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나복스 오디세이부터 <검은 신화 오공>까지.
지난 2024년 9월, 상하이 쉬후이구 구이강로 65번 신옌 빌딩 B블록 3층에 중국음수협게임박물관(中国音数协游戏博物馆 - 이하 게임박물관)이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이 박물관은 중국 음악영상디지털 출판 협회가 주도하고, 상하이 쉬후이구, 중국 음악영상디지털 출판 협회의 게임 산업 전문가 등의 지원을 통해 만들어졌는데, 규모는 약 한 층 정도지만 중국 미디어 'YYS'의 지원을 통해 꽤나 탄탄한 소장품을 갖추고 있다.
참고로 박물관에는 '보너스 스테이지'라는 형태로 여러 게임사가 체험회 등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장소도 있는데, 이를 통해 여러 나라의 게임 미디어가 박물관을 다녀가기도 했다. 기자도 그 중 한 명이다.

▲중국음수협게임박물관(中国音数协游戏博物馆)
아무래도 새로 건립됐고,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긴 하지만 게임박물관은 '게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확실히 눈길이 갈 만한 풍성한 전시품을 담고 있었다.
박물관 관계자가 언급하길 많은 공을 들여 전시했다는 1972년 제작된 세계 최초의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마그나복스 오디세이'부터 '애플 2', 'MSX-2'와 같은 오래된 퍼스널 컴퓨터, 닌텐도가 회사 초기 출시한 화투까지 전시되어 있는 가운데, 고전 게임 유튜버 'AVGN'을 애청했던 사람이라면 익숙할 메가 드라이브, 메가 CD, 슈퍼 32X를 모두 결합한 '메가 타워'와 같은 전시품도 있었다.


▲비디오 게임의 태동이라 할 수 잇는 마그나복스 오디세이 전시부터 시작한다.
▲기기 1대만 단순히 전시한 것이 아니라, 다른 기기를 들여 분해한 모습과 함께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비디오 게임의 모태라고도 볼 수 있는 다양한 고전 보드 게임까지 소개
▲'포켓몬 카드'나 유희왕의 '엑조디아 카드 5종'까지 전시되어 있다.

▲ 그 외에도 다양한 가정용 게임기의 전시가
▲ 당세대 가정용 게임기를 이야기할 때 <E.T>는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
▲ 초기의 여러 퍼스널 컴퓨터가 전시되어 있다.
▲ MSX와 함께 <메탈 기어>가 전시되어 있다. 컴퓨터 박물관에서까지 'By Kojima Hideo'를 볼 줄이야
흥미로운 점은 전시장이 역사와 주제에 따라 전시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4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꾸며졌단 것이다. 당연히 박물관인 만큼 무작정 전시되어 있지 않다. 게임의 기원에서 시작해 마그나복스, <퐁> 등의 전시를 관람하고, 닌텐도를 기반으로 초기 콘솔 기기의 발전, PC 게임의 발전을 거치며 중국의 게임 산업이 어떻게 지금까지 왔는지 등 산업의 역사를 순차적으로 탐구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제한된 공간 속에서도 절묘한 배치를 통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점도 엿보인다. 콘솔 기기를 전시하더라도, 그 콘솔에 있어 중요한 타이틀 혹은 게임에 관심이 있다면 높은 확률로 떠올릴 유명 타이틀을 전시해 놨다. 닌텐도의 전시 부스에는 <슈퍼 마리오>와 <젤다> 시리즈를 포함한 게임이, 세가에는 <소닉> 시리즈나 <사쿠라 대전>과 같은 타이틀이, 소니에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가, Xbox에는 <헤일로> 시리즈가 있다.

▲ 아무래도 초기 비디오 콘솔의 발전에서는 닌텐도의 비중이 높다.
▲심지어 닌텐도가 초기에 만들었던 여러 화투패까지 전시
▲그 유명한 '파워 글러브'를 포함해 닌텐도로 출시됐던 다양한 주변 기기가 전시되어 있다.
▲일본의 한 재봉틀 회사가 만들었던 게임보이 재봉틀
▲닌텐도와 콘솔 경쟁을 펼치던 세가도 빼놓지 않았다.
▲그 유명한 세가의 '메가 타워'도 있다.
▲PS의 비중도 낮지 않다. 눈여겨 봤던 포인트는 <원신>이 배치되어 있다는 것. 알다시피 <원신>은 개발 과정에서 소니에게 여러 부분으로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Xbox도 있다.
▲아무래도 Xbox의 전시가 가장 적지만, <헤일로> 큰 자리에서 시연 가능하게 둠으로써 Xbox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
▲80~90년대 중국 가정에 배치된 게임기의 모습을 연출한 전시
그 다음은 PC 게임과 관련한 전시다. 초창기 게임부터 <둠>, <하프 라이프> 등 다양한 주요 타이틀을 전시해 컴퓨터 게임과 하드웨어의 비약적인 발전을 알리고 있다. 전시의 마지막은 중국의 게임 산업 역사다. 전시는 많지 않지만 1990년 이전 사용됐던 중국의 가전 게임기, 1990년대 생겨난 최초의 자체 개발 게임으로 시작해, 이전에 중국에서 유행했던 게임들, 모바일 게임의 급격한 발전 그리고 호요버스를 위시한 모바일 게임 시장의 강자들과 중국 콘솔 게임의 성과 <검은 신화: 오공>으로 전시는 마무리된다.
▲PC 게임의 발전사를 보여주는 주요 타이틀 그리고 하드웨어의 발전을 설명한 전시관
▲<다이카타나>도 있다.

▲전시의 마지막은 중국 게임


▲중국에서 개발된 다양한 콘솔과 게임으로 시작해 <검은 신화: 오공>으로 마무리된다.
▲중국의 게임 잡지들
▲<타이베리안-선>
▲다소 빠르게 넘어가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피처폰부터 시작해 모바일 게임의 발전도 서술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중국의 서브컬처 게임도 빼놓지 않았다. 참고로 선본, 그리프라인, 호요버스 모두 상하이에 위치해 있다.
▲CD 플레이어, 혹은 LP로 게임 OST를 감상하는 공간도 있다. 최신 게임의 OST까지 모두 구비해 놨다.
게임박물관은 길어야 1시간 정도로 관람이 끝날 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다. 그러나 안에 전시된 다양한 기기들은 상당히 구성이 알차며, 게임 산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것도 있어?"라는 이야기가 절로 나올 만큼 진기한 전시품이 많다. 단순히 '컴퓨터 게임'만을 설명하지 않고 여러 미니어처 게임도 전시할 만큼 박물관이 '게임'이라는 문화에 진심이며, 눈길을 끄는 최신 게임 전시나 CD 플레이어를 통해 OST를 시청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거나, 몇몇 기기나 게임은 시연 가능하도록 두는 등 단순한 관람에 그치지 않고 배치 면에서 여러 면으로 신경썼다는 점이 느껴진다.
종종 여러 게임 이벤트가 열리는 '보너스 스테이지'와 연계했단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개장 당시에는 <검은 신화: 오공> 체험회가 열렸고, 기자 역시 다른 게임의 아시아 미디어 체험회를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가 자연스레 박물관까지 견학하며 기사를 작성하게 됐다. 기자는 혼자 관람했지만, 행사에 참여했던 일본 미디어 기자들은 큐레이터를 통해 안내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박물관을 견학하는 모양새였다. 상하이에 갈 일이 있는 게임 마니아라면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