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조명발”이라는 말이 있다. 같은 피사체를 같은 구도로 찍어도, 조명을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보이는 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는 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게임 속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조명발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고, 이 조명발을 만드는 사람이 바로 ‘라이팅 아티스트(Lighting Artist)’다.
이번 발표에서는 과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라이팅 아티스트 직군의 업무 프로세스와 필요한 덕목. <퍼스트 디센던트>의 트레일러 및 인게임 컷신의 라이팅 작업 과정 등이 소개됐다.

김 팀장은 우리가 흔히 보게 되는 한 편의 트레일러 영상이 사실 다양한 팀의 끊임없는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임을 강조했다.
영상 속 캐릭터를 제작하는 모델링팀과 이들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리깅팀, 애니메이션팀 외에도 PM팀, 컨셉트팀, 배경팀, 연출팀, 이펙트팀, 프로그램 및 엔진팀, 사운드팀 등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여러 직군이 트레일러 제작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협업 체계에서 라이팅 팀의 역할은 빛과 그림자를 통해 그림을 그려 유저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트레일러는 출시 전에는 게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출시 후에는 새로운 맵, 신규 캐릭터, 전투 및 퀘스트 등 업데이트 정보를 제공하여 유저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기대감을 유지시킨다.
<퍼스트 디센던트> 팀이 3년 동안 총 25편의 트레일러를 제작할 수 있었던 비결은 빠른 작업 과정을 위해 언리얼 엔진의 장점인 실시간 라이팅 기반의 리얼타임 렌더링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리얼타임 렌더링에서 라이팅을 구현하는 데는 많은 기법과 노하우가 필요하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꼽는다면 씬의 깊이감 표현과 구성을 위한 레이아웃, 그리고 FX 효과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리얼타임 렌더링의 가장 큰 장점은 개발 중인 리소스를 활용하기 때문에 리소스 개발이 진행되거나 카메라 연출 및 애니메이션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지더라도 프로젝트 방향성에 맞춰 피드백을 빠르게 수정하고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개발이 완료된 인게임 데이터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장점이다. <퍼스트 디센던트>에서 마을 역할을 하는 ‘알비온’ 맵의 경우 별도의 모델링 제작 과정 없이 라이팅 작업만으로도 다양한 분위기를 구현할 수 있었다.


인게임 데이터 리소스를 활용한 트레일러 제작의 장점으로는 인게임 화면과 홍보 영상의 퀄리티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 스케줄 효율성이 높다는 점, 개발 데이터 리소스 유출 방지 효과, 그래픽 제작 비용 절감 등이 있다.
다만 그만큼 단점도 존재한다. 홍보 영상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고품질 그래픽이 아니라는 점, 개발 리소스 스케줄에 따라 영상 작업 일정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는 점, 최적화 진행 중인 데이터 및 엔진 환경에서 작업하다 보니 다양한 렌더링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그렇다면 좋은 라이팅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김 팀장의 답은 “게임 제작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였다. 그가 생각하기에 라이팅 아티스트는 본인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함께 게임을 만들러 왔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방향에 맞는 라이팅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퍼스트 디센던트> 팀이 추구하는 방향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펼치는 런&건 액션’이었다. 이를 위해 반 실사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좀 더 리얼하게 라이팅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무드 표현이 세계관의 방향성과 어긋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레퍼런스를 참고하고 분석해서 만들어진 결과가 지금의 게임이다.
일례로 계승자들의 선택 화면의 경우 각 캐릭터의 성격과 스킬의 시너지가 라이팅을 통해 한눈에 드러나도록 만들어졌다. 커스터마이징 창 역시 유저들이 꾸민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라이팅 작업이 이뤄졌다.


김 팀장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라이팅 과정에서 게임 제작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 보다 나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단순히 비주얼적인 측면만 염두에 둘 것이 아니라, 최적화와 유저 경험 등 게임 플레이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작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라이팅 기법 및 작업 프로세스에 대한 지식을 기본으로 하되, 게임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제약 속에서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고민과 게임 제작의 노하우, 커뮤니케이션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책임감과 인내력을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라이팅 작업에 책임감을 가지고 프로젝트의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하고, 팀 협업 간 발생하는 이슈들과 스케줄상 급박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것에 대한 인내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에서 어떠한 역할이라도 함께 만들어 간다는 마음이 없다면 힘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 팀장은 "비주얼 퀄리티 향상을 위해 라이팅 관련 이슈가 발생한다면 여러 전문 협업팀과 논의하여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해야 하며, 이를 위해 프로그램 및 엔진 팀과의 원활한 소통은 물론 게임 제작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