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감정은 소중하고, 공감은 세상을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두 가지 핵심 메시지 덕이 아닐까요.”
게임스컴 어워드 임팩트 게임 부분에 후보로 오른 국내 인디 팀 스튜디오 BBB의 <모노웨이브>에 대해 임권영 대표가 한 말이다. 기자는 이 게임을 모르시는 분들에게 항상 <인사이드 아웃>과 <커비>나 <마리오> 같은 2D 횡스크롤 액션 어드벤처를 섞인 느낌이라 소개해드리곤 한다. 수상의 영광까지 얻진 못했지만 쟁쟁한 경쟁작 사이에서 글로벌 시장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게임이다.
<모노웨이브>는 감정을 수호하는 정령 ‘모노’가 폭주해버린 ‘행복’, ‘슬픔’, ‘분노’, ‘불안’ 네 가지 감정 정령들을 진정시키고, 혼란에 빠진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 모노가 특정 감정에 동화되면 색상이 바뀌며 그 감정의 능력을 사용하는 구조로 플레이가 이어진다. 행복은 더 높은 곳으로 뛰어오르게, 슬픔은 흐물흐물해져 녹아내리게, 분노는 벽을 박차고 올라가게, 불안은 가시 등 위험한 곳을 안전하게 지나가게 한다.
여기까지만 들어보면 게임 메카닉이 심플한 편 아닌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이 게임의 강점은 이 콘셉트를 굉장히 정교한 게임플레이 디자인으로 끌어냈다는 점이다. 나아가는 길엔 모노를 방해하고 위협하는 요소도 꽤 촘촘하게 있는 편이고, 이에 대응하는 방식도 약간의 순발력과 센스를 요구할 정도로 긴장감 있게 구성되어 플레이하는 내내 몰입하게 된다. 진행 과정에서 계속해서 변주를 주는 방식도 탁월하다.
앞서 국내에서도 많은 상을 탄 팀이지만, 2025 타이페이 게임쇼에선 인디 게임 어워드 최고의 학생 게임 부문에서 수상했고, 이번 게임스컴 2025에서는 데브컴 어워드 크리에이티브 오버킬 후보작, 게임스컴 어워드 임팩트 게임 후보작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유럽에서도 <모노웨이브>의 매력을 제대로 알아본 것이다.
스튜디오 BBB 임권영 대표는 후보작으로 오른 것에 대해 “솔직히 어안이 벙벙하다. 저희 이야기가 유럽 시장에 잘 전달된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언어가 등장하지 않는 게임인데다, 독특하고 감각적인 비주얼과 사운드, 유럽권에서 주로 중요하게 여기는 예술적 가치, 다양성, 게임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이 잘 어우러져, 개발 초기부터 유럽 개발사의 게임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했던 만큼, 이 시장에 발을 제대로 내딛은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데브컴에도 부스를 내고, 게임스컴 한국 공동관에도 부스를 낸 <모노웨이브> 팀은 “이 게임을 알리기 위해 한국에서 14시간을 날아왔다”는 것을 부스 벽면에 붙여, 그 열정에 대한 이야기로 해외 게이머들의 마음을 열기도 했다.
▲ 왼쪽부터 최진용 PD와 임권영 대표
앞서 2025 타이페이 게임쇼에서 최고의 학생 게임 부문에서 상을 탔다는 대목에서 눈치 챈 분들도 있겠지만, <모노웨이브>를 만든 임권영 대표와 스튜디오 BBB의 팀원들은 대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상태에서 게임을 만들기 시작해 2년 이상의 게임 개발 끝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낭만과 열정이 가득한 것 같지만, 개발 과정에서 마주한 고비도 같은 배경에서 찾아왔다.
2025년이 되며 팀원들이 ‘졸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찾아오자, 학생 신분을 벗어난 팀원들에게 ‘백수’가 되게 할 수는 없었기에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개발 환경을 마련해야만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팀 구성도 재정비하고 외부 지원 사업과 대회 상금 등으로 월급을 마련하며 현재의 체제를 갖추게 됐다.
팀을 현재의 체제로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그 덕에 상황이 더 나아진 측면도 있었다. 이전에는 임권영 대표가 게임의 프로그래밍과 홍보, 사업 영역까지 담당했으나, 최진용 PD가 개발을 리드하고 매진하면서, 임권영 대표는 게임을 알리고 팀을 운영하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학업과 병행하던 시기를 지나 풀 타임 개발 체제로 들어선지 6개월 만에 게임스컴 어워드 노미니까지 달성하게 된 <모노웨이브>다.

현장에서 게임을 해본 해외 게이머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독특한 아트와 사운드가 마음에 들었다는 유저도 있었는가 하면, 귀엽고 직관적인 콘셉트 덕에 아이들이 플레이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모노웨이브>는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에서 폴리싱 작업을 거치고 있으며, 이번 겨울 얼리 액세스 출시를 할 예정이다. 그 뒤 6개월 이내로 정식 출시와 콘솔 포팅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임권영 대표는 “후보작으로 오른 것만 해도 정말 귀하고 감사한 경험”이었다며 “이번 작품으로 도달하고 싶은 목표는 소위 말하는 ‘대박’이 아니라, 다음 게임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자본과 경험을 얻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타이페이 게임쇼, 비트서밋, 게임스컴에 이어 도쿄 게임쇼에도 나갈 예정이고,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깊은 발자국을 남길 수 있는 게임이 되기를 응원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