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에서 30년을 이끈 상징적인 인물 '요시다 슈헤이'는 한국의 콘솔게임 개발 도전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을까.
오늘(6일) 판교에서 열린 콘솔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석한 '요시다 슈헤이'는, 현재의 콘솔게임 시장과 앞으로 어떤 키워드가 핵심이 될 것인지에 대해 연단에서 말했다. 많은 현직 개발자 및 업계인,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그는, 한국 인디게임 업계에 큰 도움이 될 만한 인사이트를 많이 전했다.
요시다 슈헤이는 "AI, 인디, 새로움에 대한 도전, 시야의 확장"을 핵심 키워드로 꼽았는데, 과연 우리는 어떤 인사이트에 주목해야 할까.
▲ 콘솔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의 연단에 오른 '요시다 슈헤이'
▲ 1986년 소니 주식회사에 입사한 후 1993년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설립 때부터 게임 업계에서 많은 획을 그은 '요시다 슈헤이'다. 그는 인디게임 발굴에도 많은 힘을 쏟고 있고, 현재는 YOSP라는 회사를 설립해 이끌어가고 있다.
# 콘솔은 어떤 특징을 가진 시장이고 왜 콘솔게임이어야 하는가

요시다 슈헤이는 콘솔 시장의 특징에 대해 먼저 짚었다.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엑스박스 등 우리가 콘솔이라 흔히 부르는 기기는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다루기 쉬운 게임기"로 만들어진 것을 지칭한다는 설명이다.
TV에 연결만 하면 플레이할 수 있고, 플랫폼이 어느 정도의 품질 관리를 하고 있고, 해킹이 어려운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플레이스테이션 1, 2 시절엔 카피 게임이 시장에 많이 있을 때도 있었지만, 최근엔 그런 일이 거의 없다는 점도 짚었다. 제작자도 안심하고 만들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또한 콘솔은, PC, 모바일이 디바이스 스펙의 편차가 큰 것과는 달리, 하드웨어가 동일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개발자 입장에서 최적화를 특정 스펙에만 맞추면 된기도 하고 사전 체크도 할 수 있다. 컨트롤러 등 주변 기기 또한 동일한 환경 안에서 제공되는 편이다.
하드웨어가 대량생산되기 때문에 생산 비용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S5는 조금 예외적이긴 했지만, 고성능 하드웨어를 비교적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 게임에 유용한 특징과 성능에만 집중해 생산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콘솔 플랫폼이 스토어도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패키지 및 디지털 버전으로 시장 도달 및 수익화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는 콘솔게임에서 인기 있는 IP와 장르가 역사적으로 존재해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액션, 스포츠, RPG, 슈팅이 대표적인 예시다. 거실에서 같이 하는 일명 '카우치 코옵'도 인기였다.
또한 최근 콘솔은 하위 호환 내지는 리마스터, 리메이크 등의 형태로도 옛 게임들을 다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종종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세대를 초월한다는 장점도 있다. 기기와 게임 타이틀들을 중심으로 유저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어 각 플랫폼이 가진 공식 유튜브, X(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채널을 통해 게임 홍보에 도움을 얻는 것도 장점이라고 꼽았다. 특히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PS), 닌텐도 다이렉트, Xbox 쇼케이스 등이 정기적으로 게임을 조명해주는 것도 좋은 기회다. 물론, 이 방송에서 소개되는 과정까지가 쉽지 않긴 하지만 말이다.
플랫폼 스토어 안에서도 노출의 기회들이 있다. 첫 화면에 나오는 것 외에도 장르 특집 등의 형태로 게임이 소개될 수 있다. 더 적은 기회지만 콘솔 플랫폼 측과 독점 계약 등의 파트너십을 맺는 형태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여전히 물리적 패키지 게임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유저층이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접근성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특정 에디션의 형태로 굿즈를 함께 포함한 패키지를 판매하는 사례도 적잖게 있는데, 이 또한 실물 패키지가 있을 때 더 유효한 마케팅 방식이다.
# 앞으로의 키워드 그리고 한국 시장에 필요한 조언은

요시다 슈헤이는 앞으로 부상할 키워드 중 "AI"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개발 효율을 올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인게임에서 플레이어에 반응하는 어시스턴트 캐릭터로 게임 플레이를 확장해줄 수도 있다는 예시를 들었다. 또한 사람 대 사람으로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걸 선호하던 유저들도, 이젠 AI가 점점 똑똑해지면서 사람과 대전하는 건지, AI와 맞붙는 건지 알기 어려운 시점이 올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다음으로 꼽은 키워드이자 그가 가장 주목하는 지점은 "인디게임"이었다. 게임 시장이 성장하곤 있지만 이 성장엔 한계가 있는데, 엔터테인먼트로서의 게임은 새롭고 신선한 것을 제공하는 것으로 산업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고, 그 안에서 활약해줄 수 있는 게 인디게임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래픽 발전만 기대하는 시대"가 끝났다는 말도 이어졌다. PS1부터 PS4까지 각 세대별로 훌륭한 그래픽을 제공해왔지만, 이제 그래픽 진화만으론 유저를 놀라게 할 수 없으며, 그 비용도 너무 높아졌다는 것이다. 레이 트레이싱을 한 화면과 아닌 화면의 구분이 어려울 때도 종종 있다는 그의 경험도 공유됐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새로운 플레이"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이 게임을 즐기는 방식도, 어디에서든 어떤 기기로도 즐기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자신이 직접 하는 것 외에도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보거나, SNS에 팬들이 모여서 즐기는 모습 등으로 다각화됐다는 것이다.

요시다 슈헤이는 K팝, K-드라마 등이 많은 인기를 끈 것처럼, 또 <데이브 더 다이버>, <P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 <산나비> 등의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것처럼, 전 세계 시장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앞으로 이처럼 수준 높은 게임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이 잘 하는 게 무엇인지 파고 들어서 계속 내주셨으면 한다"는 말을 전했다. "자신이 잘 하는 것을 찾고, 내가 가진 문화에 자긍심을 갖고 이를 활용하며, 다른 개발자들이 따라올 수 없고, 따라할 수 없는 것을 해야 돋보이게 될 것"이라 말했다.
니치한 분야라고 생각되는 것일지라도, 자신이 조예가 깊은 분야가 있다면 이를 깊게 파고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유저들을 만나면 다수의 게이머들과 호흡할 수 있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이렇게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영어 커뮤니케이션"이라 그는 강조했다. 일본에서도 개발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라면서, 펀딩을 비롯해 퍼블리셔에게 보여주는 것, 자신의 게임을 세상에 알리는 과정까지도 모두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의 사진은 그가 직접 언급한 게임은 아니지만 슈에이샤 게임즈가 퍼블리싱한 <도시전설 해체센터>의 사례다. 요시다 슈헤이는 일본 인디게임 시장이 처음부터 컸던 것은 아니라며, 팬데믹 사태와 디지털 중심 유통 등이 맞물리면서 최근 5년 사이 일본 인디게임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기존의 정통 미디어가 아니더라도, SNS, 인플루언서, 스트리머 등을 통해 인디라는 구분을 크게 짓지 않고 여러 게임의 정보를 동시에 얻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슈에이샤와 같은 출판사 외에도 리테일 회사, 가부키 전통 공연을 하는 회사들도 인디게임 퍼블리셔로 뛰어들기도 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어 그는 1인 개발, 인디 개발이 가장 크게 겪는 문제인 노동 및 자본에 대한 문제에 있어 <8번 출구>와 같은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일본 인디게임 개발자들 또한 1인, 2인 개발처럼 극소수로 개발하는 사례도 많고, 본업을 하면서 남는 시간에 하는 분들도 많다는 설명이다. 큰 팀이 더 좋은 애셋을 만들고 활용하며 작업하는 것도 좋겠지만, 1인 개발이라도 아이디어가 참신하고 디테일을 잘 챙긴 게임이라면 성공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AI 툴의 활용에 대해서도, 학생 콘테스트 등에서 보는 최근의 결과물들을 보면, 점점 퀄리티가 좋아지는 사례가 자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필요한 순간에 AI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며, 그는 "세상에 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나만의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집중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