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코의 대표 아케이드 게임 <팩맨>이 올해로 출시 45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남코(현 반다이남코)는 신작 <쉐도우 라비린스>를 오는 7월 17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다른 기사에서도 밝혔듯 이번 작품은 평범한 <팩맨> IP의 신작이 아니다. 어둡고 기괴한 세계관의 베트로배니아라는 새로운 옷을 입었지만 그 속에는 노랗고 둥근 ‘팩맨’의 정체성이 여전히 살아 있는, 말하자면 <팩맨> 이지만 <팩맨> 같지 않은 작품이다.
지난 17일, 게임의 개발을 맡은 아이자와 세이고(Aizawa Seigo) 프로듀서와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그가 말하는 이번 작품의 핵심 키워드는 “다크하고 쿨한 팩맨”으로, 이 같은 변화는 <팩맨>을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관련기사: [체험기] '쉐도우 라비린스', 당신이 알던 '팩맨'은 잊어라 (바로가기)

Q. <팩맨> IP로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게임을 만든 이유가 궁금한데.
A. 아이자와 세이고: 올해가 <팩맨>이 출시 45주년을 맞는 해다. 나이가 어린 유저들도 <팩맨>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막상 게임을 실제로 해본 유저는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유저들에게 <팩맨>을 알리고 다가가기 위해 ‘다크하고 쿨한 팩맨’을 키워드로 삼고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
<팩맨>의 구성 요소 중에 미로가 있는데, 미로처럼 복잡한 맵을 탐험하는 메트로배니아의 구성이 우리가 찾던 다크한 스타일과도 잘 맞는다고 생각해 메트로배니아 장르를 채택하게 됐다.
Q. <팩맨> IP를 활용했음에도 불구, <팩맨>으로서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특정 구간에서 팩맨으로 변신해서 이동한다거나 처치한 몬스터를 잡아먹는 연출 등을 제외하면 팩맨보다는 주인공의 옆에서 대신 해주는 조력자 내지는 오퍼레이터의 느낌이 강했는데, 본편에서는 <팩맨>으로서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는 요소가 추가로 등장하는지 궁금하다.
A. 최근에 PV로 공개한 요소 중에 ‘메이즈’라는 콘텐츠가 있다. 메이즈는 <팩맨 챔피언쉽 에디션>과 비슷한 콘텐츠로, 실제로 해당 게임의 개발자가 메이즈 개발에 참여했다. 메이즈를 플레이해 보면 ‘이건 팩맨이다’라고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기존 팩맨 유저들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Q. 기존 <팩맨>에선 ‘파워쿠키’를 먹으면 유령들을 잡아먹을 수 있다. 이번 작품에서 파워쿠키는 어떻게 재해석됐는지 궁금하다.
A. 파워쿠키는 이번 작품에서 ‘가이아’라는 요소로 재해석됐다. 주인공 검사가 거대한 로봇으로 변신해 적을 공격하는 능력으로, 파워쿠키처럼 시간제한이 있지만 무적 효과가 있어서 짧은 시간에 적들을 ‘유린’할 수 있다.
Q. 이번 작품은 출시 전부터 남코의 ‘UGSF(United Galaxy Space Force, 은하연방우주군)’ 세계관에 편입되어 팬들에게 화제가 됐다. 기존 UGSF 세계관을 활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쉐도우 라비린스>를 개발하면서 게임의 스토리에 깊이 있는 세계관을 부여하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찰나에 남코의 다양한 작품들이 응축된 UGSF 세계관이 눈에 띄었다. UGSF 세계관에 <쉐도우 라비린스>의 이야기를 더하고 다른 타이틀과의 연관성을 살려 세계관을 한층 더 크게 확장시키고자 했다.
UGSF 세계관의 요소들은 게임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예를 들어 UGSF 세계관에 포함된 게임 중 <디그 더그>라는 작품에서 등장한 ‘파이가’는 이번 작품에서 그로테스크한 모습으로 다시 등장한다. 이 외에도 많은 요소들이 들어가 있으니 게임 내에서 찾아보실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이들의 원래 모습은…

Q. 몬스터를 처치해 얻은 재화로 해금되는 스토리가 있고, 보스를 처치해야 진행되는 스토리가 있었다. 굳이 스토리의 진행 방식을 나눠둔 이유가 있나?
A. 재화로 해금하는 스토리는 일종의 서브 스토리다. 메인 스토리는 아니지만 세계관을 확장시키고 이야기를 더욱 깊게 즐길 수 있게 하는 확장적인 스토리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이런 서브 스토리가 게임 내에 상당히 많이 준비되어 있으므로 많이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Q. 장르의 특성상 네비게이션이나 가이드 없이 맵을 탐색하는 플레이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개발 과정에서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듣고 싶다.
A. <쉐도우 라비린스>에선 플레이어가 맵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수수께끼를 풀 수 있기를 바랐다. 그렇다고 힌트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본편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주는 가이드가 추가되고, 보스코니안 마을에선 NPC에게 돈을 주고 정보를 사거나, 마을 주민들과 대화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직접적인 힌트를 받을 수도 있다.
Q. 시연 버전에선 지나온 지역으로 다시 돌아갈 수가 없었다. 탐험을 마친 지역으로 빠르게 돌아갈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하나?
A. 원활한 시연을 위해 이번 빌드에서는 지나간 지역으로 돌아가는 걸 막았지만 출시 버전에선 자유롭게 원하는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흔히 ‘패스트 트래블’이라 부르는 기능도 지원해서 곳곳에 있는 세이브 포인트로 이동할 수 있으며, 소비 아이템 중에도 사용 시 마지막으로 저장했던 세이브 포인트로 이동시켜 주는 긴급 탈출 장치 같은 게 존재한다.

Q. 직접 플레이해보니 게임이 너무 하드코어하더라. 이렇게 어려운 게임으로 만든 기획 의도가 무엇인가? 최근 출시되는 메트로배니아 게임은 난이도를 세세하게 구분하거나 어려운 퍼즐을 건너뛰는 기능을 추가하기도 하는데, 정식 출시 버전에는 난이도를 낮추기 위한 요소들도 추가되는지 궁금하다.
A. 이번 작품은 패밀리층보다는 연령을 더 높여서 10대 후반 이상의 높은 연령의 유저들을 타깃으로 했고 그래서 심의 등급도 꽤 높다.
이번 시연이 어렵게 느껴진 것은 시연된 구간이 게임의 중반부 스테이지라서 그렇다. 아마 본편에서는 다양한 스킬을 얻고 조작에 익숙해지면서 주인공 ‘검사’만큼이나 플레이어도 함께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쉽게 플레이하실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래도 어렵다면 게임 내 상점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검사를 강화해서 게임의 난이도를 낮출 수도 있다.
Q. 과거 다른 인터뷰에서 게임의 플레이타임이 30시간 정도라고 말씀하셨는데, 난이도를 생각하면 이보다 훨씬 길 것 같다. 말씀하신 30시간이 리트라이를 고려한 것인지?
A. 그렇다. 리트라이까지 고려해서 플레이타임을 30시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게임을 처음부터 계속 플레이하다보면 게임에 점차 적응해서 리트라이 횟수가 계속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Q. 게임의 난이도가 높다고 느껴졌던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낯선 조작감이라고 생각한다. 이동에 관성도 있는 데다가 발판 끝에는 매달리기 판정도 있어서 조작이 상당히 어려웠는데, 이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나?
A. 절벽에 매달리는 동작은 플랫포머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이 의도치 않게 발판에서 떨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추가한 것이다. 팩맨으로 변신해서 레일 위를 달리는 미니 퍽 모드에서도 조작법과 관련한 튜토리얼이 생략되면서 필요한 기능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어려우셨을 것이다. 본편에서는 튜토리얼과 함께 충분히 게임의 조작법을 익힐 수 있는 구간이 있으니 더욱 편하게 게임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Q.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요소로 배리어와 패링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보통은 두 기능을 나누지 않고 하나로 합치는데, 굳이 이렇게 나눈 의도가 있는지?
A. 패링은 리스크가 있는 대신 적을 경직시켜 치명적인 일격을 가할 수 있고, 반대로 배리어는 안전하게 적의 공격을 막는 것에 집중한 기능이다. 둘 다 적의 공격을 받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플레이 성향에 맞게 원하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
<쉐도우 라비린스>의 조작은 다른 게임에 비하면 다소 복잡한 편이다. 가능한 한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하나에 키에 두 기능을 할당해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Q. 장착 가능한 장비 중에 효과 발동 시 소멸하는 장비도 있었다. 이 같은 설정을 추가한 의도는 무엇인가?
A. 해당 장비는 퍽(PERK) 중 하나로, 퍽은 사라지면 상점에서 다시 구매할 수 있다. 퍽마다 장착에 필요한 코스트가 다르다. 강력한 효과를 가진 퍽일수록 코스트도 높아지는데, 특정 퍽에선 강력한 성능과 저렴한 코스트를 주는 대신 도중에 사라질 수 있다는 리스크를 주고 싶었다.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독특한 재미를 주지 않을까.
Q. 게임에서 등장하는 보스의 수는 얼마나 되는가? 시연 버전에서 등장한 보스는 전체 보스 중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 궁금하다.
A. 기본적으로 스킬을 모으고 캐릭터를 성장시켜 보스 공략에 도전하는 게 게임의 기본적인 흐름이다. <팩맨>의 ‘핑키’를 모티브로 한 ‘G-호스트’나 <스플래터 하우스>를 모티브로 한 ‘젠 젠멜드’ 같은 보스는 게임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면 리트라이 몇 번만으로도 충분히 처치하실 수 있도록 난이도를 설정했다.
등장하는 보스의 수는 꽤 많다. 중간 보스를 포함해서 약 30종 정도 준비했다. 같은 장르의 다른 타이틀과 비교해 봐도 꽤 많은 수준이라 생각한다. 쉬운 보스에서 시작해서 플레이어가 게임에 숙달될수록 게임의 난이도도 같이 상승하는 구조로 스테이지가 설계되어 있다.
Q. 보스를 처치하고 포식하면 새로운 스킬이 추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간을 멈춘다거나 맵의 테두리를 따라서 팩맨이 나가면서 공격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스킬들이 존재하던데, 이런 스킬들이 총 몇 종류가 있는지, 또 스킬들을 디자인하면서 어떤 재미를 주고자 했는지 기획 측면에서 의도를 듣고 싶다.
A. ‘ESP라는 필살기가 총 7개 정도 준비되어 있고, 이 필살기를 자유롭게 교체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 탐색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 플레이어 스타일에 따라 전투 시 연격 뒤에 콤보로 넣거나 안전하게 원거리에서 공격할 때 사용하는 등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다양하게 준비했다.


Q. 끝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A. <쉐도우 라비린스>가 7월 17일 발매를 앞두고 있다. 이번 작품에선 <팩맨> 외에도 지금까지 <팩맨>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스타일들을 게임 속에 녹여냈다. 메트로배니아로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므로 많은 유저들의 기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