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월드컵에 대한 모든 것.

먼저, e스포츠 월드컵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시작했다.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는 2016년 '비전 2030'을 통해 석유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는 여러 대형 계획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게임 산업 육성에 관한 부문이 포함됐다. 국부펀드인 PIF 를 활용하여 게임산업 육성을 위해 약 380억 달러(51조 원)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2022년에는 서구 e스포츠 시장에서 방대한 규모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기업 ESL과 FACEIT를 15억 달러(약 2조 원)에 인수하고, 국가 게임 및 e스포츠 전략을 발표했다. 더불어 뉴 글로벌 스포츠 컨퍼런스 2024와 같은 행사가 사우디에서 주최되기도 했으며, 2022년부터는 '게이머스 8'이라는 글로벌 대회가 열렸다. 이후 게이머스 8의 노하우를 이어받아 2024년 정식 출범한 것이 e스포츠 월드컵이다.
비전 2030의 대표적인 계획이었던 '네옴 시티'는 현재 여러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했기에 사우디의 이러한 게임에 대한 투자도 '돈만 허투루 쓰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e스포츠에 대한 계획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대회인 EWC 2024는 주최측에 따르면 전 세계 온라인 시청자 수 5억 명, 관람객 260만 명을 기록했다. 특히, 우여곡절 끝에 정식 종목으로 합류했던 <LoL> 종목의 결승전은 100만 명이 넘는 실시간 시청자를 기록했다.

단순히 상금 규모만이 아니라, 경기 내외적으로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도 성과를 달성하며 글로벌적인 화제를 낳기도 했다. e스포츠 월드컵에서 시청자가 가장 큰 반응을 보낸 부분은 '유압 프레스'다. EWC에서는 팀마다 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삼각형 모양의 '키'가 제공되는데, 패배할 경우 키는 선수가 승리 팀에게 직접 반납하는 동시에 '유압 프레스'로 압축된다. 심지어 이 중 3개를 골라 우승 트로피 맨 밑에 '박제'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결승 무대에서는 우승한 팀의 이름을 담은 조형물을 벽에 전시하거나, 우승한 선수들이 방송 카메라에 직접 사인을 남기는 등 지금까지 e스포츠 씬에서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연출을 보여 줘 큰 화제가 됐다.


그 외에도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상위권 팀'을 대상으로 초청장을 발송하는 방식으로 인기가 많은 팀을 불러모으는 데 성공했다. 가령 <LoL>은 MSI에 진출하거나 진출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을 초청했으며, <발로란트>는 각 지역의 VCT 스테이지 1에서 결승전에 진출한 팀에게 출전권을 지급했다.
이번 대회의 경우에는 e스포츠 대회에서 잘 보이지 않는 독특한 모습이 시작 전부터 등장하기도 했다. 바로 '체스'를 공식 종목으로 섭외한 것인데, 덕분에 EWC 참가를 위해 전 세계의 체스 프로들이 여러 e스포츠 팀과 계약을 체결했다. 가령 한국의 젠지e스포츠는 인도의 신예 체스 프로 '아르준 에리가이시'를 영입했다. 사우디의 '팀 팔콘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체스 선수라고 할 수 있는 '히카루 나카무라'를 섭외했다.

현재 e스포츠 업계의 표준은 '종목사'가 정한 계획에 따라 국내 리그를 치르고, 최종적으로 국내 리그의 성과를 기반으로 국제 무대에 나서는 방식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EWC와 같은 '서드 파티' 대회가 끼어들기 힘들다. 이미 종목사의 주관 위주로 e스포츠 업계가 재편되면서 MLG와 같은 유명 서드 파티 대회가 대부분 위상을 잃고 사라진 바 있다. 또한, 이는 서드 파티 대회가 열리더라도 팀들이 일정 상 참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EWC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팀의 재정성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되는 만큼 대부분의 프로 팀이 진출을 바라고 있으며, e스포츠 산업의 불안정성으로 규모 축소에 우려를 보내고 있는 팬들 역시 "힘들겠지만 EWC에서 조금만 고생하자"는 반응을 보내고 있다. 오히려 EWC 진출권은 따냈지만 MSI에 진출하지 못한 팀의 경우 팀이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새로운 기회가 생겨난 셈이기에 더욱 환영하는 입장이다.
그 외에도 EWC의 상금이 여러 종목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도 했다. 가령 <스타크래프트 2>는 지금까지 진행됐던 가장 큰 규모의 대회 IEM보다 한 단계 높은 상금을 제공해 화제가 됐으며, 글로벌 지역연고 리그의 실패로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던 <오버워치 2>는 아예 EWC를 '미드시즌 챔피언십'이라는 이름으로 공식 국제 대회 프로그램으로 편입했다.

먼저, EWC에는 '클럽 챔피언십'이라는 경쟁 방식이 도입되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각 프로팀(클럽)은 여러 타이틀에 선수단을 출전시킬 수 있으며, 대회가 끝나면 종목별 상금과 별개로 많은 토너먼트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팀이 '세계 최초의 e스포츠 월드컵 클럽 챔피언'으로 선정돼 별도의 상금을 받는다. 올해 클럽 챔피언에게는 700만 달러(약 95억 원)의 상금이 책정되어 있다.

국내 공식 중계는 네이버의 '치지직'에서 볼 수 있다. 네이버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EWC를 3년 독점 중계한다. 네이버에 따르면 공식 중계 외에도 선호하는 스트리머의 해설이나 채팅을 즐기며 시청할 수 있는 '같이 보기' 콘텐츠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위해 전문 중계진을 섭외하고 인플루언서 '미미미누'와 여러 인기 스트리머를 현장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