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 상하이에서는 하이퍼그리프의 인디게임 브랜드 '코어블레이저'에서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코어블레이저 게임 페스트(CGF)는 게임 전시, 강연, 시상식과 부대 행사 등으로 구성된 행사입니다. 게임사 주도의 인디게임쇼니까, 비유하자면 중국판 '버닝비버'(스마일게이트) 쯤 되겠습니다.
초청을 받아 방문한 CGF에서는 흥미로운 중국산 인디게임을 여럿 만날 수 있었습니다. 기자의 중국어가 '뚜이부치', '메이꽌시'만 겨우 되는 레벨이었기 때문에 취재에 한계가 있었지만 번역기를 돌려가며 현지 개발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미 발빠르게 한 발을 얹은 네오위즈처럼, 중국산 인디게임도 눈여겨볼 때가 왔습니다. 출품작 전부를 소개할 수는 없고, 현장에서 만난 흥미로운 게임 5가지를 추려서 안내해드립니다. /중국 상하이= 김재석 기자

1. 후~ 후~ 불면은 스테이지가 뚫리는
'우후'라는 이름의 스튜디오가 개발한 <呼~>(후~)는 인터랙티브 힐링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마이크를 컨트롤러처럼 사용해,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음성은 피리 소리처럼 인식되어 높낮이에 따라서 플레이어 캐릭터의 고저가 구분됩니다. 소개에 따르면 "플레이어는 사계절을 넘나들며 플레이어는 성찰, 감정, 그리고 내면의 치유를 위한 고요한 여정에 동참"합니다.
30분의 짧은 분량이지만, 바람의 인도에 따라서 마이크를 조작기로 쓰는 구성은 신선하고 또 흥미로웠습니다. 앞서 이런 게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피리소리가 주는 편안함 때문인지 계속해서 게임플레이를 지켜보게 되네요.

2. 장군, 어찌 홀로 오셨소
대학생 팀 '데일리라이프'가 만든 챵<将>은 중국의 전통 장기 '샹치'(象棋)를 로그라이크로 만든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한국 장기의 궁(초, 한)에 해당하는 궁(将) 기물 오직 하나만을 움직이면서 상대 기물들을 파괴하면 됩니다. 상대 적들은 샹치의 움직임대로 말을 움직이고, 플레이어는 거기에 맞춰서 마치 퍼즐을 풀듯이 파훼법을 찾아야 합니다. 로그라이크인 만큼 스테이지 진전에 따른 강화도 있습니다.
베이징 소재의 중국전매대학(中国传媒大学)에서는 다수의 게임 개발자들을 양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게임도 그곳에서 온 게임입니다. 개발자의 말에 따르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잘 만들어진다면 흥미로운 게임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3. 나는 우주의 심리상담사(무당)
Cosmic Lighthouse(宇宙燈塔)는 우주정거장의 역술 심리상담사가 되어 괘(卦)점을 쳐서 손님들 마음을 위로하는 게임입니다.
손님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고민거리를 안고 플레이어를 찾아옵니다. 초짜 역술인 플레이어는 여행객들에게 점괘를 봐주고, 상담을 해주면서 생계를 이어가게 됩니다. 비슷한 게임이 여럿 나왔지만, 매화이수(梅花一樹)라는 중국의 전통 역리를 게임에 적용한 것이 재밌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게임은 중국어만 지원합니다. 까다로운 중-한 번역의 특성상 외국어로 이 게임을 만날 수 있을지 우려가 듭니다.

4. 게임으로 만나는 중국식 밥상머리 비즈니스
중국에서 대부분의 비즈니스는 식사모임에서 이루어집니다. 자리에 앉는 순서와 방법이 정해져있고, 건배에도 방법이 있습니다. 초대받은 사람은 음식에 대해 관심을 보여야 하며, 음식은 조금 남겨서 융숭한 대접의 흔적을 잔반으로 남겨야 합니다. (이상의 내용은 KOTRA의 '해외시장뉴스'에서 발췌, 편집)
2018년 차이나조이에서 기자는 모 게임사의 초대를 받아 그런 자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상석에 앉은 높으신 분은 <신삼국>의 조조 같은 표정으로 고급 담배(진짜 비싸다고 들었습니다)에 불을 붙인 뒤 담배갑을 오른쪽으로 돌렸습니다. 레이스의 시작이었습니다. 너나할 것 없이 담배에 불을 붙였고 식당 방은 너구리굴이 됐습니다. 비흡연자로서 이 광경은 정말이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The Chinese Dinner Gathering(中国式饭局)은 이러한 중국의 판쥐(饭局) 문화를 게임으로 만든 것입니다. 덱 빌딩 카드게임의 형태로, 덱을 구성하고 상황에 따라서 건배, 화장실 다녀오기, 웃음 같은 동작을 해내면서 클라이언트를 만족시켜야 합니다. 정말 흥미로운 소재 선정 아닌가요?

5. 귀하의 역량은 뛰어나지만...
취업 시장에서 총 15번의 고배를 마신 주인공은 어떤 회사로부터 흥미로운 제안을 받게 됩니다. 바로 본인이 직접 이력서를 검토하는 면접관이 되라는 것입니다.
Thank You For Your Application(感谢你的投递)은 <페이퍼 플리즈>의 회사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면접관이 되어 쏟아지는 이력서를 검토하는 것이 주인공의 미션입니다. 이력서는 각지에서 쏟아지지만, 주인공이 검토해야 할 직군은 점차 인공지능이 대체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플레이어 또한 생활인으로 월세를 내는 등 생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플레이어는 지원자의 출신 학교는 물론 인턴십 증명서에 정신 감정 증명서까지 열어봐야 합니다. 이런 게임이 메이드 인 차이나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