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이런' 강연이 많아졌으면....



지난 26일, 3일 간 진행된 NDC 25(넥슨 디벨로퍼 컨퍼런스)가 성황리 마무리됐다. NDC는 2007년 넥슨의 사내 행사로 시작해, 2011년부터 대외 공개된 후 지금까지 정기적으로 진행된 국내 최대 규모의 개발자 컨퍼런스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해 온라인 방식으로, 2023년부터 2024년까지는 내부 재정비를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2025년에는 6년 만에 공개 오프라인 행사로 다시 돌아왔다.
NDC는 게임 개발 실무자들이 직접 겪은 경험을 진솔하게 공유하는 뼈 있는 행사다. 기자가 지금까지 3번의 NDC에 참여하며 작성했던 강연 기사를 살피면 확실히 '게임 기획'등에 대한 실무자의 입문 강연이 가장 관심이 높았다. 미래의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지망생들이 늘 컨퍼런스가 열릴 때마다 실무자의 조언이 담긴 기사를 확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NDC는 국내 게임 업계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행사기도 하다. 역사를 살피면 한창 국내 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도전해 성과를 거둘 때는 중국 현지 업계인들이 찾아와 NDC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1인 인디 개발이 떠오르자 관련한 강연이 곧바로 생겨나기도 했다. 게임업계에서 블록체인과 P2E 논의가 본격화됐던 2022년에도 관련 강연이 다수 등장했다. '게임 개발'에 관한 실무적인 강연은 국내 게임 업계가 집중하던 MMORPG와 모바일게임에 관한 것들이 대다수였다.

실무자의 뼈 있는 조언, 기술적인 내용, 게임 업계의 트렌드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행사가 NDC다.
2025년의 NDC의 핵심은 '콘솔'과 '글로벌'이었다. 넥슨코리아 박용현 부사장의 키노트 강연에서 이를 강조했다. 박용현 대표는 국내 게임 업계가 처한 상황, 콘솔과 글로벌 시장에 '빅 게임'으로 도전하는 이유 그리고 극복해야 할 과제를 명쾌한 비유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 방청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NDC 25의 다른 강연에서는 이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글로벌에 도전한 국산 콘솔 게임의 대표적인 성과라 할 수 있는 <데이브 더 다이버>나 <P의 거짓>, <퍼스트 버서커: 카잔>, <스텔라 블레이드>의 개발기에 관한 강연은 아쉽게도 없었다.
물론, 최근에야 국산 콘솔 게임이 성과를 내는 시점에서, 사후관리 및 후속작 개발로 인해 바쁜 다른 기업의 개발자들이 NDC에 찾아와 강연을 준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NDC는 6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재개되는 것이기에 올해는 '본격적'으로 진행됐다기 보단 '다시 한 걸음'을 떼는 느낌이 강했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경우 NDC가 멈춰 있는 동안 황재호 디렉터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이미 강연을 하면서 관련 내용이 상당수 공개됐다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민트로켓이 넥슨에서 분사하고 조직을 재구축하며 새로운 신작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데이브 더 다이버>를 들고 와 수없이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기에는 개발자에게도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NDC가 멈춰 있는 동안 <데이브 더 다이버>는 중국, 미국 등지를 돌며 강연했다.
그래도 다음 NDC에서는 보다 콘솔과 글로벌에 도전하고 있는 국내 게임 업계의 진솔한 이야기와 경험 공유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 이유는 바로 박용현 부사장의 키노트 강연에 있다. 박용현 부사장은 아직 '기회의 문'은 열려 있지만 몇 년이 지나면 닫힐 가능성이 매우 높은 급박한 시점에 한국 게임 업계가 위치해 있으며, 그렇기에 경험을 공유하고 도전의 해법을 찾는 것이 이번 NDC의 목표라고 전했다.
반드시 '성공한 게임'이 등장해 강연할 필요는 없기도 하다. 지금까지 NDC에서는 <마비노기 2>나 <듀랑고> 같은 게임이 개발 도중 강연으로 찾아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마주한 난관은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비록 개발 도중인 게임이나 성과가 아쉬운 게임이라도 콘솔과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고, 피드백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진솔하게 말하며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생겨났으면 한다.
이런 점이 유명 개발자를 초청하며 주최할 때마다 화제가 되고 있는 G-con(지스타 컨퍼런스)와 차별화되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NDC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어 온 '개발자의 행사'다. 이 특징을 살려 최근 트렌드와 접목한 전문성을 강화한다면 국내 게임 업계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NDC 시청자의 한 층을 담당하는 (전문적인 내용에 관심이 있는) 게이머나 게임 개발 지망생들에게도 도전하는 개발자들이 겪은 '진솔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박용현 부사장의 키노트 (출처: 넥슨)
글을 마치며 이전에 인상 깊게 봤던 인터뷰의 표현을 인용하고자 한다. 前 넥슨 신규개발본부 김대훤 부사장은 2022년 TIG와의 인터뷰에서 "절체절명의 시간"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어떻게 보면, 김용현 부사장의 키노트 강연과 일치하는 말이다. 국내 게임 업계는 '절체절명의 시간'에 처해 있다.
글로벌과 콘솔이라는 길은 아직 열려 있지만 언제 닫힐지 알 수 없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같은 도전'을 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여러 개발사가 합심해 업계 전반의 퀄리티를 나날이 발전시켜 가고 있다. 우리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욱 뭉치고 기업별로 파편화되어 있는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