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15~69세 사이의 18만 명을 대상으로 파악한 콘텐츠별 평균 연령과 성비가 공개되어 화제다. 2025년 상반기 한 달에 3만 명씩 설문을 진행해 젬 파트너스와 닛케이 엔터테인먼트가 집계한 내용이다. 다만, 해당 조사는 아이돌 음악,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모든 문화 생활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을 언급한 모수가 18만 명은 아니라는 점을 참고하자.
최근 들어 게이머들의 고령화가 자주 언급되는 가운데, 오래된 시리즈들의 회춘이 참 어렵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된다. 그리고 세간의 인식보다 의외로 여성 비율이 높은 게임도 꽤 많았다.
집계에서는 <마리오>보다 <용과 같이> 시리즈의 여성 유저 비율이 의외로 높다거나, <파이널 판타지>, <드래곤 퀘스트> 등 장수 시리즈의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점 등 눈에 띄는 특징이 꽤 많았다. 유저들의 평균 나이대가 어린 게임부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 어린 친구들은 모바일로 게임하는 게 더 익숙하다
<브롤스타즈> 평균 연령 18세, 남녀 성비 90:10
유저 평균 연령이 가장 어린 게임은 슈퍼셀의 <브롤스타즈>였다. 해당 집계의 조사 대상이 15세부터인 것을 감안하면, 초등학생 유저들까지 포함됐을 경우엔 훨씬 더 연령이 낮게 나왔으리라 예상해볼 수 있다.
국내 플레이엑스포 2025 당시 슈퍼셀 <브롤스타즈> 부스 풍경
<프로젝트 세카이> 평균 연령 22세, 남녀 성비 40:60
하츠네 미쿠 등 가상 아이돌이 포함된 게임은 흔히 남성향, 여성향 요소가 극단적으로 갈리기 쉬운데, <프로세카>는 꽤 고른 성비를 보여주고 있다. 소재부터 모바일 리듬게임이라는 장르까지 어린 유저들이 많이 즐기는 게임인 점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e풋볼> 평균 연령 22세, 남녀 성비 99:1
<프로젝트 베이스볼 스피리츠> 평균 연령 25세, 남녀 성비 95:5
올드 게이머들에겐 <위닝> 시리즈의 이름으로 더 익숙한 <e풋볼>의 성비는 이번 집계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이었다. 이하 소개할 슈팅게임들도 이보단 성비 불균형이 덜한 걸 보면, 소개팅에서 군대 얘기보다 축구 얘길 더 조심하는 게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야구는 축구보단 상황이 나았다.
<e풋볼>
<발로란트> 평균 연령 23세, 남녀 성비 85:15
<에이펙스 레전드> 평균 연령 25세, 남녀 성비 85:15
<포트나이트> 평균 연령 25세, 남녀 성비 85:15
슈팅게임에선 에이징 커브를 무시할 수가 없다. <발로란트>, <에펙>, <포나> 또한 그 공식을 벗어나지 않는 유저 연령대를 보여주고 있다. 재밌는 점은 세 게임 모두 남녀 성비가 85:15라는 점이다. 슈팅게임을 좋아하는 여성 유저들이 적잖게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발로란트>
<블루 아카이브> 평균 연령 25세, 남녀 성비 90:10
<앙상블 스타즈> 평균 연령 25세, 남녀 성비 5:95
<트위스티드 원더랜드> 평균 연령 27세, 남녀 성비 5:95
앞서 소개한 <프로세카>의 사례와 달리, 일반적으로 서브컬처 게임들은 <블루 아카이브>와 <앙스타>, <트위스티드 원더랜드>처럼 한쪽 성별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경우가 많다. <블루 아카이브>의 평균 연령을 보면 아저씨 유저들의 수에 못지 않게 어린 유저들도 많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붕괴: 스타레일> 평균 연령 25세, 남녀 성비 60:40
<젠레스 존 제로> 평균 연령 26세, 남녀 성비 75:25
<원신> 평균 연령 26세, 남녀 성비 55:45
호요버스의 3대장은 나란히 상대적으로 어린 연령대의 유저들에게도 많이 사랑 받는 모습을 보여줬다. 세 게임 중 <원신>의 성비가 더 고른 편인 점도 눈에 띈다.
<원신>
<몬스터 스트라이크> 평균 연령 28세, 남녀 성비 90:10
<마인크래프트> 평균 연령 28세, 남녀 성비 70:30
2013년에 출시된 일본의 국민 모바일게임 <몬스터 스트라이크>는, 게임 서비스 기간에 비해 생각보다 세대 교체를 잘 해왔다는 인상이다. 어린 아이들도 많이 즐기는 <마인크래프트>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분위기를 더 잘 느낄 수 있다.
<몬스터 스트라이크>
<아이돌 마스터> 시리즈 평균 연령 28세, 남녀 성비 65:35
<아이돌리쉬7> 평균 연령 30세, 남녀 성비 5:95
<뱅 드림!> 평균 연령 30세, 남여 성비 75:25
상대적으로 수명이 긴 게임들은 이제 슬슬 평균 연령 30대에 접어드는 게 보인다. <아이마스> 시리즈의 역사가 긴 건 길게 말하면 입 아플 정도고, <아이돌리쉬7>과 <뱅 드림!>은 모두 2015년 출시작이다.
<페이트> 시리즈 평균 연령 33세, 남녀 성비 60:40
<러브 라이브> 시리즈 평균 연령 33세, 남녀 성비 80:20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평균 연령 35세, 남녀 성비 85:15
소위 서브컬처로 분류할 만한 타이틀 안에서 집계에 언급 된 게임 중 가장 평균 연령대가 높은 건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였다. 다른 게임들이 시리즈의 역사가 길어서 올드 팬이 많은 것과 달리, 경마와 경주마에 대한 애정과 연결된 지점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 가족 게임은 역시 어른들도 많이 즐겨야
<스플래툰> 시리즈 평균 연령 27세, 남녀 성비 65:35
<별의 커비> 시리즈 평균 연령 30세, 남녀 성비 45:55
닌텐도의 게임들은 대체로 나이, 성별 편향 없이 고른 비율을 보여준다는 특징이 있었다. 그 중에선 그마나 <스플래툰> 시리즈의 유저 연령대가 가장 어렸다.
<스플래툰 3>
<마리오> 시리즈 평균 연령 32세, 남녀 성비 70:30
<포켓몬> 시리즈 평균 연령 32세, 남녀 성비 60:40
<젤다의 전설> 시리즈 평균 연령 35세, 남녀 성비 60:40
<동물의 숲> 시리즈 평균 연령 35세, 남녀 성비 25:75
확실히 닌텐도 독점 게임들은 모바일게임들보다 평균 연령대가 높다는 인상이다. 콘솔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나이가 조금 더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역사가 긴 시리즈가 많은 만큼 올드 팬들의 소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만, <포켓몬> 시리즈는 TV 애니메이션 방영도 꾸준히 하고, 어린 학생들에게 최근 세대 포켓몬들이 꽤 친숙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것보단 평균 연령대가 높아 보인다. 어린 시절을 <포켓몬>과 함께 보냈던 유저들의 화력이 지금도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짐작해볼 수 있다.
<포켓몬스터> 시리즈 9세대 스타팅 포켓몬
# 파판, 드퀘는 진짜 '어른'들이 한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 평균 연령 35세, 남녀 성비 80:20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평균 연령 38세, 남녀 성비 80:20
캡콤의 간판 장수 시리즈들도 이제 나이를 먹었다는 게 체감이 된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청소년이용불가라는 점도 고려해야 하지만, 최신 콘솔로 즐겨야 하는 시리즈로 올수록 평균 연령도 대체로 높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몬스터 헌터 와일즈>
<용과 같이> 시리즈 평균 연령 38세, 남녀 성비 60:40
이번엔 세가의 대표작 <용과 같이> 시리즈다. 눈에 띄는 점은 <마리오> 시리즈의 남녀 성비가 70:30이었는데, <용과 같이>가 60:40으로 여성 유저 비율이 더 높다는 것이다. 매력적인 남자 캐릭터가 많이 나오고, 이들이 보여주는 인물 관계와 감정선도 여성 유저들에게 잘 어필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집계가 일본에서 소개됐을 때 “<용과 같이>니까 그렇지 현실에서 리얼 야쿠자를 좋아할 여자는 없어”라는 자조적인 댓글이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용과 같이 8>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평균 연령 42세, 남녀 성비 70:30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평균 연령 42세, 남녀 성비 75:25
스퀘어 에닉스의 대표작들은 평균 연령 40세의 선을 넘어섰다. 좋게 표현하면 어른들에게 사랑 받는 게임인 것이겠지만, 다르게 보면 세대 교체가 잘 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어린 유저들이 유입되기엔 시리즈의 역사가 너무 길었던 게 부담인 걸까.
다만, 한편으론 ‘어른들을 위한 게임도 있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해본다. 지난 5월에는 야구를 좋아하는 아들이 <드퀘>를 통해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을 그린 웹드라마 <드퀘는 최고라고>가 이목을 끌기도 했다. 세대를 넘어선 공감대를 가진 게임인 셈이다.
게임 카테고리 전체 평균 연령 30세, 남녀 성비 75:25
여러분이 열심히 즐기는 게임도 이 집계에서 언급되었는가. 일본 유저들의 연령, 성별 분포와 우리나라 유저들의 기호가 완벽히 같을 수는 없겠지만, 출시 기기, 장르, 시리즈 역사의 길이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타이틀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흥미로운 집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