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도쿄게임쇼 참가를 앞두고, 미디어를 대상으로 전시작들을 소개하는 ‘pre-TGS’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서 오랜만에 돌아온 <디지몬 스토리> IP의 신작 <디지몬 스토리 타임 스트레인저>(이하 타임 스트레인저)를 시연할 수 있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은 ‘10년의 기다림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짧은 시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은 단순히 추억 속 디지몬을 다시 만나는 팬 서비스를 넘어, 하나의 훌륭한 JRPG로서 자신만의 확고한 정체성을 구축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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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몬 IP의 핵심, 무한한 가능성의 진화 시스템
디지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진화’ 시스템일 것이다. 모든 디지몬은 유년기에서 출발해 성장기, 성숙기를 거쳐 완전체, 더 나아가 궁극체까지 나아가는 고유의 진화 트리를 가지고 있다. <타임 스트레인저>에서 플레이어는 디지바이스를 통해 디지몬을 진화 또는 퇴화시켜 원하는 디지몬을 자유롭게 육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 디지몬의 수는 450체 이상으로, 이는 전작 <디지몬 스토리 사이버 슬루스>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디지몬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디지털 몬스터’라는 그 이름에 걸맞게 디지몬은 일종의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투를 통해 이들의 데이터 일부를 얻을 수 있다. 이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게 되면 이를 다시 디지몬 형태로 ‘컨버트(Convert, 전환)’해 해당 디지몬을 획득할 수 있다. 컨버트 이전에 쌓인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탄생하는 디지몬의 능력치가 높아진다.


▲ 전투로 디지몬의 데이터를 100% 수집하면 이를 디지몬 형태로 컨버트해 디지몬을 획득할 수 있다.
이번 작품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플레이어가 디지몬의 사용 스킬까지도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 가능하다는 것이다. 디지몬의 스킬은 고유한 스킬인 ‘스페셜 스킬’과 공통 스킬인 ‘어태치먼트 스킬’로 나뉜다. 이 중 어태치먼트 스킬은 필드 탐험이나 상점 구매를 통해 획득할 수 있고 이를 디지몬에 장착하면 디지몬이 해당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필드를 탐험하다보면 만날 수 있는 이벤트를 통해 사용 중인 디지몬과 교감할 수 있는데, 이 때 어떤 선택지를 고르냐에 따라 디지몬의 성격 스킬이 달라진다. 성격 스킬은 일종의 패시브 스킬로 디지몬의 특성을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육성 요소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서로 다른 특징과 능력을 가진 자신만의 디지몬 파티를 구성하고 육성하는 것이 본작의 핵심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 모든 디지몬에게 자유롭게 장착시킬 수 있는 다양한 속성의 어태치먼트 스킬

▲ 진행 도중 발생하는 이벤트로 변경 가능한 디지몬의 성격 스킬
# 상성 시스템으로 더욱 치밀해진 전투
앞서 소개한 자유로운 육성 시스템은 전투의 전략성을 더욱 강화시킨다. 턴 단위로 진행되는 전투에선 디지몬의 속성 사이의 상성 관계가 중요한 열쇠로 작용했다.
대부분의 디지몬은 속성에 따라 데이터형, 백신형, 그리고 바이러스형으로 나뉜다. 백신형은 바이러스형에게 강하고 바이러스형은 데이터형에게 강하며 데이터형은 백신형에게 강한 상성 관계를 가진다. 디지몬의 속성은 전투 중 스캔 기능을 사용해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 적 디지몬을 스캔한 모습. 디지몬 모습이 픽셀 그래픽으로 나오는 것은 크리사리몬의 '데이터 크래셔' 스킬에 맞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본작에는 불, 물, 바람, 땅, 강철 등 총 11가지의 속성과 이들의 상성 관계까지 구현되어 있어 속성의 중요도가 더욱 커졌다. 상성이 안 맞으면 강력한 스킬이 기본 공격보다 약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며, 반대로 상성이 유리할 때는 피해량이 2배, 3배 이상 강해지기도 한다. 바로 이 점이 다양한 속성을 가진 디지몬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기본적으로 파티에 들어가는 디지몬의 수는 최대 3종이다. 필드에서는 파티원 중 하나로 적을 선제공격해 전투의 선공권을 얻는 ‘디지 어택’, 디지몬에 탑승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디지 라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전투 페이즈에 돌입하면 여기에 대기 멤버 3종, 게스트 멤버 3종이 추가되어 최대 12종의 디지몬을 활용해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독특하게도 본작의 전투에서는 소비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전투 중인 디지몬을 교체하는 데 턴이 소비되지 않는다. 이 같은 변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특정 적에게 유리한 상성을 가진 디지몬을 꺼내 최대한 화력을 집중하는 전략도 가능했다.
전투 단계에서는 공격이나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CP(Critical Point)’ 게이지가 상승한다. CP 게이지가 최대치에 도달하면 주인공과 디지몬의 합동기인 ‘크로스 아츠’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크로스 아츠는 모든 적들에게 강력한 피해를 입히는 스킬부터 아군 전체에게 이로운 효과를 부여하는 스킬까지 존재해 적절한 타이밍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했다.
일반적인 전투는 평범한 턴제 전투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보스전은 그 진행이 사뭇 다르다. 보스 역시 CP 게이지를 충전하며 보스의 CP 게이지가 모두 차면 매우 강력한 광역기가 발동되니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보통 광역기 발동 전에 일정 턴동안 힘을 모으는 패턴이 발동되는데, 이 때 보스의 약점을 공격해 보스를 무력화시키면 광역기 시전을 막을 수 있다. 이 같은 시스템에서 오는 긴장감이 게임의 전투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 전투 중 CP를 모아 강력한 크로스 아츠를 사용할 수 있다.

▲ 보스전에서는 보스 역시 CP를 사용한다. 체력 게이지 아래 하얀색 게이지는 일종의 그로기 게이지
# 한층 더 방대해진 필드, 흥미로운 스토리
<타임 스트레인저>의 줄거리는 꽤 흥미롭다. <디지몬 스토리> 시리즈 중 최초로 ‘올림푸스 12신’을 메인으로 했다는 점도 그렇지만, 작품의 세계관과 설정이 제법 어둡고 진지하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의 주요 설정은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과학적으로 설명 불가능한 이상 현상들이 모두 현실 세계로 넘어온 디지몬들로 인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를 조사하고 대응하기 위한 비밀 조직 ‘ADAMAS’가 설립되었고, 주인공은 이 ADAMAS 소속 비밀 요원이다. 인트로 영상에서 알 수 있듯, 게임은 이러한 설정을 훌륭한 연출과 컷씬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도시에 발생한 이상현상을 조사하던 주인공은 갑자기 발생한 거대한 폭발에 휘말렸으나, 알 수 없는 힘의 도움으로 8년 전 과거로 이동하게 된다. 이후 현실 세계와 디지몬 세계 모두가 종말의 위기에 봉착했음을 알게 된 주인공 일행은 이를 막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여정을 떠나게 된다는 것이 게임의 중심 줄거리다.
각 세계, 즉 현실 세계와 디지몬 세계의 필드는 여러 개의 복잡한 맵이 이어지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맵 곳곳에는 상호작용 가능한 디지몬과 숨겨진 아이템들이 배치되어 있다. 한층 더 방대하고 섬세하게 표현된 필드에선 심볼 인카운터로 진입하는 전투 외에도 디지몬 카드를 수집해 해결하는 미니 게임과 디지몬을 육성할 수 있는 공간인 ‘디지팜’ 등 다양한 서브 콘텐츠들을 체험할 수 있었다.

▲ 카드를 수집해 디지몬과 듀얼(?)하는 미니 게임도 숨겨져 있다.
이처럼 <타임 스트레인저>가 디지몬 IP의 팬들과 이를 처음 접하는 유저들에게 소구하는 바는 분명하다. 기존 팬들에게는 <디지몬 스토리> 시리즈 사상 최대 볼륨, 최초의 세계관을 선보이는 신작으로, 신규 유저들에게는 독특한 세계관과 다채로운 진화 시스템을 가진 새로운 JRPG로 다가갈 것이다. 어느 쪽이든 기대할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