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한국 게임 산업의 지형도에서 콘솔 게임 분야는 '불모지(不毛地)'라는 이름의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PC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이 비옥한 대지를 이루며 세계적인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는 동안, 콘솔 시장은 척박하고 불확실한 미개척지로 여겨졌다.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에는 개발 노하우가 부족했고,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투입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컸다. 이 낡은 지도는 한국 개발사들에게 일종의 자기검열 기제로 작동하며, 과감한 도전을 주저하게 만드는 심리적 장벽이 되어왔다.
<스텔라 블레이드>와 <P의 거짓>이 달성한 300만 장 판매라는 이정표는, 그 자체로 기념비적이지만, 그 배경에 숨겨진 전략적 차이를 들여다볼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드러낸다. 두 회사는 마치 잘 설계된 A/B 테스트처럼, 글로벌 콘솔 시장이라는 동일한 실험장 안에서 극명하게 대조되는 두 가지 접근법을 택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두 전략 모두 성공에 도달했다. 두 작품은 각각 글로벌 누적 판매량 300만 장이라는 경이로운 이정표를 세우며, '불모지'라는 단어를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냈다. 이는 미래의 콘솔 도전자들에게 획일적인 정답이 아닌, 각자의 상황과 비전에 맞는 다양한 성공 경로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귀중한 가이드라인이 되었다.

네오위즈 라운드 8 스듀디오의 <P의 거짓>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세컨드 파티'의 승부수: 시프트업의 플레이스테이션 동맹
시프트업의 전략은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된다. 플랫폼 파트너십을 통한 초기 흥행 동력을 비축한 뒤, 후속 플랫폼 출시로 잠재 수요를 극대화하는 전략의 완벽한 성공 사례다. 그 핵심은 바로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와의 파트너십이었다. 시프트업은 SIE와 글로벌 유통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개발사 최초로 플레이스테이션의 공식적인 '세컨드 파티(Second-party) 파트너'가 되었다.
이 계약은 단순한 플랫폼 독점을 넘어선다. 세컨드 파티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소니의 막강한 글로벌 마케팅 역량, 유통망, 기술 지원, 그리고 무엇보다 '플레이스테이션'이 보증하는 기대작'이라는 상징적 후광을 얻게 됨을 의미한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프로젝트 이브>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개되었을 때부터 플레이스테이션의 주요 쇼케이스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고, 이는 게임에 대한 전 세계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체계적으로 증폭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결과는 전략의 완벽한 실현이었다. PS5라는 단일 플랫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덕분에, 게임의 완성도와 최적화는 최고 수준으로 구현될 수 있었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출시 약 2개월 만에 PS5에서만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시프트업의 진짜 승부수는 그 다음이었다. PS5에서의 성공으로 IP의 가치와 인지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뒤, 만반의 준비를 거쳐 PC 버전을 출시한 것이다.
PC 버전의 출시는 단순한 플랫폼 확장이 아니라, '2차 폭발'에 가까웠다. PC 버전은 출시 단 3일 만에 100만 장을 돌파했고, 스팀(Steam)에서의 동시 접속자 수는 19만 명을 넘어서며 소니가 퍼블리싱한 파트너십 게임 중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결국 시프트업의 전략은 'PS5 독점을 통한 브랜드 가치 구축 → PC 출시를 통한 수익 극대화'라는 정교한 2단계 로켓과 같았으며, 이는 완벽하게 작동했다.


'글로벌 리치' 전략: 네오위즈의 멀티플랫폼과 게임패스
반면 <P의 거짓>의 300만 장은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이 게임은 판매량(Sales)이라는 지표를 넘어, 도달 범위(Reach)라는 새로운 차원에 접근했다. 네오위즈는 넓은 그물망을 던져 전 세계를 포용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P의 거짓>은 처음부터 PC(Steam), Xbox, 플레이스테이션 등 주요 콘솔 플랫폼에 동시 출시되며 특정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는 광범위한 접근성을 목표로 했다. 이 전략의 화룡점정은 단연 'Xbox 게임패스 데이원(Day-one) 입점'이었다.
출시 첫 달 만에 100만 장 판매를 돌파한 이 게임은, Xbox 게임패스 입점 효과에 힘입어 출시 5개월 만에 무려 700만 명의 플레이어를 확보했다. 이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진입 장벽을 극적으로 낮춤으로써, 신규 IP가 단기간에 막대한 글로벌 팬덤을 구축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게임패스 입점은 양날의 검이다. 잠재적인 풀프라이스 판매 수익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안정적인 초기 수익을 보장받고 수천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들에게 게임을 즉시 노출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소울라이크라는 장르는 높은 난이도로 인해 신규 유저의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인데, 게임패스는 이 장벽을 사실상 '0'으로 만들어버렸다.
유저들은 '실패의 부담 없이' 이 낯선 K-소울라이크를 체험할 수 있었고, 게임의 높은 완성도에 매료된 이들은 긍정적인 입소문을 퍼뜨리는 자발적인 홍보대사가 되었다. 이 전략의 결과는 '플레이어 수'라는 지표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P의 거짓>은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플레이어 7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300만 장이라는 판매량을 아득히 뛰어넘는 수치로, 게임패스가 얼마나 강력한 사용자 증폭기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국내를 넘어서 글로벌 시장의 인정
결국 '300만 장'이라는 동일한 성과는 두 가지 상이한 성공 방정식을 동시에 제시한다. 하나는 고도의 기대감 관리와 플랫폼 독점 전략을 활용한 프리미엄 가치 극대화의 길이며, 다른 하나는 광범위한 접근성과 구독 경제를 활용한 글로벌 사용자 기반 확대의 길이다.
또한, 전체 판매량의 90% 이상이 북미, 유럽,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은 이 전략이 K-게임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서구권 시장 침투에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를 증명한다. 게임패스를 통해 확보한 방대한 초기 유저풀은 강력한 커뮤니티를 형성했고, 이는 유료 DLC '서곡(Overture)'의 성공과 후속작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스텔라 블레이드>가 소니의 퍼블리싱 아래 전격적인 지원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 파고 들었던 것과 어쩌면 비슷한 맥락이다. 즉 <P의 거짓>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텔라 블레이드>는 소니라는 글로벌 게임시장의 가장 큰 손을 맞잡았다.
이처럼 정반대의 길을 걸어온 두 게임이 나란히 300만 장 판매라는 동일한 목적지에 도달했다는 사실은, 현대 게임 산업에 중요한 교훈을 던진다. 성공으로 가는 길은 단 하나가 아니며, IP의 성격, 개발사의 역량, 장기적인 목표에 따라 최적의 전략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프트업의 성공은 강력한 파트너와 함께 브랜드와 상품성을 연마하는 전략의 유효성을, 네오위즈의 성공은 문턱을 낮춰 최대한 많은 대중과 만나는 '대형마트' 전략의 유효성을 각각 입증했다. 이제 한국 개발사들은 두 개의 가이드가 생겼다. 물론 이 가이드대로 누구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가 아무에게나 손을 내밀지는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미디어 평점을 보여주는 메타크리틱 점수.
두 게임의 성공을 비즈니스 전략의 승리로만 해석하는 것은 핵심을 놓치는 일이다. 시프트업과 네오위즈의 여정은 단순한 사업적 도박이 아니라, '정말 만들고 싶은 게임'을 향한 순수한 열정과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냉철한 '계산된 모험'의 결합체였다. 그들은 각자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고, 약점은 현명하게 보완하며,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는 성숙한 개발 철학을 보여주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경우
시프트업이 오랫동안 축적해온 독보적인 강점이 있다. 바로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유려한 액션 연출이다. 김형태 대표를 필두로 한 시프트업의 아트 스타일은 이미 모바일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그 경쟁력을 입증 받은 상태였다.
시프트업의 '계산'은 바로 이 검증된 강점을 AAA 콘솔 게임이라는 새로운 그릇에 담아내는 것이었다. 그들은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는 대신, 자신들의 시그니처를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화려하면서도 직관적인 액션, 매력적인 주인공 '이브'의 존재감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게임플레이의 핵심 재미와 직결되도록 치밀하게 설계되었다.
시프트업은 '콘솔 시장 첫 도전'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있었지만, 그들은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들고 그 문을 두드렸다. 더불어 유수의 해외 개발사들의 AAA 타이틀을 보면서 최소한 지금이라도 저런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경쟁할 수 있고, 모바일게임이 아닌 고퀄리티 IP를 보유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느꼈을 것이다.

시프트업은 '콘솔 시장 첫 도전'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있었지만, 그들은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들고 그 문을 두드렸다. 더불어 유수의 해외 개발사들의 AAA 타이틀을 보면서 최소한 지금이라도 저런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경쟁할 수 있고, 모바일게임이 아닌 고퀄리티 IP를 보유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느꼈을 것이다.

<P의 거짓>의 경우
반면, 네오위즈 산하의 라운드8 스튜디오는 '겸손함'을 전략적 무기로 삼았다. 그들은 이미 프롬소프트웨어의 <다크 소울>이나 <블러드본> 같은 거장들이 확립한 '소울라이크'라는 장르의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여기서 그들의 '계산'은 장르의 문법을 재창조하려는 오만한 시도 대신, 선구자들의 장점을 솔직하게 배우고 계승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은 소울라이크 팬들이 기대하는 묵직한 전투, 레벨 디자인의 긴밀함, 도전적인 난이도 등 장르의 핵심 공식을 충실히 구현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이것이 게임의 단단한 뼈대를 이루었다.
여기서 그들의 '계산'은 장르의 문법을 재창조하려는 오만한 시도 대신, 선구자들의 장점을 솔직하게 배우고 계승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은 소울라이크 팬들이 기대하는 묵직한 전투, 레벨 디자인의 긴밀함, 도전적인 난이도 등 장르의 핵심 공식을 충실히 구현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이것이 게임의 단단한 뼈대를 이루었다.
하지만 그들은 단순한 모방에 그치지 않았다. 이 단단한 뼈대 위에 '피노키오'라는 고전 동화를 잔혹하고 어두운 세계관으로 재해석한 독창적인 서사를 입혔다. 그리고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으로 '거짓말' 시스템을 도입하여, 플레이어의 선택이 이야기와 능력치에 영향을 미치는 자신들만의 색깔을 더했다.
이는 '잘 만들어진 모작'을 넘어 '독창성을 갖춘 수작'으로 평가받게 하는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냈다. 그들의 모험은 장르의 본질을 존중하는 겸손함과 자신만의 이야기를 더하려는 창의적 야심 사이의 절묘한 균형점 위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잘 만들어진 모작'을 넘어 '독창성을 갖춘 수작'으로 평가받게 하는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냈다. 그들의 모험은 장르의 본질을 존중하는 겸손함과 자신만의 이야기를 더하려는 창의적 야심 사이의 절묘한 균형점 위에서 이루어졌다.

이 둘의 공통점
이처럼 서로 다른 개발 철학을 가졌지만, 두 게임은 한 가지 결정적인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기술적 완성도', 특히 '최적화'에 대한 집요한 추구다. 장르가 무엇이든, 캐릭터가 얼마나 화려하든, 콘솔 게이머들은 불안정한 프레임과 끝없는 버그를 용납하지 않는다. 최적화는 플레이어 경험의 근간을 이루는 신뢰의 문제다.
그리고 <스텔라 블레이드>는 콘솔 싱글 액션게임을 만들고 싶은 개발자들, <P의 거짓>은 소울라이크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의기투합해 한 우물을 파고 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스텔라 블레이드>와 <P의 거짓>은 모두 다양한 플랫폼 환경에서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제공하며 글로벌 게이머들의 신뢰를 얻었다.
이 기술적 견고함이야말로, 그들의 창의적 비전과 열정이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실제로 즐길 수 있는 '완성된 제품'으로 구현될 수 있게 한 최후의 보루였다. 결국 두 거인의 성공은 뜨거운 열정과 차가운 계산이 만났을 때 비로소 희망이 현실이 됨을 증명하는 사례다.

그리고 <스텔라 블레이드>는 콘솔 싱글 액션게임을 만들고 싶은 개발자들, <P의 거짓>은 소울라이크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의기투합해 한 우물을 파고 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스텔라 블레이드>와 <P의 거짓>은 모두 다양한 플랫폼 환경에서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제공하며 글로벌 게이머들의 신뢰를 얻었다.
이 기술적 견고함이야말로, 그들의 창의적 비전과 열정이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실제로 즐길 수 있는 '완성된 제품'으로 구현될 수 있게 한 최후의 보루였다. 결국 두 거인의 성공은 뜨거운 열정과 차가운 계산이 만났을 때 비로소 희망이 현실이 됨을 증명하는 사례다.

<스텔라 블레이드>와 <P의 거짓>의 성공이 한국 게임 산업에 던지는 가장 심오한 메시지는, 비즈니스 모델의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이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 게임 산업의 주류는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확률형 아이템' 기반의 수익 모델이었다.
이 모델은 단기간에 막대한 매출을 창출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사행성 논란과 함께 '게임의 본질적 재미'보다는 '결제 유도'에 치중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모델이 단기 수익에 매몰되어 지속 가능한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을 구축하는 데 구조적인 한계를 보인다는 점이었다.
두 게임은 이러한 기존 공식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그들은 일회성 구매로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전통적인 '프리미엄 패키지 게임' 모델을 정면으로 내세웠다. 이는 단순히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장기적인 IP 가치 창출을 염두에 둔 전략적 선택이었다. 단 하나의 게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세계관과 캐릭터를 기반으로 프랜차이즈를 만들겠다는 전략이 있었다.
그들의 꿈이 단순한 희망에 그치지 않는다는 증거는 이미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시프트업은 <스텔라 블레이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이미 공식적으로 후속작 개발에 착수했음을 밝혔다. 주인공 '이브'와 그가 속한 세계는 이제 단발성 캐릭터가 아니라, 핵심 IP의 초석이 되었다.


패키지 단품과 DLC 추가 판매를 통한 BM 구성.
네오위즈 역시 마찬가지다. <P의 거짓>은 성공적인 유료 DLC '서곡(Overture)'을 출시하며 세계관을 확장했고, 이미 후속작에 대한 구상을 공공연히 밝히며 IP의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한국 게임 산업이 단기적인 매출 그래프를 넘어, 문화 콘텐츠로서의 영속성과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성숙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다.


아트북 등으로 게임이 아닌 IP 자체의 상품화로 생명력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이 단지 두 개의 AAA급 게임에 국한된 예외적인 현상이 아님을 증명하는 또 다른 존재가 있다. 바로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개발한 <데이브 더 다이버>다. 이 게임은 거대한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프리미엄 패키지 모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500만 장 이상 판매되는 경이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성공은 여러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직 '게임의 재미'라는 본질적인 가치만으로 승부했고 PC, 닌텐도 스위치, 플레이스테이션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되며 폭넓은 유저층을 공략했다. 그리고 넥슨이라는 한국 최대의 게임 기업 중 하나가, 기존의 온라인 및 모바일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민트로켓'이라는 실험적인 브랜드를 통해 프리미엄 패키지 게임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판매량 500만 장을 넘어섰다.
넥슨은 이런 IP 가치 확보라는 개념에서 벨트 스크롤 게임인 <던전앤파이터>를 <퍼스트 버서커: 카잔>으로 콘솔/패키지 게임이라는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쉽게도 <카잔>의 판매량은 공식적인 발표가 없어 성적표는 확실히 알 수는 없다. 다만 스팀 판매 순위 및 높은 수준의 유저/미디어 평가와 더불어 1차 목표인 IP의 확장과 인식 재고에 있어서는 확실한 성공적인 결과값을 얻었다. <던전앤파이터>라는 IP를 알리기위한 다수의 도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카잔>은 그 걸 해냈다.
결국 <스텔라 블레이드>, <P의 거짓>, 그리고 <데이브 더 다이버>,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라는 성공 사례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가리킨다. 한국 게임 산업이 AAA급 대작부터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중소 규모 게임에 이르기까지, 산업의 전 스펙트럼에 걸쳐 '글로벌 IP 구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스팀 유저평가에서 압도적 긍정적을 기록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
사실 한국의 콘솔/패키지 게임은 예전부터 많은 시도가 있었다. 30년 전에는 휴먼에서 만든 슈퍼 패미컴 용 대전격투게임 <태권도>가 있었다. 20년 전에는 지금은 사라진 판타그램에서 Xbox 용으로 <킹덤 언더 파이어>를, Xbox 360으로 <나인티 나인 나이츠>를 선보인 바 있다. 소프트맥스 역시 <마그나 카르타: 진홍의 성흔>을 PS2로, 후속작인 <마그나카르타 2>는 Xbox 360으로 발매했다.
하지만 이들의 명맥은 끊겼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부족했고, IP 파워나 개발력 등도 상대적으로 열악했다. 뒤이어 찾아온 온라인게임, 모바일게임으로의 시장 변화도 콘솔/패키지 게임의 '개발 자기검열'에 한 몫했다. 즉 판매량이 안되기에 매출이 안나오고, 개발 시도 자체를 꺼리는 시대가 왔다.

일본 아키하바라에서 발굴한 휴먼이 개발한 <태권도>.

PS2와 Xbox360에 도전했던 소프트맥스의 <마그나카르타> 시리즈.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시프트업과 네오위즈가 쏘아 올린 300만 장이라는 축포는 이른바 한국도 콘솔 게임을 제대로 만들 수 있다는 축포가 아니다. 오히려, 기나긴 침묵을 깨고 마침내 시작을 알리는 서곡에 가깝다. <스텔라 블레이드>와 <P의 거짓>, 그리고 그 뒤를 든든히 받치는 <데이브 더 다이버>와 <카잔>의 성공은 '불모지'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한국 게임 산업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그들이 남긴 교훈은 명확하다. 성공의 공식은 하나가 아니며, 창의적인 열정과 치밀한 전략을 통해 매력적인 게임을 만든다면 국경과 플랫폼의 장벽을 넘어 글로벌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성공은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비즈니스 전략 측면에서 '플레이스테이션 세컨드 파티'라는 엘리트주의적 접근과 '게임패스 데이원'이라는 대중적 접근이 모두 유효함을 증명했다. 그리고 개발 철학 측면에서 '만들고 싶은 게임'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 어떻게 '계산된 모험'과 결합하여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산업 패러다임 측면에서 단기 수익 중심의 확률형 아이템 모델을 넘어, 장기적인 가치를 지닌 글로벌 IP를 구축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의 가능성을 명확히 입증했다. 하지만 4개의 성공 사례가 곧 한국 콘솔게임 산업의 완전한 안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제 막 첫걸음을 떼었을 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남아있다.
그 숙제는 너무나 많다. 개발인력 양성, 각종 규제, 중독 프레임, 매출 중심의 BM과 이에 맞춘 게임성 개선, 글로벌 유통과 IP 영향력 확대를 위한 2차 상품 강화 등등 하나씩 나열하면 끝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 했다. 하나 둘 씩 숙제를 풀어가다 보면 어느새 문제는 해결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산업 패러다임 측면에서 단기 수익 중심의 확률형 아이템 모델을 넘어, 장기적인 가치를 지닌 글로벌 IP를 구축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의 가능성을 명확히 입증했다. 하지만 4개의 성공 사례가 곧 한국 콘솔게임 산업의 완전한 안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제 막 첫걸음을 떼었을 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남아있다.
그 숙제는 너무나 많다. 개발인력 양성, 각종 규제, 중독 프레임, 매출 중심의 BM과 이에 맞춘 게임성 개선, 글로벌 유통과 IP 영향력 확대를 위한 2차 상품 강화 등등 하나씩 나열하면 끝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 했다. 하나 둘 씩 숙제를 풀어가다 보면 어느새 문제는 해결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2025년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얼리액세스에서 100만장 판매를 기록한 크래프톤의 <인조이>.

카카오게임즈 산하의 크로노 스튜디오의 <크로노 오디세이>도 같은 길을 갈 수 있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