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UGC(유저 제작 콘텐츠)의 최대 동시 접속자 수가 무려 1,170만 명이라는 기록적인 지표를 달성한 게임이 있습니다. 로블록스 안에서 만나볼 수 있는 농장 게임 <그로우 어 가든>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1,170만 동접 지표가 숫자로만 보면 감이 잘 안 오지만, 스팀에서 역대 최대 동접을 기록한 <배틀그라운드>가 326만, <포트나이트>의 전체 플랫폼 최대 동접이 1,430만의 기록을 가지고 있으니, 정말 대단한 인기입니다.
<그로우 어 가든>이 연일 동접 기록을 경신하고 있던 소식을 지난 5월 19일 기사를 통해 전해드렸는데요. 로블록스 본사에서 본지의 해당 기사를 보고 개발자와 단독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습니다. 뉴질랜드에 거주하고 있는 스플리팅 포인트(Splitting Point) 창업자 잰슨 매드슨(Janzen Madsen)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궁금했던 점을 모두 물어볼 수 있었는데요.
<그로우 어 가든>의 어떤 매력이 무려 1,170만 동접 기록을 달성할 수 있게 한 배경이 되어줬을까요. 10대 청소년 크리에이터가 3일 만에 만들었던 게임이, 어떻게 게임 씬 전체를 통틀어봐도 역사적인 지표를 달성한 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요. <로블록스> UGC 생태계 안에서 2017년부터 게임을 만들어온 잰슨 매드슨은 모바일 양대 마켓과 스팀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것보다 <로블록스>에서 UGC를 개발하는 것이 가진 분명한 강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Q. 디스이즈게임: 안녕하세요.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본인 소개를 먼저 부탁드립니다.
A. 잰슨 매드슨: 네, 안녕하세요. 저는 로블록스 스튜디오인 스플리팅 포인트 창업자 잰슨 매드슨입니다. 2017년부터 <로블록스> UGC 게임을 만들어왔습니다. 스스로에 대해 게임 만드는 걸 좋아하는 열정적인 개발자라고 생각하고요.(웃음) 최근에는 <그로우 어 가든>을 개발 및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Q. <그로우 어 가든>의 인기가 정말 굉장하거든요. 저도 직접 플레이해봤지만, 개발자분 입으로 직접 듣는 소개는 또 조금 다를 것 같아서요. <그로우 어 가든>은 어떤 게임이라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잰슨 매드슨: <그로우 어 가든>은 코지(Cozy)한 스타일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농장 게임이고요. 어려운 목표를 따라갈 필요가 없는 게임이에요. 작물을 키워서 팔고 씨앗을 사고, 더 크고 다양한 씨앗을 사면서 농장을 꾸미는 게 기본적인 플레이인 게임입니다. 경쟁 콘텐츠 중심의 게임 트렌드에서 신선하게 다가가지 않았나 싶네요.




Q. 5월 17일까지만 해도 최대 동시 접속자 수 500만이라는 기록을 세워서 화제였는데, 그 후에 5월 24일에는 870~890만의 동접 기록을 달성했더라고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로우 어 가든> 게임을 찾아오고 즐긴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잰슨 매드슨: 놀랍게도 그 사이에 (5월 31일 기준) 1,170만 동접이라는 기록을 또 달성했어요. 제가 생각하기엔 <그로우 어 가든>이 특별하고 독특한, 유일무이한 순간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봐요.
저희는 게임을 업데이트한다기보다는 함께 기쁜 순간을 축하한다고 표현하며 서비스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겨주시는 만큼 멋진 이벤트도 하고 유저분들도 파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되는 것 같아요. 다른 게임에선 느끼기 어려운 순간들이지 않나 싶습니다.

Q. 동접 1,170만이라는 수치가 숫자로만 보면 체감이 잘 안 될 수 있지만, 게임 씬 전체를 놓고 봐도 엄청난 기록이거든요.
예를 들어, 스팀 플랫폼에서 가장 높은 동접을 기록한 게임은 <배틀그라운드>인데 326만 명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고요. <포트나이트> 플랫폼 전체의 역대 최대 동접 기록은 1,430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어요. 이번에 <그로우 어 가든>의 인기가 폭발하면서 <로블록스> 플랫폼 전체의 동접 지표도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요점은, 다른 게임사들도 자신들의 게임을 알리기 위해서 엄청난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대기업도 쉽게 달성하지 못하는 동접 기록을 <그로우 어 가든>은 어떻게 달성할 수 있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입소문을 탄 배경이 무엇인가요?
A. 잰슨 매드슨: 그게 <로블록스> 플랫폼의 힘인 것 같아요. 작은 인디 팀들이 수백만 명에게 도달할 수 있는 곳이 <로블록스> 외에 잘 없거든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동시에 즐기면 서버 지원도 어려울 수 있는데, <로블록스>가 다 지원해주고 있으니까요. 제가 2018, 2019년도에 썼던 글에서도 이렇게 많은 유저들이 와서 소규모 팀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거의 유일한 플랫폼이 <로블록스>라고 강조하기도 했었어요.
<로블록스>에는 알고리즘도 잘 마련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게 돕고 있고, UGC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에서도 큰 장점입니다. <로블록스>라는 큰 플랫폼 덕분에 저희 게임도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Q. <로블록스> 플랫폼 안에서 게임을 오래 만들어오셨으니까, 플랫폼이 성장하는 것도 함께 느끼셨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로블록스> UGC를 만들면서 겪은 어려움이나, 느꼈던 장점도 함께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A. 잰슨 매드슨: 네. 플랫폼이 성장한 것도 많이 느껴요. <로블록스>에서 제가 처음 만든 게임은 2만 명이 즐겼는데 프론트 페이지에 갔었고, 지금은 유저가 적어서 게임 페이지를 찾기도 쉽지 않지만요.(웃음) 그 다음에 2020년에 만든 게임은 16만 명이 즐겨서 프론트 페이지에 올랐어요. 그런데 이제 <그로우 어 가든>은 수백만을 넘어서 천만 명이 플레이하고 있으니까요. 플랫폼 성장도 가늠해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멋지고 반가운 일이죠.
어려움에 대해선, 게임 개발 자체가 문제 해결의 연속이라고 생각해요. <로블록스>에서 게임을 만드는 것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곳에서 어떤 게임을 만들어도 말이죠.
느꼈던 장점은 결과가 모든 것을 얘기해준다고 봅니다. 인디 개발자가 다른 어떤 곳에서도 이 정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곳은 없기 때문이에요. <로블록스>에서 성공하는데 퍼블리셔랑 함께 해야 유리한 것도 아니고요. 로블록스의 인기 게임 중 하나인 <브룩헤이븐 RP>도 1인 개발로 만들어진 게임이었거든요.

Q. <스타듀밸리>, <동물의 숲>, 최근엔 레벨 파이브가 선보인 <판타지 라이프 i> 등 생활 콘텐츠가 강조된 인기 게임들이 이미 시장에 꽤 있는 편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많은 유저들이 <그로우 어 가든>을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격 경쟁력도 있을 것 같고요, <로블록스> 플랫폼 자체의 인기 때문일까요?
A. 잰슨 매드슨: 제 생각에는 말씀해주신 게임들과 근본적으로 조금 다른 측면도 있다고 봐요. 즐기는 유저 층도 조금 다를 것 같고요. 물론 <스타듀밸리>도 편안한 농장 게임이지만, <그로우 어 가든>은 그보다 훨씬 더 간단하고 간소한 게임이거든요. 이런 단순함이 유저들에게 매력으로 다가가지 않았나 싶어요.
저희 게임은 한 세션의 플레이타임이 길지 않아요. 5~10분 정도만 즐기다가 나가도 무방하죠. <스타듀밸리>나 <동물의 숲>은 저도 좋아하는 명작 게임이지만, 한 번 시작하면 꽤 긴 집중을 요하는 게임들이잖아요. 그래서 플레이어 입장에서 시간을 들이는 부담 차이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Q. <그로우 어 가든>이 심플하고 편안한 플레이를 제공한다는 얘기도 앞서 해주시기도 했는데요. 레딧 같은 해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너무 단순한 거 아닌가? 이게 왜 인기가 있지?" 같은 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적잖게 있었거든요. 게임 커뮤니티의 이런 상반된 반응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계셨을지 궁금합니다.
A. 잰슨 매드슨: <그로우 어 가든>이 너무 심플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 수 있는데요. 그런 분들의 수요를 충족해줄 수 있는 게임도 세상엔 많으니까요. 모두가 재밌게 즐겨야 한다고 생각하며 만들었다기보다는, 이렇게 심플한 게임도 좋아해주실 수 있는 유형의 플레이어들을 위해 만든 게임이기 때문에, 이 게임에 만족하지 못하시는 분들은 다른 게임도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그로우 어 가든>의 동접 지표가 워낙 대단하고 이례적이라서, 쉽게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도 있어요. '봇'이 많이 접속한 거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고요. 이런 반응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계셨나요?
A. 잰슨 매드슨: <로블록스> 측에서도 <그로우 어 가든>의 폭발적인 인기가 인위적으로 조작된 결과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말한 적이 있기도 하지만요. 제가 개발자로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도, 틱톡이나 유튜브에서도 유저들이 수많은 영상을 제작해서 올려서 하나의 현상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웃음), 저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는 분들도 많고요. 최근엔 한 영상에서 30명이 동시에 업데이트를 축하하는 영상도 있었고요. 실질적인 인기를 많이 체감하고 있습니다.

Q. PC 게이머와 같은 해외 게임 웹진의 기사들을 참고하면, <그로우 어 가든>을 처음 만든 개발자가 10대 청소년이고 3일 만에 게임을 만들었다고 들었는데요. 스플리팅 포인트와 지분 계약을 맺으며 인수된 후 같이 개발, 운영을 맡고 있다고 알고 있어요.
이 지분 계약이 이뤄진 건 100만, 500만, 1,170만 동접 지표를 연일 경신하기 전이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빠른 시점에 어떻게 가능성을 알아보고 계약을 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A. 잰슨 매드슨: 그 개발자분이 지금도 아이디어를 많이 주시고 업데이트도 계속 참여해서 함께 하고 계시고요. 저희가 처음에 <그로우 어 가든> 계약을 맺었던 때가 1,000~5,000명 내외의 동접 지표가 나오던 시기였는데요.
제가 이 게임을 처음 해보자마자 그 순간에 바로 깊게 빠져들었어요. <로블록스>에서 이 정도로 몰입하고 푹 빠져들어서 했던 게임이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같이 일을 하기 시작했던 거예요. 당시에 크리에이터분에게 <그로우 어 가든>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이미 들은 상태이기도 했었고요.

Q. 해외에선 어린아이들의 게임 선호도가 또 조금 다를지 모르겠습니다만, 한국에선 초등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게임 "3대장"을 꼽으라면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브롤스타즈>거든요.
그런데, 성인인 개발자들은 생각보다 UGC 생태계 안에서 개발하는 것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진 않은 편이에요.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에 많은 유저들에게 쉽게 도달할 수 있는 UGC를 어렵지 않게 만들고 수익화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줘도, 깊게 뛰어드는 사람들은 적은 편인데요.
만약에 누군가 <로블록스> UGC 개발자로 도전해보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해보라고 추천하실 건가요? 또 그렇게 도전을 시작하는 시점인 분에겐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A. 잰슨 매드슨: 제가 2018년부터 <로블록스>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게 좋다고 추천하는 글도 쓰고 말도 많이 했었거든요. 왜 <로블록스>가 게임의 미래인지, 어떤 자유가 있는지 관련된 글도 많이 써왔어요. 개발자분들이 어떤 게임을 개발하면 좋냐고 저에게 물어오면 <로블록스> UGC 게임을 만드시라고 추천해왔어요.
다른 플랫폼에서 누리기 어려운 창의적인 분위기와 자율성도 느낄 수 있고, 플레이어 층도 다양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어 있어서 그래요. 모바일이나 스팀 플랫폼을 노린 게임보다 나은 면도 있죠.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은, 플레이어들의 기대치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고, 플레이어들이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 알아보시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물론 이런 내용을 알아가는 데 시간이 걸리고 쉽지 않겠지만, 분명 그 뒤에 성과가 따라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Q. 플레이어들의 기대치와 선호를 얘기해주셨는데, 그 전에도 <로블록스> 안에서 게임을 계속 만들어보시기도 했으니까, 이전의 게임들과 어떤 차이가 있어서 <그로우 어 가든>이 더 큰 인기를 끌었다고 보시는지 궁금하고요. 여러 게임을 내보시면서 유저들이 이런 요소들을 공통적으로 좋아하더라 하는 걸 찾으신 게 있다면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A. 잰슨 매드슨: <그로우 어 가든>은 넓은 범위의 유저들이 매력적이라 느낄 수 있는 게임이 아니었나 싶어요. 이전에 제가 만들고 성과를 냈던 게임들을 돌아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기보다는 니치한 영역의 사람들에게 통하는 게임들도 있었거든요. <그로우 어 가든>을 보면, 농장을 가꾸고 식물을 키워서 열매를 따는 건, 역사적으로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고 익숙한 행위라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로블록스> 안에도 유저들의 정말 다양한 취향들이 존재하는데, 물론 평균적으로 <로블록스> 플레이어들이 좋아하는 선호도나 유사점도 있겠지만, 서로 다른 테이스트를 가진 사람들이 참 많아요. 다소 엉뚱해 보이는 콘셉트, 예를 들어, 고층 빌딩을 만드는 게임을 만들겠다고 해도 그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또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Q. <그로우 어 가든>을 통해서 배운 점도 많으실 것 같고 시야도 넓어지셨을 것 같은데, 서비스 이어가는 작업도 하시겠지만, 다음에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셨을 것 같아요.
A. 잰슨 매드슨: 당장 계획이 있는 건 아니지만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게임들이 많아서, 언젠가 <로블록스> 스타일로 재해석해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 정도만 가지고 있어요.
Q. 한국에서도 <로블록스>와 <그로우 어 가든>을 즐겨주시는 분들이 꽤 계시거든요. 한국 유저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잰슨 매드슨: 많은 성원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고요. 한국에 한 번 꼭 가보고 싶어요. 한국에 가서 <그로우 어 가든> 유저분들을 직접 만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한국 음식이 특히 맛있다는 말도 많이 들어서(웃음) 꼭 가보고 싶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뉴질랜드 넬슨 지역에도 너무 좋은 한국 친구가 있기도 하고, 여기서도 한식을 파는 식당에 가보곤 하거든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꼭 가보고 싶습니다.

