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간 스팀 찜 목록이 두 배로 뛰어 21만 명을 돌파한 국산 기대작이 있습니다. 설립 2년 만에 첫 타이틀 출시를 앞둔 원웨이티켓스튜디오의 PC 익스트랙션 슈터, <미드나잇 워커스>가 그 주인공입니다.
세 차례의 글로벌 테스트와 2년 연속 게임스컴 출품으로 내실을 다져온 이 게임은, 오는 11월 21일 스팀 얼리 액세스 출시를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에 나섰습니다. 바로 10월 20일까지 진행되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를 통해서죠.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데모 버전은 지난 테스트의 피드백을 반영해 좀비 베리에이션을 확장하고 전반적인 편의성을 강화하는 등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과연 <미드나잇 워커스>는 전 세계 21만 게이머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국산 익스트랙션 슈터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요? 스팀 넥스트 페스트 버전을 통해 게임의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 좀비 아포칼립스에 더해진 배틀로얄 한 스푼
인류 대부분이 살아있는 시체가 되어 땅 위를 배회하는 세상. 생존자들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의기투합을 꿈꾸지만, 이는 순진한 망상에 가깝습니다. 눈앞의 총구가 좀비를 향할지, 나를 향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멀리 보이는 실루엣이 사람인지 좀비인지, 동료인지 약탈자인지 분간할 수 없는 ‘개와 늑대의 시간’. 이러한 ‘시체들의 새벽’이야말로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를 위한 최고의 무대가 아닐까 합니다.
<미드나잇 워커스>는 여기에 ‘배틀로얄’ 한 스푼을 더했습니다. 호텔, 피트니스 센터, 쇼핑몰 등 모든 것을 갖춘 고층 빌딩 ‘리버티 그랜드 센터’에서 돈을 위해 목숨을 건 생존 게임에 참가한다는 설정이 추가된 것이죠. 이러한 배경은 게임에 직접 드러나진 않지만, 시네마틱 트레일러나 로딩 메시지를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게임은 기존 익스트랙션 슈터, 특히 <다크 앤 다커>가 정립한 밀리 액션 전투 중심의 익스트랙션 슈터 스타일의 공식을 충실히 따릅니다. 제한된 인원이 매칭되어 입장하고, 시간이 지나면 특정 층에 유독가스가 퍼져 활동 영역이 좁혀지는 식이죠. <미드나잇 워커스>의 차별점은 이 배틀로얄 시스템을 ‘생존 게임’이라는 설정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데 있습니다. 자칫 게임적 허용으로만 보일 수 있는 장치가, 배경 설정 덕분에 탄탄한 설득력을 갖게 된 셈입니다.
이 외에도 게임 곳곳에서 세계관을 현실적으로 구현하려는 개발진의 노력이 엿보입니다. 고철로 만든 조악한 무기부터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듯한 좀비의 모습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들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디테일이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지만, 게임의 음울한 분위기를 살리고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각종 고물들을 조합해 만들어진 무기들
▶ 빠르게 달려오는 러너 좀비. 생전(?)에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달렸던 소방관이었다고…
# 긴장감 최고치! 독특한 구성이 빚어낸 새로운 게임플레이
앞서 게임의 배경 설정을 길게 설명한 이유는, 바로 이 설정이 <미드나잇 워커스>만의 숨 막히는 게임플레이를 완성하기 때문입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플레이어는 폐허가 된 고층 빌딩 ‘리버티 그랜드 센터’의 한 층에 던져집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건물 내부. 전력이 끊겼나 싶지만, 일부 기계가 멀쩡히 돌아가는 걸 보면 누군가 일부러 모든 불을 꺼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좁은 1인칭 시야 속 의지할 것이라곤 손전등 불빛 하나뿐, 플레이어는 이 한 줄기 빛에 기대 건물을 수색해야 합니다. 곳곳에는 생존에 필요한 장비와 도구, 유용한 자원이 될 잡동사니들이 널려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온전히 챙겨 살아서 돌아가는 것, 그것이 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물론, 이 지독한 서바이벌 쇼는 플레이어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발 닿는 모든 곳에서 좀비가 튀어나와 플레이어를 반갑게(?) 맞아주죠. 그런데 다른 게임 속 좀비처럼 이들이 픽픽 쓰러지기를 기대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머리를 수차례 때려도 좀비들은 쉽게 쓰러지지 않고 끈질기게 플레이어를 추격합니다. 한 번씩 공격을 받으면 숭덩숭덩 빠져나가는 체력 게이지를 볼 수 있죠. 방심했다가는 다른 플레이어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새로운 좀비가 될 수도 있습니다(물리면 좀비가 되는 설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아무리 좀비라도 그렇지 다구리는 너무한 거 아니오
▶ 천장에서 좀비가 갑자기 떨어진 상황. 비명은 꾹 참았습니다(아님).
이처럼 어두운 환경과 강력한 좀비의 존재는 탐험의 속도를 늦춥니다. 보이는 모든 것들을 시원시원하게 무찌르며 휘뚜루마뚜루 진행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눈으로는 주어진 상황을 살피고 귀로는 다른 플레이어의 발소리, 좀비들의 울음소리를 확인하며 언제 어디서 마주할지 모르는 좀비들과 다른 플레이어들을 늘 경계해야 합니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버티다 보면 마침내 탈출 포드를 마주하게 됩니다. 탈출 포드는 평소 비활성화 상태이다가 생존자 수가 줄면 무작위로 하나씩 열리며 활성화되고, 스캐너(Z키)를 통해 해당 층에 활성화된 탈출 포드를 찾을 수 있습니다.
결국 초반에는 좀비들을 피해 아이템을 수집하다가, 마지막에는 이 탈출 포드를 두고 다른 생존자와 경쟁해야만 하는 구조인데요. 쉴 틈 없이 이어지는 긴장감과 그것을 이겨내고 탈출했을 때의 성취감은 다른 어떤 게임보다 강렬하고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게임의 무대는 B1 ~ 7층, 혹은 8 ~ 15층과 같이 8개 층 단위로 묶여 진행됩니다. 앞서 설명했듯 시간이 지날수록 무작위 층이 유독가스에 뒤덮여 폐쇄되므로, 플레이어는 생존을 위해 다른 층을 찾아 이동해야만 합니다. 이렇게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수직적 맵을 탐험하는 경험 역시 <미드나잇 워커스>만의 또 다른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까스! 까스! 까스!
▶ 탈출 포드는 평소에는 이렇게 비활성화되어 있다가
▶ 킬로그가 쌓이면 하나둘씩 올라옵니다.
# 익스트랙션 슈터의 익숙한 맛도 그대로
그렇다면 게임 밖, 그러니까 ‘아웃 게임’의 영역은 어떨까요? 이 부분은 다른 익스트랙션 슈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늘 먹던 맛이지만, 익숙해서 더 좋은 맛이랄까요.
이번 데모 플레이에서 공개된 캐릭터는 총 4종입니다. 근접 전투에 특화된 ‘브릭’, 교란에 특화된 ‘크로우’, 활을 사용해 원거리에서 적을 공격하는 ‘락다운’, 음료를 제조해 아군에게 유용한 효과를 제공하는 ‘바텐더’가 바로 그 주인공이죠.
아웃 게임에서는 이들의 사용할 스킬과 장비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각 캐릭터별로 장착할 수 있는 무기와 방어구가 다르고, 스킬은 최대 2개의 액티브 스킬과 4개의 패시브 스킬을 활용할 수 있죠. 특히 스킬 같은 경우는 다른 익스트랙션 슈터 게임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스킬들이 많아 잘 활용한다면 새로운 플레이를 즐기실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연막탄을 쓸 수 있는 크로우에 연막 속에 있는 적을 볼 수 있게 만드는 ‘투시’와 연막 안에 있을 때 이동 속도와 공격 속도가 오르는 ‘암살자’ 패시브를 조합해 연막 안에서 일방적으로 교전할 수 있는 세팅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반대로 안 그래도 튼튼한 브릭에 각종 방어 관련 패시브 스킬을 더해 금강불괴 브릭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죠. 이 같은 스킬 조합은 이후 액티브 스킬이 추가될수록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자타공인 최고의 호감 캐릭터 '바텐더'. 그나저나 음료의 색이…?
▶ 캐릭터별로 다양한 스킬을 가지고 있어 이를 잘 조합하는 게 중요합니다.
다른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상인들과 이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퀘스트도 각각 ‘벤더’와 ‘미션’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합니다. 각 벤더들이 취급하는 상품이 다르며 미션을 수행해 우호도를 높게 쌓을수록 이들로부터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의 등급과 종류도 다양해집니다.
이 외에도 다른 플레이어에게서 아이템을 사고팔 수 있는 거래 시스템과 여러 재료들을 모아 필요한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는 제작대 시스템도 이번 데모 플레이에서 공개됐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PvE 모드의 출시 예고였는데요. 근접 전투의 구현도도 훌륭하고 좀비들과의 전투 난이도도 적절해서 최근 영 맥을 못 추고 있는 협동 좀비 게임 씬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다른 게임에서도 많이 본 익숙한 상인과 미션 화면
▶ 깨진 태블릿 화면으로 보이는 다크웹스러운 디자인의 마켓 화면이 인상적입니다.
# 이 정도면 국산 익스트랙션 슈터의 희망?
정리하자면, <미드나잇 워커스>는 기존 익스트랙션 슈터의 문법 위에 수직적 맵 구조와 밀도 높은 좀비와의 PvE 전투를 더해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확립한 작품입니다. 게임 플레이 전반에서 장르에 대한 개발진의 깊은 애정과 고민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30명 규모의 소규모 개발팀이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죠.
물론 사소한 문제들도 있었습니다. 권장 사양 이상의 PC에서도 프레임 저하가 발생했고, 전투 중 모션과 공격 판정이 어긋나는 현상도 간혹 나타났습니다. 다만, 게임이 선사하는 경험이 워낙 독특하고 강렬하기에 이 정도 문제는 충분히 감수할 만했습니다.
<미드나잇 워커스>는 오는 11월 21일 스팀 얼리 액세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얼리 액세스 기간에는 앞서 언급한 PvE 모드를 비롯해 밸런스 및 전투 경험 조정, 신규 무기, 레이드 보스, 개인 락커룸 등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될 계획입니다.
앞으로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국산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의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얼리 엑세스 이후에도 무기 밸런스 조정, 신규 무기 추가 등 업데이트는 멈추지 않습니다.
▶ 탈출 화면을 더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