생산을 우선할지, 치즈와 맥주 등 현지인이 선호하는 품목을 중시할지도 플레이어의 몫이다. 이러한 문화적 선택들은 게임 진행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며 도시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한쪽으로 치우친 결정을 내리면 황제의 눈 밖에 날 수도 있고, 주민들의 봉기를 촉발하기도 한다. 황제의 눈 밖에 난 총독과 민란을 진압하지 못한 총독이 어떻게 되는지는 동서고금의 역사가 '스포일러'를 해주고 있지 않은가?
게임 속 시대상은 전쟁보다는 행정과 개발에 방점이 찍혀 있지만, 완전한 평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팍스 로마나 하에서도 국경을 넘나드는 약탈자나 해적이 등장하고, 황제가 부과하는 세금이나 요구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등의 압박이 존재한다. 황실은 총독에게 '너님 땅에 철광석 나오니까 다음주까지 무기 만들어서 갖다 바치셈' 같은 어처구니 없는 요구를 하고도 고작 '평판' 따위를 보상으로 제공한다.
황제는 당연히 외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게임의 난도 자체를 플레이어가 결정하게 만든 영리한 구조를 채택했는데, 기본적인 3단계의 난도를 제외하고는 게임 내에서 각종 지원을 보너스처럼 제공한다. 예를 들면, 플레이어가 돈이 말라가고 있는데 황실이나 주변 다른 총독과 사이가 좋은 편이면 '대출을 해줄까' 하거나 뜬금 없는 금전 지원 이벤트가 나타나는 식이다.
이 이벤트는 대체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게 열어놨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원치 않는 경우에는 보상을 유기한 채 플레이할 수도 있다. (중간 난이도 기준) 플레이어는 로마제국에 맞서 독립적인 길을 모색할 수도 있지만 이는 큰 위험을 수반하며, 그에 상응하는 도전 과제가 주어진다.
행정가의 삶을 살 것인지 카이사르나 세르토리우스처럼 멋지게 살아보고 싶은지는 플레이어가 고르면 된다. 요약하자면, <아노 117>은 그간 시리즈에서 겪어본 적 없는 밀도의 정치적 긴장감이 있다. 분기 요소 덕분에 동일한 캠페인이라도 로마식 동화 정책을 펼치는 플레이와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플레이로 나누어 두 가지 각기 다른 전략과 결과를 맛볼 수 있다.


# '로마 로지틱스' 지점장이 되어
<아노 117>은 기본적으로 시리즈 전통의 게임플레이를 충실히 계승한다. 섬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월드 맵에서 자원을 채취하고 생산 체인을 구축해가며 도시를 발전시키는 핵심 흐름은 여전하다.
전작 <아노 1800>이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단연 월드 위에 촘촘한 수요-공급 체인을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 물류 최적화를 구성한 데 있다. 미국 같은 '방장 사기맵'은 없기 마련이라서 부족한 것을 찾기 위해서 확장과 점령과 협상 등을 통해서 해상무역의 길을 열어야 한다.
플레이어는 섬 공간에서 채집→가공→제조의 다단계 생산 건물을 조직해야 할뿐 아니라, 이를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도로망으로 연결해 원활한 물류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익숙한 격자 기반 배치의 재미는 건재하지만, 도로를 자유 곡선이나 대각선으로 꼬아놓을 수 있게 되어 도시 미관과 효율을 더욱 창의적으로 추구할 수 있다. 건물 배치는 여전히 격자에 맞춰지지만, 직각 위주의 도시에서 벗어나 완만하게 굽은 도로나 비스듬한 구획도 가능해진 덕분에 더 유기적인 도시 설계가 가능해졌다. (물론 직각에서 최고의 효율이 나오는 경우가 잦았다.)

그럼요. 우리 기사님 입으실 토가인데 아마를 키워서 직조소에 보내서 옷감을 짜고 뿔고둥을 채집해서 자색 염료를 내서 만들어 드려야지요.
이번 작 또한 이러한 즐거움을 고스란히 제공한다. 플레이어는 목재, 곡물, 철광석 같은 기초 자원부터 올리브유, 직물, 도자기 같은 생활품과 사치품에 이르기까지 수십 종의 생산 라인을 관리하게 된다. 노예-평민-기사-파트라키-황제의 구조는 <아노 117>에도 구현되어 있다.
자유민은 귀리(오트밀)죽과 선술집이면 만족할 만한 삶을 살지만, 평민에게는 빵과 가룸(로마인들이 즐겨 먹던 피시소스)이 제공되어야 한다. 기사가 되면 포도주에 극장에 토가, 브로치까지 찾는다. 이 많은 요소를 누가 만들어서 갖다 바쳐야 할까? 답은 독자 여러분이 알고 계실 것이다.
다만 이번 작품에서는 주민의 모든 요구사항을 꼭 충족하지 않아도 다음 계층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선택적 필요(Optional Needs) 시스템을 도입했다. 즉 필수품이 아니거나 사치에 가까운 일부 욕구는 플레이어 판단에 따라 생산하지 않아도 진급은 가능하되, 대신 해당 필요를 채워주면 추가 보너스나 행복도 향상 등의 이점을 얻는 방식이다.
이러한 유연한 설계 덕에 플레이어는 전략적으로 어떤 자원에 집중 투자할지 결정할 수 있으며, 굳이 모든 생산품을 갖추지 않아도 도시를 성장시킬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학습 곡선이 완화되어 시리즈 입문자도 부담 없이 즐기기 쉬워졌다.
모든 욕구를 다 들어줄 필요는 없다.
게임 초반과 중반의 진행은 전작보다 수월해졌다. 잘 설계된 튜토리얼이 모든 기초 개념을 친절히 안내해주고, 심지어 일부 고급 기능은 숙련자라면 설정 메뉴에서 튜토리얼을 끌 수 있다. 또 새로운 지역 효과 요소 덕분에, 플레이어가 각 섬의 특성을 활용하면 경제를 안정시키기 수월하다. 예를 들어 특정 신의 가호나 축제 효과 등으로 생산량을 일시적으로 높이거나 유지비를 줄이는 식의 버프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도전의 깊이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게임이 진행될수록 고려해야 할 요소가 늘어나 복잡성은 전작 못지않게 깊어지며, 고수 플레이어들은 최적화를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모든 주민 요구를 100% 충족시키고자 하면 배달해야 할 품목 종류와 물류 노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후반부 관리 난이도가 높아진다. 모두를 귀족으로 만들어서는 육체노동을 할 사람이 사라지기 때문에 자유민을 계속 유치해야 하고, 그들이 반란을 꿈꾸지 않도록 한정된 공간 위에 계속 단계별 인프라를 챙겨줘야 한다.
특히 라티움과 알비온 두 월드를 통합하는 경제권에서는 자원 관리를 위해 신경 쓸 게 더더욱 많아진다. 게임 내 인터페이스가 불편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어떤 자원이 부족한지 과잉인지 직관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생산품 수급 현황, 주민 행복도와 불만 요인, 경쟁자와의 외교 관계에서 상대방의 호불호 요소 등이 요연하게 나타난다. <아노 117>은 쉽게 시작해서 깊게 파고들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시리즈 팬과 신규 플레이어 모두에게 균형 잡힌 재미를 선사한다고 이를 만하다.


# 아… 로마 하루아침에 지어지지 않았네요
신앙(Faith)과 연구(Research)는 <아노 117>에서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핵심 시스템이다.
신앙 시스템은 고대 로마라는 시대 배경에 걸맞게 여러 신들을 숭배하는 개념으로 도입되었다. 플레이어는 도시나 섬마다 특정 수호신이나 신격을 선택해 신전을 건설하고 제물을 바칠 수 있다. 풍요의 여신 세레스(Ceres)를 주신으로 모시면 농업 생산력에 보너스가 붙는 식이다. 로마 신뿐만 아니라 켈트 지역을 경영할 경우 현지 토착 신을 숭배하는 길도 열려 있어, 선택한 신앙에 따라 도시 운영에 특화된 혜택을 얻는다.
도시는 물론 세력 전역에 버프를 제공하는 신앙 시스템
신앙의 효과는 해당 섬 전체에 적용되며, 나아가 어떤 신은 제국 전역에 영향을 주는 글로벌 효과를 주기도 한다. 이는 단순한 장식 요소가 아니라 게임의 전략을 좌우할 정도소다.
한 가지 신앙만 깊이 추종해도 큰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러 섬마다 다른 신을 모시면서 각 섬을 특성화하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신앙 시스템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자신의 제국을 어떤 색깔로 물들일지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며, 도시마다 다양한 개성을 부여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한편 연구 시스템은 일종의 테크 트리다. 이전까지 아노 시리즈는 주로 인구 계층 상승을 통해 새로운 건물이나 기능이 해금되는 구조였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별도의 연구를 통해 신기술이나 업그레이드를 획득할 수 있다.
연구는 학술원 같은 기관에서 진행되며 여러 섬을 가지고 있어 그곳마다 학술원을 보유하고 있으면, 연구 속도 또한 빨라지는 구조다. 시대에 맞게 건축 기술, 행정 제도, 군사 전술, 항해술 등 다양한 분야로 나뉘어 있다. 주민들의 이동 속도, 도로의 수준, 자원의 생산 효율 같은 것들은 물론이고 군사와 전투 옵션 또한 연구를 통해서 해금할 수 있다.
테크트리가 생겼다.
이렇듯 연구와 신앙은 서로 맞물리며 시너지를 발휘한다. 어떤 신앙은 특정 연구 분야의 진행을 가속하거나 추가 보너스를 주기도 하며, 반대로 특정 기술을 습득해야 해금되는 신앙 옵션도 존재한다.
이러한 시스템들은 게임 후반으로 갈수록 중요해지며, 최종적으로는 플레이어가 어떤 기술적·문화적 길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도시의 모습과 능력이 크게 달라진다. 전투 메타를 타기로 했다면, 연구도 신앙도 전투 중심으로 가는 게 좋겠지만, 황제와 다른 세력들은 그러도록 플레이어를 놔두지 않는다.
외교와 군사 요소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팍스 로마나 시대를 구현하면서 전면적인 전쟁보다 통치와 상업에 중점을 두었지만, 플레이어는 여전히 경쟁 세력들과 마주치게 된다. AI로 움직이는 다른 총독들이 맵 곳곳에 존재하며, 플레이어는 이들과 무역 협정이나 동맹을 맺거나, 경쟁적으로 영토를 확장한다.

경쟁 관계에 있는 총독이 천진난만하게 '제가 님 앞마당 먹어도 돼요?'라고 물어보면 등골이 싸늘해진다. 이 총독은 황제랑 친할까? 이 총독이랑 붙어도 될까? 저 세력보다 빨리 먹으려면 내가 뭘 해야 할까? -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게임을 해야 한다.
새로운 게임을 시작할 때 처음부터 적대적 경쟁자나 해적을 반드시 포함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일단 평화롭게 시작한 뒤 플레이 도중에 원하는 시점에 경쟁자나 해적 세력을 초대하여 합류시킬 수 있는 선택지가 주어진다. 이는 곧 싱글 플레이를 하다가도 중간에 멀티플레이어로 전환하거나, 새로운 AI 상대를 추가하는 등 유연한 진행이 가능한 것이다. (물론 미디어 시연 빌드에서는 철저히 혼자서 게임을 해야 했기 때문에 AI와만 상대해야 했다.)
군사 시스템의 경우, 해상 전투와 더불어 지상 전투가 부활했다. 전작 <아노 1800>에서는 군함을 이용한 해전만 존재했고 육상 유닛은 없었는데, <아노 117>에서는 병영을 건설해 군단 보병과 기병 등의 육군 유닛을 모집할 수 있다. 이들은 수송선을 통해 다른 섬에 상륙시켜 적 도시를 점령하거나, 반대로 우리 섬에 침입한 적을 방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성벽과 망루 등 방어 시설을 건설해 도시를 요새화할 수 있게 된 점도 눈에 띈다.

다만 개발진 역시 밝힌 바 있듯, <아노 117>는 시티 빌딩 게임으로 전투는 어디까지나 부가적인 요소로서 설계되어 있다. 도시 건설이 주가 되는 게임인 만큼, 플레이어가 원하지 않을 경우 군사 행동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피하면서 게임을 즐겨도 무방하다. 실제로 군대를 전혀 양성하지 않아도 도시 경영과 캠페인 진행에는 문제가 없으며(일단 필자가 보병 유닛 없이 캠페인을 했다), 공격적인 확장이나 정복은 플레이어 선택 사항이다.
하드코어 전략 게임 수준의 깊은 전투 시스템을 기대하기보다는, 로마군단을 운영해볼 수 있다는 시대적 분위기 연출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다. 전투를 좋아하는 플레이어라면 섬 하나 가득 병력을 양성해 대규모 공성전을 벌일 수도 있지만, AI 총독들이 주로 경제 경쟁 위주로 움직이기 때문에 '쿵짝'이 안 맞는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쪽의 게임플레이를 즐길 요량이라면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가 서비스 중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찾아가시라.
마지막으로 항해와 교역 측면에서는 모듈식 선박 설계라는 흥미로운 신요소가 추가되었다. 엔드 단계의 플레이어는 배를 건조할 때 용도를 세분화하여, 상선에는 추가 화물창을 설치하거나 군함에는 강화 선체나 투석기 탑재 등 모듈을 조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함대를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게 구성하게 되었으며, 무역로 보호용 호위함부터 고속 운송선, 균형 잡힌 범용함까지 다양한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하다. 항로 관리 인터페이스 역시 개선되어, 여러 무역로를 한 화면에서 손쉽게 모니터링하고 조정할 수 있다.
항해와 교역은 게임 경제의 핏줄과 같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효율적인 함대 운영을 통해 속주들 사이에서 교역의 패권을 거머쥐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간만에 유비소프트 칭찬
<아노 117>은 기대에 부응하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고대 로마 배경의 미적 매력은 한층 돋보이며, BGM은 몰입을 돕는다. 시리즈 특유의 깊이 있는 도시 경영은 문화적 선택 요소와 신앙/연구 시스템의 도입으로 더 탄탄해진 인상이다. 가격적으로도 6년 전 전작에 비해 아주 조금 올랐기 때문에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까지 챙겼다. 개선된 UI와 편의 기능은 몰입을 돕는다.
물론 <아노 117>도 완벽한 게임은 아니다. 시티 빌더 장르 특성의 고질병으로 여겨지는 긴 로딩 시간은 여전하다. 그러나 시티 빌더 팬들은 알고 있다. 예쁘게 제대로만 굴러간다면, '렉' 정도는 그리 큰 장벽이 아니다. 이 정도의 하드웨어 요구는 방대한 시뮬레이션 게임 특성상 수긍할 만한 수준이었다. 구매 전 꼭 권장사양을 확인하고, GPU 드라이버 또한 업데이트하기 바란다.
이번에 유비소프트는 단순한 경영 시뮬레이션을 넘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겠다는 기획을 만들었고, (여기 저기 오간다고 정신이 없긴 하지만) 매끄러운 첫발을 내딛었다. 이렇게 유비소프트는 30년 역사의 시리즈에 활력을 되찾았다. 유비소프트 상찬을 정말 오랜만에 늘어놓는 것 같다.


- 선택 분기로 고도화된 스토리텔링과 전략적 몰입도
- 입문자도 즐기기 쉬워진 접근성
- 아름다운 그래픽과 건축 디테일
- 가성비
- 시티 빌더 특유의 로딩 부하
- 로마군 지휘 요소는 보너스 수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