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와의 사투를 벌이는 생존 게임에 파쿠르를 더해 인기를 끌어 온 <다잉 라이트> 시리즈가 최신작으로 돌아왔습니다. 4년 전에 발매된 2편의 스탠드 얼론 후속작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로요.
2편을 얼티밋 에디션으로 구매했었다면 추가 비용 없이 플레이 할 수 있는 추가 확장판이면서 정가는 생각보다 높은 6만 원 대여서 분량과 콘텐츠 깊이가 얼마나 될지 궁금했었는데, 직접 확인해 보니 DLC라기 보단 3편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습니다. 얼티밋 에디션을 산 팬들에게는 확실한 보상이기도 하고요. /작성=깐(게임 리뷰어), 편집=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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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이 지나 돌아온 카일 크레인
먼저 이야기의 배경은 2036년으로 2편의 엔딩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입니다. 관건은 주인공이 2편의 '에이든 콜드웰'이 아니라 1편의 '카일 크레인'이라는 거죠.
앞선 이야기들은 게임 안에서 잘 정리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미리 해 보거나 찾아 볼 필요는 없지만, 간략한 소개를 하자면 1편의 2015년으로부터 21년이 지난 시점으로, 그 동안 카일은 수상한 이들에게 붙잡혀 13년 간 생체 실험을 당했습니다. 그러던 중 의문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요.
오랜만에 세상에 나온 카일의 목적은 자신을 실험체로 쓴 녀석을 향한 복수입니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는 탈출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정보를 얻고 더 강해지기 위해 사람들을 돕습니다. 이번 게임의 스토리는 원초적인 목적으로도 확실한 동기 부여를 해 주지만, 퀘스트 하나하나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카일은 물론 에이든까지 이전 주인공들은 생존자 중 아주 민첩하고 용감한 사람에 그쳤지만, 지금의 카일은 강력한 힘까지 있어 적극적으로 타인을 도울 수 있게 됐으니까요.

# 작지만 알찬 산골 마을에서도 멀미는 위험해
장소도 완전히 새로운 곳을 배경으로 합니다. 알프스 산맥 근처의 '캐스터 우즈'라는 관광지로 구시가지와 늪, 농장 지대 등 다양한 장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구시가지는 붙잡아서 타고 넘을 건물들과 적과 보상이 가득한 '다크존'이 많아 탐험 밀도가 높습니다. 외관 뿐 아니라 실내도 세심하게 구현되어 있고요. 내부 환경이 소위 '복붙'된 것들이 많기는 해서 아까 왔었던 집인지 처음 온 집인지 혼동이 되는 경우가 잦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아름다운 풍경과 그럴싸한 인테리어라 납득이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최적화도 사용자 환경마다 확인은 필요하겠지만 제가 진행한 환경(7800x3D, 4070Ti, FHD, 최고 옵션)에서는 업스케일링과 프레임 생성으로 부드럽게 플레이 할 수 있었고요.
정작 시각적인 면에서 우려되는 건 3D 멀미입니다. 다잉 라이트 시리즈는 빠르게 이동하는데 머리 흔들림이 강해서인지 1인칭 게임들 중에서도 유난히 멀미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은 편입니다. 웬만해선 멀미로부터 자유로운 저도 1편은 고생을 좀 했었고요. 다행히 머리가 흔들리는 정도와 모션 블러를 줄이는 멀미 방지 옵션이 있긴 하지만, 세부적으로 옵션을 조정할 수 없고 시야각이 최대 77로 좁은 편입니다. 평소 3D 멀미를 한다면 이번 게임도 예외는 아닐 겁니다.
# 역대 가장 공포스러운 밤과 '볼래틸'
본격적으로 게임 플레이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면 기본 시스템은 동일합니다. 사망 시 경험치를 잃고 위협적인 적들이 더 득실득실한 밤에는 마치 위험 수당처럼 더 많은 경험치를 얻죠.
처음 발매 소식을 들었을 땐 카일이 야수의 힘을 얻게 된다기에 전보다 시시해지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밤의 위협은 지금껏 가장 혹독했습니다. 밤의 공포를 야기하는 주범인 '볼래틸'이 더 빠르고 끈질긴 데다 동선까지 영리해져서 추격의 긴장감이 높아졌더라고요. 멀찍이 보이는 안전 지대의 소중함이 역대 시리즈 중 가장 크게 와닿았을 정도로요. 전작들에서는 밤 탐색도 종종 즐겼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밤에 돌아다니는 걸 피해 가며 플레이를 했습니다.
낮이라고 안전한 건 아닙니다. 2편보다 더 살점이 남은 비주얼로 달라진 다양한 좀비들이 초반부터 우글우글합니다. 카일의 강화를 위해 사냥해야 하는 보스인 '키메라'들도 서로 다른 대응법이 필요해 흥미롭고요.
# 1편과 2편을 통합하고 야수 모드를 더한 스킬들
스킬들로 느껴지는 플레이 감각은 1편과 2편을 종합한 느낌입니다. 카일이 주인공이 됐을 뿐 아니라 2편의 패러글라이더가 사라지고 1편 DLC에 있던 차량 운전이 추가된 건 1편에 가까운 느낌도 들지만, 다양한 파쿠르 스킬이나 그래플링 훅의 운용은 2편에 가깝더라고요.
전체 스킬은 레벨이 오를 때마다 찍을 수 있는 힘, 민첩, 생존자 트리와 키메라 보스들을 처치하고 얻은 혈청으로 찍을 수 있는 야수 트리로 나뉘어 있습니다. 일반 스킬들은 기존 시리즈에 있던 전투와 파쿠르 스킬들에 차량 운전과 관련한 효율이 더해졌습니다. 다행히 시리즈의 앙금과도 같은 드롭킥은 힘 트리의 첫 번째 퍽으로 거의 시작하자마자 쓸 수 있습니다. 역시나 유쾌하면서도 시원한 쾌감을 주고요.
이번 게임의 킥인 야수 트리는 야수 모드를 발동했을 때 쓸 수 있는 기술들로 매우 강력하고 유용합니다. 떼 지어 달려드는 적들도 단숨에 처리하면서 회복 수단으로 삼을 수도 있고 볼래틸마저도 금세 해치울 수 있습니다. 전투를 해서 게이지를 얻어야 하고 후반 스킬을 찍기 전까진 원할 때 발동할 수 없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사용하기엔 애매한 면이 있지만, 반대로 후반부에는 그런 아쉬움이 말끔히 상쇄되고요.
# 더 찰지게 때리고 날카롭게 베는 무기들
전투 감각도 여전한 와중에 더 좋아졌습니다. 휘두르는 무기 타입에 따라 다른 타격음은 물론이고 고어 효과도 섬세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저는 2편을 발매 시점에 했었는데 타격 효과는 정말 크게 개선됐더라고요.
둔기로 몸통을 가격하면 함몰되고 다리를 치면 쓰러지는 건 당연하고, 날붙이로 목을 치면 머리가 떨어지는 걸 넘어 이마 쪽을 베어 넘기면 말 그대로 정수리가 포 뜨듯이 잘려나가기도 합니다. 몸통이 절반으로 잘리는 것도 더 자주 볼 수 있게 됐고요. 플레이어 레벨에 따라 드롭되는 무기 레벨이나 내구도, 개조 시스템은 기존과 동일합니다. 개조의 경우 설계도를 얻고 제작해서 부착하는 방식 그대로라, 이전 시리즈를 해봤던 분들이라면 새롭진 않지만 이질감 없이 플레이 할 수 있고요.
활과 총기류 같은 원거리 무기는 반동이 적고 강력해 사용성과 성능 모두 좋지만, 마구 쓰기엔 화살과 탄약의 수급에 비용이 들어 자주 사용하게 되진 않았습니다.
# 자연스러워진 파쿠르와 신나는 차량 운전
<다잉 라이트>의 두 가지 축 중 하나를 전투가 담당한다면 다른 하나는 역시 파쿠르죠.
파쿠르의 사용 빈도는 상당합니다. 빠른 이동이 없다 보니 사실상 반강제로 파쿠르를 더 많이 하게 되기도 하고요. 다른 게임 같았으면 뚜벅뚜벅 걸어 다니느라 한숨이 꽤 나왔겠지만 속도감 있는 파쿠르 이동이라 지루하진 않습니다. 오픈월드 곳곳에 해금해야 할 안전 지대와 받아 둔 퀘스트의 목적지, 작은 인카운터 이벤트 등 할 일도 많고요.
매번 등장하는 가벼운 퍼즐 요소인 더 높이 오를 수 있는 곳과 건물로 들어가는 길을 찾는 과정도 소소하게 재밌습니다. 다만 이번 게임에서는 클라이밍을 할 때 무게감이 더해져 현실적인 대신 조금은 답답한 느낌이 들었는데 붙잡고 올라타는 판정이 여유롭고 연결이 자연스러워 불편하진 않더라고요.
또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지만, 빠른 이동이 없는 이유와 맞물려 있을 차량 운전도 이동의 재미와 효율을 더해줍니다. 1편의 DLC에서처럼 연료를 소모하기는 하지만 적은 연료로도 꽤 장거리를 주행할 수 있어 게임의 중반 이후 외곽을 이동할 때 무척 즐겨 타곤 했습니다. 주행감도 무난히 쾌적하고 내비게이션을 따라 좀비들을 날려버리며 이동하면 먼 거리도 즐거움에 순식간이더라고요.
# 총평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는 "DLC 같다"는 꼬리표가 붙는 후속작으로 느껴집니다. 본편을 둔 확장판이라기엔 많은 부가 콘텐츠를 완료하면서 30시간을 플레이 했음에도 여전히 많은 부가 퀘스트와 수집품이 남았을 정도로 규모가 방대하고, 반면 후속작이라기엔 그대로 유지된 시스템이 대부분이고 메인 스토리의 전개와 세부 내용들이 단순한 편이니까요. 아무래도 기대치에 따라 규모와 깊이에 대한 만족도가 달라질 만한 게임이기는 합니다.
대신 별개로 논할 만한 재미는 확실히 후속작급입니다. 스토리 전개와 결말에서 불쾌함이 줄었고, 사이드 퀘스트도 흥미로우며, 밤은 더 무서워졌고, 전투의 시원한 타격감과 고어함은 진일보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2편보다도 훨씬 좋았습니다. 진짜 3편이 나온다면 여기서 어떤 개선이 가능할지 벌써 궁금해집니다.
- 더욱 고어해진 절단 등의 타격 효과
- 위험한 순간도 극복하게 해 주는 야수 모드
- 종종 예측을 벗어나는 사이드 퀘스트
- 쓸모가 많고 즐거운 차량 운전
- 멀미를 유발할 수 있는 시야각과 카메라 무브
- 가끔씩 그리워지는 빠른 이동
김가은(깐) - 게임 리뷰어
폭 넓은 장르의 게임에서 다양한 경험을 찾고자 합니다. 새로운 게임을 찾는 분들에게 제 경험담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과 영상을 남겨 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